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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케이션 (Okasian)

Melo2013.01.14 18:21추천수 11댓글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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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light] 오케이션 (Okasian)

확실히 2012년을 멋지게 마무리한 한국힙합 앨범은 오케이션(Okasian)의 [탑승수속]이었다. 아마 누구도 쉽게 부정하진 못할 것이다. 또한 오케이션과 [탑승수속]은 올해를 꽉꽉 채워서 활동한 하이라이트 레코즈(Hi-Lite Records)가 마지막에 꺼내든 와일드카드와도 같았다. 그만큼 오케이션은 [탑승수속] 내에서 전보다 더 발전된 랩은 물론, 색깔 있는 음악을 들려준다. 그의 말에 따르면 [탑승수속]은 날아오르기 위한 준비를 의미한다고 한다. 날아오르기 위한 준비가 이정도라니 오케이션의 앞으로의 커리어가 더 기대가 되는건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2013년이 더 기대되는 뮤지션, 오케이션을 만나고 왔다.


LE: 반갑습니다. 먼저 힙합엘이 회원 분들께 인사 부탁 드릴게요.

Okasian: 힙합엘이 회원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저는 오케이션입니다. 하이라이트 레코즈라는 레이블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Cohort. Seoul City Killer Whales. Represent, Man. Where You At?





LE: 앨범 발매하고 나서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여기저기서 불러주셔서 공연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작년 말에는 코엑스에서 ‘On The Mic’이란 공연을 했었어요. 쥬비 트레인(Juvie Train) 형, 더블케이(Double K) 형, 일리어네어 레코즈(Illionaire Records), 아메바 컬쳐(Amoeba Culture), 그리고 저희 하이라이트 레코즈까지 나갔었는데, 그때 태어나서 가장 많은 관객들 앞에서 공연을 했어요. 3000명이 왔었는데, 처음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긴장되고 그런 게 좀 있었는데… 아무튼 정말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재미있었어요. 앞으로 그런 큰 공연들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LE: 아무래도 차원이 다른 규모의 공연이다 보니까 공연 자체의 위압감이 다른 공연과는 사뭇 달랐을 것 같아요. 느낌이 어떻게 달랐었나요?

평소 공연할 때와 비교하면 거의 다 똑같은데, 관객 수가 늘어났잖아요. 긴장감도 똑같이 늘어나는 거죠. 평소에 요만큼 긴장되면 On The Mic 때는 그거보다 더 긴장되고 그러는 거죠.. 근데 그날 분위기가 되게 좋고 해서 막상 무대를 올라갔을 때는 금방 풀려서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요. 크게 다른 건 모르겠어요. 솔직히 얘기하면 공연이 끝나고 나니까 ‘나 이제 이런 공연도 하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LE: 뒷풀이도 되게 크게 했을 것 같은데…

뒷풀이는 새마을 식당에 갔어요. 항정살이랑 돼지김치찌개랑 고추장불고기를 먹었어요. (전원 웃음)





LE: 이제 본격적으로 인터뷰에 들어가볼게요. 일단 가장 기본적인 질문으로 일단 Okasian이란 이름에는 어떤 뜻이 담겨져 있나요? 듣기로는 Ok와 asian의 합성어라는데…

네. 맞아요. 이름이 읽으면 오케이션이잖아요. Occasion. 제 이름과는 다른 스펠링이긴 하지만 어떤 상황이란 뜻의 단어잖아요. 그래서 OK와 그런 뜻을 연결해서 내 주변 상황에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간다 그런 뜻이에요.





LE: Asian이란 단어가 들어간 건 외국 거주 경험이 있어서 생긴 것인가요?

네. 미국에서 15살부터 23살? 24살까지 학교를 다녔었어요.





LE: 저는 개인적으로 오케이션 씨를 처음에 딱 보고 느낀 게 외모를 보고 있으면 출신이나 태생이 한국 토종이 아닌 것 같고, 심지어는 혼혈 같다는 느낌이 드는 데요.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특히 눈이 또렷해서 그런 것 같은데…

필리핀 사람 같다는 소리는 되게 많이 들었어요. (웃음)





LE: 근데 한국 토종이신 거죠?

네. (전원 웃음)





LE: 이런 부분 때문에 소리헤다 씨의 앨범의 수록곡 중에 오케이션 씨가 참여했던 “4학년 2학기”같은 트랙을 듣고는 왠지 이런 고민이 없는 사람일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뭔가 이국적인 이미지에 유학파라서 그런 고민 없이 살았을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오케이션 씨의 캐릭터와 곡의 내용이 좀 이질적이었는데, 가사의 내용이 모두 실제 본인의 이야기인건가요?

네. 그렇죠. 제가 겪었던… 그게 어떤 해프닝은 아니지만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고민들이었죠. 그 곡을 만들 당시에 미래에 제가 갈 길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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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막지못해”라는 곡에 ‘한때 남부럽지 않은 집안’이라는 가사가 있고, 믹스테잎에 오케이션 씨의 집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쓴 가사도 있잖아요.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고, 또 “4학년 2학기”의 가사처럼 고민하게 된 것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을 것 같은데…

남부럽지 않다는 건 말 그대로 남이 부럽지 않은 정도에요. 제가 죽을 때까지 돈을 안 벌고 일을 안해도 될 정도의 그런 집안이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만약에 그랬다면 아마 저는 죽을 때까지 일 안 했을 거예요. 저 같은 사람은 평생 놀고 먹었을 거예요. (웃음) 아무튼 그런 건 아니었어요. 그냥 특별히 힘든 것 없이 편하게 자랐던 건 맞는 거 같아요. 근데 저희 부모님은 수입이 크신 분들이 아니에요. 대신 할아버지가 돈을 벌어놓으신 게 좀 있으셨어요. 그래서 그걸로 서포트를 많이 해주셨어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 전까지는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누리며 살다가 그때 현실로 돌아왔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큰 사건이 있고 그런 건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어렸을 때는 아까 얘기한 것처럼 ‘놀고 먹어야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럴 수 없는 상황임을 알게 된 거죠.

