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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덤파운데드 (Dumbfoundead)


자신을 스스로 '이방인'이라고 표현하는 래퍼가 있다. 아시아 출신으로 미국 현지에서 약 10년 넘게 활동하고, 프리스타일 랩 배틀로 작은 동양인의 위력을 보여주고, 다양한 뮤지션과의 호흡으로 그만의 색깔을 알려온 래퍼, 덤파운데드(Dumbfoundead)는 그렇게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오며, 아시안 래퍼 1세대로 그만의 발자취를 남겨왔다. 그는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중하게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고, 자신만의 관점과 시각을 전해왔다. 어느덧 10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독특한 포지션을 구축한 그.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에서 그만의 교집합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는 덤파운데드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 





- 덤파운데드 영상 인터뷰 -




LE: 먼저 간단하게 힙합엘이 회원분들에게 소개와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LA에서 온 덤파운데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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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먼저 덤파운데드 씨의 과거 커리어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그동안 미국에서 아시안 래퍼로 오랫동안 활동했잖아요. 미국에서 아시안 래퍼로 활동하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일단 미국에 아시안 래퍼들이 많이 없었다 보니, 롤 모델 삼을 사람들도 없었어요.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 형들밖에 없었죠. 그런데 신기하게 지금은 그 형들과 같이 일하고 있어요. 롤 모델이 많이 없어서 조금 어려웠지만, 사실 저는 운이 좋은 경우 같아요. 미국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으니까. 




LE: 최근에는 아시아 힙합과 아티스트를 향한 관심이 전보다는 확실히 뜨거워요. 리치 치가(Rich Chigga), 키스 에이프(Keith Ape), 하이어 브라더스(Higher Brothers) 등이 대표적이죠. 덤파운데드 씨는 미국에서 활약한 1세대 아시안 래퍼라고도 할 수 있는데, 요즘처럼 아시안 래퍼들이 점차 주목을 받는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는 현지 사람들이 아시안 컬쳐(Asian Culture)를 쿨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런 래퍼들이 주목받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은 다들 아시안 컬쳐를 좋아하고 있죠. 옛날에는 아시안 래퍼들이 영어로 ‘미국 스타일’의 랩을 많이 해야 했는데, 이제는 아시안 래퍼들도 조금 더 아시아 특유의 느낌이 나는 음악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게 정말 멋있는 거예요. 저도 그런 아티스트들을 정말 좋아해요. 키스 에이프나 리치 치가 모두 자기 스타일을 바꾸지 않잖아요. 아시안 컬쳐가 틀린 게 아니니까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것, 다른 사람을 따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정말 멋진 것 같아요.




LE: 아시안 컬쳐 이야기를 한 김에 예전에 발표했던 “Safe”를 이야기를 해볼게요.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에서 아시아계를 비하하는 발언을 보고 화가 나서 만든 곡이라고 알고 있어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해요.


일단 저는 LA에서 연기도 하고 있어요. 지금도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도 하죠. 그래서 당연히 여러 곳을 많이 다녀왔는데, 할리우드에서는 ‘동양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되어 있어요. 모두 비슷한 역할만을 맡는 게 사실이죠. 이런 사실이 좀 질려서 “Safe”를 만들게 됐어요. 단지 저는 래퍼니까 모두가 얘기하고 있는 주제를 음악으로 표현한 거예요.  




LE: 인종 차별은 덤파운데드 씨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슈일 것 같아요. 미국에서 살아온 고충에 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물론, 그런 건 어느 정도 있죠. 모두가 다 그래요. 하지만 저는 운이 좀 좋다고 생각해요. LA의 한인타운에서 자랐으니까요. 그래서 인종 차별을 많이 겪진 않았어요. 그런데 가끔 투어를 돌 때, 위스콘신(Wisconsin)이나 일리노이(Illinois)같이 미국의 완전 가운데 있는 도시들에 가면 또 이야기가 달라요. 동양인이 정말 없는 동네로 가면, 거기에 있는 동양인 한 명이 저한테 다가와서 "와줘서 너무 고맙다"라고 말할 때도 있어요. 기댈 부분이 아무것도 없고, 롤 모델도 없는 곳인 거죠. 그런 도시에 가면 좀 슬퍼요. 어쨌든 저는 운이 좋았던 편이라고 생각해요. LA에서는 마이너리티가 아니었으니까. LA에는 동양인들의 자신감이 많이 담겨 있는 거죠.




