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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838 추천 수 6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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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mmer Grooves]는 치열한 삶을 살았던 팔로알토에게 주는 여름휴가와도 같습니다. 작품에서는 한 층 여유가 묻어나오며 어떤 격한 감정이나 부정적인 모습 또한 비치지 않습니다. 올해 초 저스디스와의 합작앨범 [4 The Youth]에서는 날서있고 안타까워하며 한껏 분노를 표출했지만 이번에는 그야말로 팔로알토가 도달하고자 한 Positive Mind, 긍정적인 삶의 바이브가 한가득 들어간 작품입니다. 이걸 듣는 사람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지 않고 하나의 쉼표처럼 잠시 쉬어가라는 느낌입니다. 여지껏 팔로알토의 음악적 소재는 자신의 삶에 스며든 모든 것들에 감사하고, 현재의 삶에 충실하려는 자세에서부터 만들어졌습니다. 이번 [Summer Grooves]는 의도적으로 자신의 삶의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들을 찾으러 떠납니다. 이제서야 급박하게 돌아가는 장르씬 안에 있던 자신의 위치를 되돌아보고 이룬 것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팔로알토는 선굵은 명료한 톤의 랩으로 자신의 작품의 주인공임을 끊임없이 어필합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단단하고 어떤 곡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안에서 보여주는 삶의 태도는 한 층 자유롭습니다. 물론 "Dumb Down"같이 바쁜 일상 속에서 남을 미워하지 않고 긍정적인 자신의 태도를 견지하려는, 평소의 팔로알토의 바이브에서 쉬이 접할 수 있는 곡들도 있지만 지금껏 이뤄온 성취에 감사하며 더욱 구체적으로 즐기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Summer Grooves]의 핵심입니다. 씬에서는 한 층 멀어져 관망하는 모습을, 씬을 떠나 도착한 휴양지에서는 아낌없이 돈을 쓰며 자신에게 주어진 정당한 노력의 대가를 마음껏 즐기는 모습을, 이후 마지막 트랙 "The Greatest"는 다시금 팔로알토의 본래 바이브를 되찾으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보여주는 구조입니다.

 과하게 튀지 않은 듯 하면서도 앨범의 분위기를 살린 프로덕션도 인상적입니다. [Summer Grooves]의 대부분의 곡에 프로듀싱을 담당한 요시의 비트는 힘을 뺀 듯 하면서도 통통 튀는 느낌을 선사하며 여름의 흥취를 한껏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이런 모습은 특히 앨범의 인상을 강하게 형성하는 도입부 "Joy"와 "피나콜라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훅의 멜로디와 묘하게 음정이 안 맞는 듯 하면서도 환상의 궁합을 보여주는 "Price Tag"의 프로듀싱을 담당한 스탈리의 프로덕션도 돋보입니다. 작품의 수록곡들 중에서 유독 늘어지면서도 훅 부분에서는 멜로디컬한 음색을 강조하는데 이런 분위기가 피쳐링 뮤지션 제시의 보컬, 자메즈의 랩과 멋진 조화를 이뤄냅니다. 리드 싱글 '피나콜라다'가 작품의 색을 대표하는 곡이라면 "Price Tag"는 듣는 이들의 본능을 자극하는 곡입니다. 듣고 있으면 나를 위해 뭐라도 결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무드에서 보자면 [Summer Grooves]는 삶에서 벗어나 자신이 좇고자 하는 본능에 충실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맘껏 쉬고 맘껏 지르는 작품입니다. 일종의 스웨깅으로 볼 수 있지만 여타 뮤지션들이 보여주는 소비방식과 팔로알토의 방식은 꽤 다른 거리감을 보여줍니다. '아! 나에게 주는 선물로 여행이나 떠나볼까'와 '아! 나에게 주는 선물로 롤스로이스나 한 대 뽑아볼까'의 의미는 명백이 와닿는 지점이 다르니까요. 아무래도 전자가 더 와닿죠? 장르언어로서의 스웨깅 방식은 후자의 비율이 더 높지만 우리는 전자의 방식을 차용한 팔로알토의 곡에서 조금 더 가까운 거리감을 느끼게 됩니다. 일상어를 통해 표현한 여유로움은 듣는 이들로 하여금 우리들에게도 일상은 잠시 접어두고 여지를 주고싶다는 욕망의 촉매제가 됩니다.

 유독 무더운 올해 여름에  [Summer Grooves]는 장르의 화법을 충실히 재현한 몇 안되는 시즌앨범입니다. 단순히 계절 컨셉을 차용한 것 뿐 아니라 뮤지션 스스로가 삶의 여유를 누리게끔 하고 나아가 듣는 사람들에게 바쁜 일상을 벗어나 휴식을 유도하고자 합니다. 어떤 감정기복이나 갈등요소 없이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바나 건너"를 들으며 어딘가로 훌쩍 떠나도, "Price Tag"를 들으며 지를까 말까 하던 물건을 가차없이 결제해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Summer Grooves]가 가져다주는 일시적인 휴양처럼, 우리 삶도 가끔은 선물을 줄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https://blog.naver.com/okonechu/221336591448

댓글 8
  • profile
    title: Kanye West - The Life Of Pablo라이프오브타블로 2018.08.10 22:23
    랩만으로 이렇게 시원한 앨범이 나오네요... 어제 돌렸는데 진짜 왜 팔로알토가 앨범 장인인지 훅 와닿았습니다.
    항상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 profile
    title: [이벤트] Dr. Dre - The Chronic쟈이즈 2018.08.29 15:09
    언제나 제 글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 ?
    잎애 2018.08.11 00:12
    팔로알토의 일반인스러운 분위기가 너무 좋은 것 같아요. 확실히 스웨깅의 형식이 다른 듯.
  • profile
    title: [이벤트] Dr. Dre - The Chronic쟈이즈 2018.08.29 15:08
    언제든 편하게 들을 수 있는게 팔로알토 앨범의 장점이죠 ㅎㅎ
  • profile
    title: Naskendrickdope 2018.08.11 17:42
    좋은 리뷰네요 ㅎㅎ
  • profile
    title: [이벤트] Dr. Dre - The Chronic쟈이즈 2018.08.29 15:09
    감사합니다 :) 아직 부족하지만 노력하고 있습니다 핳핳
  • ?
    슬로우PC 2018.08.20 21:25
    그냥 무작정 빠는 리뷰
  • profile
    title: [이벤트] Dr. Dre - The Chronic쟈이즈 2018.08.29 15:13
    ㅋㅋㅋ 제가 봐도 그렇게 보일 수 있는 지점이 다분합니다.. 그렇지만 정말 저에게는 특별히 모난 부분 없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ㅎㅎ 몇몇 분들도 제가 글 쓸 때 너무 앨범의 좋은 점만 부각하는게 아니냐고 하시는데.. 제 글 쓰는 방식이 그런가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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