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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투미츄 (goodtomeetyou)

title: [회원구입불가]snobbi2019.10.25 16:10조회 수 4982추천수 2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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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투미츄(goodtomeetyou)는 2017년 지바노프(jeebanoff)를 영입함과 동시에 출범 소식을 알렸다. 레이블은 지바노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그의 여정에 동행했고, 지바노프는 2년의 시간 동안 더욱더 극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씬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이처럼 굿투미츄는 '아티스트에 대한 존중'을 대내외적으로 내세우며 음악 관계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한다. 2019년 확고한 개성과 매력을 지닌 세 팀의 아티스트를 동시에 영입할 수 있던 것도 이런 행보 덕분이 커 보인다. 더 많은 도약과 밝은 미래를 앞둔 굿투미츄. 힙합엘이는 이런 레이블의 행보를 궁금히 여겨 네 음악가, 지바노프(jeebanoff), 판다곰(Panda Gomm), 히피는 집시였다, 그리고 진저(Ginger)를 만나 긴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 



LE: 히피는 집시였다 분들을 제외하고는 힙합엘이와의 인터뷰가 처음이신 만큼, 회원분들께 인사 한마디씩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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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노프(이하 지): 지바노프(Jeebanoff)라고 하고요. 곡을 쓰고 노래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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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이하 진): 저는 싱어송라이터 진저(Ginger)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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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곰(이하 판): 안녕하세요. 저는 노래 만드는 판다곰(Panda Gomm)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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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 이런 거 해 줘야 해. 힙합엘이 회원분들 반갑습니다. 저희는 히피는 집시였다 입니다. 저는 히피는 집시였다의 보컬 셉(Sep) 입니다.

제이플로우(이하 제): 프로듀서 제이플로우(Jflow)입니다. 반갑습니다.





LE: 히피는 집시였다 분들은 방송이나 앨범이 나오고 나면 힙합엘이 국내 게시판에도 항상 반응이 있는 편인데요. 나머지 분들은 힙합엘이에 자주 들어오시는 편인가요?

지: 저 같은 경우에는 자주 들어가는 편이에요. 가사 해석이나 뮤비를 보고, 커뮤니티에는 잘 안 보는 편이고요. 제 얘기가 없기 때문에. (웃음) 보통은 거의 뮤비 해석 보려고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진: 저 맨날 들어가요. 어제도 갔다 왔어요.

지: 의외로 굉장한 힙합 팬이더라고요. <쇼미더머니>도 다 챙겨봤다고 하더라고요.

진: <쇼미더머니> 게시판도 있는데, 재밌어요. 그래서 어제도 보고 왔어요. 글은 아직 무서워서 못 썼어요. 다들 너무 댓글이 강하셔서… 저는 '눈팅족'이에요.

판: 저는 앨범 나오고 커뮤니티 엄청 열심히 봤어요.

지: 판다곰 같은 경우는, 진짜 베터리 닳는 게 초 단위로 닳을 정도로 계속 보더라고요. 제가 당일에 판다곰이랑 같이 있었거든요.

판: 그거 외에는 자막 뮤비랑 인터뷰 많이 찾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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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지바노프 씨가 영입되면서 굿투미츄(GOODTOMEETYOU)라는 레이블이 출범한다는 소식이 밝혀졌는데요. 그런 만큼 레이블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기사를 통해서 밝히셨어요. 이번에 세 팀의 새로운 아티스트 분들을 영입하는 데에서도 본인의 입김이 닿았거나, 관여하신 부분이 있었나요?

지: 굿투미츄는 저와 함께 만들어진 레이블이기 때문에, 레이블의 아이덴티티는 저와 엠타이슨(M.TySON) 형이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회사에서 전적으로 아티스트의 컨택이나 결정을 제가 할 수 있도록 해 주셨어요. 히피 형들도 제가 먼저 만나서 “그럼 우리 다시 한번 얘기를 해 볼까?” 이렇게 했었고요.

판다 같은 경우도 먼저 판다 앨범을 들었는데 너무 놓치고 싶지 않은 아티스트여서, 혹시 우리 회사랑 만나 볼 생각 있냐고 했었고요. 진저 같은 경우는 제가 먼저 안 가수는 아닌데, 이사님께서 저한테 추천해 주셨어요. 이사님이 여러 아티스트들을 추천하셨지만, 대부분 제가 생각하는 방향이랑은 안 맞는 분들이 되게 많았거든요. 근데 진저는 그렇지 않아서 좋을 것 같다고 했었어요.





LE: 그 당시에 기사를 보면 새로운 아티스트들을 계속 영입할 계획이 있다고 했었는데, 2년 만에 새로운 팀들을 영입하게 되었어요. 조금 늦어진 이유는 음악적 방향 때문이었던 건가요?

지: 아니요. 늦어진 이유라고 하면 단지, 저희가 아티스트들에게 연락을 하면 공개를 안 했을 뿐 다들 둥지를 찾았더라고요. 이미 회사가 있다든지, 준비 중이라든지. 그래서 성과를 얻지 못하다가 올해 초부터 다시 한번 계획을 시작해서, 이 세 팀이 뭉칠 수 있는 시기가 딱 맞아서 ‘이렇게 된 김에 한 번에 영입해서 몸집을 키워 보자’고 했죠. 타이밍이 맞았어요.





LE: 각 아티스트 분들은 굿투미츄라는 레이블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 계셨나요? 알고 계셨다면 레이블에 대해서 어떤 이미지를 갖고 계셨는지 궁금하거든요.

진: 저는 사실 회사를 아예 생각 안 하고 음악을 하던 사람이라서, 어느 레이블이 있는지 잘 몰랐어요.

지: 그냥 우리가 듣보라고 얘기를 해. (전원 웃음)

진: 아니야! 다들 지바노프는 알잖아. 히피는 집시였다 오빠들도 알고. 아티스트는 다 알고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저 혼자만의 음악을 하는 것 같아서 회사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못했죠. 그러다가 갑자기 연락을 주셔서, (레이블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 때 굿투미츄를 알았어요. 레이블에 있는 뮤지션 이름으로 처음 들었던 게 지바노프였는데, 제가 예전부터 지바노프를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티는 안 냈지만 혼자 설렜어요. 그 뒤에 (히피는 집시였다) 오빠들 이름 듣고, 판다곰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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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그럼 굿투미츄가 진저 씨에게 처음으로 계약 제의를 한 레이블이었던 건가요? 그전에는 다른 컨택은 없었나요?

진: 올해 초에 갑자기 다른 회사에서 연락이 조금씩 왔었는데요. ‘미팅은 하고 (계약)하지 않아야지 ‘라고 생각했었어요. (이야기도 안 듣는 건) 예의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다른 회사 분들과) 만나서 얘기도 들어 봤는데. 뭔가 저를 좋아해 주시기도 하지만, 저를 바꾸고 싶으신 분들이 많았어요. “지금의 너도 너무 좋지만, 이거보다 조금 더 밝고, 대중적으로 쉬운 음악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런 얘기를 들으니까 조금 마음이 쓰였어요. 그렇게 하다가 완전히 저를 바꿔버릴 것 같았거든요. 한 세 군데 정도 회사를 만나봤는데. ‘아, 역시 회사랑은 잘 못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다 저를 바꾸고 싶어 하셨거든요.

그래서 그냥 ‘(계약)안 하고 살아야지’ 생각하다가 굿투미츄에서 연락이 왔었어요. 사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냥 “지바노프가 있는 곳이구나” (전원 웃음) 했어요.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장르를 하는 곳이기도 하더라고요. 다른 회사들은 저를 ‘예쁜 요정 같은 애’로 바꾸려고 하더라고요. 근데 굿투미츄는 미팅도 편하게 하고, 제 음악도 너무 좋아해 주셔서 마음이 많이 열렸죠.

판: 저는 조금 민망하긴 한데… 지바노프의 엄청난 팬이었어요. 핸드폰을 맨 위로 올리면, 제가 캡처 했던 것 중에 지바노프가 무슨 회사를 들어갔다는 사진도 있어요.

지: 아, 진짜?

판: 그래서 굿투미츄의 존재는 충분히 알고 있었고요. 다른 레이블에서도 컨택을 몇 번 하긴 했는데 ‘아 어떡하지?’하고 있었는데 지바노프가 얘기하니까, 지바노프가 지금까지 잘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좋은 회사이겠거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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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지바노프 씨가 보증인 같은 느낌인데요. (웃음) 히피는 집시였다 분들은 어떠셨나요?

셉: 당연히 지바노프… (전원 웃음) 근데 저희가 원래 회사가 있었잖아요? 그 당시에도 같이 활동을 많이 했어요. “침대”라는 곡을 함께 했었고, 굿투미츄라는 회사의 존재도 당연히 알고 있었죠. 지바노프의 1인 기획사 정도로 인식을 하고 있었어요. 근데 저희가 계약이 끝나 갈 때, 조심스럽게 재민이(지바노프)가 저희한테 제안을 주더라고요.

저희가 재민이랑 같이 일을 해 보면서 그 회사의 분위기나 기조 정도는 느낄 수가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저희한테 긍정적으로 다가왔죠. 그래서 결정하게 된 이유도 있고요. 제가 재민이랑 엄청나게 깊은 관계는 아니지만, 같이 일을 하거나 몇 번 사적으로 만났을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개인적으로 느꼈던 건 굉장히 겉으로는 부드럽지만, 안으로는 강단이 있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친구가 만들어나가고 생각을 해서 계약을 하는 회사는 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이플로우 형도 한마디 해 주세요.

제: 저도 뭐… 동생이 그렇다는데. 저도 똑같죠. 뭐. 같은 팀이기 때문에 같은 생각을 합니다. (전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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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진저 씨와 판다곰 씨의 경우에는 인디펜던트로 활동하다가 정식으로 레이블과 계약을 맺게 된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가 클 거 같은데요. 소속 뮤지션으로서 회사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무엇이 있으실까요?