LE: “Safe”는 반어법에 기반을 둔 비판적인 가사가 인상적이었어요. ‘The world is a zoo’라는 가사를 사용한 “Harambe” 역시 마찬가지고요. 평소 가사를 통해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재치있게 잘 표현하는 편인 것 같아요.


네. 그런 곡들에는 은유가 많이 담겨 있어요. 그리고 제가 원래 그런 스타일이기도 해요. 너무 다이렉트하게 표현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LE: 프리스타일 랩 배틀을 통해 순발력이 단련되었기에 이런 풍자나 위트가 몸에 밴 것일까요? 


너무 돌직구(Straightforward)면 재미있지도 않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하고 싶지 않기도 해요.






LE: 확실히 덤파운데드 씨 하면 프리스타일이 먼저 떠올라요. <Project Blowed>, <Grind Time>, <World Rap Championship> 등에 참여한 랩 배틀 영상은 아직도 많이 회자하곤 하는데, 덤파운데드 씨에게 프리스타일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사실 요즘은 프리스타일 문화에 대한 인기가 줄긴 했어요. 전에는 프리스타일이 굉장히 종족적이고 부족적인 느낌이 있어서 멋있었어요. 막 옛날에 네이티브 아메리칸들이 불 피워놓고 춤추는 것처럼. 프리스타일이 저에게는 그런 느낌이어서 더 좋아했었죠. 그런데 이제는 사람들이 다 녹음만 하고 그러니까 예전보다 재미가 없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프리스타일 랩을 안 한 지 너무 오래돼서…(웃음) 프리스타일도 운동 같은 거예요. 운동 안 하면 근육도 다 없어지잖아요. (전원 웃음)




LE: 예전에 드레이크(Drake)가 덤파운데드 씨의 배틀에 찬사를 보낸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당시의 기분이 어땠나요?


제가 랩 배틀을 하는 장면을 드레이크가 보고 팬이 되었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때 많이 만나고도 했었죠. 그런데 저도 랩 배틀을 안 하고, 드레이크 같은 음악을 했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전원 웃음) 드레이크는 어제 빌보드 뮤직 어워드(Billboard Music Awards)에서 상을 13개나 받았고… 저는 지금 한국에서… (웃음)






LE: 이번 앨범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한국 아티스트들과 많은 작업을 해왔어요. 아마 오래된 팬들이 기억하는 건 에픽하이(Epik High)나 박재범(Jay Park)과의 콜라보일 것 같아요. 당시에 그들과 어떻게 함께하게 되었는지 말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에픽하이는 미국에서 <Map The Soul Tour>를 했을 때 만났어요. 정확히 언젠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7년 전쯤인 것 같아요. 그리고 재범이는 2PM을 떠나고 나서 다시 시애틀(Seattle)로 돌아갔을 때 만났어요. 일단 타블로(Tablo)도, 재범이도 다들 교포다 보니까 말이 잘 통했고, 그러다 보니 빨리 친해질 수 있었죠. 그리고 당시에 그 친구들이 제가 랩 배틀 하는 것을 자주 보곤 했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저는 그때 한국 음악을 잘 몰랐어요. 입문 곡이 에픽하이였을 정도니까.




LE: 반면에 요즘 젊은 국내 팬들은 “미장원 Mijangwon”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 같아요. 케이타운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루피(Loopy) 씨, 나플라(nafla) 씨와 함께했는데, 어떻게 작업을 진행하게 된 건가요?


나플라랑 루피는 제가 한창 LA에서 뮤직비디오를 찍고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알게 됐어요. 누가 "어떤 어린 친구들이 있는데 들어봤냐?"라고 하길래 음악을 들어봤더니 노래가 좋은 거예요. 그래서 연락을 했죠. 마침 그 친구들이 그때는 LA에 살고 있어서 빨리 만났고, 그렇게 친해진 거죠. 그 이후에 "우리 곡을 한 개 같이 만들자"라고 마음이 맞아서 스튜디오에서 "미장원 Mijangwon"을 굉장히 빨리 만들게 됐어요. 그런데 곡이 되게 잘 나온 것 같아요. 같이 일할 때도 되게 쉬웠어요. 뮤직비디오도 그 친구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일주일 전에 제 친구 어머니가 하는 미용실에서 찍은 거였죠. 아마 비디오 전체 예산이 200불이었던 거 같은데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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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얼마 전에는 새 앨범 [Foreigner]가 공개됐어요. 일단 간단하게 전체적인 앨범의 소개를 부탁해요.


