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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팔로알토/이보 (Paloalto/Evo)

Melo2012.08.07 00:53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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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light] 팔로알토 & 이보(Paloalto & Evo)



LE: 반갑습니다. 먼저 힙합엘이 회원 분들께 인사 부탁 드릴게요.


Paloalto(이하 ‘P’): 일단은 힙합엘이 사이트, 저도 즐겨 들어가기 때문에 반갑고, 또 이 사이트를 통해서 인터뷰를 하게 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Evo(이하 ‘E’): 저도 힙합엘이 사이트 자주 들어가서 좋은 정보 많이 얻고 있고요. 항상 저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고… (웃음) 네. 반갑습니다.






LE: 팔로알토(Paloalto) 씨는 사실 저희 힙합엘이가 생긴지 얼마 안 됐을 때 인터뷰를 하셨었는데, 그때 인터뷰랑 요즘 인터뷰랑 내용이 많이 다르잖아요. 아쉬우셨을 것 같아요. 


P: 제가 1호로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때는 인터뷰의 느낌 자체가 제가 예전에 들었던 음반을 추천하는 그런 거였고, 저의 근황이나 저에 관한 음악적 질문들은 서브였어요. (그런 부분들이) 거의 비중이 없게 다뤄졌었는데… 근데 그 이후에 다른 아티스트들이 인터뷰 하는 것을 보니까 그 아티스트에 대한 내용들이 많더라고요. ‘아 나는 왜 그런 걸 못했을까?’라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그래도 어쨌든 사이트 초창기에 제가 처음으로 인터뷰를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어요. 어쨌든 이번에 또 앨범이 나와서 인터뷰를 하게 됐으니까… 오히려 자주하는 것보다 이렇게 가끔 해야 이야기할 거리도 많고 하니까 되게 기쁘게 생각하고 있어요.






LE: 네. 오늘은 많은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 모두 올해 상반기에 앨범을 내셨었는데요. 각자 앨범 발매 후에 어떻게 지내고 계셨는지 얘기해주세요.


E: 발매하고 나서 지금은 앨범 작업을 약간 힘들게 해서 쉬고 있어요. 앞으로 계획은 저는 8월 달에 싱글 두 개를 준비하고 있어요. 근데 그 싱글 두 개도 거의 다 완성이 돼있어서 지금은 그냥 쉬고 있는 중이에요.






LE: 그럼 EP앨범 작업이 끝나자마자 이번에 나온 앨범, [Behind The Scenes] 준비를 바로 들어가신 건가요?


E: 바로는 아니고, 그때도 한 한두 달 정도 쉬고 했던 거 같아요.


P: 저 같은 경우엔 작년 12월에 [전야제]라는 믹스테잎을 내고 (이번 앨범이) 거의 반 년 만에 나오는 앨범인데요. 일단은 그 사이에 회사에 아티스트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저도 아티스트이기도 하지만 제가 또 하이라이트 레코즈(Hi-Lite Records)의 대표로 있기 때문에 운영적인 측면에서의 일을 계속 하고 있었어요. 운영 일도 하고, 다른 아티스트의 앨범 준비도 같이 하고, 그리고 올해 3월부터 [Behind The Scenes] 앨범 작업을 시작했어요. 회사 운영과 앨범 작업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일이었던 것 같아요. 






LE: 오늘 이제 본격적으로 얘기해봐야 할 것이 이번에 나온 새 앨범, [Behind The Scenes]이에요. 두 분이 이번에 어떤 계기로 팔로알토 & 이보(Evo)로 공동 작업을 하게 된 건가요?


P: 일단은 둘이 동갑이에요. 동갑이고 한국에서 초중고등교육을 받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공감대가 많겠죠. 처음에 시작은 가벼운 마음으로 둘이 믹스테잎을 한 번 해보면 재밌겠다해서 시작을 하게 됐는데, 작업을 하다 보니까 비트를 고르는 과정에서 좋은 곡들이 많이 생기게 됐어요. 그러다 이거 믹스테잎으로 내기에는 너무 퀄리티가 좋은 거 아닌가 해서 (웃음) EP앨범으로 가보자 해서 모았던 여러 곡들 중에 추려서 EP앨범으로 작업을 하려다가, 넣고 싶은 곡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저희 입장에서는 ‘아 이 곡도 들려주고 싶고, 이 곡도 들려주고 싶다’해서 그렇게 곡 수가 늘어나서 아예 정규로 해서 프로젝트 앨범으로 가자 해서 결국에는 이렇게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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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계속 만들면서 살을 붙이고 붙이다 보니까 결국에는 LP가 나오게 된 거네요. 그럼 일단 앨범 제목 [Behind The Scenes]의 뜻은 무엇이며, 뭔가 난해하게 보이는 (웃음) 자켓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제가 느끼기엔 우주선 1집 앨범 이후로 제일 난해한 앨범 자켓인 거 같아요. 


P: 일단은 앨범 자켓 자체는 저희가 꼭 이렇게 해달라고 앨범 디자인하는 친구한테 부탁을 한 건 아니었고요. 이 앨범 커버 디자인은 에이조쿠(Aeizoku)라는 친구가 했는데, 그 친구는 저희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소속 프로듀서이자 아트워크를 담당하고 있는 친구에요. 이 친구한테 저희가 작업한 곡을 들려주고, 들은 느낌 그대로 커버를 디자인해달라고 했어요. 어차피 저희와 자주 작업하는 친구이기 때문에 저희가 막 주문한대로 나오는 주문 제작 하는 것처럼 하기보다는 그 친구도 자기가 뭔가를 만들어낸다라는 느낌을 얻는 게 저희한텐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저희 음악을 들려주고 그 느낌을 이렇게 아트웤으로 표현한 거예요. 그래서 커버를 보면 가죽 자켓, 루브탱 같은 느낌의 난해한 요소들이 섞여 있는데, 저희 앨범을 들어보시면 되게 어려운 음악은 아니지만 어쨌든 기존의 국내힙합에서 듣기 드문 사운드 같은 것들을 시도해보려고 했거든요. 그런 성향과 이런 앨범 커버와는 되게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E: 앨범 제목에 관해서 얘기하자면, 'Behind The Scenes'라는 말이 직역하면 무대 뒤에서라는 뜻이잖아요. 그런 것처럼 저희가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것 보다는 생활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저나 팔로나 동갑이라 우리의 세대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걸 많이 표현했기 때문에 그런 곡들도 많이 나왔어요. 그래서 그런 내용들을 전체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걸 생각하다가 'Behind The Scenes'라는 제목이 탄생하게 됐어요. 






LE: 앨범을 들어보면 어반한 느낌이 있어요. 사운드나 두 분의 정갈한 랩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요. 특히 사운드가 인상적이에요. 이보 씨의 솔로 앨범에서 느낀 그 느낌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요. 이번 앨범의 사운드를 만지고 비트 고르는 과정에서 이보 씨의 생각이 많이 반영된 편인가요?


E: 아니요. 그것보다는 서로서로 곡을 들려주고 하면서 ‘어, 이거 좋다. 이거 좋다’하면서 그렇게 곡들을 골랐어요. 제가 주가 되지는 않았어요.


