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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블루(Bloo)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8.11.20 18:07조회 수 11510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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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 777>이 끝난 후, 메킷레인 레코즈(MKIT RAIN Records, 이하 메킷레인)의 두 구성원을 중심으로 전개된 판에는 장르 팬들의 시선이 한가득 몰려 있다. 그만큼 불어난 몸집과 스포트라이트를 유지하기 위해 레이블 전체가 머리를 쥐어짜고 있을 거라 예상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블루(BLOO)는 되려 가장 자기다운 작업물을 툭 던지며 그 무엇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무심하게 돌아왔다. 'BLOO IN WONDERLAND'라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답게, 시끌벅적한 시선보다는 자신의 길을 찾는 데에 더욱 집중해온 것으로 보이는 블루. 그의 솔직한 이야기와 쿨하다 못해 차가운 인생관을 직접 듣고 왔다.




LE: 힙합엘이 회원분들께 간단히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릴게요.


B: 안녕하세요. 저는 메킷레인에 소속되어 있는 래퍼 블루입니다.





LE: 처음이니까 가벼운 이야기부터 해 볼게요. 얼마 전에 끝난 <쇼미더머니 777> 마지막 회에서 잠깐 등장하셔서 팬들이 반가워하셨어요. 그때 <쇼미더머니 8>이 방송되면 나갈 거라는 뉘앙스의 말을 하셨던 거로 기억해요. 정말로 참가하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해요.


솔직히 지금까지는 별생각이 없긴 해요. 딱히 거절하는 것도 아니고, 딱히 나가겠다는 것도 아니에요. 형들이 방송하는 거를 보니까 확실히 얻는 것도 많고, 잃는 것도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현재는 별생각이 없어요.






LE: 얻는 건 누가 봐도 확실히 많은데, 잃는 건 어떤 게 있을까요?


아무래도 방송에 계속 보이니까 이미지 소비 같은 게 있겠죠. 사실 메킷레인 레이블 자체가 그렇게 인간미를 뿜어내는 편이 아니었잖아요. 게다가 방송에서는 자기가 원하지 않는 말이 나가고, 원했던 말이 안 나가기도 하니까 그런 데서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니면 방송에서 보니까 ‘실제로는 저러네?’ 하면서 실망할 수도 있구요. 방송에 나온 모습을 좋아해 주시면 당연히 좋지만, 어느 정도 리스크도 있다고 생각해요.






LE: 만약에 나간다고 가정을 했을 때, 어디까지 올라갈지 예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나가면 TOP3 안에는 가지 않을까 싶어요.






LE: 우승도 혹시 노려볼 생각인가요?


I don’t know. 그런데 우승이나 이런 거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은 별로 없어요. 왜냐하면, 아직 제 음악을 대중들이 잘 모른다고 생각해요. 여러 기회를 통해 알게 되면 충분히 좋아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LE: 이제 이번 앨범 이야기로 바로 들어가 볼게요. 이전에 저희 <7INTERVIEW>에서 다음 앨범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은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실제로 부담감을 느끼면서 이번 앨범을 작업하셨는지 궁금한데요.


사실 부담감은 없었어요. 뭔가를 만든다는 생각을 했을 때는 조금 부담이 되지만, 막상 만들기 시작하니까 별로 그렇게 부담을 갖고 한 것 같지 않아요. 그냥 재미있게 작업했어요.






LE: 만약 부담을 느낀다면 어떤 것들에서 부담을 느끼실까요? 부담감이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건지, 아니면 이전 앨범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건지 싶은데요.


일단은 둘 다인 것 같아요. 그 전 앨범의 타이틀곡인 "Downtown Baby"가 그렇게 잘 될 줄 몰랐어요. 대표곡이 될 정도로 거의 제 무기 중 하나가 됐죠. 잘 될 줄 몰랐던 노래가 잘 되고 나니까 다음 곡은 또 어떻게 해야 할까 싶었죠. 히트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곡을 썼던 적이 없고, 그런 생각을 하면 힘드니까요.






LE: 작업 기간은 어느 정도 걸렸나요? 작년 12월에 [Downtown Baby]가 나왔으니까 그사이에 계속 작업을 하신 건지 아니면 한 번에 끝내신 건지 궁금한데요.


한 번에 끝냈어요. 제가 미국에 4월에서 7월까지 있었어요. 그때 빅바나나(BIG BANANA)라는 형 작업실에 매일 가면서 거의 두 달 만에 앨범 작업을 끝낸 것 같아요. 5월에서 7월 사이에 뮤직비디오까지 다 끝냈어요.





LE: 되게 빠르게 작업하셨네요?


네, 작업실 공간이 되게 재미있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알던 사이니까 다 편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술도 마시면서 작업을 했죠. 앨범을 작업하자고 모여서 작업한 게 아니고 온 김에 곡을 쓰자는 분위기였어요. 그렇게 작업한 것들을 모아서 만든 거예요.






LE: 그 전에 4월에 발매된 싱글 ”Drink Slow Henny”가 있어요. 음원사이트 소개 글을 보면 이번 EP에 수록될 예정이었다는 말이 있는데, 원래 수록될 예정이었다가 빠진 건가요?