진: 저는 아직 제가 뭘 더 바라기보다는, 제가 잘 적응하고 잘해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판: 원래 저는 좀 찡찡대는 걸 받아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 (회사 분들이) 다 받아주셔서 더 바라는 게 없습니다. (웃음)





LE: 히피는 집시였다 분들도 또 다른 회사로 오셨으니까 다음 단계를 준비하실 것 같은데,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셉: 일단은 저희가 11월에 발매 예정인 정규 앨범으로 시작을 하는 거잖아요? 인터뷰나 다른 일을 하긴 했지만, 본격적인 활동은 음반을 내면서 시작하는 거니까, 그 이후에 더 느끼는 게 많을 것 같아요. 지금 단계에서는 더 바라고 아쉬운 점을 얘기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LE: 사인한 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각 아티스트분들이 생각하시는 굿투미츄라는 레이블만의 매력과 장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바노프 님 말고도 있을 거 같은데요. (웃음)

진: 저는 일단 가장 떠오르는 건 멋있는 사람들. 딱 ‘굿투미츄’ 하면 ‘아. 그 레이블 멋있잖아’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몇 주 전까지 아무 이름도 없이 혼자 활동하던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제 주변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제가 이렇게 갑자기 (이 사람들이랑) 같이 묶이니까 친구들이 “너 멋있는 사람들이랑 해서 너까지 멋있어 보이는 것 같아.” 이렇게 말을 해줬거든요.

판: 일단 다 (음악을) 너무 잘하셔서, 소속 아티스트들을 얘기하면 남들한테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분들인 것 같아서 되게 좋아요.

셉: 저희도 너무 좋고, 제가 딱히 덧붙일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 저는 계속 회사에 있던 사람이니까, 제가 외부인으로서 어떤 매력을 느끼는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고요. 판다가 한 말에 저는 동감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제가 다른 누군가한테 좋아하는 사람을 소개하는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적어도 지금 있는 사람들은 ‘좋아할까?’ 이런 생각도 아니고, ‘네 취향이 아니더라도 괜찮아. 내가 생각하기엔 멋있는 사람이야’라는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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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지바노프 씨는 각 아티스트들에게 어떤 매력을 느끼셨나요? 본인이 생각하는 각 아티스트들의 매력을 이 자리에서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 히피는 집시였다 형들 같은 경우에는, 저는 ‘형들처럼 국내에서 누구도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음악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어떤 사람이 너무 진지한 얘기를 하면 그 사람한테 딴죽걸기가 힘들잖아요. 워낙에 그 사람의 아이덴티티가 강하니까요. 근데 그게 단지 고집이 세다는 느낌이 아니라, 설득력 있으면서도 자기들의 세계관이 확실한 것 같아서 형들이랑 같이 하고 싶었어요. 

판다 같은 경우는, 처음에 판다 집에 놀러 가서 앨범 듣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든 거예요. ‘아 이 앨범은 너무 멋있다.’ 단지 곡이 좋은 것만이 아니었어요. 그날 판다가 저한테 곡을 쭉 설명해줬어요. 수록곡에 관한 내용, 정규에 담고 싶은 이야기 등을요. 들어보니까 오랜만에 ‘이렇게도 앨범을 만들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확 들더라고요. 그래서 판다한테 바로 물어봤죠. 회사랑 얘기하지도 않고, “너 생각 있으면 우리랑 같이할래?”라고 물어본 다음에 그다음 날 제가 바로 회사 A&R 형한테 “판다 잡아야 해요” 그랬어요. (웃음) 

진저 같은 경우에는… 어떤 음악을 들어도 저는 항상 '무게감'을 따지는 것 같아요. 멋있는 걸 하고 싶어서 멋있는 걸 한 거랑, 진짜 하고 싶은 얘기를 해서 그게 멋있다는 생각이 드는 건 다르잖아요. 근데 진저 같은 경우는 딱히 자전적인 얘기를 하거나 어떤 걸 해서 무게감이 느껴진 게 아니라, 음악 자체에서 ‘이 사람은 정말 자기 걸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가장 큰 매력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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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히피는 집시였다 분들은 판다곰 씨나 진저 씨를 이전에도 알고 계셨나요?

셉: 판다곰 같은 경우에는 힙합 씬에 있는 신예 프로듀서 정도로만 알고 있었고요. 진저는 저희가 전에 있던 회사에 한스커(Hanscur)라는 친구의 피쳐링으로 처음 알고 있었어요. 저희가 한스커라는 친구의 전 앨범에서도 작업을 해서 (진저를)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굿투미츄에 같이 들어오게 될 줄은 전혀 예상도 못 했고요. 그래서 저는 기분 좋았습니다. 알던 사람을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 느낌? 기본적으로 노래를 되게 잘하더라고요. 저는 근본이 없는 보컬이기 때문에, 항상 근본이 있는 보컬들을 들으면 ‘아 부럽다’ 이런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딱 근본이 있는 보컬이라서, 노래를 애초에 되게 잘하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원 웃음)





LE: 제이플로우 씨가 느끼시기에는 프로듀서 입장으로서 판다곰 씨의 음악에는 어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제: 일단 앨범이 나왔을 때 유튜브로 한 곡 정도를 들어 봤는데요. ‘되게 잘 뽑았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요. 그거에 대한 이유는 찾아가야 할 것 같아요. (웃음) 아직은 제가 섣불리 얘기할 순 없으니까요. 제가 곡을 제대로 들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들어보면 그런 포인트들을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근데 잘 뽑은 건 확실한 것 같아요. 한 곡만 들었을 때도 곡 만드는 전체적인 느낌이 좋은 것 같아요.

셉: 앨범 마지막에 “자장가”라는 트랙이 마지막에 있는 게 인상적이더라고요. 목소리는 여러 피처링진이 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마침표를 잘 찍어주는 연주 트랙이 있는 거잖아요. 그 부분을 듣고, 프로듀서로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생각하며 만든 앨범이라는 게 딱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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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그럼 역으로 판다곰 씨는, 프로듀서로서 제이플로우 씨의 음악을 들을 때 어떤 점이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판: 저는 평생 따라 하지도 못할 음악 같아요. 분위기나 연주를 하시는 것도 그렇고요. 제가 악기를 다룰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요. 너무 고급스러운 음악 같아서, ‘나는 평생 못 하겠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LE: 각자 매력을 지닌 분들이 뭉쳤네요. 이제 굿투미츄라는 레이블 단체로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있을까요? 회식을 갖는다거나…

지: 최근에 생각보다 잦게 회식을 하는 편이라서… (전원 웃음) 촬영 날 모였던 이후로 회식이 두, 세 번 정도 있었어요. 벌써. 그리고 또 우리 회사에 과장님이 결혼하셔서... 이번 주에 또 회식 하지 않을까요? (웃음)





LE: 단체 콘서트 같은 것도 생각하고 계시나요?

지: 아직 멤버들이랑은 얘기를 한 적은 없는데, 회사 A&R 형이랑은 단체 콘서트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봤어요. 근데 이게 콘서트로 가는 그림이 괜찮을지… 왜냐하면 판다 같은 경우에는 프로듀서의 영역에 있으니까요. 음악을 틀어주는 그림 이상의 무언가를 판다 역시도 보여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꼭 모든 멤버가 같이해야 한다는 그림을 가져간다면, 각자 어떤 걸 해야 할지에 대해서 얘기하는 중이에요. 그래서 그건 차후에 생각할 것 같아요.

올해의 계획이라고 하면, 지금 판다 앨범 나온 걸 시작으로 각자 다 앨범이 준비되어 있어요. 저도 정규 나와야 하고, 히피도 정규 나와야 하고, 진저도 EP 나와야 하고. 일단은 저희의 앨범으로 굿투미츄도 힘을 받고, 굿투미츄 서로의 힘으로도 각자의 앨범에 힘을 받게 하는 게 지금의 목표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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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이제 지바노프 씨부터 개별 질문으로 넘어가 보도록 할게요. 지바노프 씨가 굿투미츄에 들어간 지도 2년이 지났어요. 본인이 생각했을 때 레이블에 들어가기 전과 지금의 지바노프 씨는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예를 들면 음악적인 관점, 취향이라든가 앨범을 만드는 방법에 있어서 배운 점이 있었을 수도 있고요.

지: 음악을 하는 데에서 관점은 아마 회사가 없어도 변했을 것 같고요. 그냥 계속해서 새로운 음악을 듣고 접할수록 변하는 것 같아요. 대신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저는 회사랑 합을 맞출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인디펜던트로 있을 때는 뭘 부탁을 하고, 뭘 받아야 되는지 감이 안 잡히는 거예요.

거기에 적응하는 게 좀 오래 걸렸어요. 지금은 서로 힘을 온전히 받기 위해서 맞춰야 할 시기라든지, 제 일을 언제쯤 끝내고 언제쯤 넘겨줘야 하는지, 그런 업무적인 합이 좀 맞는 것 같아요.


LE: 업무적으로 합이 맞는다고 하셨는데, 알기로는 2018년에 작품 3장을 계획했던 거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EP [주마등 : 走馬燈] 말고는 나오지 않았는데, 이건 회사와 합이 안 맞았기 때문인 건가요? (전원 웃음)

지: 이렇게 불화설을… (웃음) 그런 건 아니고요. 그때 제가 얘기했던 세 가지가 엘라이크(L-like)라는 프로듀서 친구랑 하는 좀 올드스쿨한 앨범을 만들어 보고 싶었던 게 있었고요. [주마등 : 走馬燈]이 있었고, 정규를 내고 싶었어요. 그렇게 세 장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엘라이크와의 앨범은 진행 중에 [주마등 : 走馬燈]을 준비를 하기 시작하면서 (작업을 멈추게 되었어요) 제가 [주마등 : 走馬燈]에 쏟은 마음이 너무 커져 버렸거든요.

