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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알: Otis Redding - Otis Blue (1965)

title: [회원구입불가]greenplaty2017.05.25 11:31조회 수 1473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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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알: Otis Redding - Otis Blue (1965)

* <그.알(그해의 알앤비)>은 류희성 에디터가 연재하는 장기 시리즈입니다. 1960년부터 2015년까지, 해당연도에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아티스트와 앨범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알앤비/소울의 역사를 모두 꿰뚫을 수는 없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1964 12 11, 남부의 스타 소울 뮤지션 샘 쿡(Sam Cooke)이 사망했다. 모텔 종업원의 총에 사살됐는데, 팝계에서 전성기를 맞이한 그로선 대단히 어이없는 죽음이었다. 같은 해, 남부 소울 씬에는 새로운 스타가 등장했다. 그의 이름은 오티스 레딩(Otis Redding)이었다.

 

당시 남부 대부분 흑인과 마찬가지로 오티스 레딩 역시 교회에서 음악을 시작했다. 이후 드럼 교습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음악을 접하게 된다. 교내 밴드와 클럽 연주를 하며 음악가의 꿈을 키워 나갔다. 그러던 중 성대에 무리가 왔고, 성대 제거 수술을 받게 된다. 꿈이 좌절된 것처럼 보였던 그 순간, 그의 아버지는 그를 위로했다. 당장 아들을 위해 했던 '노래를 더 잘하게 될 거야.'란 말은 현실이 됐다. 수술 이후, 그는 더 낮은 음역에서 걸걸한 톤을 갖게 됐고, 이는 가수로서 그의 특징으로 자리 잡는다. 더 나아가 그의 음색은 멤피스와 미국 남부, 스택스 레코즈(Stax Records)의 음악적 정체성을 대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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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스 레딩은 리틀 리처드(Little Richard)와 샘 쿡의 열렬한 지지자였다(오티스 레딩은 리틀 리처드의 밴드에서 잠시 활동하기도 했다). 로큰롤 스타였던 리틀 리처드는 가수를 꿈꿨던 남부 흑인들의 환상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의 음악과 행보는 강렬했고 대담했고 화려했다. 또 다른 축은 샘 쿡이었다. ‘소울 크루너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던 그는 거친 음악으로 여겨졌던 소울을 부드럽고 낭만적으로 노래했다. 이 두 스타는 완전히 다른 매력으로 여심을 휩쓸었다. 오티스 레딩은 리틀 리처드에게서 강렬함을, 샘 쿡에서 발라드 창법을 가져왔다. 이런 영향은 데뷔 앨범 [Pain In My Heart]에서 오티스 레딩이 모창하는 부분에서 종종 노출된다. "Hey Hey Baby"에선 리틀 리처드를 흉내 내고, 샘 쿡의 곡 “You Send Me"에선 샘 쿡을 그대로 따라 한다.

 

이러한 이유로 그의 소속사 스택스 레코즈는 앨범 발매를 꺼렸다. 하지만 오티스 레딩의 음악적 독창성은 금세 드러났다. 블루스에 기반을 두고 거칠고 둔탁한 음성으로 노래했던 그는 스택스 레코즈가 찾던 적임자였다. 그는소울 발라드라는 영역을 개척했다. 샘 쿡도 발라드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이긴 했지만, 오티스 레딩처럼 거친 질감으로 감정을 극대화하는 창법은 아니었다.애절한 발라드곡을 즐겨 노래하자, 라디오 DJ였던 DJ 무하 윌리엄스(DJ Moohah Williams)는 가여운 사내(Mr. Pitiful)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이에 오티스 레딩은 "Mr. Pitiful"라는 곡을 발표했다. "나를 가여운 사내라고 불러줘요 / 그게 내 이름이거든요 / 나를 가여운 사내라고 불러줘요 / 전 그렇게 인기를 얻었거든요."라는 가사에서 알 수 있듯 여유와 재치를 가진 오티스 레딩은 스타성이 충분히 갖고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 블루스의 거친 질감에 기반을 둔 오티스 레딩의 음악은 남부의 소울이란 의미의서던 소울로 분류됐다. 서던 소울에는 멤피스 소울이라는 하위 장르가 있는데, 서던 소울에 멜로디적인 요소를 더한 음악이다. 멤피스에 기반을 뒀던 두 레이블 스택스 레코즈와 하이 레코즈(Hi Records)가 양분했던 장르다. 거친 질감으로 노래하지만 발라드곡에도 탁월한 재능이 있었던 오티스 레딩은 서던 소울, 멤피스 소울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딥 소울(Deep Soul)이란 표현도 있는데, 남부(Deep South)에서 가져온 명칭으로 서던 소울과 동의어라고 보면 된다. 이 모든 용어는 오티스 레딩의 음악을 설명하는 데 굉장히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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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스 레딩의 세 번째 앨범 [Otis Blue/Otis Redding Sings Soul]은 그의 음악적 성격이 극대화된 작품이다. 커버곡에 소화하는 데에 탁월했던 재능은 본 작에서도 완벽하게 빛을 발한다. 솔로몬 버크(Solomon Burke) "Down In The Valley", 윌리엄 벨(William Bell) "You Don't Miss Your Water", 템테이션스(The Temptations) "My Girl" 같은 소울곡은 물론, 블루스 뮤지션 비비 킹(B.B. King) "Rock My Baby", 록 밴드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 "Satisfaction"도 수록됐다. 각자 특성이 분명한 여러 장르를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급된 뮤지션들은 모두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어 생각보다 잘 엮인다. 또한, 원곡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오티스 레딩이 자신의 색깔을 공고히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대표적으로기타리스트 스티브 크로퍼(Steve Cropper)가 비비 킹의 기타톤을 잘 재현한 "Rock Me Baby"에서 그는 서던 소울의 질감을 완벽하게 수혈한다. 마찬가지로 60년대 보이밴드와 모타운 사운드(Motown Sound)를 대표하는 곡으로 꼽히는 "My Girl"에선 도입부의 베이스와 곡의 테마를 연주하는 기타 사운드를 그대로 살리는 한편, 원곡의 매끈한 목소리에 상반되는 거칠고 둔탁한 목소리를 조화시킨다.