일단 [Foreigner]에서는 제가 한국말로 랩을 많이 안 했어요. 생각해보니까 그렇게 하길 잘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요즘 한국에도 교포 친구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그 친구들이 한국에서 곡을 낼 때 다들 억지로 한국어 랩을 하려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영어 위주로 랩을 한 게 오히려 조금 더 특이하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앨범에서는 콜라보레이션을 많이 하고 싶었어요. 주변 친구들과 좋은 음악을 함께 많이 만들고 싶었죠. 




LE: 앨범 제목이 특이해요. 듣기로는 ‘사회의 아웃사이더’들을 위한 앨범이라고 하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외국인 혹은 이방인을 뜻하는 제목이 덤파운데드 씨의 현 상황을 대변하는 것 같기도 해요.


[Foreigner]라는 제목의 의미는... 저는 한국 사람인데 아직도 여기 올 때마다 외국인이 되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LA에서도 그런 감정을 똑같이 느꼈어요. 저조차도 어디에 소속되어있는지를 알 수가 없으니까... 저에게는 그런 모든 게 하나의 여정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말로 'This Year'가 뭐였죠? 자꾸 까먹네. (웃음) 아 올해에 앨범 플랜이 있어요. 앞으로 미니 앨범 세 장을 낼 건데, 처음이 [Foreigner]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Citizenship]으로 끝날 거에요. ‘내가 왔다’라는 느낌으로 시작해서 점점 사회 속에 수용되는 느낌인 거죠. 




LE: ‘Foreigner’라는 단어를 국내에서 긍정적인 의미로 바꾸는 게 이번 앨범의 주요 목표라고 들었어요. 여담이지만, 한국에서 느낀 편견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편견이라기보다는 아직 배울 게 많죠. 이런 인터뷰를 할 때도, 저는 나름 웃기게 말하는 거로 생각하는데, 누군가는 건방지다고 보거나, 매너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요즘 인터뷰 같은 것들을 많이 했는데, 매니저가 제 발을 툭툭 치면서 막… (웃음) 저는 그냥 웃기게, 재미있게 귀엽게 말하려고 한 건데… (전원 웃음) 제가 원래 건방진 사람이 아닌데 가끔 그런 경우가 생기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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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5곡이라는 짧은 구성이지만, 이번 EP에 다양한 스타일을 담아낸 것 같아요. 트랩 스타일의 “형 (Hyung)”,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룬 “History of Violence”, 어머니의 음성이 인상적인 “Upgrade (2.0)”까지 모두 결이 다른 곡인데, 의도적으로 다양한 색깔을 담고자 한 것인가요?


저는 일단 랩 스타일에 크게 신경을 안 써요. 거의 15년 동안 랩을 했는데, 저에게 맞는 딱 하나의 스타일이라는 건 사실 없더라고요. 요즘이야 트렌드가 되는 스타일이 확실하게 있지만, 제가 어렸을 때는 오히려 정말 다양한 스타일의 랩이 많았거든요. 자연스럽게 저도 그런 시절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다양한 스타일을 하는 것 같고, 사실 저도 그게 좋아요. 




LE: 덤파운데드 씨의 음악적인 경계는 확실히 넓어 보여요. 랩 스킬이 강조되는 트랙부터 메시지가 중요한 곡까지 모두 소화하는 편인데, 본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은 어떤 걸까요?


음… 예전에는 컨셉적인 음악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특정한 컨셉 없이 턴 업(Turn Up)되는 노래가 좋아요. 왜냐면 진지한 것들은 그동안 너무 많이 했어요. 이제는 즐길 때가 된 거죠. 물론, 이번 앨범에도 "History of Violence"처럼 진지한 곡이 있어요. 지금 실제로 미국에서 여러 폭력 사건이 일어나고 있으니까, 아티스트가 이런 메시지를 곡에 담는다는 건 분명 중요해요. 그렇지만 이런 트랙만 앨범에 많이 넣으면, 한국에서는 잘 알아주지 않겠죠. 






LE: “형 (Hyung)”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Safe”에서도 그렇고, 익살스러운 표정 연기와 유쾌한 연기를 잘하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감독이 되고 싶었어요. 지금은 래퍼가 되긴 했지만... 아직도 감독 일을 계속하고 싶긴 해요. 그래서 지금도 랩을 하고, 감독도 하고, 연기도 계속하고 있어요. 이번에 뮤직비디오를 만들 때도, 그냥 재밌게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었어요. 마냥 멋있게만 보이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LE: 타이틀곡인 “Send Me To War”는 제시(Jessi) 씨의 훅이나 YOX(Year of the Ox)의 랩 모두 흠잡을 데가 없어요. 이 곡을 타이틀 곡으로 결정한 이유가 있나요?