딴 얘기까지 좀 더 하자면, 처음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근데 공부를 어느 정도 잘했기 때문에 돈 잘 버는 의사를 하라고 주변에서 푸쉬를 하길래 돈 잘 버는 거 한번 해보자 해서 대학교 1학년 때 전공을 생물로 선택해서 들어갔어요. 근데 제가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을 F를 받았었어요. 50점 정도 받았던 거 같아요. (웃음) 근데 그게 3일을 밤을 새면서 공부를 한 거였단 말이에요. 존나 진지하게. 장난도 안치고 진지하게 공부했었던 거거든요. 그렇게 F를 맞고 나니까 ‘아, 이게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걸 깨닫고, 취업률이 높은 Information Science Technology로 전공을 바꿨어요. 근데 그 전공도 그렇게 큰 뜻이 있던 건 아니고, 그냥 취직해서 학비 대주신 것 갚고 어느 정도 편하게 살 수 있겠다 싶어서 선택한 거였어요. 그렇게 그 전공으로 학교를 다니다가 대학교 3,4학년 때쯤 돼서 음악을 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전에도 음악을 좋아하긴 했는데,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처음엔 취미로 랩 한두 번 해보다가 거기에 쏟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옮겨온 거 같아요. ‘내가 존나 세계 최고의 랩퍼가 될 거야’라는 다짐을 하거나 그런 드라마틱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돼요. 전 그냥 자연스럽게 (랩을) 시작하게 됐어요.





LE: 그러면 지금은 졸업을 하신 건가요?

5학년 1학기에 졸업을 했죠. 4학년 2학기에 졸업을 할 계획이었으나… (전원 웃음)





LE: 그럼 처음 힙합음악을 들은 건 언제였나요? 또, 어떻게 듣게 되셨었나요?

듣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때부터였어요. 원래도 듣긴 들었었는데, 힙합만 매니악하게 듣고 이런 건 아니었어요. 이런저런 음악을 좋아하는 중에 힙합이 몇 곡 있는 그런 정도였는데, 고등학교 때 패볼러스(Fabolous)를 되게 좋아했었고, 나스(Nas)도 잠깐 들었었고요. 한국힙합은 CB Mass, 버벌진트(Verbal Jint) 형 거 듣고… 그때 제 룸메이트가 힙합을 되게 좋아하는 애였어요. 미국, 한국 가릴 것 없이. 그 친구한테 영향을 되게 많이 받았었어요. (그 친구가) 이 노래 좋다고 들어보라고 추천해주고, CD 들려주고 해서 힙합에 많이 빠지게 됐었죠. 같이 축제 때 랩하고 그랬었는데, 지금 걔는 일렉 클럽 밖에 안 다니고… (전원 웃음) 저는 홍대에서 랩하고 있고. 완전 다른 사람이 됐어요. (웃음)





LE: 미국에 계실 때는 어느 지역에 계셨었나요? 아무래도 힙합을 듣게 되는 데에 지역이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영향이 컸을 것 같은데…

뉴저지에 짧게 있었고요. 뉴 햄프셔라는 시골 동네에 몇 년 있었고요. 마지막에는 펜실베니아에 있었어요. 지역보다는 주변 사람들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주변에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흑인 애들, 흑인 애들 뿐만 아니라 다른 애들도 많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것 같아요.





LE: 그럼 그 당시에는 어떤 스타일의, 어떤 아티스트의 음악을 많이 들으셨나요?

어떤 스타일로 말하기는 힘들고요. 한가지 스타일을 파서 듣고 그러지는 않았거든요. 솔직히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기억나는 많이 들었던 걸 꼽아보면 버벌진트 형의 [Moder Rhymes], 나스 [Stillmatic]을 많이 들었어요. [Illmatic]도 깊게는 아니지만 좋아했었고요. 그리고 패볼러스를 되게 좋아했었어요. 티아이(T.I.)도 [King] 나올 때는 진짜 좋아했었고, 칸예 웨스트(Kanye West)를 진짜 좋아했었어요. 칸예 웨스트를 제일 많이 들었던 거 같아요. 주로 제일 유명한 사람들의 음악들을 많이 들었던 거 같아요. 메인스트림 랩퍼들.





LE: 이야기를 넘어와서 하이라이트 레코즈와의 계약 이전부터 소속되어 계셨던 Cohort라는 크루에 대해서 설명을 좀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누가 만든 이름이고, 어떻게 만들어진 크루인가요?

Cohort는 일단, 이름은 제가 만든 게 아니에요. 이름을 만든 친구는 두 명인데, 한 명은 지금 미국에 있고 한 명은 한국에 있어요. 그 중에 지금 미국에 있는 친구랑 제가 대학교 때 만나서 좀 친했어요.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고 해서 같이 붙어 다니면서 놀러 다니고 하다가 어느 날 자기가 Cohort라는 걸 만들었는데, 이 친구가 가지고 있는 비전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게 되게 맘에 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거기에 도움이 되고, 같이 해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같이 많이 친했던 친구였기 때문에… 그래서 자연스럽게 같이 하게 됐어요. 근데 Cohort는 랩퍼들이 모여서 뭔가를 하는 그런 Rap Crew같은 게 아니고요. 그냥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그전에 브랜드 네임이에요. 어떤 옷 브랜드이고, 어떤 음반을 만드는 브랜드이고 이런 게 아니고 그냥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요.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생각을 사는 거고, 우리에게 돈을 지불하는 거죠. 근데 그 부분에서 개념이 그 사람들이 소비자가 아니라 팔로워가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Cohort를 하고 있다기보다는 그냥 살고 있다는 표현이 더 맞는 거 같아요.





LE: Cohort라는 이름에는 어떤 뜻이 담겨져 있나요?

Cohort는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생물학 쪽에서는 동시대에 태어나서 같은 방향으로 나가는 뭐 그런 거라고 들었어요. 이름을 만든 미국에 있는 그 친구가 생물을 전공해서… 근데 그보다 더 중요한 뜻은 로마 시대에 보병 한 부대를 세는 단위가 Cohort에요.





