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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핑크 슬립(Pink Slip)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7.08.18 16:47조회 수 437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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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어울리는 색이 있다. 그 색을 찾는 건 꽤 어려운 일이며, 이를 해냈을 때  그 사람은 더욱 돋보이게 돼있다. 여기 내슈빌(Nashville)에서 온 한 청년이 있다. 핑크 색은 누구보다 그에게 잘 어울렸고, 그는 자신의 핑크색만큼이나 화사한 음악으로 지난 봄, 우리의 귀를 만족시켰다. 이름은 핑크 슬립(Pink Slip). 이태원에서 만나 즐겁게 대화를 이어가는 핑크 슬립의 모습은 그가 입은 핑크색 티셔츠와 신발만큼이나 밝아 보였다. 핑크 슬립이 직접 이야기하는 자신의 색깔과 음악은 무엇인지 확인해보길 바란다.



LE: 반갑다. 당신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한다. 

안녕! 반가워. 나는 핑크 슬립(Pink Slip)이고, 이름은 카일 버클리(Kyle Buckley)야. 조지아의 애틀랜타에서 자랐고, 지금은 내슈빌에서 살고 있어. 한국에는 처음인데, 엄청 놀랍고 신나. 모든 게 정말… 한순간에 일어났어. (웃음)



LE: 그렇다면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에 처음인 건가?

응. 완전히 처음이야. 호주에서 살았긴 했지만, 이런 아시아 지역은 처음이야. 그래서 더 신나. 온 김에 중국이나 다른 곳도 한 번 가봤으면 좋겠어. 



LE: 그렇다면 더욱 환영한다. (웃음) 애틀란타에서 자라고, 내슈빌에서 살면서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나?

어렸을 때, 음악을 ‘하는’ 가족은 아니었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가족들 사이에서 자랐어. 특히 아빠와 형이 음악에 완전히 빠져 있었지. 한 12살 때쯤인가 첫 아이팟을 갖게 됐어. 산더미 같은 CD들에, 한 2만 곡을 들으면서 나 자신이 음악에 빠져있다는 걸 알게 됐지. 그때쯤 드럼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드럼을 치던 게 비트 만들기로 연결되고, 비트 만들기는 또 곡을 쓰는 거로 연결됐어. 다른 이들을 위해 프로듀싱하고, 나만의 것을 프로듀싱하고, 이런 모든 배움의 과정들 속에서 악기들이나 레코딩에 관해 더 배우고 알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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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인스타그램에서 당신이 드럼 치는 사진을 봤다. 혹시 다른 악기로는 어떤 걸 연주할 줄 아는가?

방금 말한 것처럼 12살 때쯤 음악에 빠지게 되면서 드럼을 시작했고, 드럼을 치는 게 비트 찍는 거로 연결이 됐어. 진지하게 음악을 생각하게 됐을 때는 곡을 만들기 위해 피아노도 배웠지. 기타나 베이스도 조금 배웠어. 잘 치는 건 아니지만 내 트랙들에 넣을 정도는 돼서 음악적으로 연결되게끔 연주하고, 나중에 다시 만지는 식이야.



LE: 그럼 어렸을 때는 주로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들었나?

글쎄… 난 일단 정말 많이 들었어. 올 카인드로 말이야. 아빠는 확실히 나를 록에 빠지게 했고, 내가 처음으로 빠졌던 밴드는 AC/DC였어. 7살짜리가 말이야 (전원 웃음). 진짜 어렸을 때지. 내가 지금 21살이니까. 내가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는 플룸(Flume)도 많이 들었어. 그리고 칸예 웨스트(Kanye West)도 좋아하고, 지금은 브루노 마스(Bruno Mars). 브루노 마스가 최고지. 다양한 음악을 듣는 것 자체가 큰 영감이 된 것 같아. 팝, 알앤비, 락 등 모든 음악을 들어왔기 때문에, 가끔 누가 나한테 어떤 종류의 음악을 하는 거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 난 모든 악기를 한데 섞어 넣고, 어떤 한 장르나 템포에 구애받지 않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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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오히려 그런 것이 음악적 커리어나 시야를 넓혀주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맞아, 그거야. 마치 내가 큰 그물을 던져서 알앤비, 힙합 팬들이 그 안에서 연결된 거지. 그래서 서로 다른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각자가 원하는 음악들을 고를 수 있는 거고.