“Send Me To War”가 앨범에서 가장 큰 곡인 것 같아요. YOX는 같은 레이블 소속인데, 처음부터 저와 함께 한 아티스트예요. 제시 역시 제가 한국에 올 때마다 잘 챙겨주고 항상 도와줬어요. 지금 저에게는 이 사람들이 아예 식구 같아요. 그래서 이 곡을 타이틀로 삼고 싶었어요.




LE: 제시 씨와 YOX에게 하고 싶은 감사의 메시지가 있으면 한 마디 해주세요.


제시와 YOX 모두 너무 고맙습니다. 피쳐링도 고맙고, 친하게 식구 같이 지내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웃음)




LE: “Upgrade (2.0)”는 어머니가 등장하는 스킷이 인상적이에요. 왜 어머니의 목소리를 사용했나요?


이 노래의 제목이 "Upgrade (2.0)"인 이유는 새로운 여자친구를 찾을 때 더 업그레이드하라고… 더 나은 사람을 찾으라는 이야기에요. (웃음) 마침 그때 어머니의 보이스 메일에 "이제는 더 좋은 여자 좀 찾아봐라"는 식으로 말하는 게 있었어요. 그리고 실제로도 그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서... 넣기가 좋았죠. 그리고 ‘좋은 여자’를 생각하면 어머니가 당연히 떠오르니까 '피쳐링 = 엄마', 이렇게 된 거예요. 'Good Woman'




LE: 개인적인 궁금증이지만, 어머니가 뮤지션을 걸어가는 데 있어 반대하시지는 않았나요?


제 아버지는 굉장히 전형적인 한국 남성이었어요. 어머니는 조금 히피스러웠고. 그래서 두 분의 모습이 제게 다 있는 것 같아요. 한쪽은 그냥 하고 싶은 거 아무거나 다 하려는 쪽이고, 그러면서도 한쪽은 제가 여전히 ‘한국 사람'이라는 걸 인식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미국에서 곡을 만들 때도 동양적인 것을 많이 쓰곤 했어요. 코리안 스타일과 히피스러움. 이게 덤파운데드를 규정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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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물 (Water)”은 앨범 안에서 또 결이 다른 트랙이에요. 동양적이고 끈적한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평소 보여줬던 타이트한 랩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는 독특한 플로우가 인상적이었어요.


"물 (Water)"은 정말 교포 랩, 흔히 말하는 콩글리시가 들어간 노래에요. 한국말이 조금 쓰고 싶어서 재미있게 녹음했어요. (웃음) 




LE: 말이 나온 김에 이번 앨범에서 한국말로 녹음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Send Me To War”를 녹음할 때도 원래는 한국어 버전이 있었어요. 훅도 한국말이었고, 제 벌스 두 개도 원래 전부 한국말로 되어 있었죠. 그런데 이게 작업이 되게 오래 걸리고… 녹음하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캔슬했어요. (전원 웃음)




LE: 한국에서는 래퍼들의 무분멸한 한영혼용을 비판하는 의견도 많아요. 특히, 요즘은 교포가 아니어도 영어와 한글을 섞어서 사용하는 래퍼가 많기도 한데, 이러한 모습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티스트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야죠. 영어를 하고 싶으면 하는 거죠. 사람들이 영어를 더 쓰면 사실 나 같은 사람은 더 좋지. (웃음) 그런데 굳이 한영혼용을 안 해도 되는 거 같기도 해요. 저는 한국에 있을 때는 한국어 제목이나 가사를 더 쓰고 싶은데, 여기 래퍼들은 영어를 쓰고 싶고 그런 거겠죠. 좀 다르네요. (웃음)







LE: 덤파운데드 씨와 오랜 관계를 맺어 온 앤더슨 팩(Anderson .Paak)과의 콜라보레이션을 기대하는 팬들도 많아요. 앤더슨 팩은 작년에 한국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어요. 그와의 관계에 대해서 얘기해줘도 좋을 것 같아요.


