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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힙합 동화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8.05.05 12:16추천수 15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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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칼바람, 하늘을 수놓은 미세먼지를 뒤로하고 가정의 달 5월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바로 어린이날이다. 아이들은 기대하던 선물을 받을 테고, 하필 5월 5일이 생일인 아이는 선물을 한 개로 퉁 쳐 버린 현실에 울음을 터뜨리기도 할 것이다. 그 순진무구한 아이들을 보다 보면,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나의 동심은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더군다나 여느 장르 음악보다 진실하다 못해 노골적이고, 때론 폭력적이기도 한 힙합을 좋아하는 힙합 팬이라면 이제 더는 동심이란 단어와 함께할 수 없는 건지 싶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아무리 허구로 지어냈다지만, 동화 또한 결국엔 사람 사는 세상 이야기일 뿐. 우리네 인생에도 분명 비슷한 상황들이 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마치 동화 속 이야기들과 꼭 닮은 이야기의 힙합 아티스트들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에 감명받아 각자의 이야기를 우리가 모두 아는 그 동화들의 상황에 얼추 맞게 대입해 보았다. 모두 함께 다시 찾아보자, 마음 안에 꼭꼭 숨어 있던 동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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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녀 Kim과 야수 Ye

 

아주 멀지는 않은 옛날, 미국이라는 나라에 이기적이고 버릇없으며 광기에 가득 찬 천재 음악가가 있었다. 어느 추운 겨울, 머릿속에 악상이 찾아와서는 진실한 아름다움은 마음속에 있다고 했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 그러자 악상은 [Yeezus]로 나타나 음악가를 야수로 변하게 하고, "I am a God" 같은 노래를 부를 때는 무대 위에서 냅다 괴성을 지르게 하였다. 한편, 사진 찍히기를 좋아하는 아름다운 여인 킴(Kim)은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이 길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킴의 아름다움은 인정하지만, 그녀가 야수로 변한 괴짜 음악가와 만나고 다닌다며 이상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킴은 그런 마을 사람들의 반응에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마을의 왕자 레이 제이(Ray J)는 그런 킴을 보고 상사병에 빠져 음악가를 도발한다. 심지어 레이 제이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노래까지 내놓으며 킴의 주의를 끌지만, 킴은 이내 무시하고 야수가 된 음악가 사이에서 딸 '북서'를 낳은 후 결혼하기까지 한다. 음악가는 킴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장갑차를 구매하고 8억짜리 황금 화장실을 짓는 등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야수 음악가의 노래 속 한 문장에 발끈한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이하 테일러)와 그 추종자들이 그의 성으로 향한다. 싸움으로 혼란스러운 틈을 타 테일러는 야수 음악가를 찾아가 마구 공격을 퍼붓는다. 그 순간, 킴이 돌아와 둘 간의 통화 내용을 공개해 반격을 가하고, 크게 상처 입은 남편을 구한다. 쓰러진 그에게 킴이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며 모든 것이 끝나버린 듯한 그 순간이었다. 하늘에서 갑자기 이지 부스트(Yeezy Boost)들이 우수수 떨어지더니 야수였던 음악가가 떠올라 다시 천재 음악가 예(Ye)로 변한다. 킴은 매우 놀라지만, 예를 받아들이고 키스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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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ZA 공주와 일곱 TDE 난쟁이

 