그래서 다른 걸 할 정신도 안 들고 너무 힘들어서, 윤정이(엘리이크)한테 조금 나중에 하자고 얘기를 했는데. 어떻게 보면 흐지부지된 게 맞긴 하죠. 그때 한창 윤정이랑 달아올랐을 때 진행했어야 하는데… 제가 EP를 준비하면서 윤정이한테 스케줄을 못 맞춰서 그렇게 무산이 됐고요. EP [주마등 : 走馬燈]이 나온 뒤에 그때 계획했던 나머지 하나의 정규가 인제야 나오게 된 거죠. 그때도 10월에 내겠다고 했었는데(웃음). 저분들(히피는 집시였다)은 대단한 분들이에요. (전원 웃음) 

저는 항상 EP를 냈던 사람이니까요. EP는 아티스트 입장에서 되게 재미있는 요소인 것 같아요. 배출을 조금 더 편하게,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이라면 제가 생각하는 정규는 명함이라고 생각했어요. 앞서 발표한 저의 EP들을 안 듣고도, 이 앨범만 들려줘도 ‘지바노프는 이런 음악 하는 사람이구나’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무게를 싣는 것도 너무 많아지더라고요. 원래는 그냥 제가 쓴 곡이 저다운 곡이 되는 거였는데, 이런 생각이 한 번 들고 나니까 이게 너무 안 되는 거예요. 점점 스스로 ‘나다운 게 뭐고, 사람들이 나를 왜 좋아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곡을 쓰고, 그래서 엄청나게 꼬이더라고요. 그렇게 뱅뱅 돌다가이제 드디어 내게 된 거죠. 같은 10월이긴 합니다. 1년이 늦어졌을 뿐. (전원 웃음)





LE: 첫 정규앨범 이야기를 하셨는데, 레이블에 들어와서 EP를 두 장 내셨어요. 그중에서 [KARMA]라는 EP를 통해서 대중과의 접점을 잘 찾은 듯한 인상을 받았어요. 본인도 알앤비이긴 한데, 팝적인 구성도 있다고 말씀하시기도 했고요. 실제로 음원 성적도 나쁘지 않아서 직접 체감하시는 게 있을 것 같은데, 좀 예상했던 결과였나요?

지: 예상보다는 기대했던 부분은 있지만, 결과는 아니었죠. ‘내 음악을 이렇게까지도 많이 들어줄 수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 앨범이 대중과의 접점이 있었던 이유는 주제인 것 같거든요. 음악적으로 주제를 가지고 ‘이런 느낌으로 앨범을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으로 만든 게 [so fed up]과 [For The Few.]였어요. 근데 [KARMA]는 사랑이라는 주제 자체가 대중적이다 보니까, 음악도 사랑 노래를 했을 때 어울리는 비트를 찾다 보니까 그렇게 가게 된 것 같아요.





LE: 당시에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라든가, 다른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정말 갑자기 생각나서 여쭤보는 건데,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Tears” 부른 거는 사전에 협의가 되어있던 건가요?

지: 사전 미팅을 할 때 작가님께서 스쳐 가는 얘기로 “중학교 때는 무슨 노래를 부르셨어요?” 이러셨어요. 제가 진짜 높은 목소리였거든요. 지금도 아예 남성스러운 목소리는 아니긴 한데, 당시엔 저희 누나랑 같은 목소리여 가지고 노래방에 가면 제가 부를 수 있는 남자 노래가 없었어요. 그래서 맨날 여자 노래만 찾아서 듣다 보니까 김현정 씨 노래 부르고, 별 누나 노래 부르고 그랬어요. 그렇게 빽빽 지르는 노래를 좋아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사전 인터뷰를 할 때 김현정 님 “멍” 이런 거 부르고, “tears” 불렀다고 하니까. 오케이 “tears” 이러고 넘어가셨던 게 바로 그 상황이 된 거예요. “MR은 저희가 준비하면 될까요?” 이러셔서 “아, 네… 네…” 이렇게 진행된 거죠. (전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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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레이블에 들어가시고 나서 두 번째 EP [주마등 : 走馬燈]을 발표하셨어요. 앨범 소개에도 나와 있듯이 지바노프 씨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기도 했어요. 발매 당시에는 이런 이야기를 하기 힘들어하시는 것 같아서 넘어갔었는데, 이번 인터뷰에서 조금 풀어주실 수 있을까요?

지: 지금은 충분히 괜찮고, 저도 올해 4월 16일에 인스타그램에 올렸거든요. 작년에는 그 앨범에 관해서 얘기를 할 수가 없었던 게. 완전 앨범에 빠져 있던 저를 회사 A&R 형이 조금 꺼내주신 거거든요. 저는 이 얘기를 세상에 꼭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형이 “조금 위험하다, 시기적으로 인터뷰를 하거나 뭘 하게 됐을 때 이게 마케팅으로 보일 수 있으니까 좀 자제하자”라고 했었고, 저는 ‘아 맞네’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혹여 저의 소중한 이야기가 ‘이걸로 장사한다’라는 이미지로 되고 싶지 않았죠. 그래서 뮤비를 내지도 않았고요. 

물론 (뮤직비디오) 미팅을 갖긴 했어요. 최근에 “We(OUI)”랑 “B.T.N” 했던 뮤비 감독 형들이었는데, 그분들과 만나서 학교에서 학생들이 있는 모습이랑 작품의 스토리를 10분짜리 페이크 다큐 느낌으로 찍어보자고 얘기하기도 했었거든요. 그런데 결국에 무산했던 이유가, 이슈가 되는 게 저한테는 좋은 부분일 수 있지만 ‘그게 과연 저희 고모부한테도 좋은 부분일까?’라는 생각도 했었고요. 그래서 그때는 얘기를 아껴 뒀고, 1년이 지나고 나서야 저도 SNS 글을 통해서 알릴 수 있게 된 거죠. 어디 인터뷰에 나가서 얘기하는 것보다, 저한테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보통 저를 팔로우하고 계시니깐요.





LE: 앨범 커버 같은 경우에는 코피를 흘리고 있는데, 의미하는 바가 있나요?

지: 의미하는 건 딱히 없어요. 저는 항상 바퀴주(bakijoo)라는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도트 아트를 하는 친구랑 같이하고 있는데, 원래 퀴주의 그림들이 그래요. 오히려 저도 퀴주 인터뷰를 보면서 그 궁금증을 해소했죠. 퀴주 그림은 항상 피가 흘러있고, 맞아 있고, 다 깨져 있고, 되게 너드한 애들이 쥐어 터져 있을 때가 되게 많아요. [so fed up] 때부터 상처도 있었고, 그게 쭉 이어진 것뿐이지.

[주마등 : 走馬燈]이기 때문에 그걸 한 건 아니에요. 제가 따로 요구한 것도 없는데, 그냥 애초에 코피가 있었어요. (웃음) 그림을 받았는데 이미 코피가 있었고, 그게 어색하지 않았던 건 제가 원래 이 친구의 그림이 그런 걸 알거든요. 진짜 10개 중에서 7개 이상이 코피가 있다고 알고 있거든요. 아무튼 [주마등 : 走馬燈]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자면, 그 앨범은 세월호 사건 때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던 저희 고모부에 대한 이야기고, 그 이야기를 당시에는 하지 못했죠. 어떻게 얘기를 하기가 어렵더라고요.





LE: 두 장의 EP처럼 본인이 느꼈던 생각과 자신의 기억을 토대로 한 가사를 주로 선보였던 편인데, 올해 발표한 두 장의 싱글 “B.T.N”과 “We(OUI)”도 본인의 사랑에 대한 경험을 담아내신 건가요?

지: 네. 그렇죠.





LE: 그렇다면 이전에는 EP 단위로 작업물을 발표하시다가, 두 장의 싱글로 발표한 이유가 있나요?

지: 그거에 대한 이유는 되게 간단해요. 원래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작년 10월에 정규를 발매하려고 한 상태여서, 당시에도 작업한 곡이 열 몇 곡 있었을 거예요. 근데 아직은 그걸 앨범으로 묶기에 완성도가 떨어져서 곡을 쓰던 와중이었는데, 10월이라는 발매 시기를 놓쳤잖아요. 그래서 너무 긴 텀이 될 것 같아서, 앨범에서 좋은 걸 몇 개 빼서 싱글로 ‘지바노프의 지금의 상태는 이렇습니다’ 정도의 소식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었죠.




LE: “We(OUI)” 같은 경우에는 소금(sogumm) 씨가 피처링하셨는데, 솔로 버전도 수록하셨어요. 그렇게 하신 이유가 따로 있나요?
 
지: 솔로를 굳이 수록한 이유는 따로 없어요. 원래 솔로로 만들었는데 그 당시에 회사 형들이 “이걸 여자 보컬이랑 같이 하면 어떨까?”라는 제안을 해 주셨어요. 그것도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사랑 얘기를 할 때 보통 제 입장에서만 풀 때가 많거든요. 그러다 보니 가끔 여성 팬분들이 “아 지바노프랑 아는 사이면 한 대 쥐어박고 싶다”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전원 웃음) “너무 일방적으로 남자의 사랑 얘기를 한다”라는 피드백이 있어서, 그런 이유라면 다른 친구랑 같이해도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소금이한테 연락을 했었어요.

그런데 소금이가 그 의도를 알고 한 게 아닌 데도, 되게 속 시원한 여자의 입장에서 가사를 써 줬어요. 그것도 되게 마음에 들었죠. “이미 건넌 강 뒤돌아보지 말라”면서, 저를 호되게 혼냈습니다. (전원 웃음) 당시에 저는 그냥 어떤 내용의 가사인지 정도만 말했고, 어떻게 써달라고 얘기한 건 없어요. 이런 내용이고, 이 안에서 네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해 달라고 했는데. 딱 그렇게 써 주더라고요. 그게 소금이 스타일인 거 같아요. 실제 성격이랑도 비슷하고요.