P: 제가 봤을 때는 이보가 프로듀싱한 곡들이 있잖아요. “두려워”도 있고, “오렌지족” 등등 있는데, 13곡 중에 4곡을 이보가 만들었기 때문에, 이보의 색깔이 많이 반영되지 않았나 싶어요. 






LE: 그렇지 않은 트랙들도 있지만, 미니멀한 사운드의 트랙들이 꽤나 있어요. 그래서 가사도 잘 들리고 그랬던 거 같은데 그런 부분은 의도된 부분인가요? 


P: 근데 의외로 “Get Yours”같은 트랙은 트랙이 진짜 많아요. 말도 안되게 많아서 믹싱할 때도 되게 힘들었어요. 미니멀한 트랙들을 보면 “Cool Kids”라든가, “깃털”같은 곡은 트랙들을 많이 쓰지 않은 곡들이에요. 근데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그런 미니멀한 곡들을 많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곡들이 부각되다 보니까 미니멀한 느낌을 사람들이 받을 수 있지 않나 싶어요.






LE: 이번에 앨범에 이보 씨와 팔로알토 씨를 제외하고 250, 슬립웰(sleepwell), 지로(Z-Lo), 오덕(5duck)과 같은 생소한 이름의 프로듀서들도 참여를 했어요. 이 프로듀서들에 대한 소개를 부탁 드릴게요.


E: 250이라는 프로듀서 분은요, 저랑 ‘흑락회’라는 크루 때부터 알던 형이에요. 그 형이 제 선배거든요. 어떻게 보면 [My Way] 앨범도 그 형이랑 거의 다 공동 프로듀서에요. 완전 모든 장르를 다 섭렵하는 그런 형이에요. 그래서 제가 진짜 존경하는 사람이고, 음악적으로도 프로듀서로서도 제가 인정하는 사람 중 한 명이거든요. 처음에 팔로랑 이 앨범을 시작할 때도 250 프로듀서 형한테 제일 많이 곡을 받았고, 그 중에 베스트 트랙을 저희가 골라서 앨범에 사용했어요.


P: 그리고 슬립웰 같은 경우는 처음 시작한 거나 다름 없어요 이 친구는. 이 친구는 사실 힙합 프로듀서라기 보다는 여러 장르에서 두각을 보일 친군데, 일단 저희 앨범의 “Do It Like Us”라는 곡을 통해서 슬립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앞으로 보시면 여기저기서 이름을 많이 찾아보실 수도 있을 거예요. 되게 실력이 있는 친구기 때문에… 힙합만 만드는 친구는 아니에요. 여러 음악들을 많이 만드는데 이번에 어쩌다 보니까 의견이 맞아서 같이 작업하게 된 친구예요.

또, 지로라는 친구는 부산에 있는 프로듀서에요. 이 친구 같은 경우엔 하이라이트 레코즈 이메일로 데모가 되게 많이 오거든요. 랩퍼들도 그렇고, 프로듀서들도 그렇고. 데모가 자주 오는데, 제가 매번 확인은 못하지만 그래도 한 한 달에 한두 번씩은 꼭 이메일로 온 데모들을 들어보거든요. 근데 지로라는 친구가 비트를 한 서른 개 정도를 보내줬어요. 근데 거의 과반수 이상이, 비트가 너무 좋더라고요. ‘아 이 친구 좋다’싶어서 연락을 따로 해서 컨택을 하게 되고, 그리고 서른 개 중에 가장 맘에 들었던 비트 하나를 골라서 이보랑 들어보면서 이거 앨범에 넣어보는 게 어떠냐고 물어보고, 이보도 OK해서 그렇게 참여하게 됐어요.


그리고 오덕이라는 분은 사실은 저는 아직 얼굴도 못 본 분이에요. 이 분은 저희 하이라이트 레코즈 소속의 더블덱(Double Deck)의 DJ 짱가 형과 되게 친하신 분이에요. 이 분은 원래 일본에서 작곡가 활동도 하셨더라고요. 이 분은 직접 컨택된 적은 없고 DJ 짱가 형을 통해서 이 분의 비트를 몇 개 들었어요. 한 번 들어보고 마음에 들면 써도 된다고 하셨는데, 마지막 트랙인 “YEAH”라는 트랙이 오덕 형이 만드신 거예요. 곡이 너무 좋았어요. 이 곡이 되게 묘한 느낌을 주는 게, 위즈 칼리파(Wiz Khalifa)의 “Roll Up”이나 레이블, 스타 트랙(Star Trak)의 비트들의 느낌도 가지고 있으면서도 우리나라 청춘드라마에 나올법한 사운드를 가지고 있었어요. 90년대 초반? 손지창, 장동건 나올 거 같은. (웃음) 아무튼 그런 식의 감성을 가지고 있어서 잘 풀어내면 누가 들어도 좋아할만한 음악이다싶어서 오덕이란 분과 작업을 하게 됐어요.






LE: 소개해주신 네 분의 프로듀서와 두 분을 포함해서 총 여섯 명의 프로듀서가 앨범에 참여를 하게 됐는데요. 이 프로듀서들의 비트들을 고르고 앨범 안에서 어우러지도록 할 때 어떤 기준 같은 게 있었나요? 


P: 그냥 일단은 믹스테잎으로 하려고 했기 때문에, 스무 개 정도 모았어요 비트를. 되게 많이 모아놨는데, 믹스테잎으로 작업하려고 했을 때는 통일성같은 부분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그냥 골랐었는데, 앨범으로 하게 되면서 250 형의 역할이 컸어요. 자켓도 이렇게 나오고, 저희가 앨범에 실험적인 느낌을 주자고 생각한 것도 250 형의 비트들 때문이었어요. 그 형의 비트들이 굉장히 많은 영감을 줬어요. 처음부터 비트를 초이스하면서 특정 느낌의 곡만 골라야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고르진 않았지만, 250 형의 비트들이 되게 많이 들어가게 되면서, 다른 곡들을 넣을 때도 250 형의 음악 색깔에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을 한 거 같아요. 그래서 이보의 비트들 같은 경우도 그런 분위기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는 곡들을 초이스했어요. 그리고 저도 비트를 여러 개를 넣어보고 싶었는데, 일단 그런 분위기와 맞는 곡으로는 “Crashout”이 제일 적당한 거 같아서 그 곡 하나만 넣게 됐어요.






LE: “Cool Kids”라는 트랙은 여타 트랙과 조금 다른 색깔의 트랙인 거 같아요. 조금 튄다는 느낌이 있는데… 재밌게 작업하셨을 것 같아요.


E: 작업은 저희 집에서 했어요. 모든 곡들의 작업이 ‘오늘은 이거 하자’하고 그 비트를 틀어놓고 가사 쓰고 녹음하고 그런 방식이었어요. 그날 허클베리피(Huckleberry P)를 불러서 녹음을 하는데, 일단 주제를 잡기가 약간 어려웠어요. 그래서 그걸로 고민을 좀 많이 했는데, 그러다 주제를 정하고 녹음을 시작할 때 갑자기 헉피가 ‘Yo My Heart~’이라고 하는 거예요. (전원 웃음) 거기서 좀 많이 웃었어요. 녹음하는 동안에도 계속 녹음하다 웃다가 녹음하다 웃다가 그랬어요. 웃다가도 잠깐 웃음을 좀 참고 진정된 상태에서 하고 그랬어요. 