그게 사실은 이번에 발표한 [BLOO IN WONDERLAND]와는 다른 건데요. 원래는 헤네시(Hennessy) 쪽 앨범에 있었어요. 저는 크게 세 가지 블루가 있다고 생각해요. 기타와 록을 사랑하는 “Downtown Baby“ 쪽 블루가 있고, “Drive Thru”처럼 칠한 블루가 있고, “FRESH As F”, “Hennessy”, “싸가지” 같은 헤네시 쪽 블루가 있어요. 헤네시 풍의 앨범을 만들려고 하다가 어떻게 보면 마음이 변한 거죠. 더 이상 그 기분이 아닌 거죠. 그래서 작업을 하다가 결국에 다른 앨범을 만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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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그렇게 완성된 [BLOO IN WONDERLAND]의 타이틀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항상 랩을 시작했을 때부터 저희는 다 같이 했었어요. 영 크리에이션(Young Creation), 42, 메킷레인까지. 그러다가 제가 이번에 오랜만에 혼자 미국 본가에 가서 혼자 작업을 하게 됐는데, 누구의 피드백도 없이 오직 제 생각으로만 작업을 하다 보니까 좀 혼자 떨어진 기분이 들더라구요. 형들은 뭔가 막 하고 있는데 저 혼자 진짜 이상한 나라에 온 기분이 들더라구요. 예전에는 미국 본가에 가면 편했는데, 이제 다른 친구들을 만나도 재미가 없더라구요. 그러다 보니까 곡 작업만 하게 됐죠. 그런 상황 자체가 ‘여기가 미국인지 한국인지 잘 모르겠다. 진짜 이상한 나라에 온 거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해서 (제목을) 'BLOO IN WONDERLAND'라고 한 거예요.






LE: [Tony]나 [Downtown Baby] 같은 EP 단위의 작업물들과 비교했을 때, 이번 EP는 사운드적으로 어떤 게 바뀌었나요? 드럼 소리가 많이 바뀐 것 같더라구요.


일단 바나나 형과 비트와 믹싱, 마스터링 작업을 함께 해서 퀄리티 자체가 좋아졌어요. 비트의 타격감이 좋아졌다고 해야 하나?






LE: 내용적으로는 이번에도 이성과의 관계에서 많은 영감을 얻으신 것 같아요. 실제로 연애를 하실 때 어떤지 궁금해지는데, 누군가를 만날 때 우여곡절이 많은 편이신가요?


딱히 그렇진 않아요. 저는 연애를 할 때 기분이 좋으면 곡을 쓰지 않아요. 기분이 좋으면 데이트를 하고, 복잡하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때 주로 작업을 하죠.






LE: 그럼 평생 연애를 안 해야 뭔가가 잘 나오는 거 아닌가요. (웃음)


할 때의 복잡함이 있고, 안 할 때의 복잡함이 다르잖아요. (웃음)






LE: 솔직히 어떤 상황에서 더 작업이 잘 됐나요? 


아무래도 헤어질 때. 제일 힘들 때 앨범 작업이 잘 되는 것 같아요.




LE: 트랙리스트를 살펴보면, “I’m the one”이라는 곡이 있는데요. 들어보니까 기타 소리도 많이 들어가고, 록 사운드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곡인 거 같더라구요. 실제로 세션을 쓰신 건가요?


그 곡은 굉장히 많이 공들인 트랙이에요. 일단 바나나 형 작업실에 도착하자마자 “형, 나 기타리스트가 필요해”라고 해서 기타리스트를 구했어요. 그래서 처키 킴(chuckie kim)이라는 기타리스트가 놀러 왔는데, 바나나 형이 멜로디 라인이나 드럼을 찍어 주고, 그분이 기타를 얹어 주셨죠. 곡 구성을 세 명이 함께 짜고 바꾸면서 작업을 진행했어요. 어떻게 보면 다른 곡들이 제가 비트에 가사를 얹는 느낌이었다면, 그 곡은 진짜 콜라보를 한 느낌이었어요. 믹싱도 진짜 열심히 했구요. 저는 원래 믹싱을 열심히 하는 타입이 아니거든요.






LE: 로우한 느낌을 일부러 추구하는 건가요?


그렇다기보다는 제 목소리를 감추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음이 틀리면 그 틀린 감성이 좋아서 일부러 내버려 둬요. 굳이 음을 하나씩 맞춘다거나 하지는 않아요. 곡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요.






LE: 예전에는 타입 비트를 사서 작업한 것들도 많았어요. 그렇게 비트를 찾아다니는 게 힘들지는 않을까 싶었는데요.


힘들긴 한데, 저와 맞는 프로듀서를 찾는 건 또 더 힘들어요.






LE: 빅 바나나 씨와 좋은 합을 보여주시니까 아예 전담 프로듀서 개념으로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런 생각이 들긴 하는데, 아무래도 형이 워낙 바빠서요. 그래서 미국에 가면 그 스튜디오에 꼭 놀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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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빅 바나나 씨 말고는 잘 맞는다고 생각 드는 프로듀서가 따로 없나요?


