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PRhyme] 속 프라임한 샘플을 찾아서…
DJ 프리미어(DJ Premier, 이하 ‘프리미어’)는 샘플링 작법을 고집하는 프로듀서다. 물론, 그는 이제 샘플링 기반으로 한 붐뱁 힙합의 상징이 됐다. 샘플링 기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작곡의 재료가 되는 샘플이다. 샘플을 어떻게 다듬느냐도 관건이지만, 무엇보다 좋은 소리를 찾는 것이 선행 과제다. 좋은 샘플에 의존한 덕분이라거나, 평범한 샘플로도 좋은 소리를 만들어내야 좋은 비트메이커라는 식의 생각으로 디깅(digging)이란 행위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하지 않길. 신선하지 않은 재료로 고급 요리를 만들어낼 순 없다. 많은 비트메이커들이 좋은 샘플을 찾는 행위인 디깅에 시간과 비용을 소비하는 이유도 이에 기인한다. 디깅도 비트메이킹이란 일련의 과정 중 일부를 이루는 행위다.
셰이디 레코드(Shady Records)의 마이클 헤럴드(Michael Herald)는 프리미어에게 아드리안영(Adrian Younge)의 곡을 샘플 삼아 작업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만든 곡들로 슬로터하우스(Slaughterhouse)의 믹스테입이나 EP를 제작하려고 구상했다. 하지만 일은 계획대로 풀리지 않았다. 이에 아쉬움을 느꼈던 로이스 다 파이브나인(Royce Da 5’9”, 이하 ‘로이스’)이 자신과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하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프라임(PRhyme)이 탄생했다. 프리미어 입장에선 일그러질 뻔했던 프로젝트를 살릴 기회였고, 로이스 입장에선 슬로터하우스와 배드 미츠 이블(Bad Meets Evil)의 영광을 잇는 새로운 스타 프로젝트를 탄생시킬 좋은 기회였다.
아드리안 영은 프리미어에게 자신의 음악을 전달했다. 자신의 곡이 샘플링되길 평소에도 바라왔던 프로듀서였기에 아드리안 영은 이번 프로젝트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 비트메이커들은 한 뮤지션만의 음악을 샘플링하기를 꺼린다. 한 뮤지션의 곡만을 재료로 삼게 되면 그 뮤지션의 색깔에 휘둘리거나 획일화된 소리를 들려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어 역시 그 점을 염려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드리안 영은 특정한 영역에 국한되는 프로듀서가 아니다. 힙합, 사이키델릭 소울, 필름 스코어의 영역을 오가며 다채로운 소리를 구현해낸다. 덕분에 프리미어 입장에서도 한 아티스트의 한 가지 스타일에 종속되지 않는 사운드를 구축해낼 수 있었다. 각 수록곡에 어떠한 샘플들이 사용되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1. PRhyme
아드리안 영의 정규 앨범 [Something About April]의 수록곡 “Midnight Blue”를 메인 프레이즈를 따왔다. 22초에 등장하는 걸쭉한 보컬 샘플은 메소드 맨(Method Man)의 “Release Yo’ Delf”에서 따온 랩 구절이다.
#2. Dat
Sound Good (Feat. Ab-Soul & Mac Miller)
아드리안 영이 작곡한 [Black Dynamite]의 필름 스코어 “Chicago Wind”를 샘플로 사용했는데, 특정 구간을 그대로 가져오는 프레이즈 샘플링이 아닌 컷앤페이스트(Cut & Paste, 구간을 여러 조각으로 잘라 재배열하는 작법)로 재구성했다. 덕분에 원곡의 사이키델릭한 느낌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질감을 지니게 됐다. 8초에 등장하는 보컬 샘플은 로이스의 동료 조엘 오티즈(Joell Ortiz)의 “Project Boy”에서 따왔다.
#3. U
Looz
메인 샘플은 [Black Dynamite]의 “Shot Me In The Heart”이다. 곡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50 센트(50 Cent)의 목소리는 더 게임(The Game)의 “Hate It Or Love It”에서 따왔다. 블랙 포엣(Blaq Poet)의 “2 To The Stomach”와 로이스의 앨범 [Death Is Certain]의 수록곡 “Hip Hop”에서의 보컬도 따왔다.
#4. You
Should Know (Feat. Dwele)
2013년에 아드리안 영은 60, 70년대 필리 소울 그룹 델포닉스(The Delfonics)와 합작 앨범 [Adrian Younge Presents The Delfonics]를 발표했다. 델포닉스의 멤버 윌버트 하트(Wilbert Hart)와 아드리안 영의 합작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겠다. 그룹의 전성기 시절에 들려줬던 필리 소울의 질감이 거의 느껴지지는 않는 작품이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단 의지보단 선배 뮤지션의 목소리를 빌린 아드리안 영 스타일의 소울 앨범을 만든 쪽에 더 가깝다. 이 앨범의 수록곡 “True Love”가 메인 샘플로 사용됐다. 도입부에는 말콤 엑스(Malcome X)의 연설의 일부를 첨가했다. 이어서 프리미어는 나스(Nas)의 “Come Get Me”, 팻 조(Fat Joe)의 “Dat Gangsta Shit”, 버스타 라임즈(Busta Rhymes)의 “Put Your Hands Where My Eyes Could See”, 갱스타(Gang Starr)의 “Rite Where You Stand”등의 보컬 샘플들을 스크래치한다. 가장 인상적인 보컬 샘플은 나스의 “Nas Is Like”일 것. 여기서는 보컬을 따온 게 아니라, “Nas Is Like”의 도입부 구절을 로이스가 카피했다.
#5. Courtesy
메인 샘플은 [Black Dynamite]의 “Tears I Cry”다. 제이지(JAY Z)와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보컬을 활용했다. 우선 칸예 웨스트의 “We Major”에서의 보컬을 로이스가 억양까지 살려서 직접 노래한다. 이어서 “No Hook”에서의 제이지의 보컬 샘플이 등장한다.
#6. Wishin' (Feat. Common)
아드리안 영의 “Sound Of A Man”에서 등장하는 기타 리프의 피치를 올린 샘플이 추가됐다. 노토리어스 비아이지(The Notorious B.I.G.)의 명곡 “Kick In The Door”에서의 구절을 카피했다.
#7. To Me, To You (Feat. Jay Electronica)
메인 샘플은 [Something About April]의 수록곡 “It’s Me”이다. 푸지스(Fugees)의 “Fu-Gee-La” 속 로린 힐(Lauryn Hill)의 구절을 로이스가 카피했다.
#8. Underground
Kings (Feat. ScHoolboy Q & Killer Mike)
메인 샘플은 [Something About April]의 수록곡 “Thunderstrike”이다. 런-디엠씨(Run-D.M.C.)의 두 곡 “King Of Rock”과 “Hit It Run”에서 ‘킹’이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샘플링됐다.
#9. Microphone Preem (Feat. Slaughterhouse)
메인 샘플은 [Something About April]의 수록곡 “Two Hearts Combine”이다. 슈가(Suga)의 “What’s Up Star”가 보컬 샘플로 사용됐다.
글 | greenplaty
애이드리안 영도 대단하고
그걸 샘플링해서 마치 새로운 곡으로 만들어버리는 프리모...
둘다 어떻게 저렇게 잘 만들지...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