LE: 당신의 이름인 핑크 슬립이라는 말 자체는 해고 통지서를 뜻하더라. 당신의 음악이나 밝은 분위기를 봤을 때 그런 의미는 아닐 것 같은데, 어떻게 그 이름을 쓰게 된 것인가?

그거 알아? 해고 통지서 말고도 자동차 라이센스에도 쓰이는 말이더라고. (웃음) 그런데 내가 이 이름을 만들 때는 사실 그런 뜻이 담겨 있는지도 몰랐어. 이건 내가 대학교 신입생이었을 때 일인데, 기숙사 생활 첫날 내가 음악을 너무 크게 틀고 있어서 기숙사 담당자가 음악을 좀 줄이라고 했었어. 그런데 난 줄이지도 않고 밤새 음악 작업을 계속했었지. 한 새벽 세 시쯤까지 그랬나. 그랬더니 그 담당자가 다시 와서는 ‘You are in trouble’이라면서 분홍색 봉투였나 종이에 쓰인 경고장을 주더라고. ‘며칠 몇 시 뭐로 인한 경고’라고 알려주는 그런 거였지. 그걸 내 기숙사 방이자 작업실이었던 벽에 붙여놨고, 친구들 거까지 다 같이 붙여놓게 됐어. 결국은 그 경고장들이 10x10 크기로 벽을 채우게 된 거야. (전원 웃음) 그때부터 (내 방이) ‘Pink Slip Studio’가 된 거고, 난 아예 핑크 슬립으로 불리게 됐어.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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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결국엔 이 이름이 지어지게 된 것이 모든 것을 핑크로 맞추게 된 이유인가? 솔직히 어느 정도 컨셉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일종의 브랜딩을 하고 있는 거야. 내가 지금 입고 있는 분홍색 ‘I Love Korea’ 티셔츠도, 이 신발도! 사실 검은색을 입을 수도 있는 거잖아. (전원 웃음)



LE: <BBC Radio 1>이랑 <Triple J>에서도 당신의 노래를 소개한 거로 알고 있다. 앨범에 대한 반응 중 일부인데, 기분이 어땠나?

정말 멋진 일이지. BBC에서 내 싱글 “Panama City Beach"를 틀어줬었어. 사실 그 전에도 사운드클라우드에 몇 년간 작업했던 곡들이 엄청 많이 있었어. 그런데도 공식적인 첫 싱글인 “Panama City Beach"를 만들고 나니까 되게 자랑스럽더라고. (<Triple J>의 경우도) 정말 멋진 일이지. 그 당시 호주 멜버른에서 살고 있었는데, <Triple J>에서 내 노래를 들려준 거야! 먹힐지도 몰랐는데 정말로! 멜버른에 있을 때 같이 음악 하던 친구가 <Triple J>라는 사이트가 있으니 한번 체크해보라고 했어. 인터넷 라디오 형식이어서 유저가 직접 노래를 등록할 수 있더라고. 그렇게 몇 번 <Triple J>를 통해서 인터넷 라디오 형식으로 곡을 올렸는데, 나중에는 진짜 <Triple J> 채널에서 요즘 주목받고 있는 곡으로 소개된 거야! 정말 멋진 일이지. 호주 사람들도 너무 좋고, <Triple J>가 최고인 거 같아.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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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빅 비트 레이블(Big Beat Label) 소속으로 알고 있다. 데이비드 게타(David Guetta), 갈란티스(Galantis) 등 유명 뮤지션이 소속된 큰 레이블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계약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빅 비트 레이블과 계약을 맺은 건 거의 <Triple J>에서 주목을 받았을 때랑 비슷한 시기였어. 한 1년 전에, 우리 A&R인 사이러스(Cyrus)를 통해서 함께 해보지 않겠냐는 연락이 온 거야. 바로 뉴욕으로 가서 얘기를 나눴지. 우리가 뭘 하고 싶은 건지도 확실히 알게 된 계기였고, 또 멋진 사람들도 많이 만났었어.



LE: 이제 한국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공연을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연락이 닿게 된 건가?