앤더슨 팩이랑 같이 작업한 음악이 한 15개 정도가 이미 인터넷에 있어요. 그런데 그때는 앤더슨 팩의 이름이 달랐어요. 브리지 러브조이(Breezy Lovejoy)였죠. 이름이 달라서 그렇지, 지금도 유튜브에서 찾아보면 비디오가 10개 넘게 있고 그래요. 앤더슨 팩은 되게 친한 친구인데, 8년 전에 처음 만났어요. 예전에 제가 미국에서 투어를 많이 돌 때가 있었는데, 그때 앤더슨 팩의 밴드와 제 밴드가 같았어요. 앤더슨 팩이 제 드러머였고 (웃음) 그 친구 기타리스트가 저랑 함께하는 기타리스트였고, 그 밴드 전부가 다 제 밴드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친해졌죠. 게다가 한인 타운의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여서 자주 봤어요.




LE: 힙합이 한국에서도 하나의 거대한 트렌드가 됐어요. 약 6~7년 전 덤파운데드 씨가 처음 한국에 소개되었을 때와 지금 힙합씬의 차이를 느끼는 부분이 있을까요?


옛날에는 행사를 하는 래퍼가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에픽하이나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 정도였는데, 이제는 다들 엄청 행사를 많이 하죠. 여러 쇼도 많아졌고요. 그런데… 너무 많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이 씬이 터질 거 같아요. (웃음) 확실히 늘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요. 조금씩 조금씩 무언가가 나와야 하는데, 너무 여기저기서 많이 나오면 인기가 빨리 없어지거든요. 




LE: 한국에서는 <쇼미더머니> 같은 프로그램이 그런 인기와 과포화에 한몫한 것도 있어요.


저에게 <쇼미더머니>는 그냥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이에요. 단순히 힙합뿐만이 아니라 오락적인 요소가 있어서 인기가 많아진 것 같고요. 할머니나 할아버지, 어떤 팬들에게는 <쇼미더머니>가 힙합으로 생각되는 게 아니라 그냥 하나의 쇼처럼 보이는 것 같아요.




LE: 여담이지만, 요즘 가장 좋아하는 한국 아티스트는 누군가요?


몇 명 있어요. 루피하고 나플라 되게 좋아하고, 저스디스(Justhis)도 좋아해요. 또, 식케이(Sik-K)도 잘하고, 창모도 되게 좋아하고... 잘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아직 그 친구들의 모든 가사를 이해하는 게 어려울 때가 많은데, 음악 자체는 다 정말 좋아요. 아 우리 제시도. (웃음) 얘기 안 하면 혼날 거 같아서… N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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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과거 한국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난 이미 꿈을 살고 있어요”라고 대답한 적이 있어요.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그때와 달라진 새로운 꿈이 있나요?


그럼요. 매일 꿈이 있죠. 어렸을 때는 무작정 ‘래퍼’라는 꿈이 있었어요. 보통 그건 되게 큰 그림이잖아요. 요트에서 샴페인 열고… 막 그런 거. (웃음) 어릴 때부터 ‘어... 그냥 월세만 낼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식으로 꿈을 그리진 않잖아요. (웃음) 그리고 지금은 더 큰 꿈이 있어요. 제 팀이랑 함께 더 성장하는 거요. 물론, 아직도 정말 감사한 부분이 많아요. 저는 지금도 세상 어느 곳에나 가서 공연할 수 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고, 어린 친구들에게 임팩트도 주고 있어요. 이런 부분이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지금 어린 래퍼들, 인기가 많은 래퍼들이 잘 모르는 게 있는데, ‘오래 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거예요. 지금 조금 떴다고 잘된 게 아니라 10~15년 동안 계속 활동을 할 수 있다면 그게 진짜 인상적인 거에요. 다들 15년 한 다음에 나한테 연락해! (웃음)




LE: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마디 해주세요. 


어... 진짜 내가 한국 자주 오니까 좀 웰컴하게 받으구, 내가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아… F**K! 오늘 (한국말이) 잘 안나오네! 이틀 전에는 되게 잘 나왔는데 한국말... 아 진짜… 한 달이 됐는데 아직도 한국말 늘지 않았는데, 몇 개월만 더 주세요. 그러면 이제 잘하겠습니다. (전원 웃음)

 



LE: 수고하셨습니다.



인터뷰|woNana
사진 ㅣ 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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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저스트 뮤직 (Just Music) 보통 인터뷰를 편집하다 보면, 인터뷰이가 자신 혹은 자신들을 칭할 때 '나', '우리'라고 할 때가 꽤 많다. 예외의 경우가 있으나, 그때마다 어쨌든 인터뷰를 읽는 이들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후작업 시에 '저', '저희'로 ...
    조회수70158 댓글41 추천14 작성일201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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