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뮤지션의 팬이어도 그 뮤지션의 단점을 감추려고 바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빠순이 같은 애들은 그 뮤지션을 어떻게든 쉴드를 쳐서 그 뮤지션을 완벽한 뮤지션으로 억지로
만들려고 하지만, 여기에 있는 대부분이 그런 경향을 딱히 안 보이는 것 같네요. 왜냐하면
여기에서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엠씨들도 팬한테서 '이건 좀 구리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예를 들면, 빈지노의 '12'가 나왔을 때 첫 트랙 듣고 버린다는 글도 많이 올라왔죠.
저의 예를 들자면, 저도 버벌진트나 더 콰이엇의 팬이지만 그들이 절대 완벽한 음악인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들에게도 단점이란 것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 단점을 느낍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제가 버벌진트의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독 앨범
(순 가요랩 앨범), 그리고 고하드에서도 보여준 자신을 비판하는 힙합 팬들을 개돼지 취급하는 태도라고 봅니다. 일단, 오독과 같은 구린 것을 들려주고는 그것의 퀄리티에 대한 비판을 순전히 힙합 팬들에게 전가하는 태도는 팬인 저도 좀 편협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고하드를 명반으로 부르는 것이 매우 꺼려지는 이유죠. 그것들을 비판한다면 저는 거기에 대해서 이해와 수긍을 할 것입니다.
또 팬으로서 더 콰이엇의 단점을 얘기하자면, 저는 발성을 꼽고 싶습니다.
더 콰이엇의 발성에는 해상도가 높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더 큐의
발성의 유일한 장점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더 큐의 발성 중 다른 요소, 특히 성량은 딱히 장점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음원 기준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All About에서의 전체적 랩 퍼포먼스, My Life에서 앨범의 흐름을 깨는 동어 반복,
매우 큰 편차 등등들은 충분히 수긍하고 이해할 수 있을 만한 단점들이죠.
하지만, 엉뚱한 점을 단점으로 지적하면 팬의 입장에서 떠나서 그냥 흔히 말하는 리스너의
입장에서 볼 때도 그냥 말도 안 되게 느끼고 반박을 하게 되는 거죠. 그 점들을 지적하고자
사실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
1. 더 콰이엇은 박자감이 엉망이다?
정말 엉뚱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더 콰이엇은 원래 부족한 성량이라는
단점을 좋은 박자감과 세련된 라임 강조로 메꾸는 뮤지션입니다. 더 콰이엇은 원래부터 정박자에 딱 떨어지게 리듬을 주는 것으로 유명한 래퍼고, 그것이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입니다. 이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는 더 콰이엇은 특히 초기 시절에 랩 실력을 많이 지적받았는데,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더 콰이엇의 정박자에 떨어지는 랩입니다. 그런 스타일은 힙합 팬들에게
'메트로놈 랩이냐', '랩이 재미없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랩은 박자감의 문제라고
하면 앞뒤가 안 맞습니다. 박자를 못 맞추는데 어떻게 정박자에 리듬을 딱딱 주나요...
그런 것은 오히려 '랩을 설계하는데 어떻게 설계해야 재밌나'라는 감각의 문제죠.
추가로 이야기하자면, 박자감을 지적받는 래퍼들(불리 다 바스타드 등...)의 랩을 들어보면,
리듬감이 부족하고, 비트가 어떻게 되던 쭉~ 달리는 듯한 랩을 선보입니다. 못할 때의 더 콰이엇의 랩을 들으면, 재미없다는 느낌을 줘도 그냥 비트를 쌩까고 쭉~달리는 랩은 아닙니다.
2. 버벌진트는 박자를 못 맞추고 특히 당겨서 라임의 끝에다 강조하는 플로우는 정말 최악이다?
박자를 못 맞춘다는 얘기는 일단 1번에서도 언급했지만, 버벌진트가 비트 개무시하고 쭉~
달리기만 하는 랩을 선보인 적은 없어서 박자감을 지적하는 것은 수긍과 이해가 매우 어려운 지적이네요. 그리고, 당겨서 라임의 끝에다 강조하는 플로우는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네요.
오히려 랩에 자연스러움을 배가하는 효과를 가져서 그 플로우가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작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라임의 시작에 강조를 하면 그렇게 누군가가 좋아하는 말하는 듯한 랩이 되기는 커녕, 뭔가 저렇게 말하면 좀 부자연스럽게 들리겠다는 인상을 줍니다. 반면, 라임의 끝에 강조를 하면 부자연스러움이 덜해지고 좀 더 말하는 것에 가까워집니다. 라임의 끝에 강조를 하는
플로우는 모두가 랩 잘한다는 이센스도 씁니다. 예를 들면, Writer's Block의 도입부에서 라임의 끝에 강조하는 플로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센스가 랩 못한다는 소리가 들릴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부분의 플로우는 이센스의 플로우가 늘 그렇듯이 많은 이들이 놀라워한 플로우죠.
3. 더 콰이엇은 라이밍이 후지다?
1번 항목에서도 말했지만, 더 콰이엇은 박자감과 라이밍이 거의 생명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더 콰이엇의 랩 실력은 그 둘에 초점이 맞춰져있습니다. 한 번에 많은 음절수가 나오는 라임을
쓰고 뱉는 것이 라임을 만드는 실력이 아니라 어떻게 발음하고 어떻게 강조하는지도 라임을
만들고 쓰는 실력에 포함됩니다. 이 관점에서 봤을 때는, 더 콰이엇의 라임을 쓰는 실력은 인상적입니다. 정박자에 라임 강조를 하고도 촌스럽거나 지루한 인상을 주지 않는 래퍼는 솔직히
말하자면, 별로 없는데 그 중 한 명이 더 콰이엇이죠. 왜냐하면 비트에 잘 어울리고 그루브를
라임 강조를 할 때 잘 넣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박자에 라임을 넣는 것은 같아도 더 콰이엇은 세련되게 라임 강조를 하는 데 비해 비즈니즈는 세상에서 가장 촌스러운 라임 강조로 인해서
사장되다시피 한 거죠.
후기: 팩트 체크라고 해놓고 뇌피셜이 많으면 민망해서 일일이 다 들어보고 생고생을 했는데, 그 의미나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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