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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21호로 탐험하는 스티브 레이시의 음악 세계

title: [회원구입불가]Beasel2019.06.26 10:13조회 수 2231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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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재주꾼이란 수식어로는 부족하다. 스티브 레이시(Steve Lacy)는 현재 흑인음악의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다. 2015년 디 인터넷(The Internet)의 기타리스트로 본격적인 음악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이후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를 비롯한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의 앨범에 참여하며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그런 스티브 레이시가 마침내 지난 5월 첫 정규 앨범 [Apollo XXI]를 발표했다. 타이틀은 달을 탐험한 아폴로호와 21살이 된 그의 나이를 의미하며, 음악은 우주처럼 거대한 그의 음악 세계를 드러낸다. 또한, 수록곡들은 흥미롭게도 스티브 레이시의 이전 참여작과 개인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편이다. 과거의 작품들을 되짚어 보며 [Apollo XXI]의 음악적 특징을 함께 살펴보자. 순서는 [Apollo XXI]의 트랙리스트 순이다.






Like Me & Some Girl by GoldLink

스티브 레이시의 창의성은 일반적인 곡 구성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감각으로 예쁘게 풀어낸 특이한 구성에서 특히 돋보인다. 이번 앨범에서는 무려 9분 4초나 되는 긴 러닝 타임의 “Like Me”가 이에 해당한다. 세 파트 중 첫 번째 파트는 물먹은 듯한 사운드의 포스트 코러스와 고장 난 전기 사운드로 마무리된다. 두 번째 파트는 맑은 실로폰 혹은 종소리로 열리고, 신스 사운드로 막을 내린다. 마지막으로 잔잔한 기타 리프와 차분한 코러스로 곡이 끝난다. 세 파트를 하나로 잇는 감정선의 흐름과 각각의 전환이 인상적이다. 그가 프로듀싱과 피처링을 맡았던 골드링크(GoldLink)의 “Some Girl”도 러닝 타임이 5분이 넘는다. 드럼 비트가 주도적인 전반부와 기타 리프 사운드가 매력적인 아웃트로, 그리고 마치 비디오 게임에서 나올 법한 뿅뿅 튀는 사운드가 두 파트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재미있는 트랙이다.






Playground & Sticky by Ravyn Lenae

스티브 레이시가 풀어낸 사이키델릭 장르의 곡들은 각각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이번 앨범의 “Playground”는 경쾌한 리듬으로 앨범 초반 두 트랙의 분위기를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와카라카라고 불리는 매력적인 기타 쟁글이 단음 리듬으로 진행되고, 베이스 역시 더해져 밝은 무드를 자아낸다. 스티브 레이시가 프로듀싱한 라빈 르네(Ravyn Lenae)의 [Crush]에서는 앨범 전반에서 쟁글거리는 기타와 물먹은 듯한 베이스 사운드가 따뜻한 무드의 사이키델릭, 알앤비 사운드를 구현한다. 서로 의견이 부딪혔을 때, 하나의 스타일이나 보컬 범위에 갇히지 않는 싱어가 협업 파트너로서 받아들이기 쉽다는 스티브 레이시의 조언을 계기로 솔직해질 수 있었다는 라빈 르네. 한층 성숙해진 두 사람의 시너지는 섹시하고도 발랄한 트랙 “Sticky”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Basement Jack & PRIDE. by Kendirck Lamar

스티브 레이시가 얼마 안 되는 활동 기간에 이렇게나 많은 성과를 이룩할 수 있던 건 넓은 음악 스펙트럼 덕분이다. 그의 재능은 힙합곡에서도 드러난다. 심지어 이번 앨범에서는 ‘’Basement Jack”을 통해 스티브 레이시의 랩을 감상할 수 있다. 곡에서 그는 둔탁한 드럼 비트에 맞춰 랩과 노래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보컬 퍼포먼스를 통해 운율을 강조하기도 한다. 물론, 스티브 레이시의 랩이 조금 부족하게 들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지만, 애초부터 래퍼가 아니란 사실을 감안해 즐긴다면 좋을 듯하다.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는 이러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주목해 그를 [DAMN.]의 프로듀서로 기용했다. 수록곡 “PRIDE.”는 플라잉 로터스(Flying Lotus)를 떠올리게 하는 스티브 레이시의 프로덕션과 켄드릭 라마의 보컬 퍼포먼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곡이다.






Guide & Some by Steve Lacy

스티브 레이시는 디 인터넷(The Internet)의 기타리스트이자 프로듀서 멤버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보컬도 절대 놓칠 수 없는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이번 앨범에서는 “Guide”에서 그가 가진 보컬로서의 매력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 곡은 프린스(Prince)나 디안젤로(D'Angelo)를 떠올리게 하는 순간이 있었을 정도로 전작보다 매끄러운 보컬 퍼포먼스를 보여준 트랙이다. 속도감 있는 드럼 비트와 팔세토, 코러스 멜로디가 어우러져 은근한 긴장감을 준다. 스티브 레이시의 보컬을 더 확인해보고 싶다면 "Some"을 체크해보자. 그는 "Some"에서 초반부터 매끄러운 팔세토로 문을 연다. 차분한 베이스라인과 그에 대비되는 경쾌한 기타 쟁글 위에 루즈한 듯 힘 있는 보컬이 얹어진다. 강약 조절이 매력적인 보컬은 목소리만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Lay Me down & Exit Scott by Solange

제목과 관련한 의도가 있는 것인지, 스티브 레이시는 이번 앨범의 여러 트랙에서 우주적인 느낌의 이펙트를 차용해 우주선 혹은 우주 공간을 연상케 했다. 특히, “Lay Me Down”에서는 도입부부터 SF 영화의 한 장면에서 들어본 듯한 이펙트 사운드가 양쪽 귀를 맴돌고, 후반부로 갈수록 현란한 이펙트와 연주, 코러스가 더해져 무한한 우주 공간 속으로 빨려드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우주를 떠올리게 하는 이펙트는 솔란지(Solange)의 [When I get Home]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솔란지는 선 라(Sun Ra)의 팬이라 밝힌 적 있는 만큼 작품 곳곳에서 우주선 장치 소리, 목소리의 음을 딴 키보드 소리 등 작지만 다양한 요소들로 우주적 요소를 활용했다. 스티브 레이시가 참여한 “Exit Scott (interlude)”도 후반부에서 회전하듯 들려오는 전자음이 마치 블랙홀처럼 곡 속으로 끌어당기는 기분을 준다.






Love 2 Fast & Pony Fly by Matt Martians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말이라 사용하기에 조심스럽긴 하지만, 스티브 레이시는 베드룸 팝(Bedroom Pop) 음악가로 분류된다. 베드룸 팝의 중심에는 DIY(Do It Youself) 정신이 있다. 때문에 스티브 레이시가 구사하는 음악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인디 록 계의 괴짜 맥 드마르코(Mac DeMarco)와 접점이 생긴다. “Love 2 Fast”는 맥 드마르코의 음악과 꽤 흡사하게 들리는 편이다. 이는 서프 록(Surf Rock)에 기반한 프로덕션과 유영하듯 떠다니는 스티브 레이시의 보컬에서 기인한다. 동시에 곡 후반부에 흐드러지듯 나오는 기타 연주는 베드룸 팝의 기반인 사이키델릭 소울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사실 스티브 레이시와 맥 드마르코는 맷 마션스(Matt Martians)의 “Pony Fly”를 통해서도 합을 맞춘 바 있다. 더불어 스티브 레이시가 맥 드마르코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인터뷰에서 밝힌 적도 있다고 한다.


CREDIT

Editor

JANE, Ge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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