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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으로 - 국힙의 역사와 함께했던 집단들 (3) 중견 뮤지션들의 친목 단체, 구관이 명관 - 스피킹 트럼펫(Speaking Trumpet)

title: 뱃사공숭털이2019.06.24 22:38조회 수 1138추천수 7댓글 16




 국힙의 역사 속에서 존재했던 다양한 음악적 집단들을 조명해보는 개인적 작업. 세 번째로 소개해 드릴 집단은 크루 '스피킹 트럼펫'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뮤지션들도 크루에 속해 있거나 한 때 속했던 적이 있었죠. 마음이나 성향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어울리는 건 사회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앞서 소개했던 집단들도 크루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하나의 음악적 지향성을 가지고 나아갔다면 이번에 소개드릴 크루는 친목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스피킹 트럼펫의 시작점을 함께한 멤버 넋업샨의 말을 들어볼까요?


 




  과거로 거슬러가 보면, 2007년에 초콜렛 사운즈라는 이름의 힙플라디오가 새 시즌을 시작하게 됩니다. 마이노스와 넋업샨이 더블 DJ로 진행을 맡게 되었죠. 처음 힙플라디오가 돌아왔을 때 애청자로서 당연히 반가웠지만 조금 뜬금없는 조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둘은 '황치와 넉치'에 버금가는 만담 듀오로 방송을 재밌게 이끌어갔고 많은 이들의 호평 속에 새로운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힙플라디오가 끝나고 2008년 초에 나온 마이노스의 1집에 넋없샨이 피쳐링한 '스피킹 트럼펫'이라는 이름의 곡이 나오는데 이때가 크루의 시작점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멤버로는 허클베리피, 수다쟁이, 라임어택, 키비, 마이노스, 소울다이브(넋업샨, 지토, 디테오), 본킴, 강산여울 등이 있습니다.




  2011년 일부 멤버들(키비, 마이노스, 라임어택, 소울다이브)이 '스탠다트 뮤직'이라는 레이블을 설립하고 야심차게 활동을 시작했으나 2013년에 레이블은 해체를 맞이하게 됩니다. 지금도 아쉬운 레이블 중의 하나입니다. 지속가능한 경영이 얼마나 어려운 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스피킹 트럼펫 멤버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활동합니다. 그리고 2014년에 결국 그들의 이름을 걸고 EP를 발매하게 됩니다. 최근에 그들의 이름으로 나온 작품은 2015년에 나온 싱글 'Passport'가 마지막입니다. 친목을 중심으로 결성된 단체이니만큼 뚜렷한 음악적 색깔이라고 할 만한 건 없다고 봅니다.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씬에서 꽤 오래 활동한 베테랑이라는 점일 겁니다. 특히 몇몇 멤버들은 랩으로는 아직도 정말 죽여주는 양반들이니...




  씬에서 오래 활동한 랩퍼들을 올드, 퇴물과 같은 단어들로 규정짓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빛나던 시절과 씬에 대한 기여를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헉피를 제외한 멤버들이 예전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지요.. 시대의 변화에 완전히 적응한 팔로알토나 더 콰이엇처럼 그들도 현재의 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힙합은 젊은이들의 문화라고 하지만 그들도 '중견'으로서 본인들만의 색을 꾸준히 보여줬으면 하는 게 같이 나이 들어가는 리스너로서의 바람입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다양한 작품에서 연륜을 뽐내는 배우들처럼요. 이제 제가 좋아하는 곡들을 몇 개 추천해 보겠습니다.



1. 스피킹 트럼펫 - Passport (2015)


  가장 최근에 나온, 현재로서는 마지막인 크루로서의 공식 작업물입니다. 전 멤버가 참여했고 DJ Juice가 프로듀싱과 스크래치를 맡았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좋았던 곡.



2. Cloudancer - 구름 위의 산책 (ft. 넋업샨) (2009)


  수다쟁이는 씬에서 가장 저평가된 뮤지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힙합이라는 틀 안에서 다양한 음악적 시도들을 꽤 훌륭히 해냈죠. 클라우댄서는 DJ Magic cool J과 함께한 프로젝트 팀으로 얼터너티브한 사운드를 성공적으로 구현해냈습니다. 1, 2집은 지금 들어도 참 좋은 음반들입니다. 1집 수록곡 중 같은 크루멤버 넋업샨과 함께 한 '구름 위의 산책'을 골랐습니다.



3. Soul Dive - Freaky Game 108 (2009)


  호평을 많이 받았던 소울다이브 1집의 수록곡입니다. 공연장에서 특히 신났던 곡이었죠.