아직도 뭐가 어떻게 돌아간 건지 모르겠어. (전원 웃음) 한국 팬들 사이에서 알려지게 되니까 소프(Soap)에서의 공연이 정해졌고, 한국에 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니까, 이런저런 연락들을 받게 됐고… ‘그냥 다 해보자!’ 이렇게 된 거지. (전원 웃음) 



LE: 그렇다면 한국에서의 공연을 위한 특별한 라이브 셋도 준비한 게 있을까 궁금하다. (웃음)

바로 어젯밤에 만든 곡이 하나 있어. 한국에 와서 새로 만든 완전 한국 노래야. (웃음) 사실 지소울(G-Soul)을 만났었거든. 완전 쿨하고 멋진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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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바로 곡이 나온 걸 보면 지소울과 호흡이 잘 맞았나 보다. 어떻게 그렇게 바로 노래 하나를 만들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지금은 그냥 모든 게 순식간에 일어나고 있다니까. (전원 웃음)



LE: 유독 한국인들에게 당신의 음악이 인기를 끌었다. 어느 날 갑자기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당신의 음악이 사랑받는 느낌은 어떤가?

모든 일이 정말 빠르게 일어났어. 만약 4, 5달 전의 나한테 ‘한국에 와줘!’라고 했다면 ‘음… 뭐…’ 이랬을 거야. 마냥 멋진 일이지. 그리고 맹세하는데, 인스타그램이나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얘기했던 팬들은 모두 정말 멋지고 멋진 사람들이야. 그들이 왜 그렇게까지 나에게 빠져있는지 나조차도 모르겠어! (전원 웃음)



LE: 팬들과 소통하는 걸 즐기는 편인 것 같다. 인스타그램 DM을 직접 올리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하고. 

맞아. 굳이 안 할 이유도 없잖아? (웃음) 그리고 팬아트라는 것도 받아봤어! 처음 받은 팬아트는 아니지만, 처음 받은 ‘좋은’ 팬아트였지. (전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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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혹시 타 아시아권 사람들한테서도 이 정도의 관심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최근 들어서 필리핀이나 베트남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어. 호주에서도 그런데, 호주에서는 조금 활동을 했었으니까… 태국! 태국에서도 엄청 사랑받고 있고… 그렇지만 어디든 한국, 서울만큼은 아니야. (웃음)



LE: 앨범 [Pink Motel]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한국에 어느 정도 당신의 존재가 알려지긴 했지만, 모를 수도 있을 사람들을 위해 간단하게 앨범 소개를 해주면 좋겠다. 

[Pink Motel]은 내 첫 EP이고 굉장히 원활하게 작업 됐어. 곡 하나하나가 스토리를 담고 있는 셈인데, 각 곡에 대한 특정한 컨셉을 규정하긴 어렵지만 “Panama City Beach"는 “2 U”로, “2 U”는 “Best For You”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Said It All”까지, 네 곡이 하나의 러브 스토리처럼 구성되어 있어. 모든 작업이 정말 재밌었고 특히, 내 베스트 프렌드인 에스테프(Estef)와 안쏘니 파벨(Anthony Pavel)과 함께 할 수 있었지. 그리고 내가 듣는 모든 음악이 조금씩 녹아 들어가 있는 앨범이야. 일렉트로닉 조금, 알앤비 조금, 힙합 조금, 펑크 조금 이런 식으로.    



LE: 말한 것처럼 [Pink Motel]은 마치 한 편의 연애 소설을 떠올리게 했다. 이러한 서사의 구성은 본인의 경험에서 나온 건가?

응. 모든 건 실제로 있었던 일에 기반을 둔 거고, 정말 내 경험들이야.




LE: 선공개 싱글이었던 첫 트랙 “Panama City Beach”는 퓨처사운드가 잘 녹은 곡이었다. 가장 처음 공개한 곡으로 매우 많은 신경을 썼을 것 같은데.