LE: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Cohort Seoul이라는 유투브 채널이 있는 걸 봤는데, 그 채널에는 레디(Reddy) 씨의 트랙들이 많이 올라와있더라고요. Cohort의 멤버 중에 힙합신에 알려져 있는 분은 아마 오케이션 씨와 레디 씨, 제이올데이(Jayallday)까지 세 분 정도 인 것 같은데요. 혹시 아직 알려지지 있는 또 다른 멤버 분들도 계신가요?

제이올데이 형은 자기 첫 번째 업으로 삼고 싶어하는 건 패션 쪽이에요. 랩은 워낙 좋아해서 취미 삼아 놀면서 같이 하는 거고요. 그리고 프로듀싱과 랩을 하는 키드 애쉬(Kid Ash)라는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도 완전 신인인데… Cohort에서 음악을 첫 번째 업으로 삼는 사람은 아마 저랑 레디랑 키드 애쉬 이렇게 세 명 정도인 것 같아요.





LE: 그럼 그 외의 분야의 멤버들까지 합치면 총 몇 명 정도 있는 건가요?

한 8,9명 정도 있어요. 근데 그 8,9명은 초기 멤버 같은 거예요. 아, 그리고 콕 재즈(Coke Jazz)라는 친구도 프로듀싱도 하고 노래도 좋아하고 악기도 잘 다루는 다재다능한 친구에요.






LE: Cohort가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크루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Cohort의 정체성은 힙합스럽고, 스트릿스러운 것에만 국한된 건가요, 아니면 더 많은 것들을 포함하는 건가요?

전혀 아니에요. 정말 솔직히 얘기하면, 정체성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저희 라이프스타일이 아니에요. 진짜 그냥 보고 느끼면 끝인 거예요. 그게 저희 스타일인 거죠. 물론 누가 볼 때 ‘쟤네 힙합하겠네’라고 생각할법한 건 사실이에요. 근데 꼭 그 안에 (저희 정체성을) 가두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항상 얘기하는 게 항상 랩보다 힙합이 크잖아요. 그리고 힙합보다 삶이 크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저희는 그 큰 걸 보기 때문에 힙합에 국한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LE: 레디 씨 같은 경우에는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가 나중에 오케이션 씨의 싱글인 [Reddy On Any Okasian]에 참여하면서 알려지게 됐는데, 잘하는 멤버를 끌어올려주고 싶은 욕심이 있으셨던 건가요, 아니면 자연스럽게 같이 하다 보니 작품을 발표하게 된 건가요?

둘 다죠. 처음엔 자연스럽게 같이 하게 된 게 컸고요. 근데 아까 얘기하신 것처럼 잘하는 멤버를 끌어올리고 싶다는 의도가 딱히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렇게 되면 좋은 거니깐요. 저는 제 팀을 항상 푸쉬해주고 싶어요.





LE: 레디 씨는 랩을 들어보면 비주얼적으로는 굉장히 굵은 톤의 랩을 할 것 같은데, 굉장히 얇은 톤의 랩을 하시더라고요. (웃음)

맞아요. 생김새에서 예상되는 거와는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죠. (웃음) 그게 또 매력인 것 같아요.





LE: 아까 얘기했던 Cohort Seoul 유투브 채널에 자체적으로 비디오를 많이 제작하셨더라고요. 어떤 홍보의 수단으로서 활용하기 위해 제작들을 하신 거겠죠?

그것도 둘 다에요. 계속 애매하게 대답하는 것 같은데, 그걸 만들면서 재미있어요. 재미도 있는데 홍보도 돼요. 그냥 그거에요. 저희는 존나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지만 제 음악을 존나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고, 저희가 어떤 사람들인지 많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이게 말이 앞뒤가 안 맞잖아요. 앞뒤가 전혀 안 맞아요. 저도 알아요. 근데 어쩌라고. 이거죠. 왜냐하면 누구나 앞뒤가 안 맞잖아요. 누구나 어느 포인트에서는 앞뒤가 안 맞으니까…





LE: Cohort가 정식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도 있다고 알고 있어요. 어떤 걸 하게 될 것인지 말해주실 수 있나요?

첫 번째로는 옷 브랜드를 시작할 생각이에요. 지금은 현실적인 부분에서 준비 중이에요. 아이디어들은 다 준비가 되어있는데, 리소스적인 면에서 준비를 하고 있어요. 아직까지는 저희끼리 만들어서 입고 있어요. 가끔 정말 원하는 사람이나 계속 저희에게 진짜 서포트를 보이는, ‘오빠 오늘 제 친구 생일인데 리트윗해주세요’같은 거 말고 진심으로 밀어주는 사람들한테는 몇 장을 팔았어요.





LE: 사실 오케이션 씨나 레디 씨나 키드 애쉬 씨나 그 동안 힙합 씬을 구성해오던 플레이어들과 연계가 있는 분들은 아니잖아요. 뭔가 씬과 동떨어져 지내다가 최근 들어서 세분이 점점 씬의 중심으로 들어오려고 하시는 것 같아요.

그건 제가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인 거 같네요.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할만한 얘기 같아서… 저희는 그냥 저희가 할 거 하고 있는데, 점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거죠. 고마워요. 앞으로도 계속 저희가 할 거 계속 할 거예요.





LE: 이제 믹스테잎에 대한 얘기를 해볼게요. 믹스테잎을 두 장을 내셨는데요. 첫 번째 믹스테잎은 모든 트랙을 혼자 작업을 하다가 두 번째 믹스테잎에서는 몇몇 MC들의 참여가 눈에 띕니다. 이 당시부터 하이라이트 레코즈 소속이셨던 건가요?

네. 맞아요. 근데 두 번째 믹스테잎을 만들기는 혼자 다 만들었어요. 다 만들고 내기 전에 그 사이에 하이라이트 레코즈에서 계약하자고 연락이 와서 OK하고 혼자 만들기는 했지만… 아마 이만큼 솔직히 인터뷰하는 사람이 없을 거예요. (웃음) 하이라이트 레코즈 마크를 달면 더 많은 사람들이 들을 거니까 마크를 달았죠.






