Каста - Четырёхглавый орёт (2017)
Russia / Alternative Hip-Hop
평점 9.5 / 10
Каста는 러시아 힙합을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그야말로 러시아 힙합 그 자체인 레전드 그룹입니다.
소련 붕괴이후 극심한 사회 혼란기를 겪던 90년대 러시아에 혜성처럼 등장해 수준 높은 붐뱁 사운드를 선보이며 힙합이란 음악이 무엇인지를 러시아에 처음으로 알린 이들이며 이후 장기간동안 러시아 힙합씬 왕좌에 군림 했던 이들은 10년대 들어서 그 세가 급격히 줄어들었는데요.
바로 Каста를 왕좌에서 끌어내리려 작정하고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던 Vagabund (Oxxxymiron과 Schokk으로 이루어진 그룹)의 등장과 트랩의 등장으로 러시아 힙합씬이 급격하게 변하게 되며 붐뱁 군단 Каста는 점점 자리를 잃는듯 보였는데요, 2008년 발매작 'Быль В Глаза' 이후로 무려 9년만에 신보 'Четырёхглавый орёт'를 발매하며 노장은 죽지 않는 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언코 이번년도 발매작중 러시아 힙합 포럼에서 가장 큰 지분율을 갖고 있는 엘범이며, 현 러시아는 Четырёхглавый орёт 열풍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세기말 러시아를 뒤흔들던 Каста의 먹통 사운드는 더이상 볼 수 없지만, 시대에 발맞춘 트렌디함과 Четырёхглавый орёт 만의 독특한 러시아풍의 악기 구성과 멜로디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 애국주의와 비모스크바 시민들의 삶과 애환을 담은 첫트랙 'Сказочная'와 싱글컷 'Они'는 본작의 백미중의 백미입니다.
오랜 공백을 깨트리고 등장한 'Каста'지만 이번 엘범은 그간 러시아 신진 세력들에게 받아왔던 불명예를 단번에 깨버리는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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ЛСП - Tragic City (2017)
Belarus / Trap Rap
평점 9.5/10
ЛСП가 그의 조국인 벨라루스뿐만이 아닌 동유럽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트랩 랩퍼라는 사실에 부정할 이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덥스템과 그라임을 가미한 트랩으로 단번에 씬의 핵심 인물로 자리 잡았던 ЛСП는 같은 그라임 계열인 Oxxxymiron과 뜻을 함께 하며 같이 활동을 펼쳐나갔었는데요. 작년 터졌던 동료 Oxxxymiron이 그에게 등을 돌리며 뒤이어 펼쳤던 디스 공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발매 되는 정규엘범이며 본작 'Tragic City'는 Oxxxymiron이 직접 본인 채널에서의 홍보와 피쳐링을 통해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었던 ЛСП의 2015년작 'Magic City'의 퀄리티를 훨씬 웃돌며 커리어 하이를 갱신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ЛСП의 최대 강점인 멜로디감각과 감각적인 송라이팅이 더욱 발전하여 거의 최고치에 다다른듯한 역량을 발산하고 있으며 또한 이젠 그만의 음악적 정체성이 자리를 잡아 그간 비교 되어왔던 서방세계의 Future와 같은 랩퍼들과 비교해서 이제 완전히 차별된 본인만의 음악을 하는듯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더이상의 그라임,덥스텝 어프로치는 보이지 않는데요. 본작의 수록곡 'Еще один день'에서 훅이 끝난후 터지는 아웃트로에선 Skrillex의 'Scary Monsters and Nice Sprites'을 오마쥬한듯한 샘플 보이스가 나오지만 그후에 덥스텝 대신 터져나오는 블루지한 기타 솔로는 Oxxxymiron의 디스를 맞상대하는 ЛСП의 멋진 카운터펀치입니다.
러시아 평단에서도 극찬을 받고 있는 본작 'Tragic City'는 Pharaoh의 'Phosphor' 엘범과 함께 러시아의 트랩이 가야할 길은 어디인가를 제시하는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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СД - Нормальная тема (2017)
Russia / Hardcore Hip-Hop
평점 7.5/10
00년대 중반 무차별적인 배틀랩으로 악명을 떨쳤던 СД 역시 오랜간만에 정규 엘범을 드롭 하였습니다.