LE: 레이블에 들어가신 뒤에 공개한 뮤직비디오나 트레일러 영상을 보면 주로 홍콩과 대만을 배경으로 담아내고 있어요. 그렇게 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지: 특별한 이유가 있진 않고, 다른 아티스트분들도 많이 생각하실 것 같은데, 새로운 게 눈에 들어오면 관심이 갈 수밖에 없잖아요. 더군다나 [주마등 : 走馬燈] 트레일러 같은 경우에는 저도 나오지 않고 오로지 로컬의 피사체만 담기는 영상이었거든요. 그래서 ‘한국이라면 너무 익숙한 그림이지 않을까?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서 캠코더 하나랑 필름 카메라 들고 혼자 배낭 여행을 떠났어요.

온종일 귀에 [주마등 : 走馬燈] 앨범만 꽂고 걸어 다녔어요. 음악이 나올 때 제 눈에 담긴 걸 담고 싶어서, 사진 찍고 영상도 찍으면서 제 음악을 질리도록 들었어요. 3박 4일 여정 중에서 3일을, 진짜 하늘에 맹세코 14시간 이상 걸은 것 같아요. 버스도 안 타고 계속 골목길만. 여행 목적도 아니었으니까, 그냥 계속 구불구불 가서 눈에 담긴 것들을 찍어 왔죠.





LE: 그게 어릴 적에 홍콩 영화나 중국 영화를 봤던 기억을 녹여낸 건가 싶었는데, 그런 건 아니었군요?

지: 네. 주마등 트레일러 같은 경우는 그런 건 전혀 없고, 단지 진짜 제가 음악을 들으면서 느낀, 제 눈에 들어온 것들을 같이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출발점이었죠. 다만 “We(OUI)”랑 “B.T.N”은 그 방향이 맞을 거에요. 근데 제가 생각한 게 아니고 감독님의 취향일 뿐. 감독님이 그런 걸 되게 좋아하셔서요.





LE: 이후에도 여러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했는데, 협업하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요?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협업이나 배울 점이 있었던 콜라보 작업이 있었는지 궁금하거든요.

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음악을 들을 때 그 설명할 수 없는, 그 사람의 무게감이 있는. 사실 저도 모르겠어요. 그냥 그 느낌이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그 느낌들이. 누군가의 음악을 들었을 때 영어 가사이든, 불어 가사이든, 우리나라 말이든 음악을 들었을 때, ‘이 사람은 이 음악을 왜 썼을까?’ 궁금해지는 음악들을 되게 좋아해요.

제가 앨범을 대부분 레넌(LNNN)이라는 프로듀서 형이랑 같이 하고 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형이 보내주는 비트들을 들으면 가사가 전혀 없는 비트들인데도 항상 궁금해요. ‘이 형은 도대체 이걸 왜 썼지?’라는 생각들을 항상 하게 돼요. 그 생각을 하다 보면 제가 그 이야기 속에서 가사를 쓰기 시작하거든요. 그래서 피처링을 고르는 기준 역시도 그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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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이제 가장 중요한 첫 정규 앨범 발표를 목전에 둔 상황이에요. 어떤 앨범이고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간략하게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 앨범 제목 역시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저는 앨범에서 항상 스토리텔링 하는 걸 좋아하고 재미있어했는데, 사실 정규 앨범을 너무 오래 준비하다 보니까 이번엔 그게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는 스토리텔링적으로 조금 배제를 하려 하고 있어요. 제목은 [Good Thing]으로 생각을 했어요. 제목이 “Good Thing”인 곡도 있고, 사랑에 대한, 연애에 대해 얘기를 하는 곡이 꽤 많아요.

그 대신, 제가 항상 했던 그 치정 로맨스, 슬픈 이별 곡들이 많지가 않아요. 제가 원래 사랑을 이야기하는 노래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절대 안 써요. 가사에서 진짜 많이 표현해 봐야 좋아한다는 표현이거든요. 이 전까지는 가사에서 한 번도 사랑이란 단어를 써본 적이 없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엄청 많이 썼어요. 그런 단어 표현이나 제 마음을 조금 더 확실하게 얘기하는 듯한 앨범이 될 거 같아요. 원래는 그냥 ‘둘 사이가 어떻다, 우리는 재미있게 논다’는 가사로 연애를 푸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제 마음에 대해서 푼 게 많아서 [Good Thing]이라는 좀 긍정적인 의미가 있는 제목을 택했어요.





LE: 이런 지금의 사랑, 느끼는 감정들을 어떤 느낌의 사운드로 풀어내셨는지 살짝 이야기해 주신다면 어떤 느낌인가요? [so fed up]같은 경우는 얼터너티브 알앤비였다면 [For the Few.]는 딥하우스 계열, 이번에는 또 다른 장르를 담아내셨을지 궁금하거든요.

지: 얘기는 할 수 있어요. 근데 감 잡기는 힘드실 것 같은 게, 이게 트랩이거든요? 앨범 전반적으로 트랩이 되게 많아요. 근데 트랩이라는 장르를 들었을 때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트랩 음악들이 있잖아요. 그게 아니기 때문에 조금 애매해요. 그런 류가 아니에요. 전체적으로 조금 더 빈티지하고 아날로그한 사운드를 쓰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그 가운데서 드럼 킷을 대부분 다 트랩 킷으로 바꿨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리듬의 결 자체가 트랩인 경우가 되게 많아요. 그래서 앨범에서 느껴지는 장르적인 느낌은 힙합의 느낌이 엄청나게 강할 거예요. ‘지바노프가 힙합을 표현했다.’ 정도의 앨범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LE: 지바노프 씨 만의 트랩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쇼케이스 파티도 하셨는데, 앨범 발매 후의 계획이 있으신가요? 음감회도 하신다고 들었거든요.

지: 네. 다음 주 화요일에 음감회를 계획하고 있고요. 음감회도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떤 방향으로 어떤 분위기로 흘러갈지 아직 감이 안 와요. 제가 노래를 해본 적은 많지만, 제 노래에 대해서 그렇게 각 잡고 설명해 본 적이 없어서 그것도 기대되는 부분이고요. 아무튼 음감회 외에 발매 이후 계획은 아직 없어요. 이후에 리스너 분들의 반응이나 취향들을 고려해서 뮤비를 찍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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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다음은 판다곰 씨의 차례인데요. 일단 인터뷰가 처음이시다 보니까 이런저런 정보들을 찾아봤어요. 많은 내용이 있진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진부한, 나중에 가면 뻔하게 들으실 질문부터 드려야 할 것 같아요. 판다곰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신 건가요?

판: 일단 아무 의미 없고요. 제가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 랩을 하려고 시도를 했었는데, 그때 친구들한테 녹음물을 들려주잖아요. 그럴 때 무슨 가사가 판다곰이라고 들렸나 봐요. 그래서 자칼(Jackal)이라는 친구가 저를 계속 '판다곰'이라고. '판다곰'이 뭐냐고 놀렸는데, 듣다 보니 어감이 예쁘길래 썼어요.





LE: 동물 판다를 좋아하시거나 그런 건 아닌가 보네요?

판: 네. 오히려 저는 이름을 짓고 나서부터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LE: 판다곰 씨를 검색해보니까, 2014년 힙합 크루 그랑프리 우승팀인 ‘파운틴헤드’의 프로듀서라는 소식과 2016년 크루 제이코비즈(Jay Co Bees)에 합류한 기사가 나오더라고요. 이제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하셨지만, 오래전부터 음악을 해오신 것 같은데. 언제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된 건가요?

판: 제가 콘서바토리를 다녔어요. 거기서 자칼이라는 친구를 만났고, 2014년도 정도에 그 친구가 “같이 랩을 해 보지 않겠냐”고 해서 스무 살 때 세 명이서 학교를 그만두고 랩을 시작했어요. 스물한 살 때는 제가 아예 음악을 안 하다가, 스물두 살 때 ‘비트를 찍어야겠다’고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LE: 그때 당시에는 래퍼이셨던 것 같은데, 힙합 관련 전공을 하셨던 건가요?

판: 래퍼 지망생이였어요. 원래는 작곡과로 들어갔는데, 인디 밴드 음악을 되게 좋아했죠.





LE: 콘서바토리를 들어가려면 실용음악 입시 준비를 하셔야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떻게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실용음악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판: 저는 엄청나게 안 좋은 초심을 갖고 있는 게, 가족들이 다 미술을 하거든요. 부모님도 미술을 하시고 형도 미술을 해서, 저는 어릴 때 사람은 크면 그림을 그리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저도 당연히 미술을 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고등학교 때 보니까 미대를 들어가려면 공부를 잘해야 되더라고요. 공부를 잘해야 실기를 볼 수 있더라고요. 근데 제가 공부를 너무 못해서, 바로 포기하고 아빠가 “그럼 너 뭐 할래?” 이런 식으로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네이버에 ‘성적 안 들어가는 대학’을 치니까 실용음악과가 나왔어요. (전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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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그전까지는 음악을 직업으로 가져야겠단 생각을 전혀 안 하셨던 건가요?

판: 되게 좋아하긴 했지만, 이걸 직업으로 해야겠단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LE: 그렇다면 원래 밴드 음악을 좋아했다고 하셨는데, 어떤 밴드의 음악을 즐겨 들으셨나요?

판: 일단 검정치마를 되게 좋아했고요. 몽니, 제이레빗(J Rabbit), 윤종신 님 음악도 너무 좋아했어요. 그래서 랩도 허클베리피 님 피노다인(Pinodyne) 하실 때나 기리보이 님 데뷔하셨을 때 너무 좋아했고요.





LE: 올드 스쿨(Old School) 힙합 같은 건 언제부터 듣기 시작하신 건가요?

판: 그런 건 스물두, 세 살 때 공부하려고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직 올드 스쿨 같은 음악을 막 감상하지는 못하고요. 근데 잘해보고 싶어서 공부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LE: 프로듀서로 곡을 만든 건 언제부터인가요? 랩을 할 때도 곡을 직접 만드셨던 건가요?

