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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Audi Live 2014 Bruno Mars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4.04.09 23:18추천수 9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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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 Live 2014 Bruno Mars
브루노 마스 첫 내한 공연

4월 8일, 지난해 빌보드 차트와 슈퍼보울 하프타임 쇼(Super Bowl Halftime Show), 각종 시상식들을 휩쓸며 특급 팝스타 대열에 오른 브루노 마스(Bruno Mars)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Moonshine Jungle Tour’로 상하이와 베이징 공연을 마치고 날아온 것이다. 표는 내한 공연 중 손 꼽힐 정도로 빠르게 매진되었는데, 국내에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힙합 아티스트가 아닌 뮤지션의 내한 공연에 가는 것은 처음인데, 남성 싱어송라이터인 만큼 여자 비율이 절대적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게까지 절대적이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커플들이 꽤 있었기 때문?..) 지루한 대기 시간을 마치고 공연장에 들어가자 무대에는 투어의 이름에 걸맞게 야자수 그림이 그려진 막이 드리워 있었다. 그리고 그 막이 걷혀지는 순간부터 공연장의 열기는 '대폭발'했다. ... 공연이 하루 지났는데 벌써 여기저기 많은 후기가 나온 것 같아서, 여기에서는 인상 깊은 부분들을 중심으로 참고가 될 정보들을 얹어 정리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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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래!

브루노 마스가 노래를 잘한다는 거야 너무나 많은 라이브 영상으로 접해왔기 때문에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역시 라이브 공연에 가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을 제대로 느끼고 싶어서다. 음향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을지 몰라도, 분명 그의 소리는 제대로 전달됐다. 생각보다 훨씬 다이나믹한 무대였는데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라이브를 선보여서 (알면서도) 놀랐고, 또 특유의 ‘꿀 성대’를 어필하는 곡에서는 목소리에 집중하도록 악기를 간소화한 것도 효과 만점이었다. 특히 “When I Was Your Man”, “Our First Time” 같은 곡에서는 아예 작정하고 후반부 편곡을 보컬 애드립 중심으로 해서, 목소리를 눌렀다 폈다 꺾었다 접었다 휘었다가 밀었다 당기는 화려한 목놀림(?)을 끝없이 보여주며 관객들을 쥐었다 펴면서 정신을 놓게 만들었다.


2. 악기 연주!

브루노 마스의 아버지는 하와이(Hawaii)에서 밴드를 했었고, 그 외 다른 가족들도 모두 노래를 하고 악기를 다뤘다고 한다. 그래서 그도 어려서부터 다양한 악기를 접했고, 덕분에 피아노, 기타, 드럼, 베이스 등 못 다루는 악기가 없다. 그는 이러한 악기 연주를 콘서트의 흐름을 바꾸는 좋은 레퍼토리로 활용해 왔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공연 중간중간 전자 기타 솔로로 관중들을 미치게 만드는가 하면, 어쿠스틱 기타를 메고 나와 특유의 꿀 성대와의 완벽하게 매치하는 부드러운 선율을 들려주기도 했다. 그. 리. 고. “Just The Way You Are” 이후 떠나지 않는 관객들을 위해 앵콜 무대로 돌아온 순간은 대박이었다. 갑자기 켜지는 조명과 함께 드럼 세트에서 깜짝 등장해, 올해 슈퍼보울 하프타임 쇼에서도 선보인 바 있는 바우어(Baauer)의 “Harlem Shake”를 변형한 드럼 솔로를 터뜨렸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정말 박력이 넘치는 순간이었다. 바로 세션 드러머가 또 하나의 드럼 세트에서 흐름을 이어받으며 “Locked Out Of Heaven”으로 이어진 순간의 분위기는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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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댄스!?

사실 그의 노래만큼이나 무대를 뜨겁게 달궜던 것은 그의 숨겨진 춤 실력이다. (이 이야기는 뒤에 세션맨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좀 더 같이 하게 될 것 같다.) 사실 브루노 마스는 상대적으로 작은 키에 귀염상 얼굴이라 섹시 쪽으로 어필이 약간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오히려 그러한 이미지 덕분에 과하지 않고 능청맞게 섹시함과 귀여움을 오가는 안무들을 부담 없이 소화해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골반을 마구 튕겨대도 거부감이 안 들고, (여자 분들 비명 소리에 귀가 멀 것 같았다.) 브루노 마스만의 과하게 끈적이지 않는 섹시함을 제대로 어필했던 것 같다. 특히,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전매특허 댄스로 무대를 누빌 때는 귀여우면서 멋있는 그만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4. 세션맨들의 대활약