Oxxxymiron, Schokk, Johnyboy, Гарри Топор등의 쌩신인들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며 인스트럭터 역할을 하던 그 답게 본작에선 현 러시아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배틀래퍼 ЗАМАЙ, Слава КПСС, Тот Самый Коля, Booker, Young P&H등을 적극적으로 본인 엘범에 포진 시켜 조화로운 신구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본작 'Нормальная тема'의 하이라이트는 오직 베이스와 무질서한 드럼 연주로만 이루어진 비트위 СД와 배틀랩 군단 ЗАМАЙ, Слава КПСС, Тот Самый Коля가 펼치는 날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듯한 거친 랩의 향연이 돋보이는 첫트랙 'Компромисс' 입니다. 단언코 지금까지 들어왔던 러시아 힙합 트랙들중에서도 다섯 손가락안에 들 본트랙은 흡사 들개들이 서로 비트를 물어 뜯는듯한 장면이 연상될 정도로 엘범의 첫시작을 멋드러지게 장식하는데요, 안타깝게도 Нормальная тема는 거기서 끝이 납니다. 이후에 급격히 분위기가 전환 되어 7번 트랙 'Отдать всё'를 제외한 나머지에선 너무 유행에 급급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 트랩 넘버들과 파티튠 트랙들이 엘범의 다수를 차지하는데 굳이 엘범을 이렇게 구성 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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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levard Depo - Sport (2017)
Russia / Cloud Rap
평점 6/10
작년 러시아 힙합 최고의 히트곡 '5 Минут Назад'의 히어로중 한명인 Boulevard Depo가 5 Минут Назад 이후 거진 8개월만에 신보를 발매하였습니다. 5개의 짧은 트랙들로 이루어진 본 EP는 평소 Boulevard Depo가 추구하던 땅꺼지듯 늘어지는 멍청랩의 클라우드 트랙들로 채워져있는데요. 솔직한 평가로 5 Минут Назад는 Pharaoh의 버스가 맞지 않나 싶을 정도로 본 엘범에서는 Boulevard Depo만의 매력을 찾기 힘듭니다. 이쪽 계통 대부분이 그렇듯이 리릭시즘은 이미 포기한 상태로 시작을 하는데 그의 벌스들은 랩의 리듬이 가져다주는 청각적인 쾌감이 매우 희미하며 또한 가장 중요한 지점인 훅메이킹 역시 인상 깊은 지점이 전혀 없습니다.
5 Минут Назад의 상승세를 이어가야하는 타이밍임에는 동의하지만 조급하게 발매 하는것 보단 좀 더 엘범 퀄리티에 신경 썼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는 아쉬운 결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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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est - 0372 (2017)
Ukraine / Cloud Rap
평점 6.5/10
Скриптонит와 Schokk이라는 카자흐스탄의 두 거물들과 대기업 힙합 레이블 'Gazgolder'을 등에 업은채 단번에 슈퍼루키 반열에 입성한 T-Fest가 비교적 데뷔 이후 단기간의 준비 기간을 걸쳐 정규 데뷔 엘범을 발매하였습니다. 본토인 서방의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한 느낌이 강한 본작은 준수한 퀄리티의 프로듀싱과 T-Fest의 준수한 랩실력, 준수한 멜로디 감각의 훅메이킹등 어느 하나 부족할 것 없는 퀄리티지만 돌이켜 보자면 크게 뛰어날 것 없는 엘범이기도 합니다.
같은 부류의 음악을 하는 서방세계의 랩퍼들과 별 차이점이 없는 점은 너무나도 아쉬운 점인데, 실력은 충분하니 본인이 갖고 있는 훌륭한 재원들로 천천히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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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ladaet - Files (2017)
Russia / Trap Rap
평점 8/10
Obladaet에겐 이렇다할 프리스타일 실력이나, 기성 랩퍼들과의 인맥, 대형 레이블의 지원은 없습니다. 더군다나 그는 모스크바나 피테르 출신도 아닌 변방 코미공화국 출신입니다. 그렇다고 그가 정말 독보적인 음악성이나 리릭시즘을 갖고 있는 것 역시 아니죠.
하지만 러시아 힙합 리스너들이 그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랩을 너무 잘합니다. 같은 시기 배틀랩으로 주목받은 랩테크니션들인 Слава КПСС, Rickey F와 비교했을 때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Obladaet는 트렌디함을 주무기삼아 트랩 비트위에 비트를 잘게 쪼개며 본인의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 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Obladaet의 본작 'Files'는 크게 독보적인 음악성을 갖고 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미친듯한 랩스킬로 청각적인 쾌감을 자극하기엔 충분한 엘범입니다.
전편 바로가기 : http://hiphople.com/fboard/9690195
앞으로 이렇게 러시아 유력 랩퍼들의 최신 엘범들과 신인들의 발매작들 역시 소개할 생각입니다.
이번 해는 Oxxxymiron과 Скриптонит의 신보가 발매 예정 되어있어 개인적으로 기대가 많이 되네요.
전 앵간하면 괜찮은 엘범들 위주로 소개 해서...
Скриптонит 앨범해석하신거 보면서 엄청많이 듣곤 했는데, 신보 나온다니 너무 기대되네여
다 잘 들어보겠습니다!!!!! 이런 글 항상 감사해요
스크립타닛 신보도 얼마 안남았네요
분들이 찍은 건가요?
와.....
댓글 다신김에 스웩도 부탁드립니다 ^-^
Скриптонит는 카자흐스탄 랩퍼이고 Oxxxymiron은 러시아 랩퍼입니다.
Oxxxymiron은 미국으로 따지면 켄드릭 라마, 혹은 90년대 투팍비기라고 보시면 되구요, Скриптонит 역시 카자흐스탄 내에선 당연 원탑이고 구소련내에서도 가장 유명한 랩퍼중 한명입니다..
대강 현지 평가를 아주 단순하게 얘기하자면 종합적인 부분에서
Oxxxymiron 1위이고 Скриптонит가 2위라고 보시면 되요
좋은 음악 알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트래직 시티 진짜 좋네요. 감사합니다. 스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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