판: 만들긴 했는데. 스물둘까지는 일단 트랩, 붐뱁을 구분 못 하는 상태로 하던 거라, 그냥 연습 정도로 했던 것 같아요. 곡을 만든다기보다는 로직을 다루는 법을 알았다는 정도?





LE: 언제부터 프로듀서로 전향을 하게 되신 건가요?

판: 저는 꿈이 그냥 멋있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프로듀싱을 하는 걸 옆에서 “잘한다, 잘한다.” 해주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제 눈에도 랩 하는 모습보다 노래 만드는 모습이 좀 더 멋있었던 거 같아요. 멋없는 건 하지 말자는 식으로 랩은 관두게 된 거고요. 그냥 프로듀싱하는 게 랩보다 더 잘했던 것 같고, 적성에 더 맞았던 것 같아요.





LE: 혹시 공연하시는 거에 대한 어려움이 있으셨나요?

판: 네. 제가 낯을 많이 가려서요.





LE: 보통 프로듀서분들은 국내외의 프로듀서들이 곡을 만드는 걸 보고 그걸 계기로 시작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는데, 판다곰 씨 같은 경우에는 영향받은 프로듀서분이 있으실까요?

판: 코드쿤스트(Code Kunst) 님을 되게 좋아했고요. 그리고 저는 창모 형이 노래 만드는 걸 되게 리스펙 해서, 창모 형도 많이 따라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스물한 살, 스물두 살쯤에 비트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창모 형한테 레슨을 받았어요. 창모 형이 당시 살던 덕소 집에서 레슨을 받았어요. 





LE: 2016년에 오피셜 믹스테입 [놀이터]를 발표하셨던 거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음원사이트에서 찾아볼 수가 없어요. 앨범을 내린 이유가 있나요?

판: 한 달 전쯤에 부탁을 해서 내리게 됐는데요. 일단은 너무 못해서 못 들어주겠고. 판다곰이라는 아티스트를 알려고 음원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맨 먼저 [놀이터]가 나오잖아요. 그게 너무 부끄러웠어요. 없는 게 낫겠다고 생각을 해서 내리게 됐습니다. 사운드도 그렇고 생각하는 것도 그렇고, 장르의 이해도나 너무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LE: 사운드클라우드 커버 아트워크를 보니까 그려주신 분이 아빠라고 적혀 있던데, 아빠가 아버님 맞으신가요?

판: 네. 그게 아빠가 해 주신 거고요. [놀이터] 아트워크는 저희 형이 해 줬어요.





LE: 두 분 다 미술을 하신다고 했는데, 전시회도 하고 그러신 건가요?

판: 네. 근데 말씀드려도 모르실 거 같아요. 아버지는 아예 화가에 가깝게 활동을 하시다가 지금은 교수님 하고 계시고요. 형은 취업했을 거예요. 사실 안 친해서. 근데 이번 앨범에도 형이 많이 도와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리릭 비디오나 프리뷰 영상 같은 걸 제가 급하게 부탁했는데 욕은 욕대로 먹고 하루 만에 작업물이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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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2017년에는 릴러말즈(Leellamarz) 씨의 첫 정규 앨범인 [Y]에 참여하면서 씬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셨어요. 또 웨이사이드 타운(Wayside Town)이라는 크루에 속해 있는 거로 알고 있는데. 릴러말즈 씨와의 만남과 크루 입단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해 주실 수 있나요?

판: 오피셜 믹스테입을 내기 몇 달 전에 제가 자칼이랑 같이 있었는데, 그 친구한테 릴러말즈가 연락을 한 거예요. “같이 얼굴이나 보자” 해서 만났는데, 만나서도 제가 낯을 되게 많이 가려서 친해질 생각도 안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릴러말즈가 엄청 활발하고 기가 세고 그렇잖아요. “넌 뭐 하는 거 있어?” 이래서 제가 이거 (믹스테입) 낼 거라고 하니까 “비트 남는 거 있어?”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하나를 들려줬는데 걔가 그 자리에서 가사 쓰고 다음 날 제 작업실 와서 녹음해서 수록하게 됐어요.

그때부터 연이 닿아서 릴러가 미국 가기 전까지 했던 거의 모든 녹음을 저랑 같이하고, 그러던 와중에 [Y]가 나왔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부터 웨이사이드 타운 이야기가 있었는데, 저는 ‘친하다고 굳이?’ 이런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당시에는 안 들어간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작년인가? 올해 초에 갑자기 효은이 형이 연락이 와서 “우리 같이 멋있는 거 해보자”고 또 제안을 하더라고요. 추가적으로 민겸이(릴러말즈)가 생각하는 그림도 너무 멋있어서 결국 함께하게 된 것 같아요.





LE: 저희 게시판에서도 보면, 웨이사이드 타운의 존재는 아는데 어떤 구성원으로 이뤄졌는지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핵심 멤버분들을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판: 일단 릴러말즈랑 얼피셔(UrbFisher)라는 동생이 있는데 걔네 둘이 아마 클래식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일 거예요. 현재는 많은 사람이 함께 속해있어요. 저랑 릴러말즈랑 해쉬스완(Hash Swan), 김효은, 애쉬 아일랜드(ASH ISLAND), 제이씨 유카(Jayci yucca)나 토일(TOIL)이 형, 김미정이라는 애도 있고요.





LE: 릴러말즈 씨와는 하루 만에 곡이 나왔다고 하셨어요. 이른 시간 안에 작업을 할 수 있는 판다곰 씨만의 비결이 있나요?

판: 저 같은 경우에는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제가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려면 물론 오래 걸리겠지만, 제가 그림을 그려 놓으면 주변에서 많은 분이 도와주세요. 저는 그림 만드는 속도가 빠른 거고, 곡이 완성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아요. ‘허슬’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도 민망한 게, 제가 릴러말즈라는 친구도 너무 옛날부터 봐 왔고 홍원이(영비)도 봐 왔는데 얘네가 너무 (작업량이) 쩔잖아요. (전원 웃음) 제가 감히 허슬이란 단어를 쓸 수가 없는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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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영비 씨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영비 씨의 솔로 작품, 특히 [Stranger]에 참여해서 인상적인 프로덕션을 선보이셨어요. 보통 영비 씨와의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영비라는 아티스트가 가진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판: 일단, 영비가 무슨 프로젝트를 기획하면 저희 집에 들어와서 같이 살고 지내요. 그래서 그냥 아침에 눈 뜨고 서로 할 거 없으니까 전 컴퓨터에 앉고 홍원이는 소파에 앉아요. 그렇게 그냥 좋은 노래를 듣다가 “할까?”, “네”. 저희는 그런 게 너무 자연스러워진 거 같아요. 그리고 어떻게 작업을 하기보다 대화를 되게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이 친구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뭐에 빠져 있는지. 그리고 그 친구도 저에 대해서 이해도가 있으니까 굳이 곡에 대한 설명을 주저리주저리 안 하고, 그냥 서로 하고 싶은 걸 해도 어떤 한 프로젝트의 결은 벗어나지 않게 잘 진행하고 있어요. 

영비의 장점이라… 일단 첫 번째로 영비는 너무 잘하고요. 가창자로서의 영비는 할 말이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성격도 너무 좋고 형들도 잘 챙기려고 하고요. 저는 뭔가 사람의 말에서 배울 게 많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제가 홍원이한테 배운 것도 많은 것 같아요. 단호할 땐 단호하고, 유연할 땐 유연하게 상황을 대처한다든가. 홍원이의 세계관을 보면서 멋있다고 느낄 때가 많아서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요.





LE: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고 계신 것 같네요. 얼마 전에 첫 정규앨범 [Sleeptalking]을 발표하셨는데, 전체적인 앨범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판: 짧게 얘기를 하면, 제가 어릴 때 느꼈던 감정과 지금 느끼는 감정이 너무 달라서 이걸 영화처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 노래들이 OST처럼 들어갈 수 있게요. 영화나 웹툰 식으로 만들고 싶었고 제 노래는 그냥 배경음악 정도로 사용될 수 있게 만들고 싶었어요.





LE: 레이블에 입단하자마자 싱글을 발매하면서 개별 트랙에 집중하면서 임팩트를 주는 경우도 있는데, 판다곰 씨는 바로 첫 정규앨범을 발표하셨어요. 싱글이 아니라 정규 단위의 앨범을 발표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판: 제 생각에는 프로듀서가 곡을 내는 건 굳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프로듀서가 작업물을 내는 것 자체가 특이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활동을 하는 거니까, 싱글을 내는 건 사실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 또, 앨범 자체가 회사랑 얘기를 하기 전부터 이미 거의 완성이 돼 있던 상태였거든요. 저는 그냥 빨리 내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엄청나게 찡찡댔는데... 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원 웃음)





LE: 영화 음악을 말씀하시기도 했는데, 앨범 전반부와 후반부가 대비되는 스토리텔링이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것들을 어떻게 구상한 건지, 전반적으로 앨범의 작업 기간은 대략 어느 정도 걸렸는지도 궁금해요.

판: 스토리는 작년에 생각을 다 해 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작년부터 준비하려고 했는데 제 능력 부족도 있었고, 이걸 제가 아티스트들한테 설명을 해야 하는데 그 방법도 모르고, 계속 혼자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다 보니까 어려웠던 것 같아요. 앨범 전반부 네 곡의 키워드는 옛날부터 갖고 있었거든요. 올해 초부터 아티스트분들한테 부탁하면서 완성한 것 같아요.




LE: 참여진 분들은 어떻게 섭외를 하게 되셨나요? 트랙마다 ‘이런 사운드에 맞겠다.’ 싶은 아티스트들을 섭외하게 된 건지, 아니면 주변 사람들과 같이하신 걸 수도 있고요.