같은 나라인 미국, 뉴저지(New Jersey) 주에는 시저(SZA) 공주가 살고 있었다. 공주의 아버지는 이슬람교도였고, 때문에 그녀는 태어나자마자 이슬람교의 엄격한 규율 속에서 재즈 음악만 들으며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힙합 음악이 담긴 아이팟을 마주치고, 첫눈에 반하여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다. 하루는 그녀가 거울을 보고 물었다. '나는 어떤 음악을 해야 하지?' 거울은 '진심이 담긴 음악이 아름답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문제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때문에 이때까지만 해도 공주의 음악 속 목소리에는 갖가지 효과가 잔뜩 걸려 있었다. 시간이 흘러 복잡한 음악 씬을 헤매던 시저 공주는 TDE(Tongnamoo Dawg Entertainment)라는 간판이 새겨진 오두막집을 발견한다. 오두막집에 들어간 공주는 녹음실에서 시원하게 한 소절을 부른 뒤 잠들고 만다. 노래를 듣던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를 비롯한 일곱 난쟁이는 놀라운 재능을 가진 그녀가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음을 알고 안식처를 제공한다. 그리하여 시저 공주는 일곱 명의 난쟁이가 지내던 TDE 오두막집에 홍일점으로 합류한다. 이후 공주는 또 하나의 앨범 [Z]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확신이 없었다. 그때도 거울은 '여전히 진심이 담긴 음악이 더 아름답습니다'라고 대답했고, 그녀는 실의에 빠진다. 결국, 독사과 같은 주변의 시선과 부담감, 갈등을 이기지 못해 음악을 관두기 직전에 이르고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 그런 시저 공주가 안타까웠던 난쟁이들은 그녀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과 응원을 보냈고, 이내 기적이 일어난다. 공주의 내면에 있던 정체성과 자신감이 조금씩 움트는 것 아닌가! 마침내 시저 공주는 자기 본연의 모습을 담은 앨범 [Ctrl]과 함께 다시 잠에서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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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운 Lil Pump 새끼

 

'빼애애액!' 평화로운 미국의 한 연못, 또 하나의 새끼 오리가 태어났다. 아이의 이름은 개지 가르시아(Gazzy Garcia, 이하 가르시아). 아이는 다른 친구들과는 조금 달랐다. 얼굴도 빠르게 늙고 체구도 유난히 작았으며, 무엇보다도 아이의 마음속에 음악을 향한 열정이 가득 차 있었다. 다른 것은 곧 틀린 것이라 여기던 다른 아이들에게 가르시아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었다. 아이는 연못에서 적응할 수 없었다, 아니, 적응하기 싫었다. 결국, 가르시아는 연못에서 쫓겨나게 되고, 이를 불쌍히 여긴 가르시아의 친척이 그를 스모크퍼프(Smokepurpp)라는 이름의 백조에게 데려다준다. 가르시아는 스모크퍼프와 함께 멋진 삶을 살기로 약속하고 다시 연못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가르시아를 향한 강요와 억압은 계속됐다. 잦은 싸움과 폭동을 일으킨 죄로 아이는 또다시 연못에서 쫓겨난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아이의 눈앞에서는 다른 새끼 오리들이 야속하게 물을 펌프질하고 있었다. 문득 멋진 랩 네임이 떠올랐다. 'Lil Pump!' 그는 이게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릴 펌(Lil Pump)이 된 가르시아는 새로운 이름을 걸고 내는 첫 번째 노래로 “Lil Pump”을 발표한다. 아이의 첫 날갯짓이었다. 음악을 구름에 띄워 모든 조류에게 들려주는 요즘 연못가 트렌드에서 릴 펌의 노래는 조류독감처럼 빠르게 퍼져나갔다. 열심히 날개를 퍼덕이던 릴 펌은 결국 어릴 적 살던 강인 ‘구찌 강’의 이름을 딴 “Gucci Gang”으로 마침내 날게 된다. 가르시아는 못생긴 Lil 새끼 오리가 아닌 분명한 백조였던 것이다. 훨훨 나는 릴 펌은 발아래 있는 오리들을 보고 통쾌한 듯 외쳤다. '에, 들어봐. 내 발목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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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황금알을 낳는 Rocky

 