맞아. 정말 신경 많이 썼고, 나한테도 특별한 곡이야. 만드는 데 오래 걸리기도 했고, 디테일이 많은 섬세한 곡이거든. 만들면서도 리플레이 밸류(다시 플레이하는 것의 가치)에 신경을 많이 썼었어. 막 크고, 와일드한 느낌의 곡들이 요즘 많이 나오긴 하잖아. 그런 음악들과는 차별점을 두려고 했지. 근데 한국 팬들이 'Panama City Beach'가 진짜 있는 곳이라는 걸 알아줄지 모르겠어. (전원 웃음) 파나마 시티 비치(Panama city Beach)는 플로리다(Florida)의 해변 도시인데, 모든 대학생이 방학을 즐기러 가는 일종의 ‘파티 지역’이야. 왜 모든 나라에 그런 곳이 있잖아. 한국에서는 어디려나…



LE: 부산이 유명한 해변 도시다. 

오, 맞아! (한국말로) ‘푸산! 푸산! 푸산!’ 하는 거 몇 번 들었었어. ‘부산~’하는 싱글을 다음에 내야겠다. (전원 웃음) 완전 괜찮은데? (웃음) 아무튼 “Panama City Beach"는 만드는 과정부터 곡 자체까지, 다 같이 즐기고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곡이야.




LE: “2 U”에서는 아까 언급한 안쏘니 파벨(Anthony Pavel)과 함께 했던데, 어떤 친분이 있어서 같이 하게 된 건가?

안쏘니 파벨은 나랑 굉장히 친한 음악적 동료이고, 바로 지난주에도 같이 쇼를 했어. 우리는 많은 작업을 정말 함께하거든. 



LE: 에스테프(Estef)와는 “Best For You”, “Said It All”, 두 곡을 함께했다. 굉장히 친한 사이인 것 같은데, 어떻게 작업하게 됐고, 작업 중 특별한 스토리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에스테프는 그녀가 노래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알던 진짜 친한 친구야. 친구가 된 지 한 일 년쯤 됐을 때, 갑자기 에스테프가 ‘나 노래해’ 이러는 거야. 나는 ‘엥? 노래해?’ 이런 반응이었고. (전원 웃음) 그리고서 ‘우리 뭐라도 같이 하자!’ 하면서 좋은 곡들이 나오게 된 거지. 정말 재능 있고, 내가 좋아하는 가수 중 한 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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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최근 오지볼타(Ojivolta)의 “Game Plan”을 리믹스했다. 드럼의 질감이나 다른 악기의 사용에서 원곡보다 훨씬 부드러운 느낌이 났다. 드럼의 느낌이 강조된 것도 역시 본인의 개인적인 경험에서인가?

맞아! 내 어릴 적 배경과 드럼을 쳤던 경험, 그런 게 묻어난 거야. 스윙 느낌도 들어가 있고. 드럼에서 나오는 그 리듬이 너무 맘에 들어.



LE: 앞으로의 계획과 함께 힙합엘이 독자들에게도 마지막 인사 부탁한다. 

앞으로 몇 달 안에 에너지가 가득한 곡들을 낼 예정이야. 라이브 공연도 하고, 계속해서 신나는 작업을 할거야. (웃음) 나를 좋아해 줘서, 이곳에 있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 벌써 환상적인 나날을 이틀이나 보냈는데, 벌써 돌아가기가 싫고 무섭네. (웃음) 다들 너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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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woNana, Loner
통역 | woNana
사진 | ATO, KAIPAPARAZZI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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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2017.8.19 04:54 댓글추천 0
    재밋고 밝은사람같네요 무플이라니 힙엘에서 소개해줘서 잘들었는데 ㅠㅠ
  • 2017.8.19 19:30 댓글추천 0
    이번 내한 재밌게봤습니다 6 _^
  • 2017.8.19 19:33 댓글추천 0

    ACBC->ACDC 오타있네요.

  • Lovey님께
    2017.8.19 21:02 댓글추천 0
    죄송합니다. 콘텐츠 검수 과정에서 약간의 착오가 있었습니다. 곧바로 수정 완료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7.8.19 19:43 댓글추천 0
    잘 듣고있습니다!
  • 2017.8.20 19:14 댓글추천 0
    왜 이렇게 유쾌하냐 ㅋㅋ 음악도 좋은데 사람도 좋네 ㅋㅋㅋ
  • 2017.8.24 11:05 댓글추천 0
    동갑내기 천재구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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