4. 허클베리피, 마이노스, 넋업샨 - 나는 소망한다 (2014)


  14년에 나왔던 스피킹 트럼펫이라는 이름으로서의 첫 EP 수록곡 중, 제일 좋아하는 곡입니다. 비트와 랩 다 파워가 넘쳐서 좋습니다.


 


5. 노이즈 맙 - Go MOBday (2012)


  스탠다트를 출범하면서 야심차게 선보였던 노이즈 맙 데뷔 앨범의 선공개곡. 힙플에서 무료공개해서 다운로드를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앨범에서는 모비딕이라는 곡을 더 좋아하지만 유튜브에 없어서 이 곡을 골랐습니다. 라임어택의 야무진 랩이 인상적입니다. 람어택이 '노이즈 맙은 반드시 돌아온다..!'고 했으니 곧 만나볼 수 있기를..!



 


6. Get Backers (허클베리피 & 수다쟁이) - 만우절 (feat. Kuan) (2012)

Get Backers (허클베리피 & 수다쟁이) - 애들이 말해 (2012)


  헉피 또한 프리스타일 랩퍼로 시작해 칠린스테고, 피노다인을 거쳐 솔로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까지 단단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데요. 많은 이들이 지금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수다쟁이와 함께했던 이 앨범이야말로 빛나는 성취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식으로 해석한 올드스쿨이랄까요? 준수한 비트 위에서 뛰어노는 둘의 호흡도 조화롭고 특히 붐뱁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즐겁게 들으실 수 있는 앨범입니다. 정말 강추하는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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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 6.24 22:47
    와 안그래도 며칠전에 갑자기 생각나서 스피킹트럼펫 ep 들었었는데 ㅎ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 title: 뱃사공숭털이글쓴이
    6.24 22:49
    @chillchill2
    저 자신을 위해서기도 하지만 님 같은 분들을 위해서 꾸준히 써보려고 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 6.24 23:02
    열두 명의 월터 미티~
  • 6.24 23:04
    스피킹 트럼펫 좋아했는데 너무 반갑네요ㅋㅋㅋ 노이즈맙 꼭 돌아오길
  • 6.24 23:16
    오랜만....
  • 6.25 00:41
    스피킹트럼펫 콘서트도 갔었는데ㅋㅋㅋㅋ
    머 친목단체이긴 하지만 리스너 입장에서는 크루 단위의 활동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던 집단
  • 6.25 00:46
    저 컴필은 나올 당시엔 이름값에 비해 되게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들어보니까 저 곡은 괜찮네요

    지금은 크루로서의 활동이 전무해서 아쉽긴 함 ㄹㅇ
  • 1 6.25 00:52
    크루단위로서 이름값에 걸맞는 이렇다할 인상적인 작업물은 못내놓았지만 이 크루 아티스트들의 바이브를 너무 좋아해서 기대 많이했었던... 아직까지도 각잡고 작업하면 좋은 곡 나올거같다고 기대하고있긴합니다ㅋㅋ
  • 1 6.25 01:24
    스피킹 트럼펫!! 멤버 개인들의 작업물을 참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용 ㅎㅎ 좋은 기억 떠올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6.25 03:35
    기대 엄청했는데 그냥 소리소문없이 잠잠해졌던게 참 아쉬웠던. 노이즈맙 싱글 나올때만해도 엄청 기대했는데
  • 1 6.25 05:11
    힙합에 입문한지 별로 안되서 예전에 유행하던 래퍼들 몇은 잘 몰랐는데 이리 정성스럽게 설명해주시니 재밌기도 하고 좋은 곡도 덕분에 알아갑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title: Thomas BangalterLLJ
    6.25 06:39
    다들 뭐하고 살러나
  • title: 뱃사공숭털이글쓴이
    6.25 08:45
    @LLJ

    소울다이브는 올해 힙플페 나왔고 넋은 인피닛플로우로 새 앨범 나오기도 했죠. 키비, 마이노스는 이루펀트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거 같고 라임어택은 마이크스웨거 나왔고 수다쟁이도 간간이 싱글 내고 있네요 조금 더 자주 볼 수 있기를..

  • 6.25 12:24
    @숭털이
    뢈형사님 앨범 내셨어용... 스타일이 많이 달라졌더라구여
  • 6.25 14:07
    @LLJ
    넋 이번에 쇼미
  • 6.25 10:00
    넋업샨은 정말 국내에서 랩 잘 하기로는 손에 꼽을 만한데 솔로 작업물이 적어서 아쉽네요.
    강산여울님은 간간히 작업물을 내긴 하더군요. 아 추억의 시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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