빅 바나나 형이 꼭 저랑 잘 맞는다기보다는 형이 어떤 래퍼랑 해도 다 잘 맞는 거라고 생각해요. 워낙 비트를 찍는 센스부터 엔지니어링 기술까지 뛰어나요. 그리고 상업 음악을 하신 적도 있어서 퀄리티 자체를 높여버리거든요. “Downtown Baby” 한마디만 해도 타격감 있게 사운드가 빡 나오니까 녹음하는 게 되게 재미있어요. 사실 한국에서 프로듀서들을 만나면 어느 한쪽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트 센스가 좋으면 타격감이 떨어진다든가, 타격감이 있으면 비트 찍는 센스가 약간 부족하다든가. 그리고 저는 말을 하면서 에너지를 쏟는 게 싫어요. 기본적인 것들 있잖아요. “이거 드럼 빵빵하게 해 줘”라고 했는데,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거나 하면 스트레스인 거죠. 물론, 유명하고 잘하는 프로듀서분들도 많으시지만, 그분들은 이미 소속이 있고 하잖아요. 컨택을 해서 같이 하는 방법도 있지만, 한 프로듀서랑 오래 하는 그 매력이 더 좋아요. 서로 합을 알고, 제가 뭘 좋아하는지 아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같은 멋을 바라보는 프로듀서들을 찾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지금도 찾고는 있어요. 프로듀서를 찾는 게 제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구요.






LE: 아직 그런 분을 못 찾으셔서 가끔 비트를 구입해서 작업하시는 거겠네요.


유튜브가 편하긴 하죠. 제 모든 기분에 맞출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요즘은 말만 타입 비트지, 유명한 프로듀서들이 너무 많아요. 캐시머니에이피(Cash MoneyAP), 테일러 비츠(Taylor Beatz) 이런 애들은 메이저 아티스트들도 갖다 쓸 정도가 되니까. 진짜 시대가 변한 것 같기도 해요.






LE: 피처링 진에 관한 이야기도 좀 해보고 싶어요.


일단 피처링으로 니안(Niahn) 형이 있어요. 사실 제가 부탁을 했다기보단 앨범 하나를 작업해본 적도 있고, 심지어 빅 바나나 형이랑 셋이서 작업도 많이 해 봤어요. 그러다 보니 세 명이 함께 작업하는 거 자체가 이제는 많이 편한 것 같아요. 니안 형도 감성적인 래퍼라서 이번 작업에서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정말 거의 놀면서 했어요.






LE: 나플라(nafla) 씨도 비슷한 케이스인가요?


네, 나플라 형도 미국에 놀러 왔을 때 했어요. 제가 빅 바나나 형 작업실에 놀러 갔는데, 나플라 형이 있었나 그랬어요. 곡을 마무리하고 있는 상태에서 “형, 나 왔으니까 한 곡 더 쓰자”라고 했죠. 사실 제가 피처링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아마 래퍼 중에서 피처링을 제일 안 쓰는 편일 거예요.






LE: 본인 곡에 누가 들어오는 게 싫으신 건가요?


네, 회사에서는 마케팅적인 부분이나 이슈적인 부분을 신경 써야 하고, 팬들은 다른 아티스트와의 케미를 보고 싶어 하지만, 저는 곡을 쓸 때 ‘그 사람이 과연 이 무드를 알 수 있을까? 오히려 망치는 거 아닐까?’ 생각이 들곤 해요. 그리고 제가 부탁해 놓고 거절할 상황이 생기는 거 자체가 애매해서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부탁을 한 번도 안 해본 것 같아요.






LE: 반대로 블루 씨가 다른 사람의 곡에 피처링 할 때는 마음가짐이 어떤가요?


저는 먼저 물어보죠. 내 느낌대로 했으면 좋겠는지, 상대방의 느낌에 맞춰줬으면 좋겠는지 그런 것들을요. 훅 피처링은 그 곡 전체 분위기를 제가 가져와야 하니까 사실 가장 빡세요. (웃음)






LE: 앞서 얘기한 니안 씨와는 합작 EP를 발표하신 적도 있어요. 42 크루의 멤버로 알고 있는데, 이 자리를 빌려 조금 더 소개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오래된 친구죠. 고등학교 때부터 알았어요. 원래는 나플라의 베스트 프렌드에요. 제가 나플라랑 친해지면서 만나게 된 형이죠. 그리고 저는 옛날부터 원래 그 형의 팬이었어요. ‘왜 안 뜨지?’라고 생각했었고, 아직까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저희 레이블 사람 중에서도 한국힙합을 거의 안 듣는 편인데, 그중에서 제일 많이 들은 노래를 뽑으라고 하면 니안 형 노래일 거예요. 그 정도로 제가 팬이에요. 같이 나온 앨범도 제가 졸라서 낸 거예요. 나랑 같이 내자고. 어떻게 보면 제가 팬인 사람과 앨범을 낸 거죠. 같이 작업하면서 배운 것도 되게 많아요. 니안 형은 진짜 소리 하나하나에 예민한 편이에요. ‘이렇게 작업하는 스타일도 있구나’ 싶어요. 곡 하나에 정성을 쏟는다는 말이 이런 거라는 걸 느끼는 거 같아요. 게다가 루피 형은 <쇼미더머니 777> 결승 곡에 참여시키고 싶어 했을 정도로 니안 형을 인정해요. 그런 말이 나올 정도로 니안 형의 음악을 믿고 있는 거죠.






LE: 블루 씨도 그렇지만, 메킷레인 자체가 다른 아티스트와의 협업이 딱히 활발하지 않은 편인 것 같아요. 회사 안에서만 자체적으로 음악을 만들려는 이유가 특별히 있을까요?