P: “Cool Kids”는 정말 많이 웃으면서 작업을 했어요. 


E: 그리고 이 곡을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되게 (내용이) 세요. 진짜 대놓고 다 얘기를 하기 때문에… 근데 오히려 녹음할 때는 정말 재밌게 했어요.


P: 제목을 “Cool Kids”라고 지은 것도 두 가지가 있는데, 일단 미국에 쿨키즈(Cool Kids)라는 힙합 듀오가 있잖아요. 그 듀오가 올드스쿨의 색깔을 요즘 느낌으로 들려주는 팀인데, 이 곡 자체도 그런 느낌이 든다고 생각해서? 약간 오마쥬? 오마쥬라고 하기엔 쿨키즈가 그렇게 졸라 막 전설의 팀은 아니지만… (웃음) 어쨌든 또 하나는 이 작업을 되게 아이 같은 마음으로 너무 즐겁게 작업을 했다 해서 제목을 그렇게 지게 되었어요.






LE: 근데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주제적인 면에서 내용이 좀 세다고 하셨잖아요. 앨범의 수록된 다른 트랙들과 느낌이 좀 다르잖아요. 그래서 앨범에 넣지 말자 이런 얘기는 없었나요?


P: 맞아요. 제가 트위터에도 썼었는데 원래 이 트랙을 작업을 해놓고서 앨범에 “Cool Kids”말고 공격적이거나 자극적인 트랙이 딱히 없잖아요. 그래서 녹음까지 끝내놓고 이보랑 헉피한테 문자로 이거 주제를 바꿔서 하든지 아니면 곡을 빼는 게 나을 것 같다라고 얘기했어요. 아무래도 힙합 팬들은 이슈되는 것에 주목을 하게 되잖아요. 떡밥을 무는 사람들이 많은데 괜히 “Cool Kids” 이 한 곡 때문에 다른 트랙들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못 들려주고 가려지게 될 까봐 걱정도 했어요. 그래서 빼자는 얘기를 하다가 결국 안 뺀 이유는 저희들이 정말 하고 싶은 얘기였고, 이걸 빼는 건 오히려 너무 회피한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이게 정말 하고 싶은 얘기인데… 여러 가지 문제들이나 주변 상황을 고려해서 빼는 게 저희들이 할 행동이 맞나라는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근데 사실 넣고 나서도 저희 앨범의 전체적인 색깔이 “Cool Kids”와는 다르기 때문에 이 곡은 그냥 앨범에 있는 수록곡 중에 하나쯤 되겠지 했는데 많은 분들이 이 트랙을 베스트 트랙으로 뽑고 계시더라고요. 되게 의외였어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어요.






LE: 그렇다면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어떤 곡이며, 작업 과정에서 에피소드가 있는 곡은 어떤 곡인가요?


E: 다 애착이 가는 데요. 그 중에 굳이 꼽으라고 하면 저는 “Get Yours”가 제일…


P: 사실 타이틀곡 정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우리끼리 ‘너무 다 좋은 거 아니야?’ 이러면서… (웃음) 저는 앨범이 나오고 나서 제 작업물을 많이 들어보는 편이거든요. 근데 지금은 “Get Yours”를 제일 많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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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Get Yours”에서 보니(Boni) 씨가 되게 인상적인 훅을 해주셨는데요. 보니 씨를 비롯해서 몇몇 트랙에선 샛별, 진보 씨와 같은 싱어 분들에게 훅을 맡기기도 하셨지만 대개의 트랙들의 훅들을 두 분의 랩과 노래로 채우셨어요. 어떤 식으로 훅을 만들려고 하셨나요? 특히 팔로알토 씨 같은 경우엔 이번 앨범에서 좀 더 과감하게 노래를 시도하신 것 같아요. (웃음)


P: 많이 했죠. (웃음) 평소보다 많이 했죠.


E: 그냥 곡을 듣다가 훅을 먼저 쓰는 사람이 ‘이거 훅 짜봤는데 한 번 해볼게’이랬어요.


P: 맞아요. 이 앨범 자체가 다 즉석에서 나온 작품들이에요. 비트말고는. 비트는 이미 저희들이 초이스를 해놓고, 주제 정하고 가사 쓰고 녹음 하는 게 모두 하루에 이루어졌어요. 그래서 필 받는 어떤 날은 하루에 두 곡씩 작업하기도 하고. 근데 주로 하루에 한 곡씩은 꼭 완성을 했는데, 그래서 ‘오늘은 뭐하자’라고 미리 얘기도 안하고 제가 이보네 집에 놀러 가서 그냥 비트를 계속 들어보는 거예요. 그날 기분에 따라 ‘오늘은 이 비트에 가사 써볼까?’하고 ‘무슨 주제로 쓰지?’하면서 비트를 계속 들어요. 브레인스토밍 하는 거예요. ‘이런 주제 어때?, ‘이건 좀 아닌 거 같아’ 이런 얘기를 하면서 작업을 했어요. 예를 들면 각자 벌스가 하나씩 나오면 그걸 녹음하고 계속 그걸 또 쭉 들어봐요. 그리고서 둘이 서로 만약에 둘 중에 한 명이 느낌이 와서 훅을 만들면 녹음을 일단 해보고, 들어보고 ‘아 이거 괜찮네. 쓰자’하면 훅이 되는 거고. ‘이건 좀 모르겠는데? 나도 한 번 해볼게.’했는데 그게 더 좋으면 그걸 쓰고. 그랬기 때문에 훅들이 모두 ‘이 곡은 니가 노래하고 이 곡은 내가 할게’ 이런 게 아니고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나온 거예요. 그래서 제가 노래로 많이 참여하게 된 거고. (웃음) 그게 의도된 건 아니고 그냥 작업하다 보니까 저도 너무 재밌고. 이보가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괜찮다고 하니까 노래를 많이 하게 됐어요. 


E: (팔로 노래를) 처음엔 좋아했어요. 그 다음엔 많이 안 좋아했어요. (전원 웃음) 농담이고, 다 전체적으로 느낌이 되게 좋았어요. “Crashout”같은 경우도 훅이 맘에 들어요. 






LE: 저도 “Crashout”을 되게 인상 깊게 들었어요. 사운드나 훅메이킹이 신선하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네. 그렇다면 앞에서 이번 앨범을 즉흥적으로 만드셨다고 하셨는데, 그 전에 비교적 구상을 가지고 만든 앨범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P: 저 같은 경우는 예전 작품들은 거의 다 즉흥적으로 나오는 것 보다는 시간이 걸리는 작업들이 많았어요. 근데 작업물을 많이 내면 낼수록 지금은 이런 식의 작업이 더 재미가 있더라고요. 비트 하나 받아놓고 집에서 막 고민을 몇 시간 동안 하면서 머리 싸매고 작업하는 것보다 그날 분위기에서 받는 느낌을 쓰는 게 오히려 재미가 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작업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외국 랩퍼들만 하더라도 되게 잼(Jam)한다는 느낌으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작업영상만 보더라도. 그게 철저하게 연출된 건지 아니면 진짜인 건지는 알 수는 없지만… 그게 사실 되게 좋은 게 그 자리에서 의견이 실시간으로 오갈 수가 있고,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받은 그 에너지를 그대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게 되게 좋은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또 어떤 예술작품이라는 것이 꼭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는 믿지 않거든요. 그건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얼만큼 거기에 영혼을 쏟느냐의 문제라고 봐요. 그래서 저는 지금처럼 작업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LE: 그렇죠. [Detox]가 좋을지 안 좋을지는 알 수 없는 거니깐요. 네. 두 분이 얼마 전에 힙합엘이 토크 콘서트에 오프닝 무대에 서셨잖아요. 이전에 다른 무대에서 두 분만이 공연을 한 적이 있으신가요?


