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2333 추천 수 2 댓글 0

thumbnail.jpg

[기획] 뮤지컬 보디가드, 그리고 휘트니 휴스턴


지난 3월 5일, 뮤지컬 <보디가드>가 3개월여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그리고 오는 4월 1, 2일 양일간에 걸쳐 열린 부산에서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또, 지난 2월에는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기일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기일 근처에 맞춰 나름의 추모 행사로 서울에서 열린 뮤지컬을 보았다. 휘트니 휴스턴이 2012년에 세상을 떠났으니 벌써 5주기가 되는 해다. 때마침 뮤지컬을 보기 전에 오랜만에 영화도 다시 보게 됐는데, 덕분에 두 가지 장르가 선보이는 방식을 의도치 않게 비교할 수 있었다.


뮤지컬을 보면서 놀랐던 점 하나는 영화에서의 공간을 독특한 스타일의 세트로 구현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어 가사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90년대에 등장한 영화보다 2010년대에 등장한 뮤지컬은 훨씬 많은 휘트니 휴스턴의 곡을 품었다. 그의 곡으로 채운 뮤지컬 넘버를 듣고 있으니 자연스레 그의 생전 모습이 생각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잘 알려진 곡을, 그것도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곡을 뮤지컬의 흐름과 가사라는 양쪽을 충족하며 커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뮤지컬 <보디가드>는 그 점에서 굉장히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정서의 표현도 마찬가지다. 영화 <보디가드>가 개봉한 건 1992년이다. 물론 그 뒤로 많은 아류작과 패러디를 낳으며 긴 시간 동안 동시성을 확보하고는 있었지만, 2017년에 그것을 동시대의 감성으로 선보이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을 거로 생각한다.





그러나 전설의(?) 명곡 “I Will Always Love You”만큼은 결국 영어 가사 그대로 선보였다. 일종의 정면돌파인가 싶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미 모든 사람이 영어로 쓰인 후렴구를 다 아는 상황에서 그것을 한국어로 선보이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뮤지컬에서는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사실상 공연의 클라이막스인데, 그만큼 이 곡이 가진 의미도 높게 살뿐더러 곡이 주는 힘을 믿고, 또 그걸 보여주는 무대가 아니었나 싶다.



poster1.jpg


유독 이 뮤지컬을 보면서 주인공이 가진 실제의 모습 그 이상으로 휘트니 휴스턴을 떠올렸다. 영화와 굉장히 흡사한 흐름, 몇 공간에 맞춰 변화한 듯한 전개는 예술의 두 가지 형태로 나뉜 어떤 그림을 동시에 떠올리게끔 했다. 물론, 두 작품은 선보이는 방식 자체가 달라서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안에서 두 주인공이 가진 존재감이 정말 크다는 건, 두 작품 모두 가지고 있는 특징 중 하나다. 특히나 공연 내내 등장하고, 많은 넘버를 소화해야 했던 뮤지컬 속 두 주연은 유달리 빛나 보였다. 체력적으로도 대단한 일인 동시에 그만큼 부담감도 있었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살면서 누구나 자신이 짊어진 무게에 대한 부담은 있다. 그 부담을 어떻게 이겨내는가, 혹은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삶의 질이나 행복의 정도도 변화하는 듯하다. 휘트니 휴스턴의 경우, 약물을 택하며 그 부담을 덜어내려 했었다. 물론, 약물 외에도 힘겨운 시간이 많았으며 결국 그는 삶에서 행복하지 못한 시간을 가졌다. 그에게는 팝 디바라는 자리도 영광이자 압박이었다. 당시 가장 성공한 팝 디바였기 때문에, 그 타이틀이 주는 부담도 컸을 것이다. 그 점에서 오는 압박 때문에 처음 약물을 택했다고 고백한 적도 있었다.


휘트니 휴스턴이 여전히 기억될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그가 세상에 남긴 존재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뛰어난 노래 실력만큼 세상에 좋은 곡을 많이 남겼기 때문이다. 디바라는 타이틀이 그 자신에게는 압박일 순 있어도,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찬양하고 힘을 줄 수 있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양날의 검과도 같다. 휘트니 휴스턴은 그러한 디바의 매력이 있었다. 그는 다이애나 로스(Diana Ross)의 뒤를 잇는 존재였고, 그러한 음악적 포지션, 혹은 대중문화 내에서의 포지션을 가진 사람은 지금까지도 흔치 않다.



poster2.png


기일은 어느덧 시간이 지났지만, 한동안 계속 휘트니 휴스턴이 생각났다. 뮤지컬을 봤던 당시, 봄기운이 채 오기도 전인 추운 날씨 탓인지 특유의 애절한 발라드가 계속 기억에 남았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가 살아생전에 보여줬던 많은 모습이 떠오른다. 유치하다고 생각했던 영화<보디가드> 속 이야기가 긴 세월을 지나서 이렇게 또다시 애절하게 다가올 줄 누가 알았을까.



글 | bluc

이미지 | ayn



?Who's Bluc

profile

작가, 에디터, 기자, 칼럼니스트 등 글 쓰는 일은 다 하고 있습니다. 왼쪽은 마이클 부블레.