개인적으로 세션맨들이 공연에서 정말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느꼈다. 기존에 각종 시상식이나 투어 활동을 계속 함께해오던 팀이 그대로 온 것으로 보이는데, 단순히 세션이라는 느낌보다 정말로 하나의 팀을 이루어서 공연을 구성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그중 하나가 깨알 같은 군무들인데, 무려 MTV VMA 2013 ‘올해의 안무상’(!) 수상에 빛나는 “Treasure”로 이들의 칼 군무는 이미 유명하지만, 이러한 깨알 같은 안무들이 시작부터 끝까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다는 것이 큰 즐거움을 줬다. 이들은 악기를 연주할 때 루틴에 따라 액션을 넣는 것은 물론, 연주가 없을 때에는 자동 백업 댄서, 백업 보컬이 되어 흥을 돋웠다. 정해진 동선은 있었지만, 그 안에서 자유롭게 즐기는 모습이 좋았다. 특히 이들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했던 부분이, 세션 소개를 하면 보통 자기 악기의 솔로를 연주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사람들은 세션 소개를 하니까 연주하던 악기를 놓고 나와선 춤을 보여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빵 터졌던 순간이다. 이들 중에서도 브루노 마스의 팬이라면 알고 있을 그의 절친 필립 로렌스(Philip Lawrence)는 특히 브루노 마스와 넉살 좋게 농담을 주고 받는다든지 우스꽝스러운 댄스 애드립 등을 시전하며 시종 일관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참고로 필립 로렌스는 브루노 마스와 함께 더 스미징톤스(The Smeezingtons)라는 프로듀싱 팀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솔로 앨범도 냈다.) 무대 전 방향을 혼자서 커버할 수 없는 솔로 아티스트의 약점을 잘 메워 주었고, 하나같이 정말 유쾌하고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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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각종 깨알 애드립들

역시 라이브 공연에 가면 (에미넴의 하트처럼) 공연에 간 사람만이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애드립들이 커다란 추억이 되기 마련이다. 이날도 당연히 깨알 같은 애드립들이 있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Just The Way You Are”의 도입부가 있다. 브루노 마스가 통기타를 들고 코드를 하나씩 천천히 훑어 내리기 시작했는데, 전주가 끝나고 노래가 시작되려는 찰나 누군가 엄청 크게 “알러뷰!!”를 외쳤다. 순간 약간 분위기가 깨진 느낌도 들었는데, 브루노 마스는 여기서 센스 있게 “알러뷰”라고 웃으며 답하고, 엄청난 환호 속에 처음부터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Do You Love Me?”라는 질문을 반복하도록 유도한 후 “Yes, I Do.”로 답하며 여성분들에게 시간차 공격을 선보인 센스도 멋졌다. 노래 내내 ‘코리아’나 ‘서울’을 언급하는 것은 내한 공연 온 많은 아티스트들의 서비스. 하지만 그는 여기에 더해 ‘사랑해요’라는 한국말에 멜로디를 붙여 직접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마 사진 촬영이 금지이긴 했지만) 자신들을 잡아내기 위해 떠다니는 수많은 카메라들을 위해 친히 (리듬에 맞춰) 방향을 바꿔가며 카메라 포즈를 잡아주는 모습도 재밌었다. (여기서도 세션 팀의 깨알 같은 호흡을 볼 수 있었다.)
 

6. 그 외 편곡과 무대 구성

모든 곡들에서 공연용으로 크고 작은 편곡들이 있었다. 하나하나 말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적는다면, “Our First Time”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메이저 레이저(Major Lazer)의 “Bubble Butt”을 적절하게 삽입해 섹시한 분위기를 한층 더 강하게 연출해냈던 부분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앵콜 마지막에는 MTV VMA 2013에서 보여준 화려한 “Gorilla” 퍼포먼스를 체조경기장에 옮겨와 멋지게 재현해냈다. 녹색 빛 레이저와 고릴라 그림 앞에서 포효하는 브루노 마스, 이후에 실루엣으로 저 멀리 등장해 섹시한 목소리를 뽐내는 모습도 멋졌다. 천천히 베스트를 벗고 셔츠의 단추를 풀자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고, 음악에 맞춰 터지는 불꽃과 조명도 멋졌다. 내가 봐왔던 록 페스티벌의 공연, 혹은 래퍼들의 공연에서는 이러한 무대 장치를 활용한 구성이 크게 없었던 탓에 더욱 기억에 남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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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엄청난 관중들의 열기와 떼창