E: 겟백커스(Get Backers)랑 노이즈맙(Noise Mob)이 전국 투어를 돌았었는데, 마지막으로 서울, 홍대에서 공연할 때 팔로알토 & 이보로 공식적으로 첫 무대를 가졌었어요.






LE: 그럼 그때 첫 번째로 무대를 가졌을 때 두 분의 무대 위에서의 콤비네이션은 어땠나요?


E: 팔로가 워낙 공연에서 잘하니까 제가 너무 자극을 받아서 저도 잘하고 싶어서… (웃음) 이미 첫 곡에 막 목소리 쉬고 그랬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아 얘처럼 나는 흥분하면 안되겠구나’했어요. 저는 앞으로 자제하려고요. 팔로는 워낙 성량이 크니까… 저는 안되겠더라고요. (웃음)


P: 첫 공연이 되게 좋았어요. 나온 지 얼마 안된 곡이고 해서 조금 걱정했는데, 저희가 원래 첫 곡을 “참견말어”랑 “Do It Like Us”를 메들리로 이어서 했는데 “Do It Like Us”가 되게 반응이 좋았어요. 그날 분위기도 좋았고 호흡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LE: 힙합엘이 토크 콘서트에 관한 얘기가 나와서 콘서트에 관한 얘기를 좀 해볼게요. 팔로알토 씨는 힙합엘이 토크 콘서트의 엠씨를 맡고 계시잖아요. 어떠신가요? 공연에 대한 생각이나 진행에 대한 부담이나… 공연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세요.


P: 일단은 이 토크 콘서트가 어떤 음악적으로만 진지하고 딥하게만 가는 콘서트가 아니라 재미가 가장 우선인 콘서트이기 때문에 오시는 분들에게 재미를 제공해야 된다는 게… 재미를 제공해야 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데, 그래도 부담감이 항상 있지 않은 건 염따가 너무 잘해요. 저번에 보셔서 아시겠지만. 그래서 저는 그거만 믿고 가는 거예요. (웃음) 근데 이제 제가 조금 걱정되는 건 게스트가 누구냐에 따라서 분위기가 바뀌기 때문에 저번 같은 경우는 메타 형이 잘 받아 쳐주시고, 저희가 막 세게 가도 이해해주셔서 잘할 수 있었는데 다른 게스트가 나오면 어떨지 해서 항상 걱정도 되고 기대도 돼요.






LE: 질문에선 이렇게 표현할게요. 염따 씨의 ‘개드립’을 감당하기 어려울 땐 없으신가요? (웃음)


P: 일단은 그런 개드립이 있어서 좋았어요. 그런데 너무 수위를 넘으면 제가 거기에 밸런스를 맞춰줘야 하는데, 제가 그걸 더 강조해버릴 때가 있으니까… (웃음) 수위만 좀 적절히 잘 조절했으면 좋겠어요. 






LE: 일단 지금까지는 앨범에 관한 얘기와 토크 콘서트에 관한 얘기를 좀 했는데요. 지금부터는 팔로알토 씨와 이보 씨 개인에 대한 질문을 좀 해볼게요. 팔로알토 씨는 많은 앨범을 내온 베테랑이시잖아요. 파트너로서 이보 씨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또, 이보 씨와의 작업으로 어떤 새로운 바이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셨나요?


P: 일단 이보는 예를 들어서 허클베리피 같은 MC. 이런 캐릭터는 아닌 거 같아요. 애초에 이 친구가 하이라이트 레코즈에 데모를 보내서 들었을 때도 ‘아 이 친구는 펀치라인, 라임, 랩, 랩게임의 배틀MC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음악으로서 하나의 작품을 재밌고 다채롭게 만들 수 있는 친구겠구나’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작곡가가 꿈이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랩퍼로서의 캐릭터가 커졌는데, 사실 지금도 저는 랩퍼로서만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싶은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분이 많이 어필되고 있는 거 같아요. 제 의도와는 상관없이. (웃음) 아무튼 이보랑 작업하면서 가장 즐거운 거는 모든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제 음악을 꼭 힙합 매니아, 힙합을 좋아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닌 그냥 여러 사람들이 힙합을 평소에 즐겨 듣지 않더라도 ‘아 얘 음악은 너무 좋더라’ 이렇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최근에 에이샙 롹키(A$AP Rocky)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힙합 안 듣는 사람들도 자기 음악은 듣는다고. 근데 그 얘기가 전 너무 공감됐고, 저는 어렸을 때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음악을 해왔어요. ‘아 정말 이제 그런 랩퍼들이 미국에서도 나오는구나. 흑인 랩퍼가 저런 말을 하는 세상이 왔구나.’하면서 반가웠어요. 저도 그래서 이보랑 작업하는 게 좋아요.






LE: 팔로알토 씨는 피앤큐(P&Q) 이후에 오랜만에 듀오로 작업하신 것 같은데요. 앨범을 작업하면서 특별히 의견충돌 같은 건 없었나요?


P: 일단 이보는… 그러니까…


E: 줏대가 없어요. 줏대가. (전원 웃음)


P: 마찰이 생길만한 일 자체가 없어요. 그런 걸 만들지를 않으니까. 이보 성격 자체가 되게 맞춰주는 편이에요. 근데 물론 제가 하자는 데로 다 하지는 않았죠. 이보도 의견을 많이 냈어요. 막 부딪히고 사이는 아니었기 때문에 앨범 작업하면서 트러블이 한 번도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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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팔로알토 씨는 그동안 본인의 앨범에서 일상의 이야기를 담는 경우가 많으세요. 이번 앨범에서도 역시나 다르지 않게 그런 경향이 보이는 데요. 이런 이야기들은 자칫 잘못하면 비슷비슷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이번 앨범에서 담은 이야기와 다른 앨범에서 담은 이야기의 차이점이 특별히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P: 일단은 그 동안 작업했던 작업물들에 대한 피드백으로 ‘니 음악 들으면 정말 너 같아’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어요. 주변 뮤지션들도 그렇고, 팬들도 그렇고. 근데 이제 그런 게 아무래도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확실하게 있으니까. 그래서 저는 그런 말들을 칭찬으로 받아들이거든요. 근데 제 음악을 즐겨 듣지 않거나, 제 음악을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들의 얘기도 다 보는데 그런 사람들의 의견들을 훑어 보면 지루하다는 얘기가 가장 많아요. 저는 사람 자체가 자극적인 요소가 있는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그렇게 느끼는 사람들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근데 그것 때문에 제가 자극적인 요소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누군가의 음악을 안 좋아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런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그냥 저는 보통 제가 가진 그때 그 느낌 그대로 작업을 하는 편이기 때문에 그런 걸 의식하고 작업한 적은 거의 없어요. 근데 [전야제]를 냈던 이유가 [전야제]까지가 제 20대의 음악들을 정리하는 앨범이었어요. [Behind The Scenes]는 되게 신인의 마음으로 작업했고, 낸 다음에도 그 어떤 앨범보다도 반응이 되게 궁금했어요. 왜냐하면 그만큼 이 앨범은 제가 기존에 했던 음악들과 되게 다른 색깔이라고 생각을 해요. 이제부터는 제가 20대에 했던 음악들과는 다른 성향의 음악을 보여주게 될 거 같아요. 그건 아티스트로서는 변하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평생 똑 같은 거만 하면서 살 순 없잖아요.