LE: 믹스테잎의 수록곡인 “보여줄께”나 “투올더좆밥키즈”는 비디오로 제작되기도 했었어요. 비디오에도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마크가 등장하는데…

비디오는 하이라이트 레코즈와 같이 하게 된 다음에 찍게 됐어요. 사실 비디오는 원래 찍을 생각이 없었어요. 찍어주신다고 하니까…





LE: 프로모션용으로 만들었던 비디오인 것 같아요.

그렇죠. 지금 얘기하신 두 편을 합쳐서 찍는 데에 1시간 밖에 안 걸렸어요. 밖에서 찍다가 비가 와서… (전원 웃음)





LE: 첫 번째 믹스테잎이 나왔을 때가 2010년이었는데, 그때가 랩을 제대로 시작할 때부터 치면 몇 년 정도했던 때인가요?

솔직히 랩을 1시간이 됐든, 5시간이 됐든 하루도 안 빼고 한 걸로 따지면 1년 됐었나? 1년도 안됐을 거예요. 그때 당시는…





LE: 시작하신 지 많이 지나서 발표를 하신 건 아니군요.

네. 그 전에 처음으로 랩을 써보고 이런 건 되게 오래 전이긴 해요. 근데 그때는 저한테 (랩이) 농구나 위닝일레븐 같은 거였어요. 위닝일레븐 맨날 하면서 갈고 닦지는 않잖아요. 그런 것처럼 가끔 생각날 때 하다가 (언젠가부터) 맨날 하게 된 거죠.





LE: 아무래도 첫 번째 믹스테잎이랑 두 번째 믹스테잎의 프로모션의 규모 자체가 달랐기 때문에 인지도가 차이가 좀 날 거 같아요.

그렇죠. 많이 차이가 나죠. 첫 번째 것보다는 두 번째 것이 훨씬 많은 사람들이 들어줬죠.





LE: 사실 그 당시 처음 하이라이트 레코즈를 들어가면서 이름이 알려질 때, 커렌시(Curren$y)를 따라 하고 비슷하다는 얘기를 사람들이 많이 했었어요. 저도 약간 수긍하는 편인데, 이번 앨범에서는 그런 부분이 많이 깨진 것 같더라고요. 본인은 그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되게 많은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받았는데, 그 당시에는 커렌시에 많이 빠져있어서 그런 게 있었어요. 여러 명의 랩퍼들의 스타일을 따라 해본 적도 있어요. 그건 제가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때고… 지금은 얘기하신 것처럼 제가 영향 받았던 그 많은 아티스트들이 저한테 섞여서 저로 나오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렇게까지 된 데에 대한 과정이라고 생각을 해요. 지금은 제 스타일이 있는 거 같아요.





LE: 아무래도 목소리 톤이 비슷해서 그런 것 같아요. 이런 부분에서는 목소리 톤이 유니크해서 득이 될 때도 있고, 반대로 손해를 볼 때도 있는 것 같아요. 본인은 본인 목소리 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네. 맞아요. 그런 것 같아요. 근데 전 제 목소리 좋아해요. (웃음)





LE: 사실 이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물어봤어야 했는데, 하이라이트 레코즈에 들어가게 된 컴퍼티션과 관련된 해프닝이 약간 있잖아요.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한번 얘기해주세요. 일단은 당시에 비프리(B-Free) 씨의 컴퍼티션에 참여하게 된 계기부터 얘기해주세요.

별로 특별한 건 없어요. 그냥 (컴퍼티션이) 떠있길래 했고, 된 거예요. (웃음) 정말 특별한 게 없어요.





LE: 근데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때 도넛맨(Donutman) 씨가 원래 비프리 씨의 앨범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오케이션 씨가 참여하게 됐다고 들었는데…

(컴퍼티션에) 그분이랑 저랑 둘이 됐었어요. 원래 1명을 뽑기로 했었는데 2명을 뽑은 거죠. 근데 그분이 비프리 형을 디스를 하는 바람에… 파토가 나고 그랬죠.





LE: 그럼 도넛맨 씨 대타로 앨범에 참여를 하고 그랬던 건 아니네요?

전혀 아니에요. 저는 그분한테 어떤 나쁜 감정도 없어요. 근데 만약에 한 명만 뽑았었다면 아마 제가 됐을 거 같아요.





LE: 그럼 그 컴퍼티션 전에는 컴퍼티션 참여 경력이나 컴퍼티션을 참여하겠다는 생각이 없으셨던 건가요?

그런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 배너가 떠있어서… (웃음)





LE: 그럼 비프리 씨의 컴퍼티션이 처음이셨던 거네요?

아, 그전에 버벌진트 형 컴퍼티션에 참여한 게 하나 있었어요. 그때는 한 열 몇 명 정도 뽑았었는데, 그 중에 됐었어요.





LE: 버벌진트 씨 얘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버벌진트 씨가 오케이션 씨의 랩을 듣고 칭찬도 많이 하고 아꼈다고 들었어요.

네. 먼저 연락 주셔서 피쳐링하게 되고 그랬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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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컴퍼티션 이후에 비프리씨의 앨범에 참여하면서 하이라이트 레코즈와 본격적인 연결고리가 생겼는데, 하이라이트 레코즈와는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같이 해보자는 제의가 들어왔고, 컴퍼티션 이외에 또 다른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아까 말씀 드렸듯이 두 번째 믹스테입을 다 만들었을 때 연락이 왔었어요. 물론 그 전에도 우연히 만난 적은 몇 번 있어요. 홍대에서 놀다가 클럽에서 만나면 제가 팬이라고 하고… 제가 비프리 형 음악을 대학교 때 진짜 많이 들었거든요. 팔로알토 형도 좋아했었고. 특히 비프리 형 음악을 가장 많이 들었어요. 그때가 [Freedumb] CD를 산 지 얼마 안됐을 때였거든요. 그래서 좋다고 이야기하고 그랬는데, 언제 또 분당에서 우연히 만났었어요. 그때는 첫 번째 믹스테입을 만들고 있는 중이었을 거예요. 그래서 작업물들을 들려줬었는데, 비프리 형은 별로 좋은 반응이 없었는데 팔로알토 형이 좋아해주셔서 번호를 받아갔어요. 연락하고 지낸 건 아니고 그냥 그렇게만 되었다가 제가 칸예 웨스트가 낙산에 왔을 때 놀러 갔었어요. 그때 형들 공연하는 거 보고 CD 주고 그런 정도로만 알고 있었죠. 안면이 있는 정도.