 

샘 쿡의 곡이 세 곡이나 실었다는 점에서 선배 뮤지션에 대한 존경심도 엿볼 수 있다. "Shake" "Change Gonna Come"(원곡 제목은 "A Change Is Gonna Come"이다), "Wonderful World"가 바로 그것들이다. 이중 "Change Gonna Come"은 샘 쿡의 유작으로, 인종차별이 사라지는 시대에 대한 염원을 담은 곡이다. 샘 쿡이 사망한 뒤에 이 곡은 60년대 흑인 민권운동의 찬사가 된 상징적인 곡이다. [Otis Blue]에 수록된 오티스 레딩의 오리지널 곡 "Respect"도 이러한 궤를 함께한다. 원래는 운동가로 사용할 게 아니라, 그저 가정에서 존중을 받고 싶단 내용을 담았다. 이후,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이 약간의 개사를 거친 1967년 버전이 흑인 민권운동과 페미니즘 운동에서 사용되며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운동가로 인식되었다. 원곡의 의도가 어쨌든, 시대적 의미를 얻게 되었으니 오티스 레딩의 입장에서도 손해 볼 건 없는 셈이었다. 그렇기에 흑인적인 음악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였지만백인들에게도 인기가 대단했다. 1966년, 유럽투어를 위해 영국에 도착했을 때록 밴드 비틀스(The Beatles)가 보낸 리무진이 공항에 대기하고 있을 정도였다흑인과 백인 모두에게서 열렬한 지지를 받은 그는 부와 명예를 누렸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진 않았다. 1967 12 10, 그가 타고 있던 비행기가 추락하며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많은 이가 오티스 레딩이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처럼 한시대를 풍미했을 거라고 말하곤 한다. 개인적으로 동의하긴 어렵다. 오티스 레딩은 제임스 브라운과는 달리 음악적 한계가 명확한 아티스트였고, 훵크와 디스코가 지배한 70년대에선 고전을 면하기 어려웠을 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오티스 레딩은 60년대 중반에 응축된 몇 방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아티스트였다. 그럼에도 그가 60년대 남부의 소울 음악을 대변하는 존재였단 점만큼은 대단히 중요하다. 블루스적인 소울이 촌스럽지 않고, 그 나름의 강렬한 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온 세상에 알린 인물, 그가 바로 오티스 레딩이었다.



글 | 류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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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두번째 문단에 샘쿡이 1996년에 사망했다 적혀있는데 잘못 적으신거 아니신가요?? 연도의 괴리가..ㅋㅋ
  • 멍멍이가야옹님께
    title: [회원구입불가]greenplaty글쓴이
    2017.5.25 16:11 댓글추천 0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 2017.5.25 22:12 댓글추천 0
    존나머싯음
  • 2017.5.26 00:15 댓글추천 0
    그알 정말 잘보고 있습니다
    힙플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에요
    오티스레딩을 더 알고싶지만 범람하는 애플뮤직 신곡 리스트때문에
    좀 게을리 하고 있었는데
    글 보면서 한 곡 한 곡 재생하는데 기분이 좋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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