시끌벅적한 힙합 마을. 이 마을에선 매일 새로운 수확물이 나오고, 좋은 수확물에는 좋은 상품 가치를 매겨 다른 농부들에게 널리 알리곤 한다. 어느 날, 메뚜기 더듬이를 머리에 단, 걸음걸이를 유독 뒤뚱거리는 거위가 마을에 등장한다. 난데없이 입에서 연기를 뿜어내고 변조된 듯한 낮은 울음소리를 내는 거위였다. 농부들은 주목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위는 [LIVE.LOVE.A$AP]을 낳는다. '황금이네!', '황금이여?' 눈 풀린 거위가 낳은 첫 알은 누가 봐도 인정할 황금알이었다. 유행에 민감한 농부들은 이 거위를 가능한 한 빨리 주목해야 한다며 ‘ASAP(As Soon As Possible) 거위’라는 별명을 붙인다. 시간이 지난 후,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거위가 이번에는 [LONG.LIVE.A$AP]를 낳는다. 또 하나의 황금알이었다. '이 녀석은 뭔가 다르다'고 느낀 농부들은 'ASAP'의 S를 $로 바꾸며 거위에게 돈을 바치기 시작한다. 이후, 새로 낳은 [AT.LONG.LAST.A$AP]마저도 황금알이었고, 농부들은 A$AP 거위를 포함한 거위 가족 전체에 열광하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농부들은 거위의 뒤꽁무니를 열심히 쳐다보며 알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잊을 만하마녀 번쩍이는 황금알을 꼭 하나씩 낳아주던 거위였지만, 간간이 다른 가축들의 축산을 도와줄 뿐 정작 자신의 알에 대해선 감감무소식이었다. 농부들은 항상 쉬지 않고 황금알을 낳아줄 것 같던 거위에게 불안감을 느꼈고, 관심도가 떨어진 농부들 또한 적지 않았다. 거위의 배를 갈라 내용물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 그 순간, 거위가 자그마한 알 두 개를 낳으며 생존 여부를 알린다. 이에 다시 농부들의 관심이 A$AP 거위에게 쏟아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위의 배가 요동치기 시작하는데…! (곧 나올 다음 황금알 이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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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BROCKHAMPTON 음악대

 

한 농장에 케빈 앱스트랙트(Kevin Abstract)라는 이름의 당나귀가 있었다. 방앗간에서 일하며 지내던 케빈은 성실히 일해 왔지만, 그는 그가 특별한 존재라는 걸 진작 알아채고 있었다. 케빈은 음악대를 구성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노래하고 싶었다. 하지만 온통 논과 밭뿐인 농장에서 뜻을 같이할 동물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케빈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어느 날 주인이 잠자리에 든 밤, 케빈은 주인의 노트북을 몰래 이용해 인터넷에 자신과 함께할 동물을 찾는 글을 올린다. 수많은 동물이 케빈의 글에 답했고, 얼마 후 케빈을 포함한 네 마리의 동물 친구들이 밴드 얼라이브신스포에버(AliveSinceForever)를 결성한다. 꿈을 이룬듯한 케빈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인간들의 음악 시장에서 살아남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다. 인간들이 운영하는 음반사들에게는 당나귀, 고양이 같은 동물들과의 계약을 검토할 이유가 없었다. 그 때문에 모든 일을 스스로 해야 했던 그들에겐 더욱 제대로 된 팀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케빈은 다시 인터넷에 글을 올린 후, 프로듀서, 디자이너, 매니저 등의 역할을 맡을 동물들을 포섭하여 브록햄튼(BROCKHAMPTON)이라는 이름으로 밴드를 재결성한다. 그들에게 절호의 기회는 얼마 지나지 않고 찾아온다. 브록햄튼은 그들의 뮤직비디오를 인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음악 채널인 MTV에서 처음으로 공개할 기회를 따낸다. 이 순간을 위해 발굽과 날개 끝을 갈아온 그들에게 인간들의 주목과 호평이 따라왔다. 심지어 이후 세상에 내놓은 세 장의 앨범으로는 인간 음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갖게 된다. 마침내 그들은 대형 음반사 RCA 레코드(RCA Records)와의 계약을 성사시키고, 모든 인간과 동물들이 사랑하는 밴드로 거듭난다.