LE: 듣기로는 하이라이트 레코즈는 거의 모든 아티스트들이 연줄로 이어져 있지 않는, 온전히 음악으로만 서로 연락이 닿고 같이 하게 된 레이블이라고 들었어요. 어떻게 보면 처음 만날 때는 서먹서먹했을 것 같기도 한데…

좀 그런 건 있었죠. 멤버마다 다른데, 특별하게 기억나는 건 없지만 그랬어요. 금방 친해지긴 했지만요. 처음엔 좀 어색하다가 같이 작업도 하고 놀고 하면서 친해졌죠.





LE: 하이라이트 레코즈는 이런 레이블이다. 표현해보자면?

한국 최고의 레이블이죠. 왜냐하면 한국 최고의 뮤지션들이 모여있기 때문이에요. 공연도 최고로 재미있고 신나고.





LE: 비프리 씨와는 유독 같이 작업도 많이 하시고, 공연도 하셨잖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에는 제가 먼저 알고 (음악이) 좋아서 접근을 했죠. 그 다음에는 그냥 자주 보고 친하니까, 비프리 형이 저를 푸쉬 해주는 것도 크고. 저를 이 게임에 올려 놓은… 뭐라고 해야 하지? He put me on the game. 형이 처음 시작할 때 제일 많이 도와줬죠. 





LE: 뭔가 두 분의 랩이 서로 조합이 잘 맞아서 같이 하신다는 느낌이 있어요. 듀오로서 톤의 조합도 좋은 것 같고요.

톤의 조화는 잘 모르겠는데, (웃음) 그냥 비프리 형이랑 같이 작업한 노래들이 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이고, 친한 사람이 되기 전부터 워낙 좋아해오던 뮤지션이기 때문에 편하게 같이 작업하면 좋고 재미있었어요. 결과물도 항상 다 맘에 들게 나왔었고.





LE: 그 중에서도 가장 잘 나왔다 생각하는 결과물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All In”인 것 같아요. 그 노래에서는 비프리 형이 완전히 저를 죽여놨어요. 그 노래에서는 (비프리 형이) 가사도 너무 잘 썼고요. 그래도 어쨌든 비프리 형 노래가 아니고 제 노래니까. 비프리 형이 아무리 잘해도, 제 노래이기 때문에 그건 저의 좋은 노래죠. (웃음)





LE: 두 분이 프로젝트 앨범을 합작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구체적으로 계획해본 건 없는데,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해봤어요. 





LE: 이제 1달이 넘게 지났지만, 오케이션 씨의 앨범인 [탑승수속]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일단 [탑승수속]이라는 앨범에 대한 소개를 부탁 드릴게요.

일단 한 가지 확실히 할 게 누구는 LP고 누구는 EP고 하는데, LP도 EP도 아니고요. 이건 그냥 앨범이고, 죽이는 앨범이에요. 더 이상 알 필요도 없어요. 그게 다에요. 그리고 [탑승수속]은 제 개인적으로는 그런 거예요. 날아갈 준비가 다 되어있고, 그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에 관한 얘기를 하자면 제가 무슨 세상에 없는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그런 건 절대 아니고요. 그냥 다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이라는 현실에서 봤을 때 좀 대다수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스타일과는 다른 스타일인 것 같기는 해요. 근데 그냥 저는 제가 좋아하는 걸 했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했을 뿐이에요. 정말 100% 레이블의 푸쉬 없이, 팔로알토 형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제 맘대로 하게 해줬어요. 심지어 자켓에 점 하나 찍힌 것까지 다 제가 한 거거든요. 제가 했다기 보다는 도와준 사람들이 더 많긴 하지만 어쨌든 제 머리 속에서 나온 거란 말이죠.





LE: LP도 EP도 아닌 그냥 앨범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형식적인 걸 별로 안 좋아하시나 봐요?

안 좋아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탑승수속]이 그냥 앨범이라는 거죠. 이건 EP도 LP도 아니라 이거다.





LE: 그럼 다음 앨범은 정규가 될 수도 있고, EP가 될 수도 있고 그런 거네요?

네. 그렇죠. 제 마음인 거죠.





LE: 비프리 씨의 [희망] 앨범에 이어서 [탑승수속]도 역시 음원정액제 스트리밍으로는 들을 수 없는 앨범이에요. 그런 식으로 제한을 두는 데에 있어서 [희망]으로서 어느 정도 ‘희망’을 본 거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비프리 형이 그렇게 해서 제가 따라 한 건 맞아요. 근데 비프리 형이 그렇게 했는데도 ‘오 괜찮네’ 해서 한 건 아니에요. 저는 그 전까지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이 없었고, 그냥 ‘음악 해도 돈 들어오네. 좋네.’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근데 좀 적네’라고도 생각했어요. 지금 저랑 비프리 형이 같이 살고 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비프리 형이랑 대화를 하면서 생각한 게 이게 돈이 얼마가 안 들어오고 얼마가 더 들어오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제 돈을 가져가고 있다는 게 중요한 거더라고요. 제가 만든 걸. 그걸 가만히 있는 게 병신이고 호구인 거잖아요. 저는 여태까지 그런 사람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냥 원래 저처럼 하는 거예요.





LE: 힙합씬에서는 ‘Stopdumpingmusic’ 운동이 다른 장르음악보다 활발한 편이잖아요. 그런 움직임에는 참여하시는 편인가요?

집회에 한 번 가본 적은 있는데 솔직히 저는 크게 참여한 적은 없고요. 사실 앞으로도 크게 참여할 생각은 없어요.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있다면 리트윗하고 이런 건 할 수 있겠지만, 저는 운동가가 아니고 그냥 음악 하는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음악에서 이야기할 수는 있겠죠. 물론 진심으로 자기 마음이 이끌려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다 존경하고 지지하지만 저는 제 활동 반경을 벗어나서까지 그런 활동을 하진 않아요.