판: 그거는 곡마다 달라요.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제가 횡설수설하게 말해도 알아들어 줄 만큼 친한 사람들이 너무 필요했어요. 그걸 비젼(B JYUN)이라는 친구랑 쿤디판다(Khundi Panda), 릴러말즈가 너무 잘 이해해줬어요. 그런 틀이 나온 상태에서 다른 피쳐링 아티스트들을 넣기 시작했어요. 지바노프 형님과 비젼이 “낭만”에 함께 하면 사운드가 예쁠 거 같아서 부탁을 드렸고요. 반면에 해쉬스완(Hash Swan)이나 빈첸(VINXEN) 같은 경우에는, 저는 그 친구들이 재치 있게 꼬집는 가사들을 잘 쓴다고 생각을 하는데, 딱 그런 트랙(“합장이모지”)이 있어서 바로 걔네한테 연락을 먼저 했었고요.

“아메리카노” 같은 경우에는 “돈, 명예, 섹스”라는 키워드로 곡이 진행되는데 릴러가 “돈”을 하고, 진영이(애쉬 아일랜드)가 “명예”를 하고, ‘이 마지막 키워드를 누구한테 부탁을 드려야 되나?’ 하다가 생각이 나서 연락을 드렸던 분이 오왼 오바도즈(Owen Ovadoz) 님이였어요. “새침데기”는 그 단어에 제가 머릿속으로 갖고 있던 이미지가 썸머소울(Summer Soul) 그 친구랑 너무 맞아떨어졌어요. 반대로 남자 관점에서 얘기할 수 있는 분이 필요했는데, 보사노바 기반 트랙이라 정기고 형이 생각나서 초면인데 제가 DM을 드렸던 거로 기억해요.





LE: 참여진한테는 이런 앨범에 대한 전반적인 스토리텔링을 공유하셨나요? 아니면 트랙에 대한 소개만 간단히 하는 정도였나요?

판: 앨범에 대한 스토리를 얘기해도, 가사를 쓰거나 곡을 완성할 때는 트랙에만 집중해달라고 요청을 많이 드렸어요. 사실 앨범에 대해 얘기를 할 새도 없이 그냥 진행된 경우도 있었거든요. 특히 pH-1님 같은 경우에는 홍원이 벌스만 있는 곡을 두 번째 벌스를 비운 상태에서 DM으로 피처링 요청을 드렸는데. 답장이 바로 와서 곡이랑 가사를 제가 바로 보내 드렸어요. 그랬더니 삼십 분인가? 한 시간 만에 그냥 녹음물로 보내주셨어요. 그래서 곡 설명도 제대로 못 드렸고요.





LE: “합장이모지” 같은 경우는 판다곰님이 사운드 디자인에 대해 이해도가 높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어요. 이 밖에도 각 트랙에서 어떤 사운드적 장치나 디테일에서 신경 쓴 부분이 있을까요? 

판: 곡의 흐름상 1번부터 4번까지의 모습이 있고, 6번부터 9번까지의 모습이 있는데요. 흑화란 말을 빌려 표현하면 흑화된 트랙들은 시그니처가 안 들어가요. 그래서 5번부터 10번 트랙에는 시그니처가 안 들어가요. 그리고 10번 트랙이 “자장가”라는 트랙이에요. 곡에서 혼란스러워하던 아이가 잠자리에 드는데, 피쳐링으로 안 적었지만 어떤 한 보컬이 뒷부분에서 노래를 불러요. 그게 소년이 잠에 들어서 꿈에서 어른이 되는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건너기 싫다고 투정 부리는 잠꼬대에요. 앨범 제목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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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피처링진으로 기재되진 않았지만, OBSN 씨나 엘라이크 씨 같이 여러 세션 분들이 참여한 거 같아요. 이 자리에서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판: OBSN이라는 친구는 지금도 열아홉인데, 열일곱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고요. 기타를 너무 잘 치고 애가 예뻐서 제가 되게 좋아하는 동생인데, 저희 집에 자주 놀러 오거든요. “새침데기”라는 트랙 같은 경우에는, 제가 “나 이런 곡을 보사노바로 만들고 싶어. 코드 좀 만들어줘.” 해서 거의 OBSN이 만든 노래고요. 코드도 걔가 만들어주고 기타도 많이 짜줬어요. 그런 식으로 제가 도움을 많이 받는 친구예요.

엘라이크 누나 같은 경우에는 “새침데기”라는 곡이 갈피를 못 잡을 때, 제가 어떻게 보면 되게 무례하게 부탁을 드렸거든요. 그냥 곡 보내고 “누나 이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피아노 좀 쳐주세요.” 이런 식으로 부탁을 드렸는데 바로 보내주셨어요. 그래서 ‘진짜 멋있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케첩(Catchup)이라는 베이스 치는 형은 그냥 위층 사는 같은 크루 형이고요. 그 크루 형이 소개해준 콘트라베이스 치시는 박형주 님도 계시고, 피아노 치시는 강은파님도 계시고요. 그리고 믹스를 아예 올데이포리얼(allday4real)이라는 형이랑 같이 해서 도움도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위층에 방자라고, 저랑 공동 작곡으로 상당히 많이 들어가는 형 도움도 정말 많이 받았어요.





LE: 보통 프로듀싱을 하실 때 가장 염두에 두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판: 결국에 하고 싶은 얘기를 잘 전달하는 게 제일 중요하고, 그게 제가 할 일인 거 같아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게 하는 만드는 게 프로듀서라는 거죠. 메시지가 아니라 사운드일 수도 있고, 가사의 내용일 수도 있고요.





LE: 이제 마지막 질문인데요. 솔로 앨범 외에 또 준비하고 계신 다음 작업물이나 곧 발표 예정인 것들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판: 제 이름으로 안 나오는 작업물들은 되게 많고요. 제 이름으로 나오는 작업물은 릴러말즈랑 같이 앨범을 하나 준비하고 있어서 합작 앨범이 하나 나올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머리를 안 쓰고 EP를 내 보고 싶어서 그것도 준비하고 있어요. 올해는 절대 안 되고, 내년 4월 안으로 나오면 다행이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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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다음은 히피는 집시였다 멤버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힙합엘이와의 인터뷰 이후, 작년에만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셨어요. 몸풀기용 질문이긴 한데, 혹시 이렇게 허슬하실 수 있는 비결이 따로 있나요?

제: 한 해에 두 가지의 앨범 주제가 떠올라서, 두 장을 내도 되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만들었던 것 같아요. 2018년에 생각한 주제들이니까, 2018년 안에 전부 마무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던 거죠.





LE: 3집 [빈손] 같은 경우에는 EP로 나올 수도 있었을 분량이었는데, 정규 3집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잖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제: 앨범의 곡 수는 적지만, 앨범이라는 포맷이 가져다주는 무게감이라고 할까요? 그 무게감이 곡 수와 상관없이 정규 앨범 정도의 값어치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그만큼 무게 있는 내용이 들어간 앨범이니까요.

셉: 사실 (앨범 포맷을 어떤 걸 할지) 저희끼리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그래도 마지막에 형이 정규 앨범으로 내자는 결심을 한 모양이더라고요. 앨범 수록곡이 총 일곱 트랙인데, 여덟 번째 트랙으로 1번~7번 트랙을 전체로 이은 트랙을 넣어볼까? 이런 고민도 했었어요.

제: 원래는 그래야 앨범이 완성될 거로 생각했어요.





LE: 확실히,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의 유기성이 정말 돋보이는 프로젝트였던 것 같아요. 새삼 이렇게 완성도 높은 프로젝트를 계속 발표하고 계시다는 게 놀랍기도 한데요. 음악 작업은 여전히 운동하듯 하고 계시나요?

제: 아, 그럼요. 끊임이 없습니다. (웃음) 오늘 같은 날만 아니면, 이렇게 나오는 날이 아니면 집에 있는 게 제일 행복하고… 운동하고, 음악 만들고. 제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그냥 하는 거죠. 제일 행복해요. 밖에 나오면 피곤하고 힘들어요. 집에서 음악 만들고, 음악 듣고 하는 게 제일 좋아요. (LE: 지금도 벌써 지치신 기색이…) 네. 지금도 힘들어요. (전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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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그렇게 완성된 최근 작품이 [언어]와 [빈손]이었는데요. 이제는 장르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좀 진부하지만, [언어]는 ‘아시안 얼터너티브’의 완성된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해요. 반면 [빈손]은 그 모습을 도리어 파괴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느낌이 들었고요. 두 장의 앨범에서 의도했던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혹시 앨범 외적으로 하고 싶으시던 이야기가 있나요?

제: 일단 음악적으로는 다 풀어냈어요. 

셉: 네. 그렇지 않으면 형이 앨범 발매를 안 해요.

제: [언어]의 핵심적인 포인트라고 하면, 일상에서 나는 소리가 있잖아요. 그런 소리가 음악으로 변형되는 느낌을 담고 싶었어요. 가령 “불꽃놀이” 같은 트랙을 들으면 햇(드럼) 소리가 그래요. 저는 이펙트, 사운드 디자인을 하면서 이게 불꽃이 터지는 소리처럼 느껴졌어요. 그런 것들의 접점을 찾은 거죠. 이런 것들이 하나의 언어가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사운드를 엮은 앨범이죠.

[빈손]은 더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있어요. 커버부터 까무잡잡하고, 어둠의 기운이… (웃음) 우리가 가진 실체, 마주해야 하는 순간들을 담아낸 음반을 만들고 싶었어요. 당연히 많은 분이 즐기시지는 않을 법한 음악인데, 이런 것들도 뭔가 만들어놓는 게 의미가 있지 않을까. 제가 나이가 들어서든, 다시 들어봤을 때든. 제 음악적 행보를 이어가면서 하나쯤 내놓았어야 하는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느낌을 우리 한국에서도 음반으로 표현할 수 있다. 아무래도 동양적인 사상과 많이 엮여 있기도 하고요. 순환이라는 포인트 자체가요.