딱히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그렇게 된 거예요. 저희는 미국에서부터 오래 알았고, 한국에 넘어왔을 때는 진짜 한 명도 모르는 상태였어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도 있었겠지만, 어디 스튜디오에 놀러 가서 하는 것보다 우리들끼리 있는 게 제일 좋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거죠. 우리는 친구들끼리 있는 거니까. 또, 몇 명을 제외하면 클럽을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들도 아니라서 다른 사람들과 만날 일이 딱히 없었어요.






LE: 그래도 이번 <쇼미더머니 777> 이후로 알게 되신 분들이 많겠네요.


<쇼미더머니 777> 이후로 전체적으로 인맥이 엄청나게 늘었죠. 얘기를 하다 보니 멋있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됐구요.






LE: 그렇게 만나서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사람도 있나요?


저는 스윙스(Swings) 형이 그런 거 같아요. 그전에는 그분과 얘기해볼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그러다 <쇼미더머니 777> 뒤풀이 회식 자리에서 얘기를 했는데, 스윙스 형이 확실히 카리스마가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괜히 레이블 세 개를 둔 게 아니라는 게 느껴지더라구요.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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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예전 인터뷰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음악의 기준 두 가지가 '듣고 싶은 음악'과 '따라 부르고 싶은 음악'이라고 하셨어요. [Tony]나 [Downtown Baby]에서는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을 했다고 하셨는데, 이번 앨범은 어떤가요?


따지자면 듣고 싶은 음악 같아요. 사실 저는 그런 거를 의도하고 만들지는 않았어요. 그날그날 작업과 기분에 따라서 만든 거였죠. 저는 곡을 쓸 때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에요. 훅이 잘 나와야 해서 한 곡을 위해 훅을 몇 개를 바꾸느니, 전 차라리 몇 곡을 더 쓰겠어요. 그게 제 성격인 것 같아요. 그런데 예를 들어, 비트가 너무 좋으면 부담이 되기도 해요. ‘와, 이 곡을 살려야 하는데’ (웃음) 그래서 저는 좋은 비트를 받으면 설레요. 설레다 보니 잘 안 써져요. (전원 웃음) 래퍼라면 그런 기분 든 적이 한 번씩 다 있을걸요? (웃음)






LE: 블루 씨 음악에 '랩이 아니라 분위기랑 톤으로 들어야 한다', '큰 메리트는 없는데 듣다 보면 맴돈다' 같은 피드백이 있더라구요. 혹시 이런 평가가 아티스트로서 부정적으로 느껴지진 않나요?


그런 말들이 의미가 있다고는 생각 안 해요. 일단 저 같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비트를 주고 막 랩을 싸지르는 그런 스타일의 곡들을 별로 안 좋아하고, 제가 듣던 음악도 그런 것들이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그런 피드백이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저는 ‘그 사람들이 빠는 그 래퍼들이 잘됐나?’라고 하면, 솔직히 오래 못 간다고 생각해요. 저는 뮤지션은 음악을 잘해야 한다고 봐요. 그게 끝. 뭐, 방송에 나와서 방송빨로 떴다가 안 됐다고 하면 그 사람이 음악을 못 해서 안 된 거라고 생각해요. 뮤지션은 음악만 잘하면 돼요.






LE: 그래도 "쉽지" 같은 곡에서는 본인에게 쓴소리를 날린 이들을 향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어요.


피드백을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아요. 그런데 “쉽지”가 나왔을 때는 제가 한국을 너무 몰라서 마음이 불안한 상태였어요. 마음이 불안한 상태에서 그런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어야 해서 단순하게 화가 난 거죠. 진짜 잠을 못 잘 정도로 화가 났었어요.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거의 1년간 ‘얘네를 어떻게 죽일까?’ 하면서 잠에 들었어요. 그 정도로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였고, 힘든 상태를 겪었던 시기였기에 화를 낸 거죠.






LE: 랩 하는 스타일 때문에 그런지 더콰이엇(The Quiett) 씨와 비교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더라구요.


저는 더콰이엇 형이 랩을 진짜 잘하는 거 같아요. 어떤 곡을 들으면 깜짝 놀라요. 너무 부드럽게 랩을 하니까요. 사람들은 편안하게 랩하는 거를 쉽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게 제일 어렵거든요. 왜냐하면, 제가 느끼기에 한국말이 진짜 어려운 게 영어는 말을 하면 끊김이 없는데, 한국어는 받침과 접속사 같은 게 많아서 톡톡 끊기는 부분이 많아요. 그런데 더콰이엇 형은 한국말로 편안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랩을 해요. 진짜 비트를 타고 있어요. 비트를 걷는 게 아니라 위에서 타고 노는 느낌이랄까? 더콰이엇 형과 비교해주신다면 저는 칭찬이라고 생각해요.






LE: 다른 피드백 얘기를 해보자면, 가사만 놓고 봤을 때 아쉬움을 표하는 팬들도 있었어요. 스스로 이런 쪽으로 고민을 해보신 적이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저는 사실 가사를 어느 정도 퀄리티로 올리기를 원하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어려운 말을 써주기를 원하나? 아니면 진짜 설명을 해줘야 하나? 예를 들면, ‘OK, 나는 지금 화났어. 왜냐하면, 나는 이랬고, 어쨌고’라고 해줘야 하는 거냐고. (웃음) 저는 ‘나는 화났어’라는 거를 분위기로 표현하려는 거예요. ‘나는 싸가지야’라는 말을 대체 어떻게 가사를 통해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건지 (싶어요). 저는 "싸가지"에서 ‘싸가지’라는 단어를 완벽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분위기로 설명을 하는 거예요. 가사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냥 그분들이 생각했을 때 가사 잘 쓰시는 분들의 음악을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가사보다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일단 제가 가사 읽는 거를 귀찮아해요. 어떤 한국 랩을 들으면, ‘무슨 뜻으로 말한 거지?’, ‘어, 얘가 약간 디스한건가?’ 하면서 가사를 계속 분석하는 느낌이에요. 미국은 그런 가사도 리듬을 타면서 듣게 되는데, 한국은 공부를 해야 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물론, 저도 그런 거를 좋아할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어요. 요즘 트렌드는 분위기나 캐릭터가 더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LE: 오왼 오바도즈(Owen Ovadoz) 씨 가사 스타일이 딱 그렇지 않나요? (웃음)