LE: 두 장의 믹스테잎, 그리고 2011년에 Evo씨와 함께 한 “You’re The One”에서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분위기에 부드러운 플로잉을 선보이셨었는데요. 어떻게 보면 최근에 나온 [탑승수속]에서 선보인 느낌들은 그보다는 다이나믹한 느낌이잖아요. 음악적 스타일이 달라진 계기가 있으셨던 건가요? 물론 [탑승수속]에서도 부드러운 무드의 트랙들이 있긴 하지만.

만들 때 꽂히는 비트를 골라서 만들었는데, 저절로 그런 스타일로 하게 된 것 같아요. 고개만 끄덕거려도 스타일이 있는 거잖아요. 그냥 제 스타일대로 나오는 리듬대로 그냥 한 거예요. 





LE: 가사적인 부분에서는 욕설을 좀 더 과감하게 하거나 ‘똥까시’같은 표현을 쓰면서 하드해지신 것 같기도 해요.

저는 그런 표현이 유니크하지 않은 친구들 사이에서 커서…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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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앨범에 참여한 프로듀서 분들 중에 Holyday a.k.a. Syren, ID LABS, 키드 애쉬, 빌리언(Billion)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간략하게나마 소개를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키드 애쉬 같은 경우에는 어떤 아는 프로듀서 동생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키드 애쉬를) 소개시켜줘서 친하게 지내다가 음악을 들어보니까 좋아서 같이 하자고 하게 된 거예요. Syren은 비즈니즈(Bizniz) 씨가 세운 앱살루트 뮤직(Absalute Music)이라는 레이블이 있잖아요. 그쪽에서 나온 어떤 뮤직비디오를 보고 비트가 좋아서 트위터에 아는 사람 있냐고 물어봐서 알게 된 뒤에 서로 팔로우해서 친해지게 됐어요.





LE: ID Labs에게는 비트를 구매했다고 들었는데, 비싸지 않았나요?

그냥 사운드클릭(Soundclick)에서 샀어요. 비싸지는 않아요. 사운드클릭에 가보면 하루에도 몇 개씩 만들어서 계속 올리거든요. 그걸로 허슬하는 거예요. 비트가 엄청나게 많아요.





LE: ID Labs는 최근 위즈 칼리파(Wiz Khalifa) 앨범에서도 많은 작업을 보여줬고, 맥 밀러(Mac Miller)의 정규 앨범에도 많이 참여했어요. 근데 “All In”과는 느낌이 약간 다르기는 해요. ID labs의 어떤 점을 보고 골랐나요?

솔직히 저는 ID Labs의 팬이 아니었고요. 그냥 사운드클릭에서 적절한 가격대에 수많은 프로듀서들의 비트들을 수도 없이 듣다가 그 비트에 꽂힌 거예요. 그 사람의 팬이었던 게 아니고요. 물론 그 사람이 만든 노래 중에 좋아하는 노래가 많이 있긴 해요. 





LE: 6명의 프로듀서가 참여하다 보니 앨범의 색깔을 맞추는 데에 애를 먹었을 것 같기도 한데, 앨범의 특징을 어떻게 가져가려고 하셨나요?

그런 고민을 되게 많이 했어요. 이번에 앨범을 처음 만드는 거니까 그전까지는 그런 부분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거든요.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도 솔직히 100% 만족스럽지 않아요. 그래도 만원 주고 사기에 전혀 아깝지 않으니까 사시고요. (웃음) (만들면서) 많이 배운 것 같아요.





LE: 타이틀곡 “소문내”같은 경우에는 뮤직비디오가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로케이션이 이국적이었는데, 서경대에서 찍었다는 얘기가 있어요. 협조를 요청하고 촬영을 하셨었나요?

네. 서경대에요. 제가 다섯 달, 여섯 달 전까지는 정릉에 살았거든요. 그쪽 근처를 산책하다가 사진을 찍어놓았었죠. 캠퍼스가 멋있어요. 협조한 건 아니고 그냥 빌렸어요. 그냥 하긴 했지만 그쪽 학생 중에 원아람 씨라는 학생 분에게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커버를 쳐달라고 보험을 들어놓기는 했었어요. 근데 (커버를 칠만한) 일이 안 일어났었죠. 아무튼 그분에게 (커버를) 부탁했었죠.





LE: 뮤직비디오의 한 부분인 게릴라 하우스 파티 장면에서는 ‘서울 사람이면 서울 사람처럼 행동해야지’라고 하시는데, 그런 부분을 뮤직비디오에 삽입한 걸 보면, 서울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곡 같기도 해요. 근데 막상 가사를 들어보면 딱히 그런 내용은 또 없더라고요. (웃음)

서울 사람처럼 행동하는 게 뭐냐고 물어보실 거라면 패스할게요. (웃음) 그냥 서울이 제 일부분이니까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거죠. 일반적으로 이름 Shout out 하는 거랑 똑같은 거죠. 그거랑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서울은… 맨날 싸우는 여자친구가 있는데 정이 들 수 있잖아요. 그게 몸 정이 되었다고 해도. 솔직히 서울을 어떻게 break down해서 특정 부분들을 각각 다 꺼내서 얘기해보면 살기 좆 같은 부분도 있어요. 근데 어찌 되었든 내 일부분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터전을 잡고 살아가고 있는 곳이니까요.





LE: 외국과 한국을 번갈아 살은 경험이 있으신 만큼 오케이션 씨에게 서울의 이미지는 일반적인 한국 사람들과는 다를 것 같아요.

그렇지는 않아요. 저는 서울에서 15살까지 컸고, 미국에 있을 때도 부모님이 서울에 사셨기 때문에 자주 왔었고요. 그래서 새로운 나라에 와서 산다거나 이런 느낌이 아니라 원래 제 집 같은 느낌. 이질감 같은 건 없어요. 특히 저는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랑 어울리기 때문에 제가 저와 비슷하지 않은데 손을 뻗어서 당겨와서 저랑 어울리자고 하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불편함은 거의 못 느꼈어요. 