 

 

글, 그림 | snob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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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8
  • Jo0MBest베스트
    5 5.6 03:05
    재밌자고 올린 기사에 진지머법관들 그걸 못참고 댓글다네ㅋㅋㅋㅋ
    뭐 여기가 정색빨고 질좋고 도움 되는 정보만 올려야 되는 곳인줄 아시나
    과몰입 자제좀
  • DanceDBest베스트
    3 5.5 13:35
    내가 지금 뭘 읽은거지
  • 5.5 12:44
    만우절 지났는디
  • 5.5 12:47
    이게뭐야
  • 3 5.5 13:35
    내가 지금 뭘 읽은거지
  • 5.5 13:39
    내 정신이 이상해지는거 같은데
  • 1 5.5 14:21
    분위기 싸해지나요?
  • 5.5 14:41
    추천0 ㅋㅋ
  • 애국보스 에미넴 이후로 영양가 없는, 가십거리도 안 될법한 글들만 올라오고....
  • 5.5 17:10
    @아름다운반전에화가나는걸
    그래도 저처럼 미국뮤지션들에 대해 잘 몰랐던 시람들한테는쉽게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답니다ㅠㅠ
  • 1 5.5 17:07
    난 이런 글 좋은데.....
  • 1 5.5 17:21
    전 이런글 좋은데 반응이 조금 안타깝네요... 색다른 시도인것 같네요
  • 5.5 17:41
    ???
  • 1 5.5 17:47
    ????
  • 5.5 18:05

    https://www.youtube.com/watch?v=nA5ZwSBEFik

  • 이름대로 LE magazine 인데... 잡지에 이런식으로 컨셉하나잡아서 쓰신글 본적 없으시나들?
  • 5.5 20:42
    재밌는디 ㅋㅋ
    넘모 감동적이자너 ㅠㅠ
  • 5.5 22:54
    ㅋㅋㅋㅋ재밌는디 어린이날 기획기사
  • 5.6 00:00
    어린이날이라고 또ㅋㅋㅋㅋㅋㅋㅋㅋㅋ
  • 5.6 00:28
    힙린이날ㅋㅋㅋ
  • 5.6 00:42
    뻘짓도 적당히.
  • 5.6 02:40
    재밌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5 5.6 03:05
    재밌자고 올린 기사에 진지머법관들 그걸 못참고 댓글다네ㅋㅋㅋㅋ
    뭐 여기가 정색빨고 질좋고 도움 되는 정보만 올려야 되는 곳인줄 아시나
    과몰입 자제좀
  • 5.6 21:57
    @Jo0M
    ㄹㅇ
  • 5.6 10:38
    귀여운데 ㅋㅋㅋㅋ
  • 5.6 13:04
    그림 뭔데 귀엽고.... 신선하고 좋네욬ㅋㅋㅋ
  • title: [E] The Game (WC Month)IU
    5.6 15:34
    릴펌 '새끼' 무엇 ㅋㅋㅋㅋㅋㅋㅌㅌㅌ
  • <(^ㄷ^)>
  • 1 5.6 15:58
    재밌는데 왤케 엄근진모드인가요 다들 ㅋㅋㅋ
  • 5.6 22:2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5.6 22:29
    필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5.7 17:15
    tongnamoo???
  • 5.7 17:15
    tongnamoo???
  • 5.8 00:38

    tq 너무 귀엽네요  여기나온 아티스트한테 다 보여주고싶은데 ㅋㅋㅋ  

  • 5.8 09:56
    노잼
  • 5.8 18:31
    빛펌부분 재밌어용ㅋㅋ
  • 5.15 05:30
    creative하시네요 잘봤네여
  • 5.16 20:43
    ㅇㅅㅇ
  • 5.20 16:04
    완죤잼는뎈ㅋㅋㅋㅋㅋㅋㅋ
  • 5.22 05:14
    미운 릴펌새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이 아주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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