LE: 그런 변한 부분이 이번 앨범에서 꽤 보이는 데요. 팔로알토 씨의 랩의 스핏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부분이 예전보다 더욱 더 타이트해진 것 같아요. 특별히 의도하고 하시는 건가요? 예전엔 높낮이가 뚜렷했던 랩이 인상적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P: [발자국] EP나 [Resoundin’]이나 피앤큐, 그리고 그 이후의 작품들이 목소리들이 달라요. 근데 팬들이나 힙합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얘기들이 뭐냐하면, ‘아, 난 팔로알토 예전이 더 좋았다’, ‘지금 팔로알토가 훨씬 나은 거 같다’ 이런 거예요. 되게 의견들이 극명하게 갈리거든요. 저도 깜짝깜짝 놀라곤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물어봐요. 스타일을 바꾼 게 비결이 뭐냐, 아니면 그런 이유가 있느냐. 근데 항상 저는 제가 의도하고 바꾼 건 없고 자연스럽게 바뀌었다고 답변을 하죠. 저도 계속 새로운 음악을 듣고 느끼는 게 많아지잖아요. 그리고 계속 똑같이 하는 것도 재미가 없으니까. 그냥 자연스럽게 하다가 하다가 보니까 바뀌게 된 거예요. 그걸 바꾸기 위해서 예를 들면, 펜을 물고 연습을 한다든가 하는 (웃음) 이런 특단의 조치는 없었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바뀐 거예요. 제가 들은 음악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은 거겠죠. 그래서 이번에 그렇게 스타일이 바뀐 거에 대해서 큰 이유는 없어요. 딱히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아 이번엔 랩을 졸라게 단어 수를 많이 넣어서 빨리 해야지’같은 생각을 하기보다는 제가 요즘 듣는 음악들에서 영향을 받는 거죠. 또 [Behind The Scenes]에 있는 비트들 자체가 기존에 했던 것과는 다른 것들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LE: 그럼 예전 스타일과 지금 스타일로 양분해서 보면 팔로알토 씨는 지금 스타일이 더 맘에 드신 건가요?


P: 네. 아무래도 가장 최근 것이 좋겠죠. 제가 만족해서 이렇게 한 거니까.






LE: 네. 이번엔 이보 씨에 대한 질문을 조금 집중적으로 해볼게요. 1999년, 한국 고등학교 최초의 흑인음악 동아리인 흑락회에서 일진즈(Ill Jeanz)를 결성했다고 알고 있어요. 각 멤버들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를 해주세요.


E: 일진즈에는 일단 진보(Jinbo) 형이 있고, 그리고 최지호라고 있고, 신동원이라고도 있고, 잼(GEM)이라는 친구도 있고. 그리고 제가 있고요. 그렇게 있었어요.






LE: 아 근데 일진즈는 멤버가 세 명 아닌가요?


E: 처음에 냈던 EP는 그렇게 많았고, 그 다음에 “Take It Slow”라는 신곡이 나왔을 때는 세 명으로 줄어들었죠. 그 이후로는 누구는 회사에 취직하고, 누구는 미국에 가있고 해요. 근데 저희끼리 얘기를 했었는데, 하나 또 만들어보자. 그래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끼리 만든 게 “Take It Slow”에요.






LE: 흑락회 같은 경우엔 흑인음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체계적으로 모집을 해서 모이게 된 건가요?


E: 아니요. 다 알고 있던 사람들인데, 저랑 다른 친구랑 원래 둘이 앨범을 하나 작업하고 있었어요. 근데 그 친구가 갑자기 ‘나 음악 안 해. 나 취직할거야.’했는데 그 전까지 만든 곡들이 있었어요. 그 친구한테 ‘그래. 너 맘대로 해. 근데 그 전에 앨범 하나는 내자.’하고 우리 둘만 내지 말고 진보 형도 부르고, 다른 멤버들도 불러서 작업해보자 해서 만든 거거든요.






LE: 일진즈의 멤버로 먼저 이름을 알린 진보 씨가 있잖아요. 이보 씨가 생각하는 진보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E: 진보 형이요? 진보 형 천재에요. 천재. 음악적 성향은 들어보면 알겠지만, 진보 그 자체에요. 음악이나 노래나 랩이나 뭐 이런 게 다 자기 자신을 표현한 거기 때문에 그냥 음악으로 들을 수 밖에 없어요. 진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묻는다면 그냥 그 분 음악을 들어야 해요. 제가 어떻게 딱 몇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분은 아닌 거 같아요.






LE: 아쉽게도 일진즈의 커리어는 2010년에 나온 EP 1장, 2011년에 나온 싱글 1장이 전부에요. 활동량에 대해서 아쉬운 점은 없으신가요?


E: 더 하고 싶긴 했는데, 일진즈의 첫 EP가 나오고 진보 형이 미국 가고, 누구 미국 가고, 누구 취직하고 하다 보니까 남아 있는 멤버가 없었어요.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어요. 아쉽죠. “Take It Slow”를 하고 나서 진보 형이 미국을 갔나 그랬어요. 아닌가? 그랬던 거 같아요. 한국에 없었어요. 그래서 못했어요. 






LE: 그럼 그렇게 다 뿔뿔이 흩어지고 나서 하이라이트 레코즈에 들어가게 된 건가요?


E: 네. 그러니까 제가 일진즈를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자꾸 미국을 가니까. (웃음) ‘아 이거 그냥 혼자 해야겠구나’라고 얘기하면 안될 것 같은데. (웃음)






LE: 그럼 그 전까지는 팔로알토 씨와 이보 씨가 전혀 모르고 계셨던 건가요?


P, E: 네. 아예 전혀 몰랐었어요.






LE: 그럼 오디션 같은 느낌의 단계를 거쳐서 하이라이트 레코즈에 들어가게 된 건가요?