LE: 동양적인 느낌을 이야기하셔서 짚고 넘어갈 텐데, [빈손]은 뉴에이지(New Age) 사상이 담고 있는 느낌과 비슷한 것 같아요. 뉴에이지의 사상 자체가 도교의 정신과 맞닿아 있잖아요. 어떤 앨범이라던가, 참고했던 표본이 있나요?

제: 어떤 표본을 내밀면서 제가 만든 작품을 설명하기는 좀 애매한 것 같아요. 일단 [빈손]의 주제 자체가 좀 광범위해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빈손이 되는 순간들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작품인 거죠. 셉한테 어떻게 가사를 써라, 그런 것도 주문하지 않았고요. 자연스럽게 평소처럼 작업을 진행했어요. 다만 제가 사운드를 더 세심히 만진 거죠.

우리가 빈손으로 살아가는 걸 인정하기 쉽지 않잖아요. 그런 것들이 희망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앨범 (사운드) 자체가 무겁고, 어둡게 표현이 된 것 같아요. 나중에 이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나이가 되거나 한다면, 같은 [빈손]이라는 제목의 앨범을 내도 분위기가 훨씬 밝아지지 않을까요? 지금의 제가 받아들이는 빈손은 절망적이고, 허무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느낌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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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제이플로우 씨는 짱유 씨와 이전부터 깊은 인연이 있었잖아요. 와비사비룸으로 팀 활동을 하기도 했고, 최근 앨범 [KOKI7]를 프로듀싱하시기도 했고요. [KOKI7]의 작업 과정은 어땠나요?

제: [KOKI7]은 사실 작업한 지가 꽤 된 앨범이에요. 제가 작업 1순위를 히피는 집시였다의 음악으로 두는데, 작업을 하다 보면 히피는 집시였다에 넘길 수 없는 곡들이 나올 때가 있어요. 그런 것들을 짱유와 함께 풀어보면 재밌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앨범이 [KOKI7]이에요. 지금도 짱유가 ‘KOKI’ 시리즈를 또 작업하고 있습니다. 내년 발표를 목표로 잡고 있고요, ‘KOKI’ 시리즈를 이어나가려고 해요.





LE: 짱유 씨도 MNET <쇼미더머니 8>을 통해 더욱 주목받았고, 퓨처리스틱 스웨버(Futuristic Swaver), 우주비행(WYBH) 크루의 디노프(DNOPF) 등, 아발란채(AVLX) 크루의 멤버들이 씬에서 활약을 하고 있어요. 현재 힙합 리스너분들 중에서는 아발란채 크루를 잘 모르는 분도 많을 듯한데요.

제: 아발란채는 현재 스타렉스(Starex) 크루에 있는 매그닉(!magnic!)이란 친구가 부산에서 만든 크루죠. 짱유와 프로듀서 돌이도 함께 시작했고요. 제가 서울에 살 당시에 부산에 내려갔는데, 그냥 재밌어 보이는 거에요. (웃음) 그래서 “야 나도 할래!” 그렇게 들어가게 된 크루인데… (전원 웃음)

셉: 그냥 재미로 같이 하자 해서 합류한 케이스죠.

제: 사실 대부분의 멤버가 그렇게 합류했어요. 그냥 서로 형 동생이니까 죄다 같이하자고 꼬드겼죠. 와비사비룸 같이 했던 에이뤠(ARwwae)도 그랬고, 디노프도 그랬고…





LE: 디노프 씨와는 어떤 인연이 있는 건가요?

제: 디노프는 제 고향 동생이에요. 김해 친구죠. 저희 세대 때는 지방마다 힙합 하는 사람이 열 손가락 안에 꼽혔어요. 서로 다 알게 될 수밖에 없었죠.

셉: 그러면 그 동네에서 방구 좀 뀐다(?) 싶으면 다 아는 거네.

제: 그렇죠. 김해 힙합 후배, 김해 힙합 라이벌이었죠. 저희 아발란채 크루 멤버들 여전히 다 잘 지내고, 항상 응원해요. 계속 연락도 하려 하고요.

셉: 요즘에 짱유가 인스타그램이든, TV에도 조금씩 나오는데, 저는 너무 흐뭇해요. 개인적으로 너무 감동적이에요.

제: 고생을 너무 많이 한 친구라서… 그 친구가 최근에 또 시원하게 고기 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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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제이플로우 씨는 프로듀서로서, 짱유 씨 말고도 다른 아티스트와 준비 중인 프로젝트가 있나요?

제: 곡 작업은 여러 분들이랑 많이 하고 있고요. 일단 저는 히피는 집시였다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올해는 여기에 올인할 예정이에요. 내년에는 다른 분들과 본격적인 협업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요즘에는 아예 신인인 친구를 픽업해서 합작 앨범을 만들면 신선하고, 재밌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하고 있어요. 프로듀서들이 해줄 수 있는 역할 중 가장 좋을 것 같기도 하고요.





LE: 최근의 경우로 치면, 케니 비츠(Kenny Beats)가 리코 내스티(Rico Nasty)를 업어 키운 느낌이랑 비슷한 그림일 수도 있겠네요.

제: 네. 한국에는 그런 시도가 되게 적었던 것 같아서, 제가 그냥 총대를 메고 해볼까 생각도 하는 중이에요.





LE: 최근 작업물을 들어보면, 셉님의 보컬이 확실히 물이 올랐다는 느낌이 들어요. 커리어 초기와 비교해서, 현재 보컬이나 음악적 감각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요?

셉: 여러 가지 경험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기술적인 노하우가 생긴 것 같아요. 제가 원체 근본이 없는 보컬이기 때문에…

제: 보컬리스트로 음악을 시작한 게 아니니까.

셉: 네. 보컬리스트로서 결여된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부분이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채워지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좀 들고요. 음악적으로는... 히피는 집시였다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합이 더 능숙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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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히피는 집시였다는 여러 알짜배기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함께하고 있잖아요. 짱유 씨, 소금 씨, 화지 씨, 여기 계신 지바노프 씨와도 함께했고요. 협업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아티스트는 누구였을지도 궁금했어요.

제: 일단 각자의 커리어가 있는 분들이잖아요. 그래서 우열을 가릴 순 없고, 아티스트마다 특별하게 느껴진 지점이 하나씩은 있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우리 곡에 들어왔을 때 얼마나 재밌어질까, 이런 생각을 먼저 했죠. 그래서 요즘도 피쳐링 작업을 의뢰하거나 받을 때 엄청나게 설레요. 과연 어떤 음악이 나올지. 항상 함께 작업할 때 설레는 아티스트와 작업하는 것 같아요. 보컬 아카펠라가 넘어오잖아요? 그러면 좀 짜릿한 기분도 들어요.

셉: 그래도 그중에 기억에 가장 크게 남은 사람이 있지 않겠어요?

제: 정말 다 기억에 남아서 뽑기가 힘드네요. 셉이 너는 있어?

셉: 저는 3집에서 함께한 소금 씨. 처음 (아카펠라 파일을 전달받았을 때) 되게 강렬했어요. 제 추천으로 참여하셨지만, 정말 상상 이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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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또 최근에는 싱글 “대화”를 발표하시기도 했어요. 이례적인 싱글 단위 작업물이라 의아한 면이 있기도 했는데, 어떤 의도를 가지고 발표한 싱글인가요?

제: 저희가 항상 앨범 단위로 발매를 해왔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스스로 갇혀버리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았어요. 이렇게 한 곡 한 곡 풀어내는 아티스트들도 많잖아요. 그래서 저희한테 새로운 시도를 한 거죠. 또, 작업물을 발표하는 데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으려는 연습이기도 하고요. 싱글 한 곡도 그 자체로 되게 의미가 있는 거니까요.





LE: 정규 앨범도 곧 발표될 예정인 거로 알고 있어요. 신보에 대해 살짝 이야기해 주셔도 좋을 것 같은데요.

제: 일단 열심히 만들었고요, 앨범 제목은 [불]이에요. 저는 되게 흔한 걸 주제로 많이 삼는 것 같아요. 그런 요소들을 계속 지켜보면서 얻게 되는 감정도 많고요. 예전부터 존재해왔던 요소잖아요? 그런 것들이 담고 있는 가치가 엄청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불]이라는 타이틀도 여러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셉: 이번에는 가사로나, 보컬적으로 특별히 의도한 부분은 없어요. 그런데도 만들어놓고 보니까 상당히 괴기하더라고요. (웃음) 여러 방향으로 뾰족뾰족하다고 할까요? 고슴도치 같은 앨범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후반 작업에서 다듬어지는 부분이 많으니까, 최종 결과물은 다 끝나 봐야 알 것 같아요.

제: 힙합엘이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앨범 제목입니다. [불]!





LE: 또, 작년처럼 연말 공연을 진행하신다는 이야기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제: 일단 저희가 단독 쇼케이스를 계획 중이고요. 김오키 형이랑은 크리스마스 때 또 한 번 뭉쳐야 하지 않을까요? 항상 같이하면 이게 재밌거든요. 올해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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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마지막으로 진저 씨와 이야기를 나눠볼 차례입니다. 아무래도 아직 많은 정보가 없어서, 기본적인 질문을 많이 여쭤볼 것 같아요. 나중에도 많이 들으실 질문이겠지만, 왜 활동명을 ‘진저’로 지으셨나요?

진: 제가 본격적으로 곡을 작년에 발표하려 했을 때, 그냥 본명은 너무 평범했거든요. 그래서 친구한테 지어달라고 부탁을 했죠. 저희가 같이 카페에 있었는데, 제 뒤에 있는 ‘꿀에 절인 생강’ 메뉴를 보고, 친구가 “너 ‘진저’ 되게 잘 어울려, ‘진저’로 해”… 그렇게 결정된 거예요. (웃음) 제가 되게 좋아하는 친구가 지어준 이름이라, 그 친구가 어울린다고 한 거면 다들 그렇게 생각하겠지 하는 믿음도 있었고요.





LE: 생강을 평소에 좋아하셨던 건 아닌가 보네요?