솔직히 말하자면 초반부 두세 곡은 공연을 제대로 볼 수조차 없었다. 아티스트 출연과 동시에 시공간계가 무너지는 기적이 이날도 예외 없이 벌어졌으며, 밀쳐내는 강도와 지속시간은 이제까지 봐왔던 빡센 힙합 내한 공연들(에미넴(Eminem), 나스(Nas), 칸예 웨스트(Kanye West) 등)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고 할 만하다. 중도 포기자들이 속출했고, 강한 의지력과 집중력을 풀가동했지만 공연에 집중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꽤 있었다. (끝나고 보니 발목과 신발이 정말 정글을 다녀온 듯하더라.) 하지만 좋게 보자면 그만큼 열광적인 공연이었고, 에너지 넘치는 무대였다는 뜻일 것이다. (서로 밀리고 밀리는 와중에도) 브루노 마스의 코드 핑거링과 멘트 하나하나에 온 관객이 환호했고, “Treasure”나 “Nothin’ On You”, “Just The Way You Are” 같은 유명곡은 체조경기장을 가득 메울 정도의 떼창이 울려퍼졌다. 이게 보통이 아니긴 아닌 게, 브루노 마스가 공연 이후 직접 트위터로 "이제까지 가장 큰 소리를 냈던 관객이야. 고마워요 한국!(That was one of the loudest crowds ever. Thanks Korea!)”이라는 메시지까지 남겼다.


8. 기타

공연장 앞에서 판매하던 공식 머천다이즈도 꽤 멋졌다. 단지 글씨만 박은 것이 아니라 프린팅이 꽤 신경 쓴 느낌이었다. / 공연이 끝나고 부모님과 함께 온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친구가 부모님과 공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가는 것을 봤는데 너무 흐뭇했다. 특유의 레트로한 느낌을 가진 브루노 마스인 만큼 팝 음악을 즐겨 들으신 부모님 세대에도 어필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 같다. 흔치 않은 광경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 진짜 전현무 닮았냐고 궁금해 하는 사람들 있을 텐데 노 코멘트다.



사실 기억을 살려 써보기는 했지만, 공연 자체가 워낙 열광적이었고, 정신이 없었던 탓에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스탠딩석이었기 때문에 지정석의 분위기는 어땠을지도 궁금하다. 공연장 실황 사진과 영상 등은 블로그 등을 검색하면 굉장히 많이 나오니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봐도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이렇게 전성기에 들어선 시기의 아티스트들도 한국을 많이 찾아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겨본다.


글 | soulitude
사진제공 | Access Entertainment



[추가] 공연 영상

다소 뒤늦기는 하지만, 우연히 건질 만한 영상이 몇 개 있어서 공유해 본다. 화질이나 흔들림은 감수해야겠지만, 현장감 하나는 확실히 느낄 수 있다.

1. 'Our First Time' (호응 유도와 반응) [영상 보기]
2. 'Nothing On You' (떼창 + 애드립) [영상 보기]
3. 'Just The Way You Are' (리믹스 + 떼창 + 사랑해요!)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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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4.10 01:50
    못간 아쉬움을 폴매카트니경 으로 달래야지 ㅠㅠ
  • 4.10 17:12
    대박이었어요..ㅜ
  • 4.10 18:37
    최고였슴다
  • 4.10 19:08
    진짜 그렇게 잘안보이는 2층지정석에서 봤는데도
    쩔었음 이게바로라이브고 음악으로 팬과의소통을 아는가수
  • 4.10 22:30
    가고 싶었어요.. 갔어야했어요.. 브루노마스 ㅠㅜ 센스쟁이
  • 4.10 22:40
    못갔으허헝ㅠㅠ
  • 4.10 23:55
    셔츠 벗으려고 했을 때 좀 기대했는데..^_ㅠ
  • 4.11 21:29
    고릴라 라이브로 듣고싶었는데 흑흑
  • 4.12 01:30
    가진 않았지만 글만 읽어도 열기가 전해지네요ㅎㅎ
    정말 잘 읽었습니당
  •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글쓴이
    4.13 15:13
    (4/13) [추가] 공연 영상 링크 몇 개를 첨부했습니다.
  • 4.14 18:22
    브루노마스 현대카드가 깟다던데 트루 ?
  • @dok1
    현대카드에서 이제는 슈퍼콘서트에 영혼이 깃들어야 할 때라고
    아직은 젊은 브루노마스 까고 폴매카트니 부름
  • 4.16 18:02
    @블락장인보도블락
    폴매카트니라서 이해되네요 ㅋㅋㅋ
  • 5.1 01:22
    @dok1
    브루노 마스가 앨범 두개밖에 안내서 깟다고 했을때 엄청 욕했는데 폴매카트니경.... 현대카드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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