P: 아니요. 오디션이라기보다는… 저희는 오디션을 봐서 아티스트를 뽑기를 원치 않거든요. 주체성 있게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갈 수 있는 아티스트를 원하거든요. 이보가 하이라이트로 데모를 보냈었어요. 사실 데모가 많이 오지만 저를 만족시키는 건 많이 없었어요. 오는 거에 비해서 100%라고 치면 5%? 이 정도밖에 안 되는데, 그 당시에 들었는데 깜짝 놀랐어요. 이보의 음악을 듣기 전까진 괜찮다고 생각한 게 하나도 없었는데 듣고 ‘오 이 사람 누군데 이런 좋은 걸 보냈지?’하고 알고 보니까 일진즈 멤버라고 소개에 써있더라고요. ‘아 이 친구 그 친구구나’하고 이메일을 주고 받았어요. 그리고 나서 연락처 주고 받고 한번 만나보고 싶다 해서 부대찌개 먹으면서 알게 됐죠. (웃음) 근데 고민을 많이 했던 게 저희 회사가 자본이 많거나 큰 회사가 아니니까 ‘계속 아티스트를 영입하는 게 맞는 건가?’했는데 이 친구 음악을 듣고 ‘아 우리 회사로 데리고 와서 같이 뭔가를 하면 재밌을 것 같다’했어요. 그 당시에 국내 다수의 랩퍼들은 다 뭔가 화가 나 있어 보였어요. 특정 누군가를 디스하고, 다 화를 내고 있는 반면에 이 친구 음악은 그런 랩게임 안에서 화내는 랩퍼가 아니라 여러 가지의 삶 안에서 자기가 느낀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 게 가장 큰 메리트인 거 같아요. 그렇게 하다 보니까 같이 하게 됐고, 지금은 이제 같이 살고 있고 그래요. 그런 사이가 됐네요. 아예 남이었는데. (웃음)






LE: 제가 느끼기로는 사실 레이블에 영입된다든가, 크루에 영입되는 게 방송사로 치면 특채로 들어가게 되는 거잖아요. 어떤 친분이나 이전에 맺어졌던 인연을 통해서? 근데 이보 씨는 어떻게 보면 공채잖아요.


P: 근데 저희 레이블은 GLV나 에이조쿠나 211빼고는 다 별로 몰랐던 사이에서 들어온 거예요. 정말 음악만 본 거예요. 저는 하이라이트 레코즈를 처음 만들 때부터 친하다고 같이 하는 건 되게 안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전혀 나랑 인간적인 관계가 없지만 음악적으로 끌렸을 때, 같이 하는 게 좋겠다 해서 각자 주장이 정말 세요. 회의하면 정말 정신이 없는데, 그게 장단점이 있는 거 같아요. 다양하게 재밌는 것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LE: 이보 씨는 침대 음악에 대한 애착이 강하시다고 들었어요.


E: 네. 맞아요. (웃음) 제가 무슨 성적인 음악, 아 이렇게 말하면 좀 싸구려 같은데. 그런 남녀간의 관계를 그린 음악을 컨셉을 잡아서 하는 게 아니고, 그냥 음악하는 것 자체가 저를 표현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워낙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웃음) 그냥 생각하는 게 그대로 나오는 거 같아요. 지금은 또 그런 음악을 많이 안 하는데, 앞으로 또 많이 하게 될 거 같아요. 그 생각이 머릿속에 있으니까. 






LE: 근데 그런 부분에 대한 애착이 있는 것에 비해서 이번 앨범엔 그런 부분이 많이 없잖아요.


E: 네. 뭐, 얘(팔로알토)랑 같이 있으니까… (전원 웃음) 그런 생각을 안 하죠. 맨날 ‘오늘 뭐할까? 오늘 주제 뭘로 할까?’이러는데. (웃음)


P: 근데 ‘오렌지족’이라는 트랙도 있지. 여자를 꼬시는.


E: 네. 그게 있었죠.






LE: 그러네요. 그 트랙이 그나마 침대 음악에 제일 가까운 편이네요.


E: 근데 그 트랙은 약간 장난스러운…






LE: 저는 그 트랙을 듣고 핫클립(Hot Clip) 믹스테잎의 “이쁜 여자”라는 트랙하고 비슷하더라고요.


P: 아~ 네. 약간 비슷한 면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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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랩 안에서 한영혼용이 부드럽게 이루어지시는데, 원래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편인가요?


E: 아뇨. 특별히 좋아해서 한다기보다는 저는 최대한 한국말을 쓰려고 하는데, 하다 보니까 멋있는 표현, 멋있는 말로 가사로 쓰다 보면 그냥 (영어가) 나오게 되는 거 같아요. 줄이려고 노력하긴 하는데. 






LE: 외국에 살다 오신 건가요?


E: 네. 완전 어릴 때. 






LE: 그냥 영어로 된 표현 중에 좋은 표현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쓰게 되고 그런 거군요.


E: 네. 그렇죠.






LE: 랩도 하시고, 프로듀싱도 하시는데 보컬도 하시잖아요. 보컬에 있어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있나요?


E: 잘하려고 하는데 그게 사실 제가 취약한 부분이 보컬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게 진짜 잘하려고 하니까 약간 못하는 거 같은 그런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기교 있게 잘하려고 한다기보다는 그냥 느낌 있게 하려고 해요.






LE: 만약 곧 죽어도 하나만 해야 한다면, 프로듀서, 랩퍼, 싱어 중에 어떤 걸 선택하실 건가요?


E: 보컬은 일단 아니고요. 랩하고 싶어요. 그게 제일 재밌어요. 프로듀싱은 그렇게 재밌진 않아요. (웃음) 완성하면 재밌는데 처음에 할 땐 항상 막막하고…






LE: 자신의 음악관에 큰 영향을 미친 아티스트나 앨범이 있다면?


E: 그건 두말할 것 없이 투팍(2pac)인 거 같아요. 투팍 때문에 힙합을 하게 됐고, 지금도 뭔가 우울한 기분이면 듣고 신나고 싶으면 듣고. 플레이리스트에 집어넣은 다음에 가끔 랜덤으로 투팍이 나오면 ‘아 역시.’하면서 듣게 되고요. 지금은 많이 다르지만 처음엔 좀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좀 창피한 걸 수도 있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영향 받은 사람 얘기하라 하면 ‘투팍, 나스(Nas), 비기(Biggie)’라고 얘기 하는데 저도 그 중 하난 거 같아요.






LE: 근데 지금은 음악 스타일은 투팍과 전혀 다른데…


E: 아, 지금은 많이 다르죠. 예전에 많이 영향을 받았어요. 지금은 팔로랑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라이언 레슬리(Ryan Leslie) 같은 느낌? 제가 워낙 좋아하니까. 그런 스타일로 많이 하고 싶어요.






LE: 라이언 레슬리와 투팍…


E: (웃음) 거의 극과 극을 달리네요.






LE: 인터뷰가 막바지입니다. 두 분, 최근엔 어떤 음악을 즐겨 듣고 계시나요?


P: [Behind The Scenes]를 만들 때 [Watch The Throne]을 진짜 많이 들었어요. 디테일한 걸 다 들으려고 했어요. 근데 처음엔 제가 [Watch The Throne]을 되게 안 좋아했어요. ‘뭐 이런 앨범을 냈을까?’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더 깜짝깜짝 놀라게 되더라고요. ‘와 이 앨범 진짜 좋은 앨범이구나’하고 뒤늦게 깨달아서 [Behind The Scenes] 작업을 하면서 되게 많이 들었었고, 자켓 느낌도 약간 비슷한 느낌이 있어서 그런지 [Watch The Throne]가 저희 앨범의 레퍼런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되게 깜짝 놀랐어요. 사실 저희끼리 ‘야 우리 [Watch The Throne]같은 앨범을 내자’라는 얘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거든요. 제가 [Watch The Throne]을 듣고, 그런 얘기는 좀 했었어요. ‘[Watch The Throne] 들어보니까 이런 부분이 멋있더라.’정도 얘기는 했어요. 그리고 블랙 히피(Black Hippy) 쪽 음악을 즐겨 들어요.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나 스쿨보이 큐(Schoolboy Q) 음악에 되게 빠져있어요. 믹스테잎을 많이 들었었고. 그리고 요즘은 키웨인(KeY Wane)이라고, 프로듀서인데 빅션(Big Sean)의 ‘Memories (Part Ⅱ)’라는 곡이랑 믹밀(Meek Mill)의 ‘Amen’이라는 곡을 만든 사람인데 그 프로듀서 비트가 너무 좋더라고요. 그 프로듀서의 믹스테잎이 있어요. 그거 많이 듣고 있어요. 그리고 메이백 뮤직 그룹(Maybach Music Group) 요즘 너무 잘 나가고 너무 음악 잘하잖아요. 메이백 뮤직 그룹의 [Self Made Vol.2]도 많이 듣고 있어요. 