진: 사실 제가 생강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 (웃음) 어떻게 의미를 붙여볼까 검색을 했는데, 그냥 몸에 좋기만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몸에 좋은 음악을 하겠단 정도로만 의미를 두고 있어요.





LE: 예전부터 여러 커버 곡도 공개하신 거로 알고 있는데,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진: 우선 저는 어릴 때부터 계속 노래를 좋아했고, 학생 시절에도 항상 노래방에 들르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막연하게 생각만 해왔죠. 어린 마음에 가수가 되겠다며 다짐했지만, 가수가 아무나 되는 게 아니잖아요. 얼굴도 예뻐야 하고, 춤도 잘 춰야 하고… 이런 생각에 그냥 공부에 매진했죠. 그러다가 대학을 실용음악과로 진학했는데… (전원 웃음) 아까 판다곰이 (실용음악과를) 이상하게 언급해서…

저도 성적을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했거든요. 그래도 너무 힘든 거예요. 일탈의 느낌으로 노래를 열심히 연습하고 있었는데, 제 이름을 지어줬던 그 친구가 실용음악과는 성적을 안 본다는 사실을 알려줬어요. 그 말을 안 믿고, 여전히 공부와 음악을 병행하고 있었는데 너무 억울한 거죠. 그 친구는 학교 끝나고 공부도 안 하고 계속 음악 배우러 가고, 저는 학원을 가야 하는 상황이 너무 싫어서요.

그래서 부모님한테 딱 한 달만, 아무것도 안 하고 음악에 매진해 보면 안 되겠냐는 부탁을 했어요. 그렇게 실용음악 학원에 등록했는데, 정말 (실용음악과는) 성적을 안 본다는 거예요. (전원 웃음) 그때 모든 학원을 다 끊어버리고, 노래에만 올인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열심히 보컬 연습을 하고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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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본격적으로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 생각은 그 이후였던 거로 보이네요.

진: 여기까지의 삶에서도 저는 ‘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노래를 부르는 행위가 전부였던 거죠. 점점 스스로 음악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가 부끄러워졌고요. 제가 스스로 음악을 한다기엔 항상 남의 음악을 커버했고, 앵무새처럼 따라 했으니까요. 그래서 늦게나마 자작곡을 쓰기 시작했어요. 스물다섯, 여섯쯤에요. 아직 곡을 쓰기 시작한 지 2~3년이 채 안 된 거죠. 곡을 쓸 용기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남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만 하며 살고 싶지 않았고, 그렇다고 다른 작곡가분이 저한테 주는 음악이 저한테 100% 마음에 든 적 역시 한 번도 없던 거죠. 그래서 남들과 옥신각신할 바에, 제 곡을 직접 쓰기 시작한 거예요. 이때가 정말 제가 음악을 시작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LE: 커버 곡 중에서는 특히 알앤비 장르의 곡이 많았던 것 같아요. 진저 씨의 음악은 어떤 스타일로 규정지을 수 있을까요?

진: 학원 들어가기 전부터 자넬 모네(Janelle Monae)의 음악을 접하게 됐어요. [The Archandroid]를 MP3에 담아서 계속 들었는데, 앨범 안에 정말 폭넓은 장르, 사운드가 담겨 있더라고요. 무엇보다 따뜻한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그때 잡혔던 취향이 지금까지 계속 이어진 것 같아요. 가요도 토이(Toy)의 음악처럼 서정적인 음악을 들었을 때 가장 와닿고요.

커버곡을 부를 땐 알앤비 음악을 많이 사용하는데, 제 음악을 만들 때 알앤비라는 장르를 의식하지는 않아요. 그냥 제가 살아오며 들었던 음악의 좋았던 점을 기억하며 만들려고 해요.





LE: 자작곡을 발표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도 있었을 것 같아요.

진: 첫 EP [Ginger Is Here]에 담긴 세 곡이 저의 첫 자작곡들인데, 지금 들으면 어리숙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처음이었으니까 믹스/마스터링 과정도 너무 힘들었고요. 제가 제 귀를 믿지 못하겠더라고요. 이 곡에 맞는 믹싱이 뭔지, 내가 좋아하는 사운드가 뭔지 모호한 상태에서 완성된 앨범이라 지금 들으면 아쉬움이 조금은 있어요. 그렇다고 부끄러운 작업물인 건 아니고, 다음 작업물이 얼마나 더 발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좀 부족해도, 저는 그때의 제가 좋고 숨길 생각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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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첫 EP에 대한 이야기를 더 이어가 볼게요. 어떤 내용을 담아내고 싶었던 앨범인가요?

진: 첫 EP 타이틀이 “Dawnlight”라는 곡이고, 나머지 두 곡까지 전부 한 사람에 대한 감정이 담긴 곡이에요. 첫 번째 트랙은 굉장히 불안한 마음을 담았고, 두 번째 트랙은 행복했던 부분을 담았고, 세 번째 트랙은 또 한 번 불안한 마음이 담겨 있는데, 사랑이라는 감정이 항상 완전하지 못하다 보니까 거기서 나온 불안한 마음이 드러난 것 같아요. 제 목소리를 처음 들으실 분들께서 편안하게 느끼실 곡이 “Dawnlight”라는 생각이 들어서 타이틀곡으로 선정했지만, 앨범에서 가장 말하고 싶었던 건 불안한 제 모습이었어요.





LE: 아무래도 편견이 있는 걸까요? ‘실용음악과 출신 보컬’이라고 한다면 보통 기승전결이 확실하게, 클라이맥스 부분에서는 완전 내지르기도 하는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오히려 [Ginger Is Here]에는 덤덤하고 편안한 느낌의 보컬이 담겨 있어요. 보컬의 운용에 영향을 준 아티스트도 따로 있을까요?

진: 저도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주변의 실용음악을 배우는 친구들과 지냈잖아요. 그런데 이 ‘실용음악’이라는 말이 누군가에게 폄하적인 표현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자랑스러운 말일 수도 있는데, 저한테는 뭔가 갇혀 있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에는 주위 친구들과 교수님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보컬이라 정말 재미가 없었거든요. 저 같은 사람은 너무 많고,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가 프랭크 오션(Frank Ocean), 시저(SZA) 등의 아티스트들을 접하게 됐어요. 지금도 너무 좋아하는 아티스트인 게, 노래도 정말 잘 하지만 그 기술적인 부분을 잊게 하는 뮤지션들이잖아요. 가사와 음악적인 부분까지요. 저도 이런 아티스트들을 들으면서 저만의 목소리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기승전결이 뚜렷한 음악보다, 정말 마음에 와닿는 음악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아요.





LE: 실제로 최근 싱글 “Happy Sad Carpet”에서는 단어 선택이 정말 세심하다는 걸 느꼈어요. 보통 단어 선택에 따라 사람의 성격도 드러나곤 하는데, 평소에도 세심하게 단어를 선택하는 편이신가요?

진: 제가 제 입으로 “저 세심해요”라고는 못 말할 것 같아요. 단어 선택도 무슨 사전에 나올 법한 걸 고르진 못하고, 그냥 제 머릿속에 있는 단어들을 사용하는 정도라서요. 다만 항상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고 싶은 사람인 것 같아요. 제가 불편하게 만드는 걸 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배려하는 마음이라기보다, 오히려 그래야 제가 편해서요. 그런 성격이 곡에 묻어나는 것 같기도 해요.





LE: 평소 작업 방식은 어떤가요? 가사를 먼저 쓰고 멜로디를 붙이는 편인가요?

진: 먼저 멜로디를 많이 만드는 편인 것 같아요. 그 위에 가사를 얹는 게 더 좋고 편하더라고요. 가끔 멜로디를 바꿀 정도로 정말 필요한 단어가 있긴 하지만, 제 악기는 목소리이다 보니까 대부분 가사 때문에 소리가 틀어지는 일을 피하는 것 같아요.





LE: 한스커를 비롯해서 여러 아티스트의 앨범에도 참여한 거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이루어진 협업인가요?

진: 한스커님께 갑자기 작업 제의 메일이 왔어요. 평소에도 한스커 님, 프로듀서 제이비토 님의 음악을 자주 듣고 있었기 때문에 얼떨떨한 심정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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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커버 아트에는 어떤 의도를 담나요?

진: [Happy sad carpet]의 커버 이야기를 해볼게요. 윗부분이 카펫이고, 아랫부분이 하늘이잖아요. 하늘 위의 카펫인 거죠. 저는 카펫에 관한 추억이 정말 많거든요. 카펫 위에서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거나, 잠이 들거나… 그때마다 느꼈던 행복함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너무 행복해서 슬플 정도로요. 이 행복이 깨져버릴까 봐. 그런 느낌을 스케치해서 작가님께 전달해드렸죠. 그랬더니 예술 작품 급의 커버가 나와버려서 (너무 좋았어요)





LE: 또 새 EP를 발표할 예정으로 알고 있어요. 발표될 EP, 그리고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관한 이야기도 마지막으로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진: 열심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완전히 갈아엎은 프로젝트에요. 예전에 써놨던 것도 좋지만, 새 둥지가 생긴 만큼 더 좋은 앨범을 만들고 싶어서요. 물론 힘을 주거나 멋있는 척을 하고 싶다는 건 아니고요. 테마를 설명하자면, 제 삶에서 제가 사랑하는 장면들을 나열해서 풀어놓는 앨범이 될 것 같아요. 친구에 대한 곡, 어머니에 관한 곡, 연인에 관한 곡, 강아지에 관한 곡 등이요. 올해 12월 정도에 발표될 것 같아요. (LE: 공연에 관련해 준비하고 있으신 건 없나요?) 네. 아직 공연에 관해서 회사에서 말씀을 안 해주셨어요. 공연은 진짜 잘 할 수 있는데, 멘트를 잘 못 할 것 같아서… 그래도 열심히 하다 보면 공연도 할 수 있겠죠…?





LE: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 네 분 인터뷰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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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Geda, snobbi(녹취, 윤문), JANE(녹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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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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