그래서 오왼 형한테도 말했어요. 가사 좀 쉽게 써 주면 안 되냐고. (전원 웃음) 근데 뭐, 오왼 형은 영어도 잘하고 한국말도 잘하고, 곡도 잘 쓰니까 괜찮아요.






LE: 그래도 아직까지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가사들도 있어요. “Bad Boy Intro”에서는 "래퍼들 긴장하는 게 어때, 아직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라고도 하셨잖아요. 곡이 나온 지 벌써 2년 정도 지난 것 같은데, 2년 동안 아티스트로서의 블루를 어느 정도 증명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직은 모르겠어요. 일단 증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크게 없는 것 같아요.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저도 사람이에요. 날마다 기분이나 먹고 싶은 게 바뀌는 것처럼 하고 싶은 음악도 계속 바뀔 거예요. 저는 그냥 하고 싶은 걸 계속해 온 것 같아요.






LE: 그럼 앞서 언급한 가사도 단지 그 당시에 하고 싶은 말을 하셨던 것뿐일까요? ‘한국힙합 씬을 잡아먹겠다’ 같은 포부가 담긴 건 아니었나요?


사실 그런 의지로 쓴 가사긴 해요. 루피(Loopy) 형 말을 빌리자면, 한국에 초콜릿 맛 아이스크림밖에 없어서 내가 바닐라 맛을 가져오겠다 뭐 그런 거죠. 그때는 새로운 길을 열겠다는 생각으로 썼죠.






LE: “Drink Slow Henny”에서는 스스로 한국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래퍼라고 말하기도 하셨잖아요. 동의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닌 사람들도 있는데, 왜 과소평가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냥 자신감을 드러낸 가사기도 하지만, 저는 실제로 제가 되게 과소평가 당하고 있다고 느끼요. 이야기하려니 말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저는 제가 위로 올라갈수록 지금까지 낸 음악도 꾸준히 사랑받을 것 같아요. 그런데 실은 지금 제가 과소평가를 받는다기보다는 제 곡을 들었다면 좋아해 주실 텐데 인지도가 다른 멤버들보다 적어서 그만큼 주목을 못 받고 있는 쪽에 가까운 것 같아요. 단지 제가 덜 유명해서 못 들은 사람이 많을 뿐, 듣는다면 분명 좋아해 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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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곡 작업에 관해 조금 더 얘기를 나눠볼까요? 앞서 말씀해주셨듯 보통 감정 기복이 심할 때나 취해 있을 때 녹음을 한다고 하셨는데요. 그러다 보면 다음 날 일어나서 혹은 맨정신으로 녹음물을 다시 들어봤을 때 이질적으로 들린다거나 단점이 보이진 않나요?


확실히 있어요. 피곤한 상태에서 들을 때, 맨정신으로 들을 때 각각 다르게 들리구요. 아침에 들었을 때랑 새벽에 들었을 때 다 달라요. 그래서 엎은 적도 많았어요. ‘어제 들었을 땐 분명 좋았던 것 같은데 오늘은 왜 이러지?’ 싶은 거죠. 그런데 정말 좋은 곡들은 상황에 상관없이 언제 들어도 좋잖아요. 지금까지 발표한 곡 중에 상황에 따라 다르게 들린 곡은 없어요.






LE: 그래서인지 공개하신 곡들은 항상 ‘곡을 잘 이해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거 같아요. 예전에 한국에는 곡을 해석할 줄 아는 래퍼가 적다고 말씀하신 적도 있잖아요. 그렇다면 한국에서 곡을 제대로 해석할 줄 아는 래퍼는 누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비트마다, 스타일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곡이든 전체적으로 잘 해석하는 래퍼는 아마 빈지노(Beenzino) 씨인 것 같아요. 아마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 같아요. 빈지노 씨는 한국에서 음악으로 최고의 위치까지 간 케이스가 아닐까 싶어요. 어떤 비트를 주든 간에, 심지어 피처링에서도 걱정이 안 되잖아요? ‘알아서 잘하겠지’ 생각하게 하죠. 아니면 지드래곤(G-Dragon)? ‘진짜 혼자서 다 쓴 거 맞아?’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곡들이 좋더라구요. 센스가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LE: 빈지노 씨는 어떤 비트에도 잘 어울린다고 하셨는데, 블루 씨 같은 경우에는 이제 딱 떠오르는 음악적 색깔이 확실해진 느낌이 꽤 있잖아요. 당연히 장점으로 여겨질 때가 많겠지만, 색다른 모습을 기대하는 게 힘들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한계를 느낀 적은 없나요?