E: 저도 팔로가 듣고 있는 것들 다 듣고 있고요. 특히나 위즈 칼리파에게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요. 그리고 최근에 나온 나스나 프랭크 오션(Frank Ocean). 프랭크 오션은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처음 나왔을 때 정말 완전히 충격적이었어요. 저는 딱 그정도?






LE: 요즘 프랭크 오션의 앨범이 되게 화제인데, 앨범의 어떤 트랙을 제일 좋아하시나요?


E: 저는 "Think Bout’ You"가 아무래도…


P: 저는 "Super Rich Kids"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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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두 분이 30대신데, 사실 대한민국에서 30대는 안정을 찾아가는 나이대라고들 많이 인식하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20대에는 많이 놀고, 30대에는 직장을 찾고 결혼으로 해야 된다.’같은 류의 말들을 싫어하는 데요. 근데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이라는 직업은 그런 말들에 비춰보면 불안감이 많은 직업이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살짝 언급하는 “Yeah”라는 트랙이 앨범에도 있고요. 이제 갓 30대가 된 두 분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P: 제가 빠른 생일이라 어떻게 보면 굳이 따지면 스물아홉이지만 일단 기분은 서른이거든요. (웃음) 나이를 먹는다는 게 되게 슬픈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사람은 영원을 항상 염원하잖아요. 항상 아름다운 것도 영원하길 원하고, 기쁨도 영원하길 원하고. 어쨌든 영원하길 원하는데 사실 인생사라는 게 영원한 게 없잖아요. 그래서 그런 면에서 되게 슬픈 기분이 들어요. 되게 많이 생각하는 건 저도 팔로알토라는 이름을 걸고 10년 동안 해왔지만, 제가 20대 초반 (음악을) 시작할 때 제가 받는 에너지랑 지금 받는 에너지랑은 완전히 다르거든요. 20대 초반에는 누가 뭐라고 하든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해야 하는 것을 강력하게 어필하고, 뭔가를 하는 것 만으로도 되게 에너지를 받았는데 지금은 그것만이 제 에너지가 아닌 거 같아요. 좀 다른 에너지가 필요한 거 같아요. 좀 더 다른 것들. 아무래도 그 동안 제가 해온 게 많이 있으니까 그거랑은 다른 에너지를 찾아야 되는 거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찾아가는 과정이 특히나 아티스트에게는 되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왜냐하면 음악을 대중들에게 들려주고, 그 사람들에게 즐거움이나 감동을 줘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냥 맨날 똑같은 삶을 살고, 맨날 똑같은 생각을 하면서 뻔한 틀 안에 갇혀 있으면 새로운 게 나올 수가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사고를 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그런 노력을 해야 하는 게 어떻게 보면 아티스트의 운명이고. 근데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라는 게 그런 거에 무뎌지거나 습득력이 떨어지니까 그걸 계속 떨쳐내야 되는 게 가장 힘든 거기 때문에… 저는 그래서 안정을 찾아가는 나이 이런 말들에 대해 압박을 많이 받고, 그런 생각이 많이 들지만 제가 적어도 음악을 계속 해야 된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그런 것들로부터 해방되어야 되는 거 같아요. 모든 사람들이 그래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제가 어떤 작품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입장이라면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으면 자유로운 음악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해요.


E: 우리나라에서 살면 Peer Pressure(군중심리)라는 걸 정말 무시 할 수 없잖아요. 30대면 적어도 어느 회사에는 취직되어 있어야 하고, 돈은 어느 정도 벌어놔야 하고, 몇 살에는 결혼을 해야 하고. 뭐 이런 것들이 사실 제가 가지고 있는 이 직업을 굉장히 많이 공격하거든요. 우리 엄마도 맨날 뭐라 그래요. 아빠도 그렇고. 저는 저를 진심으로 서포트해주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느끼거든요. 물론 그 분들이 다 저를 걱정해주셔서 하는 말들이고, 사회적 분위기가 그러니까… 음악하는 사람들은 그런 걸 진짜 많이 느낄 거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하기엔 너무 무책임한 거 같지만 뭐를 하든 끝까지 해보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약간 극단적으로 얘기한다면, 죽기 전에 후회는 안 할 정도로는 해봐야 되는 거 같아요. 이제는 누구 때문에 안되겠다,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안 되겠다 하는 건 지는 거 같아요. 자기가 ‘아 이제 난 할만큼 했어’라고 느낄 정도까진 해봐야 하는 거 같아요.






LE: 이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문제라고 볼 수 있는 게, 음원 종량제 폐지를 위한 움직임, 스탑덤핑 뮤직(Stop dumping music)이잖아요. 제 기억으로는 음악인들이 처음으로 노조와 비슷한 집단을 만들어서 투쟁을 하는 것 같아요. 혹시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아티스트 분들은 이 움직임에 참여를 하고 계신가요?


P: 저희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아티스트들의 다수가 스탑덤빙뮤직 세미나를 갔었어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당연히 그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생계가 달린 문제잖아요 저희한텐. 저희가 국가를 상대로, 대기업을 상대로 무리한 걸 요구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노력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거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이라 생각해요. 왜냐하면 저는 이게 직업이고 이걸 통해 먹고 사는 사람인데, 이걸 계속 해도 아무런 보상이 없으면 (답답하죠.) 아무리 ‘예술가는 돈을 신경 안 써야 돼.’라고는 하지만 예술가도 사람이잖아요. 저도 먹어야 살고, 사랑도 해야 되고, 사람도 만나야 되고 아무튼 이 현대사회에서 소비를 해야 되는 사람인데 우리가 공들인 작품에 대해서 보상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저희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분명히 바뀌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LE: 스탑 덤핑 뮤직에 대한 힙합씬의 반응은 힙합씬에 몸을 담구고 있는 플레이어로서 어떻게 느껴지나요? 


P: 그날 집회를 갔을 때, 랩퍼들이 제일 많이 참석한 거 같았어요. 랩퍼들 진짜 많이 참석했어요. ‘아, 이런 부분에 대해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오는 사람들이 많구나’느꼈어요. 힙합하는 사람들이 사회적인 문제나 어떤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 (의식이) 깨어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또 힙합음악이 되게 다른 음악들에 비해서 되게 솔직하고 적극적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해서 항상 SNS를 통해서든, 랩을 통해서든 그런 걸 계속 얘기할 수 있다는 게 되게 좋은 일인 거 같아요. 어떤 혹자들은 그런 것들이 너무 공격적이고 부정적인 에너지로 느껴진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런 사람들한텐 다 설명을 할 순 없지만 저는 그런 면에서 힙합 음악이 많은 사람들한테 뭔가를 알릴 수 있는 좋은 매체라고 생각해요.