  1. [기획] 저스트 뮤직이 만들어낸 일곱 가지 효과

    [기획] 저스트 뮤직이 만들어낸 일곱 가지 효과 기존의 틀을 깨부수거나, 아니면 그 틀 안에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왔다. 그러면서도 지구 최강의 충만한 똘끼(?)를 뽐내고, 힙합으로 취할 수 있는 부와 명예를 각자의 멋으로 꽤 많이 얻어냈다....
    조회수38240 댓글4 작성일2017.05.05 카테고리국내
    Read More
  2. [기획] 파급효과 VS 우리효과

    [기획] 파급효과 VS 우리효과 저스트 뮤직(Just Music)이 두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 [우리효과 (We Effect)]를 발표했다. 그들은 지난 몇년간, 그 어떤 레이블보다도 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며 끊임없이 성장해왔다. 그 단초가 된 앨범이 [파급효과 (Ripple ...
    조회수21777 댓글9 작성일2017.04.30 카테고리국내
    Read More
  3. [공연] 민제 [Now] 음감회

    [공연] 민제 [Now] 음감회 ‘얼터너티브(Alternative)’. 간단하면서도 명료한 이 한 단어는 이제는 음악 씬에서 빼먹을 수 없는 키워드가 되었다. 다양한 장르를 섞는 혼합성과 동시에 기존 장르의 특성에서는 조금 벗어난 그 매력이 메인스트림 한가...
    조회수4893 댓글1 작성일2017.04.28 카테고리국내
    Read More
  4. [기획] 셋리스트로 미리 맛보는 위즈칼리파 내한 공연

    [기획] 셋리스트로 미리 맛보는 위즈칼리파 내한 공연 셋리스트(Setlist)란 음악가가 공연에서 부른 음악을 정리해놓은 목록이다. 많은 사이트가 셋리스트를 제공하지만, 가장 유명한 건 셋리스트에펨(setlist.fm)이다.셋리스트에펨은 '셋리스트 위키...
    조회수12360 댓글0 작성일2017.04.27 카테고리국외
    Read More
  5. [기획] 커런시부터 썬더캣까지, 위즈 칼리파의 흥미로운 순간 5

    [기획] 커런시부터 썬더캣까지, 위즈 칼리파의 흥미로운 순간 5 위즈 칼리파(Wiz Khalifa)가 처음으로 단독 내한을 한다. 이번 행사는 'SEOUL SESSIONS LIVE MUSIC EVENT 2017'이라는 이름의 페스티벌이며, 5월 3일 종합운동장 내 문화광장에서 열린다...
    조회수9664 댓글1 작성일2017.04.13 카테고리국외
    Read More
  6. [기획] 당신이 미국 힙합을 알기 위해 팔로우해야 할 인스타그램 5

    [기획] 당신이 미국 힙합을 알기 위해 팔로우해야 할 인스타그램 5 세상은 넓고 인스타그램 계정은 넘친다. 고대의 유랑객은 초원과 평야를 헤매며 일용할 양식을 찾아다녔다면, 신세기의 유랑객은 수많은 웹사이트를 넘나들면서 오늘 하루 일용할 "덕...
    조회수15777 댓글6 작성일2017.03.22 카테고리국외
    Read More
  7. [기획] 뮤지컬 보디가드, 그리고 휘트니 휴스턴

    [기획] 뮤지컬 보디가드, 그리고 휘트니 휴스턴 지난 3월 5일, 뮤지컬 <보디가드>가 3개월여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그리고 오는 4월 1, 2일 양일간에 걸쳐 열린 부산에서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또, 지난 2월에는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
    조회수2333 댓글0 작성일2017.03.20 카테고리국외
    Read More
  8. [기획] 안녕! SNS에서 온 내 친구, Khalid

     [기획] 안녕! SNS에서 온 내 친구, Khalid 멋진 알앤비/소울 앨범이 쏟아졌던 작년의 기운이 아직 남았던 걸까. 한 분기도 채 지나기 전에 올해도 알앤비/소울 씬에서 주목할 만한 앨범이 연달아 나오며 많은 음악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있...
    조회수11431 댓글7 작성일2017.03.16 카테고리국외
    Read More
  9. [기획] [UNFUCKABLE]부터 [BUFFET]까지, 빌스택스의 믹스테입 3

    [기획] [UNFUCKABLE]부터 [BUFFET]까지, 빌스택스의 믹스테입 3 국내 프로야구팬이라면 선수가 개명하는 걸 꽤 많이 봤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름을 바꾸고 롯데 자이언츠(Lotte Giants)를 대표하는 외야수가 된 손아섭, 손승락이 떠나 공석이었던 마무리 보...
    조회수20844 댓글10 작성일2017.03.11 카테고리국내
    Read More
  10. [공연] 한국 힙합 어워즈 2017 애프터 파티

    [공연] 한국 힙합 어워즈 2017 애프터 파티 한국 힙합 어워즈 2017(Korean Hiphop Awards 2017, 이하 KHA 2017)이 막을 내렸다. 전문 선정위원단의 객관적인 투표와 장르 네티즌들의 활발한 투표에 힘입어 KHA 2017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수상자...
    조회수26937 댓글3 작성일2017.03.07 카테고리국내
    Read More
  11. [기획] KHA와 MILK가 밀어보는 라이징 스타 5

    [기획] KHA와 MILK가 밀어보는 라이징 스타 5 한국 힙합 어워즈 2017(Korean Hiphop Awards, 이하 KHA)의 부문별 수상자가 공개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그 면모는 더욱 인상적이었다. 박재범(Jay Park), 그루비룸(Groovy Room), 저스디스(Justhis), 넉...
    조회수27661 댓글2 작성일2017.02.28 카테고리국내
    Read More
  12. [기획] Musicians in Women’s March

     [기획] Musicians in Women’s March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에 공식적으로 임명됐다. 미국 시각으로 지난 1월 20일의 일이다. 대선 과정부터 도널드 트럼프는 전 세계의 우려를 낳았다. 다양하고 예민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차별...
    조회수5887 댓글1 작성일2017.01.30 카테고리국외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45 Next ›
/ 45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HIPHOPLE NEWS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