아직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작업물을 낸 게 많지 않아서 갇힐 만한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기타에 갇힌다고 하기에는 “Downtown Baby” 하나 낸 것뿐이죠. 만약에 제가 작업물을 엄청 많이 내고 이미지가 완전히 확고해졌으면 모르겠는데, 사실 지금 정도 이미지야 작은 커뮤니티 안에서 잡힌 정도잖아요. 대중들이 보는 이미지는 또 다를 수도 있구요. 제가 앞으로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기도 하구요.






LE: 그렇다고 블루 씨가 여름용 파티 송을 발표할 거라고는 절대 상상이 안 가는데요. (웃음) 그래도 “Weathermen” 같은 뱅어도 훌륭하게 소화하셨으니 어느 쪽이든 기대가 되네요.


사실 저도 뱅어 좋아해요. 뱅어도 좋아하는데, 맨날 혼자 술 먹고 방에 있으니 뱅어가 잘 안 나와요. (전원 웃음)






LE: 그런 라이프스타일 때문에 지금 같은 무드의 음악이 나온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그쪽을 좋아하기도 하구요. 사실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좋아하니까 지금처럼 다니는 거겠죠. 그게 결정적인 이유가 맞아요.






LE: 한국으로 본격적으로 넘어오기 전에는 LA의 한인 크루 영 크리에이션(Young Creation)에서 'Daniel Prynne'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셨잖아요. 그때와 비교했을 땐 비교적 블루라는 아티스트의 정체성이 잡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이런 정체성이 잡히기 시작한 터닝 포인트가 언제쯤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제 음악에 확신을 가지게 된 곡은 “Hennessy”였어요. 그전에는 ‘이게 유행이니까 이렇게 해야 하나?’ 하면서 흔들릴 때가 있었거든요. 또, 위에는 루피, 나플라가 있다 보니 그 둘한테 보이는 멋도 있었구요. 그러다 “Hennessy”에서 달라진 거죠. 뮤직비디오에는 잘 안 나오는데, 그때 제 의상이 되게 파격적이었어요. 진주 초커에 크롭 탑을 입었어요. 처음에는 (그전에 하듯이) 하다 보면 캐릭터를 못 잡겠다 싶어서 아예 극단적으로 가자고 생각했었어요. 






LE: 그렇다면 “Hennessy”가 블루 씨의 커리어에서 가장 의미 있는 곡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되게 의미 있죠. “Hennessy”에서 제가 추구했던 멋을 제대로 보여준 것 같아요. 술, 담배, 초커, 크롭탑, 어떻게 보면 흑인들이 하는 힙합의 스타일이 전혀 아니잖아요. 저는 원래 어렸을 때부터 흑인의 멋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백인들의 멋을 좋아했어요. 타투도 백인 타투를 멋있어하고, 백인 양아치들의 멋을 좋아했던 거죠. 흑인 쪽은 바지를 막 크게 입고하잖아요. 저는 그런 쪽보다 프레드 페리(Fred Perry) 딱 맞게 입고, 컨버스(Converse) 신고, 스케이트 타는 멋을 훨씬 좋아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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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음악 외적으로도 멋을 중시하는 게 느껴지네요. 안 그래도 블루 씨의 음악에서 빠지지 않는 키워드에 관해 여쭤보고 싶었는데요. 헤네시, 쿠바나 더블, 초승달 같은 오브제들이 꾸준히 음악 안에서 등장하는 것 같은데, 각각 어떤 의미인가요?


제가 미국에 있었을 때 헤네시를 진짜 좋아했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헤네시를 즐기기가 힘들어요. 미국에선 소주처럼 살 수도 있는데, 한국에서는 구입 자체가 너무 고생이에요. 클래식은 심지어 잘 보이지도 않더라구요. 저는 제일 싼 헤네시를 말하는 건데, 한국에서 헤네시를 마신다고 하면 되게 비싼 술을 먹는다는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V.S.O.P(6~7만원대)'부터 판매하니까요. 아무튼, 제가 헤네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되게 빨리 취해서예요. 애초에 독주를 좋아하게 된 게 취하는 기분을 너무 좋아하는데, 맥주나 소주로 취하는 건 너무 오래 걸리잖아요. (전원 웃음) 근데 헤네시는 세 네잔 마시면 딱 취해버리니까. 그 취하는 기분을 유난히 좋아하는 것 같아요. 특별히 헤네시를 광적으로 좋아했다기보다는 미국에서는 워낙 대중적인 술이라서 자연스레 가사에 들어간 것 같아요. 오히려 한국에 헤네시를 즐기는 문화가 없다는 걸 몰랐죠. 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쿠바나 더블 같은 경우는 처음 담배를 피울 때 자기한테 맞는 걸 찾으려고 여러 브랜드를 펴보잖아요. 저도 처음에는 담배를 멋있으려고 배웠기 때문에 말보로(Marlboro) 레드로 시작했어요. 딱 흰색, 갈색으로 생긴 담배의 정석. 근데 필 때마다 헛구역질이 나서 못 피겠는 거예요. (전원 웃음) 멋있고 싶긴 한데 머리랑 폐랑 둘 다 아프고. (웃음) 그러다가 친한 친구가 면세점에서 쿠바나 더블을 사 왔는데, “야, 이거 한국 담배야”하면서 줬던 것 같아요. 그때는 미국에 있었니까 한국 담배를 접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쿠바나 더블을 처음 피워 보니까 너무 시원하고 좋은 거예요. 그래서 그때부터 한국에 가면 무조건 쿠바나 더블을 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쿠바나 더블보다 잘 맞는 담배가 없었기 때문에 역시나 가사에도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것 같아요. 어느 정도냐면,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 쿠바나 더블이 없으면 담배를 안 피울 정도로 쿠바나 더블을 좋아해요.