LE: 앞으로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공연이나 앨범 발매 계획이 있으면 밝힐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말씀해주세요. 또 그리고 두 분의 앞으로의 인생의 대략적인 계획에 대해 살아가실 건지에 대해 물어보고 싶어요.


P: 일단 하이라이트 레코즈는 8월 18일에 부산에서, 그리고 8월 24일에서 서울에서 섬머 투어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어요. 그리고 예정으로는 비프리(B-Free)와 오케이션(Okasian)의 앨범이 나올 거 같아요. 비프리는 2집 앨범이 나오고 오케이션은 EP 앨범이 나올텐데, 둘 다 녹음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리고 그 사이에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다른 아티스트들의 싱글도 들어보실 수 있을 거예요. 하이라이트 레코즈에 워낙 아티스트들이 많은데 그 친구들이 다 너무 열심히 하고 있어서 쉴 새 없이 작업물을 쏟아내고 있어요. 어쨌든 큰 거는 8월과 9월에 비프리와 오케이션의 CD가 나온다는 것. 그게 중요해요. 그리고 앞으로는… 운영하는 입장에서 고민도 많이 하고 걱정도 많이 해요.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방송을 타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든 시대가 왔잖아요. 또 그 외에도 뭐랄까, 저는 그걸 보면서 많이 느꼈어요. 예를 들어서 형돈이와 대준이? 그 앨범이 히트를 치는 걸 보면서 느낀 게 ‘아직은 그래도 우리나라 대중들이 착하거나 유쾌한 걸 더 선호하고 좋아하는구나’였어요. 어떤 나라도, 어떤 인종도 유쾌하고 즐거운 걸 좋아하겠지만 우리나라는 특히나 그런 밝고 유쾌한 걸 좋아하는 거 같아요. 이건 절대 비판이나 비난이 아니에요. 그냥 현상을 제가 느낀 거니까. 근데 저희는 그런 걸 할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그런 거에 감동을 받거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걸 할 일이 없을 거란 말이에요. 그래서 저희가 하고자 하는 건 우리나라의 대중들이 아직 수용할 준비가 안되어 있는 부분들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편견을 깨나가야 하는 게 저희의 몫인데, 하여튼 그런 편견을 깨나가기 위해서는 꾸준히 저희들이 그런 움직임을 보여줘야 하고 저희들이 이 시스템에서 무너지지 않아야 하고 그래서 멋있는 걸 해야 되거든요. 근데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이 하이라이트 레코즈라는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어떤 원동력이 물질적인 부분이 크단 말이에요. 예를 들어서 사무실 월세를 내고, 직원 월급을 주는 일들이 끊기면 회사가 없어지는 거니까. 그래서 일단은 다들 인내심을 가지고 하다 보면은 우리가 받은 감동을 사람들에게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익숙해지게 만드는 게 저희들의 몫인 거 같아요. 저희가 방송 안 나가고, 못 생기고, (웃음) 무명이라서 언더그라운드에 있는 게 아니라 방송에 나오는 저 사람들이 하지 않는 다른 멋있는 걸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그런 걸 계속 증명을 못해내니까 ‘그냥 뜨고 싶어서 안달 난 놈들이 홍대에 있네’이런 얘기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거죠. 물론 멋있는 사람들도 언더그라운드에 존재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인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그런 역할을 해야 되는 거 같고 더 이상 안 뜬 놈들이 빌붙는 씬이 아니라 방송에서 볼 수 없는 멋있는 걸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그걸로 성공해서 이렇게 해도 멋진 삶을 살 수 있다라는 걸 대한민국에 보여주는 게 저의 최종 목표에요.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도 계속 자유로움을 추구하면서 Peer Pressure를 이겨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 다 동감하고 있어요. 그리고 거기다가 덧붙여서 제 개인적으로는 저랑 같이 하고 있는 하이라이트 레코즈와 언더그라운드의 많은 랩퍼들, 프로듀서들 이런 사람들이 진짜 멋있는 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다른 음악이 멋있지 않다는 건 아니고요. 아무튼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음악이 제일 멋있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계속 이렇게 밀고 나갈 거예요. 그러다가 아까 제가 말씀 드린 것처럼 ‘아, 이 정도면 됐구나’했을 땐 깨끗하게 OK할 거 같아요. (웃음) 끝까지 멋있게…






LE: 질문에 없어 하지 못한 말, 그동안 인터뷰를 하면 하고 싶었던 말이 있으시다면 해주세요.


P: 일단은 앨범 많이 들어주시고요. 맘에 드시면 소문 많이 내주시고, 그리고… 그 정도가 전부에요. 그냥 음악 좋아하시면 투자해주시고 서포트해주세요. 우린 자원봉사자들이 아니니까. 서포트해주시기 바랍니다.





LE: 인터뷰 수고하셨습니다.



인터뷰, 글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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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8.8 00:12

    도움되는 내용이 많은 알찬 인터뷰네요 더운 날씨에 고생많으십니다.

  • 8.8 07:51

    팔로알토&이보 화이팅!!!!! 하일라잇 화이팅!!!!!!

  • 8.8 15:08
    팔로알토의 톤 변화에대해 궁금했었는데 그런이유가 있굼요 전 개인적으로 p&q 이후의 톤이 좋
  • 8.8 16:28

    잘읽었습니다 언더에서 허쓸하는게 진짜 쉽지않은거네요;; 아직 안들었는데 앨범 사서 들어보겠습니다

  • 8.12 00:44

    인터뷰 잘 봤어요. 기대 이상으로 잘 들었습니다

    팔로알토의 보컬 시도가 색달랐는데 ㅋㅋㅋ 개인적으로 노래 못부르신다고 생각하지만 또 못부르는데로의 매력이 있는거 같아요 절대 듣기싫진 않더라구요 이보님이 음색이 너무 고우셔서그런가 ㅋㅋ

    앨범자켓이 꽤나 강렬해서 당황했었는데, 뭔가 앨범을 쭈욱 돌리면서 곡들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네요 이제


    개인적으로 Life Files... 가장 인상깊게 들었습니다


  • 8.12 00:47

    아 그리고 팔로알토님은 진짜 '오늘밤 놀자' 이런 주제도 유쾌하게 잘쓰시는거 같아요 ㅋㅋ


    많은 사람들이 몰리네 
    민증까 입장불가야 코흘리갠 
    우리가 얼마나 신나게 해줄지 
    기대가득한 여자들이 내게 묻지 
    몇시까지 놀거냐면, 
    아마 안끝날거야 너가 멀쩡하면 
    테이블잡은 너희 섹시해 더 

    연락처알려줘, 친해져 


    이 라인 진짜 맘에 들어요 ㅋㅋ

     

  • 8.17 19:30
    이번 앨범 잘 듣고 있어요~ 설명 듣고나니 다시 한번 앨범 꺼내서 자켓도 더 눈여겨보게 되네요ㅋ (좀 난해하다고 생각하긴 했는데ㅋ)
    20대 중후반 나이에도 들으면서 재밌게 들을수있는 음악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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