LE: 보너스 트랙으로는 "Goodbye MJ"라는 트랙이 들어가 있어요. 어떤 의도에서 넣은 보너스 트랙인가요?

안 들어보셨어요? (웃음) 그건 CD 사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뭔가를 주기 위해 만들었던 게 첫 번째 이유고요. 두 번째 이유는 이런 데서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이고요. 들어보시면 알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해서 CD 더 파는 거죠. (전원 웃음)





LE: 개인적으로 “연착”의 가사가 인상적이었어요. 구체적이면서도 어떤 정형화된 캐릭터가 들어가 있고, 좀 짠한 느낌도 있어요. 어디서 이 곡의 영감을 얻은 것인지, 실화인지도 궁금하네요.

영감은 직, 간접적인 경험으로 얻었죠. 픽션도 아니고 완전 실화도 아니에요. 가사가 한 사람의 이야기처럼 써있잖아요. 사실 되게 여러 여자의 이야기에요. 제가 만났던 여자도 있고, 제 친구가 만났던 여자도 있고요. 다 연결이 되어서 하나의 곡으로 나오게 된 거죠.





LE: 우리가 생각했을 때 정형화된 하나의 캐릭터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라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어요. 그 노래에 영감을 준 여러 여자들이 서로 존나 다른 삶을 살고 있어요. 그렇게 말도 안되게 다른 삶을 살고 있는데도 같이 공유하는 어떤 공통된 것들이 있어요. 누구나 그런 것이기 때문에.





LE: “연착”을 비롯해서 이보 씨의 앨범에 피쳐링하셨던 “Bitch”라는 곡의 내용도 그렇고, “막지못해”에서의 ‘꿈이 됐든 돈이 됐든 여자 뒤는 쫓지 않기로 해’라는 가사도 있고 해서 왠지 오케이션 씨가 가지고 있는 여성의 이미지가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는 느낌이 좀 있어요.

그건 너무 섣부르게 판단을 하시는 거고요. 실제로 그런 여자들이 있으니까 그런 가사를 쓴 거긴 하죠. 그런 여자도 아니지. 그런 년들이 있고… 진짜 존중 받아 마땅한 멋진 여성분들도 있고 그런 거죠. 그 노래들은 여성 전체가 아닌 소위 말하는 ‘썅년들’에 관한 노래였어요.





LE: 개인적인 여성관, 연애관은 어떤가요? 이상형이라든지.

이상형이라는 건 없고요. 왜냐하면 제가 만났던 여자들은 다 일정하지가 않아서... 느낌? 그냥 느낌인 것 같아요.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생겨나는 Chemistry라는 게 있잖아요.. 특별히 눈이 큰 여자가 좋고 이런 건 하나도 없어요. 엉덩이가 큰 여자는 좋아요. (웃음) 그거 말고는 특별한 건 없어요.





LE: 할리우드 영화인 ‘Dead Man Down’에서 오케이션 씨의 노래를 OST로 쓴다는데, 어떻게 연결이 된 건가요? 원래는 비프리 씨의 곡을 쓰기로 했었다고 하던데…

원래는 비프리 형 노래를 선택했다가 고른 그 노래를 못 쓰게 되어서 비프리 형이 제 노래를 비롯해서 몇몇 한국 아티스트들의 노래들을 그쪽에 또 푸쉬해 준 거예요. 그래서 (비프리 형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대체할 노래로 제 노래를 골랐는데, 저작권협회랑 관련된 것들 때문에… 자본을 비롯한 여러 가지 비즈니스적인 문제들에 부딪혀서 파토가 났어요. 원래는 “Good Night”이 실리려고 했는데.





LE: 이렇게 오케이션 씨의 커리어를 쭉 살펴봤는데요. 근 1,2년 짧은 활동 기간 안에 앨범도 내면서 많은 것들이 변화한 것 같아요. 오케이션이라는 아티스트도, 피드백과 반응의 양도 그렇고요.

솔직히 똑같아요. 사는 데 있어서 달라진 점 느끼는 건 전혀 없고요. 그냥 트위터 팔로워 숫자가 커지는 것. 별로 신경 안 쓰다가 어느 날 보면 ‘오, 참 신기하네.’라고 생각할 때도 있고. 그 외 사는 건 사실 똑같아요.





LE: 아까 Cohort 얘기에 의하면 Cohort는 꼭 힙합이란 문화, 라이프스타일에 기반을 두는 건 아니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럼 오케이션 씨가 지금은 랩을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어떤 다른 것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요?

다른 일이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당연히 바뀔 수 있죠. 지금은 음악 하는 게 제일 좋아서 음악을 하고 있고, 만약 나중에 다른 걸 하는 걸 좋아하게 되면 그 다른 걸 하겠죠. 





LE: 인터뷰가 막바지입니다. 저희 힙합엘이에는 자주 오시는 편인가요?

힙합엘이 자주 보고 있고요. 자막뮤비 게시판 운영하시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 일본을 놀러 갔었는데, 일본은 옷가게에서 최근 미국 뮤비들에 일어 자막을 씌우고 DVD로 구워서 파는데, 그게 은근히 팔리더라고요. 한국에서 그런 DVD를 만든다고 당장 팔리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돈이 안 되어도 그걸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되게 멋있는 것 같아요. 가사를 모른다고 해서 음악을 즐길 줄 모르는 건 절대 아니에요. 그렇지만 놓치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잖아요. 가사를 잘 알아들었을 때 더 세게 와 닿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되게 멋진 사이트인 것 같아요.





LE: 오케이션 씨는 최근에 어떤 음악을 즐겨 듣고 계신가요?

최근에는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앨범을 좋아했고, 띠오필러스 런던(Theophilus London)도 되게 좋게 들었어요. 그리고 비니 체이스(Vinny Chase)를 되게 좋아하고요.