LE: 초승달은 어떤가요? 블루 씨가 초승달 문신을 인증한 이후로 따라서 초승달을 타투로 한 팬들이 꽤 보이더라구요.


달이 되게 멋있잖아요. 외로운 느낌인데, 동시에 혼자서 빛나고. 그런데 달은 원래 제가 밀려고 하는 요소가 아니긴 했어요. 사실 십자가 타투 수준으로 너무 일반적이잖아요? 타투한 사람 중에 십자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고, 달이라는 것도 거의 그 정도죠. 그래서 달 타투를 하고 나서 그냥 타투 했다고 자랑한 정도지, 달 이미지를 먹어버리겠다는 건 아니었어요. 팬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서 저도 기쁘긴 해요.






LE: 그럼 특별히 초승달인 이유가 없는 건가요?


저는 타투를 받을 때 고민을 안 하는 스타일이에요. 아마 타투를 받은 그 날 떠 있던 달이 초승달이어서 초승달을 받은 거로 기억해요. 타투 해주는 사람들도 많이 당황할 정도이긴 하죠. (웃음)






LE: 이제 인터뷰가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예전에 발표한 “쉽지” 같은 곡이나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면 여동생을 향한 사랑이 각별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실제로 여동생과 엄청 친밀하신 사이인 건가요?


그렇죠. 제 랩 네임도 여동생 이름 중에서 루(Loo)를 따온 거예요. 미국에 처음 갔을 땐 부모님은 일하러 나가시고, 거의 저랑 여동생 둘밖에 없었어요. 저희도 부모님 사정을 이해 못 하겠지만, 거꾸로 학교에서 얼마나 힘든지 말할 데가 없었을 때 알아준 사람이 제 여동생밖에 없었거든요. 그래도 저는 금방 적응했어요. 성격이 모난 편도 아니었고, 또 남자들끼리는 운동을 같이하면서 친해지잖아요. 동생은 저보다 몇 년 동안 더 힘들어해서 제 마음이 많이 아팠죠. 절 욕하는 건 상관없는데, 왜 동생까지 굳이 상처받게 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런 걸 보면 새삼 연예인들이 대단하고 그래요. 유명한 연예인들은 자기 욕은 물론, 가족 욕까지 다 견뎌내잖아요. 그래서 “쉽지”라는 곡을 쓰고 한 번 더 생각했어요. '과연 내가 정말로 연예인이 되고 싶은 건가?', '내가 정말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싶나?' 싶어서 갑자기 되게 무서워졌어요. 그래서 저는 더이상 연예인들 기사를 보면 웃기지 않아요. 얼마나 힘들까 생각이 먼저 들어요.






LE: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 아티스트를 넘어 셀러브리티가 되는 것에 두려움이 생기신 것 같네요.


연예인이 되서 연예인들이랑 놀러 다니고, 밥 먹고 술 먹고 해야겠다는 생각은 딱히 없는 것 같아요. 겁이 나기도 하고,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한데, 모르겠네요. (웃음) 오히려 저는 그쪽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실제로 연예인이 되어 봐야 알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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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실제로 <쇼미더머니 777> 덕분에 메킷레인이 많이 알려지게 되면서 어느 정도 길이 열린 거 같기도 해요. 앞으로 지켜봐야겠네요. (웃음) 혹시 메킷레인의 향후 계획은 정해진 바가 있나요? 이제는 바쁜 멤버들도 생겨서 현재로서는 정신이 없을 것 같기도 한데요.


일단 이번 연도까지는 멤버들이 각각 개인 활동에 집중할 것 같구요, 다음 연도에는 뭔가 하지 않을까요?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메킷레인의 단독 콘서트 정도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내년 초로 생각 중이고, 아무리 늦어도 내년이 지나기 전엔 무조건 하지 않을까 싶어요. 2016년에 했던 <BAD BAD GOOD GOOD TOUR> 이후로 지금까지 단독 공연을 한 번도 안 했으니까.






LE: 앨범을 발표할 다음 타자는 누가 될까요? 아마 오왼 오바도즈 씨인가요?


네, 오왼 오바도즈랑 영 웨스트(Young West) 정도? 저 바로 다음은 오왼 형일 것 같긴 해요. 정규 3집인 것 같은데, 지금 4집 작업도 끝나간대요. 어후… (전원 웃음)






LE: 확실히 지금이 레이블에 관심이 엄청나게 몰릴 때이긴 하니까 타이밍이 최고일 것 같긴 하네요.


맞아요. 사실 저희는 루피, 나플라가 방송에 출연함으로써 얻은 것밖에 없죠. 그래서 되게 고마워요. 형들이 희생한 게 많잖아요. 어쨌든 메킷레인을 알리는 게 가장 큰 목표였기 때문에. 뭐, 돈은 자기들이 벌겠지만. (웃음)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메킷레인이) 여러모로 많은 게 변할 것 같아요. 앞서 말했듯이 만나는 사람들도 달라졌고, 회사 내부적으로도 매일 많은 일들이 생기고 있어요. 인맥이나 그런 부분을 떠나서 우선은 긍정적인 부분들이 많이 보여서 좋아요. 형들의 숙제는 이제 끝났으니까 우리가 그 이후에 얼마나 잘 해내느냐가 관건일 것 같아요. <쇼미더머니> 끝나고도 잘 되는 사람들을 거의 못 봤기 때문에 우리가 보여줘야죠.






