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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뮤지컬 보디가드, 그리고 휘트니 휴스턴


지난 3월 5일, 뮤지컬 <보디가드>가 3개월여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그리고 오는 4월 1, 2일 양일간에 걸쳐 열린 부산에서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또, 지난 2월에는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기일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기일 근처에 맞춰 나름의 추모 행사로 서울에서 열린 뮤지컬을 보았다. 휘트니 휴스턴이 2012년에 세상을 떠났으니 벌써 5주기가 되는 해다. 때마침 뮤지컬을 보기 전에 오랜만에 영화도 다시 보게 됐는데, 덕분에 두 가지 장르가 선보이는 방식을 의도치 않게 비교할 수 있었다.


뮤지컬을 보면서 놀랐던 점 하나는 영화에서의 공간을 독특한 스타일의 세트로 구현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어 가사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90년대에 등장한 영화보다 2010년대에 등장한 뮤지컬은 훨씬 많은 휘트니 휴스턴의 곡을 품었다. 그의 곡으로 채운 뮤지컬 넘버를 듣고 있으니 자연스레 그의 생전 모습이 생각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잘 알려진 곡을, 그것도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곡을 뮤지컬의 흐름과 가사라는 양쪽을 충족하며 커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뮤지컬 <보디가드>는 그 점에서 굉장히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정서의 표현도 마찬가지다. 영화 <보디가드>가 개봉한 건 1992년이다. 물론 그 뒤로 많은 아류작과 패러디를 낳으며 긴 시간 동안 동시성을 확보하고는 있었지만, 2017년에 그것을 동시대의 감성으로 선보이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을 거로 생각한다.





그러나 전설의(?) 명곡 “I Will Always Love You”만큼은 결국 영어 가사 그대로 선보였다. 일종의 정면돌파인가 싶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미 모든 사람이 영어로 쓰인 후렴구를 다 아는 상황에서 그것을 한국어로 선보이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뮤지컬에서는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사실상 공연의 클라이막스인데, 그만큼 이 곡이 가진 의미도 높게 살뿐더러 곡이 주는 힘을 믿고, 또 그걸 보여주는 무대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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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이 뮤지컬을 보면서 주인공이 가진 실제의 모습 그 이상으로 휘트니 휴스턴을 떠올렸다. 영화와 굉장히 흡사한 흐름, 몇 공간에 맞춰 변화한 듯한 전개는 예술의 두 가지 형태로 나뉜 어떤 그림을 동시에 떠올리게끔 했다. 물론, 두 작품은 선보이는 방식 자체가 달라서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안에서 두 주인공이 가진 존재감이 정말 크다는 건, 두 작품 모두 가지고 있는 특징 중 하나다. 특히나 공연 내내 등장하고, 많은 넘버를 소화해야 했던 뮤지컬 속 두 주연은 유달리 빛나 보였다. 체력적으로도 대단한 일인 동시에 그만큼 부담감도 있었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살면서 누구나 자신이 짊어진 무게에 대한 부담은 있다. 그 부담을 어떻게 이겨내는가, 혹은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삶의 질이나 행복의 정도도 변화하는 듯하다. 휘트니 휴스턴의 경우, 약물을 택하며 그 부담을 덜어내려 했었다. 물론, 약물 외에도 힘겨운 시간이 많았으며 결국 그는 삶에서 행복하지 못한 시간을 가졌다. 그에게는 팝 디바라는 자리도 영광이자 압박이었다. 당시 가장 성공한 팝 디바였기 때문에, 그 타이틀이 주는 부담도 컸을 것이다. 그 점에서 오는 압박 때문에 처음 약물을 택했다고 고백한 적도 있었다.


휘트니 휴스턴이 여전히 기억될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그가 세상에 남긴 존재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뛰어난 노래 실력만큼 세상에 좋은 곡을 많이 남겼기 때문이다. 디바라는 타이틀이 그 자신에게는 압박일 순 있어도,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찬양하고 힘을 줄 수 있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양날의 검과도 같다. 휘트니 휴스턴은 그러한 디바의 매력이 있었다. 그는 다이애나 로스(Diana Ross)의 뒤를 잇는 존재였고, 그러한 음악적 포지션, 혹은 대중문화 내에서의 포지션을 가진 사람은 지금까지도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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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일은 어느덧 시간이 지났지만, 한동안 계속 휘트니 휴스턴이 생각났다. 뮤지컬을 봤던 당시, 봄기운이 채 오기도 전인 추운 날씨 탓인지 특유의 애절한 발라드가 계속 기억에 남았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가 살아생전에 보여줬던 많은 모습이 떠오른다. 유치하다고 생각했던 영화<보디가드> 속 이야기가 긴 세월을 지나서 이렇게 또다시 애절하게 다가올 줄 누가 알았을까.



글 | bl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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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에디터, 기자, 칼럼니스트 등 글 쓰는 일은 다 하고 있습니다. 왼쪽은 마이클 부블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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