LE: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일단 올해 하이라이트 컴필레이션 앨범이 나올 거고요. 그리고 Cohort로는 저와 또 다른 두 명의 랩퍼, 이렇게 세 명으로 프로젝트 팀이 나올 거예요. 아마 팀 이름은 뉴 서울(New Seoul)이 될 거예요. 앨범을 낼 거예요. 그게 끝난 다음에는 제 개인 작업물들, 믹스테입이 될지 EP, LP, 혹은 그냥 앨범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아직 계획에 없어요. 제가 아직까지 작업 속도가 일정하지가 않아요. 되게 오래 걸릴 때도 있고 진짜 빨리 낼 때도 있고 해요. 앞으로의 작업물이 언제 나올지는 저에게도 어려운 부분인 거 같아요.





LE: 질문에 없어서 하지 못한 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인터뷰 소감 등등 자유롭게 얘기해주세요.

개인적인 이야기로는 저희 아빠가 한, 두 달 전에 재혼을 하셨거든요. 재혼해서 새로운 가정이 생겼는데, 그 아줌마한테 진짜 고마워요. 진짜 고맙게 생각해요. 되게 외로운 사람이었거든요. 그 얘기가 지금 생각났어요. 아빠가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서 새 가족들에게 고마워요. 그리고 탑승수속 CD 사주시는 분들 너무 좋고, 감사해요. 재판 찍었으니까 천장, 이천 장 가봅시다. 30번째까지 찍었으면 좋겠어요. (웃음)





LE: 인터뷰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관련링크 | 
오케이션 트위터: @RealOkasian
하이라이트 레코즈 공식 홈페이지: http://hilite-music.com/blog/
코홀트 서울 유투브 채널: http://www.youtube.com/user/cohortseoul

인터뷰, 글 | Melo, Twangsta
인터뷰, 사진 | Bl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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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5
  • 1.18 18:25
    사진이 다 귀엽네요..
  • 1.18 18:27
    즐감했습니다. 탑승수속 앨범은 "소문내" LaLaLa 가 좋았어요 ㅋㅋㅋ다른것도 좋았고요 ㅋ
  • 1.18 19:05
    잘 봤습니다!
  • 1.18 22:35
    잘봤습니다. 도넛맨 이야기는 처음인데 궁금증을 상당히 유발하는군요...
  • 1.18 23:52
    탑승수속 듣고 돌아서면 또듣고싶어지는 앨범..다른앨범듣다가도 문득생각난다는 ㅋㅋ
  • 1.19 00:30
    탑승수속 정말 잘 듣고 있어요.
  • 1.19 00:42
    라라라 뮤비 빨리 나와라 하악 ㅋㅋㅋㅋ
    뜬금없지만 코호트 옷 하나 사고싶네요 ㅠㅠ
  • 1 1.19 11:39
    요다닮으셨다
  • 1.19 12:27
    잘봤습니다
    되게 깡있는 음악 하더라구여 그런 점에서 맘에 드네요 탑승수속도 잘 들었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랩퍼입니다
  • 1.19 15:49
    외모가 많이.. 뭔가 약에 취한듯한 느낌이네요 ㅋㅋ;; 욕은 아니고요..
  • 1.19 16:28
    정글의법칙에서 화장안한 김재경닮았네
  • 1.19 18:54
    흐음.. 난 오케이션하면 A$AP Rocky 스멜이 많이 나던데.. 인터뷰에서 특별히 언급은 없었넹 ㅋ 여튼 오케이션 스타일 멋져 흥해라 ㅋㅋ
  • 1.20 01:26
    잘읽었습니다. 인터뷰중간에 사운드클릭이란 사이트가 나오는데, 비트를 사고 파는
    장터개념의 사이트 인가요? 궁금하네요.
  • 1.21 01:01
    @browndogg
    인터넷 사이트인데 거기다 비트메이커들이 비트를 올리면 들어보고 결제를 해서 살 수 있는거에요. 가격 높게해서 독점으로 판매를 하기도 하는데 보통 여러명한테 몇 piece 씨디 찍을 수 있는지 리밋 걸어서 믹스테잎 용으로 많이 팔죠.. 비프리님 믹테에도 사운드클릭에서 구매하신 외국 빝메이커들 비트들이 있습니다!
  • 1.22 01:18
    @렘앤모로
    정보감사합니다
  • 1.23 16:47
    잘 봤습니다. 재밌네요!
  • 1.23 18:20
    진짜 공연은 하일라잍!!!!최고 비프리 희망 이어서 오케이션 탑승수속도 개짱이에요! 소문내는 중이에요ㅎ 다음 하일라잍콘서트도 기대되고 앞으로 오케이션도 완잔 기대중ㅎ 치와와닮았어요!!!! 화이팅 소문내문내문내문내설~~~
  • 1.23 19:11
    오 잘읽었습니다 힙플에서도 오케이션 인터뷰 읽었는데 엘이에서는 또다른 새로운 내용 알게되서 좋았어요 탑승수속도 기대했었던것 만큼 잘들었어요 오케이션은 제가 하일라잇에서 가장 기대하게 만들어지는 아티스트에요 ㅋㅋ
  • 1.23 21:06
    사진 귀엽네요 ㅎㅎ 이번앨범 진짜 좋게 들었는데 인터뷰 보니까 더 좋아졌습니다! 지금 한번 더 돌리러 갑니당
  • MRP
    1.23 22:07
    랩이 멋진 루키네요 좋습니다!!
  • 1.26 18:11
    하이라잍 !!
  • 1.29 11:45
    왠만하면 요즘 전부 켄드릭을 좋아하는구나
  • 2.8 19:21
    올인이 제일좋네
  • 2.16 19:39
    약간 에미넴이 멀리볼때 짓는 눈매닮음
  • 3.3 00:44
    오케이션 형..좋아..
  • 6.3 14:57
    좋군
  • 10.8 19:19
    떨케이샨
  • 11.28 11:47
    오케이션!
  • 5.19 03:42
    오케이션!
  • 5.19 15:40
    갓케이션! 사진 귀엽다ㅋㅋ
  • 7.29 22:42
    오케이션 좋다..
  • 3.26 11:44
    갓케이션
  • 11.19 18:22
    이런 깊은 일이
  • 3.9 11:58

    ㅅㅂ 앨범 내

  • 대체 언제까지 안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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