LE: 마지막으로 블루 씨 개인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데뷔 이후로 계속해서 5~7곡의 EP 규모로 작업물을 발표하셨는데, 이제는 정규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 있는지 싶어요.


저는 정규 앨범에 대한 욕심이 없는 편인 게, 앨범 안에서 관심을 못 받게 되는 곡들이 너무 아까워요. 이건 사람들이 문제라기보다는 트렌드가 바뀌어버린 것 같아요. 미국은 그래도 아직까지는 앨범 단위로 듣는 사람들이 많아요. 한국이 좀 더 그렇죠. 앨범을 통째로 듣는 맛이 있는데, 한국은 앨범을 내면 타이틀곡만 떠 버려요. ‘싱글로 냈으면 되게 잘 될 텐데, 괜히 수록곡으로 발표해버려서 너무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모든 곡을 쓸 때 타이틀곡을 쓴다는 마음가짐으로 쓰거든요. 그래서 나머지 곡들이 주목을 못 받을 것 같아서 아까워요. 열다섯 곡을 만들었다면, 정규 앨범으로 내는 것보다 다섯 곡씩 나눠서 EP로 세 장을 내면 더 잘 될 텐데. 어쨌든 결국엔 곡을 더 많이 들려 드리고 싶은 건데, EP로 내면 그래도 더 많이 들어주시는 것 같아요.






LE: 그렇다면 앞으로 블루 씨의 정규 앨범을 기대하긴 어려운 걸까요?


그래도 정규에 대한 욕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니라서 나오긴 할 것 같아요. 차라리 트랙 수를 줄여 낼 수도 있구요. 요즘에는 아티스트 마음대로잖아요? 곡을 많이 넣는다고 해서 굳이 정규도 아니고, 곡을 적게 수록한다고 무조건 EP도 아니구요. 이름 붙이기 나름이니까요. 그래서 아마 이번에 [BLOO IN WONDERLAND]를 내고, 다음에 작업물이 나온다면 정규 앨범이라고 할 거 같아요. 지금까지 뉴스쿨도 해봤고, 뱅어도 해봤고, “Downtown Baby” 같은 곡도 해봤고, “Drive Thru” 같은 곡도 해봤으니 이제는 정규를 할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에 정규를 준비할 것 같아요. 그래도 마음가짐은 똑같을 거예요. 정규 앨범이라고 해서 굳이 시간을 더 쏟을 것 같지는 않아요. 중간에 싱글이 몇 장 나올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앨범 단위로 내는 다음 작업물에는 '정규'라는 타이틀이 붙을 거예요.






LE: 타이틀이나 컨셉 같은 건 아직 정해진 게 없겠죠?


이미 곡 작업을 되게 많이 하고 있는데, 아마 록 사운드를 더 집어넣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 작업하고 있는 대부분 곡이 그렇거든요. “Downtown Baby”는 가다가 말았잖아요? 록 향을 첨가한 정도랄까? 록의 ‘ㄹ’까지 간 거죠. 'OK, 기타 썼다.' (전원 웃음) 그런데 지금 작업하고 있는 곡들은 록, 펑크로 더 치우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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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점점 진화하시는 모습이 기대되네요. 오늘 인터뷰 수고하셨습니다.



CREDIT

Editor

snobbi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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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2018.11.20 22:55 댓글추천 0

    멋져

  • 2018.11.21 00:54 댓글추천 0

    유쾌함이 여기까지 느껴집니다. 굉장히 주관이 뚜렷하고 조으네요.

  • 생각보다 재밋으시네 ㅋㅋㅋ

  • 백인 문화를 좋아하는 흑인 음악가... 오묘하네

  • 2018.11.23 11:47 댓글추천 0

    인터뷰 잘 봤습니다 ㅎㅎ


    도중에 오타 하나 있어요


    초승달 타투 얘기할 때 원래가 언래로 오타난 것 같아요

  • FANA님께
    2018.11.24 17:24 댓글추천 0

    안녕하세요, 힙합엘이 치프 에디터 멜로입니다. 곧바로 수정 사항 반영하였습니다. 지적 감사드립니다.

  • Melo님께
    2018.11.24 18:29 댓글추천 0

    답글까지 달아주시고 항상 좋은 인터뷰 감사드려요 ㅎㅎ

  • ZF
    2018.11.28 14:05 댓글추천 0

    솔직히 과소 평가 된 부분이 없다고는 못함

    명실상부 메킷레인 이미지 구축과 유지에 있어서

    블루 포함 모든 멤버들이 밀리는 거 하나없이

    서로 영향 주고 받고 한 거고

    훅 장인이긴한데 훅'만' 장인은 아님

    노래 아무거나 세 곡만 들어도

    아무리 둔하고 힙합 몰라도 음악색 느낄 수 있고

    한국 힙합씬에서 그 정도 색채 가지고

    이미지 가진 건 대단한거지

    다만 여러 멤버들과 여러 일들로

    여차저차 되고

    계속 허슬하는 거 느껴지는데

    대중들한테는 아직 안 와닿나봄

2018.11.30 조회 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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