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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아티스트 열전 - Pharoahe Monch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3.10.26 23:36추천수 2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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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열전] Pharoahe Monch

사실 이 글이 아티스트 열전이 아니라면 제법 긴 제목을 붙이고 싶었다. 그의 다른 aka들, 특히 'Rhyme Scientist' 같은 멋진 수식어를 붙여주고 싶었지만, 그를 표현하는 데에는 ‘테크니션’이라고 깔끔하게 써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꼈다. 물론 패푸스(Papoose)나 슬로터하우스(Slaughterhouse) 등등 세상에 테크니션은 많지만 테크닉‘만’으로도 충분히 청자들을 흥분시키는 사람, 수많은 변칙적 플로우와 기발한 라임 배열로 세상에 없던 테크닉을 창조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가 바로 패로 몬치(Pharoahe Monch)다.
 
그가 과학자, 기인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건 약간 지저분한 인상 때문이기도 하다. 재학 시절 별명도 침팬지 인형의 이름 'Monchichi'였다고 하며, 거기서 이름의 Monch가 나온 것이라고 한다. 앞의 파라오라는 이름은 후에 프린스 포(Prince Po)와 오거나이즈드 컨퓨전(Organized Konfusion)이라는 팀을 결성하고 붙인 것이다. 팀 내에서 처음 그의 포지션은 엠씨가 아닌 비트박스 겸 마우스 스크래치를 하는 역할이었다(잘하는 사람은 뭘 해도 잘한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가 싶다). 이후 스스로의 감각을 깨닫고(!) 랩 듀오로 팀의 성격을 바꾸게 된다. 팀은 1980년대 후반에 결성되어 활동을 하다가 각자 솔로로 돌아서게 된다. 그 뒤로 그는 한때 명성이 자자했던 레이블인 로커스(Rawkus)와 계약을 하고 오케이플레이어(Okayplayer)에 몸을 담는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확실히 두각을 드러냈다(물론 밝음이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이미지였지만). 물론 그전에 [Internal affairs]라는 앨범이 있었지만 필자는 “Oh No”라는 곡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내가 패로 몬치를 알게 되었던 때는 2001년 즈음이다. 그리고 린킨 파크(Linkin Park)의 리믹스 앨범 [Reanimation]에서 그를 또 한 번 만나게 되었다.



♬ Mos Def (Feat. Pharoahe Monch, Nate Dogg) - Oh No

그의 첫 앨범 [Internal Affairs]는 쉽게 들을 수 있는 앨범은 아니다. 절반 정도 들으면 귀가 아프고, 끝까지 들으면 기분이 나빠지는 묘한 앨범이다. 반드시 한 곡씩 따로따로 접해야 그나마 그 곡의 매력을 알 수가 있다. 자신이 직접 대부분의 곡을 프로듀싱한 이 하드코어하기 짝이 없는 앨범은 싱글 “Simon Says”를 포함해 굉장한 평가를 받았고, 어느 정도 차트에서의 성공도 이루었다. 특히 싱글 곡은 그에게 많은 인지도를 안겨 주었으며, 테크니션이라는 입지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피처링도 몇 차례나 했다. 그중에는 유명한 곡들도 제법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Oh No”나 “H! VLTG3”라든지 “Guerilla Monsoon Rap” 등을 포함하여 은근히(?) 본인의 마당발과 실력을 자랑하며 그가 집에서 놀고 있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 괜히 과학자라고 하는 것이 아니듯 그의 테크닉은 실로 굉장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문장을 만드는 데 있어 부자연스러운 점이 거의 없으면서도 상당히 기술력이 뛰어난 라임을 끊임없이 연쇄적으로 터트리면서 그 라임들을 다 살리는 능수능란함을 보라. 거기서 그치지 않고 굉장히 변칙적인 플로우와(필자는 처음 접했을 때 ODB를 접했을 때보다도 충격이었다) 라임의 독특한 배열(예를 들면 한 마디 앞 부분에 A B로 단어를 썼으면 다음 마디 끝에는 B‘ A’로 짓는 등 굉장히 치밀하게 짜인 방식), 그리고 절대 테크닉 때문에 곡을 흐리지 않는 그 센스까지. 이 쯤되면 너무 칭찬했나 싶기도 하지만 그는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혹자는 이때의 페로몬치를 두고 피처링 랩퍼, 8마디 랩퍼라고도 했었다(앨범은 별로인데 싱글이나 피처링에서만 빛을 발한다는 뜻). 인정한다. 쉽게 말해 경박한 느낌도 있었고, 뭔가 결과물들이 비슷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2006년 세르지오 멘데스(Sergio Mendes)의 앨범에 실린 “Loose Ends”, 2007년에 발표한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의 “Rehab” 리믹스 곡에서는 조금 달랐다. 확실히 트랙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다 보니 본인의 캐릭터보다 곡을 살리는 방향을 택하였고, 이는 곡의 완성도에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의 발전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꽤 긴 공백 후에 [Desire]라는 두 번째 정규 앨범이 나왔다.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을 하는 대신 다른 이들의 곡을 받았고, 앞의 앨범과 긴 간격이 있었던 만큼 확실히 많은 차이점을 보였다. 패로 몬치 고유의 특이한 랩이 살아있으면서도 랩을 처음 접하는 이들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쉬워졌으며 훨씬 다양해진 컨셉을 갖췄다. 스스로가 가진 캐릭터를 살리면서도 곡에 따라 조화를 이루었고, 앨범은 덕분에 풍성해졌다. 이후 그는 세 번째 앨범 [W.A.R.]을 통해 첫 번째 앨범과 두 번째 앨범 사이에서 중심을 잡은, ‘말하는 이’와 ‘듣는 이’ 모두를 충족시키면서 전체적으로 잘 다듬어진 결과물을 선보인다.




♬ Sergio Mendes (Feat. Pharoahe Monch, will.i.am, Justin Timberlake) - Loose Ends

그에게는 한 가지 특이한 경력이 있는데 (지금은 널리 알려졌지만), 바로 디디(Diddy)의 앨범 [Press Play]에 고스트라이팅을 하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디디는 패로몬치의 스킬을 보여주기 위해 그에게 몇 달간 교습(?)을 받았다고 한다. 이외에도 그의 디스코그래피는 생각보다 기니까 찾아 듣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작년에는 “Damage”라는, 총기 폭력에 반대하는 의미 있는 싱글을 발표하였고, 올해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겠다고 한다. 온갖 폭력적인 이야기는 앞장서서 다 하던 그가 어느덧 긴 활동 기간을 지나 이제는 좀 더 본질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하게 된 것이다. 이번 앨범 제목 역시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과연 그가 다소 교훈적인, 의미 가득한 이야기들을 어떤 소리들로 표현할지 기다려진다.


글│Bluc
편집│soulitude

신고
댓글 7
  • 10.27 07:03
    OK
    퀸스가 듣고있어
    몬치레고!
  • 10.27 09:06
    와 파로아 몬치라니
    저도 린팤앨범에서 알았는데 짱이죠
  • 10.28 11:31
    왜 나는 사진을 보고 얼스웨셫 이 생각났을까요..
    난 나쁜놈인가.
  • 10.28 13:24
    @SKID_K
    난 갬비노..
  • 10.28 20:55
    'Oh No'로 네잇독을 처음 접한 저로써는 잊을수 없는 분이긴 하네요.ㅋㅋ
    "할렐루야!"
  • 10.29 10:49
    닮고파....
  • 11.1 16:55
    블랙똗에 패로몬치에 디디 왜이리 무리했죠 저 앨범에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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