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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2018.04.20 18:22

위켄드의 이별 기호

조회 수 14615 추천 수 4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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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북에 오른 세상에서 가장 짧은 편지를 알고 있는가? <?>와 <!>라고 한다. 때는 프랑스의 낭만파 시인이자 소설가 겸 극작가인 빅토르 위고(Victor Hugo)가 <레 미제라블>을 썼을 때다. 당시 그는 <레 미제라블>의 판매량을 묻기 위해 출판사에 <?>를 보냈고, 출판사는 ‘많이 팔린다!’는 뜻으로 <!>라고 보냈다고 한다. EBS에서도 소개될 정도로 이 유명한 일화는 책과 구전을 통해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로부터 150여 년이 지난 2018년 3월, SNS에 세상에서 가장 짧은 편지를 떠올리게 하는 일련의 사건이 일어난다. 위켄드(The Weeknd)가 갑자기 자신의 트위터에 ‘?’를 올린 것이다. 예고없는 단 하나의 문장 부호에 사람들은 저마다의 답변을 내놓았다. 위켄드는 그런 답변을 기대한 게 아니란 듯, 지난 30일 [My Dear Melancholy,]를 발표하며 ‘?’를 '!'로 바꾸었다. 앨범에는 위켄드의 이전 음악 스타일은 물론,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가슴 아픈 그의 이별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이슈가 있는 만큼 발매 첫 주 만에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도 있다. 이에 본 기사에서는 ‘?’, ‘!’에서 더 나아가 ‘…(줄임표)’, 그리고 ‘.(마침표)’과 ‘,(쉼표)’에 빗대어 위켄드의 신작을 소개해보려 한다. 한 손에 눈물을 닦을 휴지를 들고 이야기에 집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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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다이어리는 가상으로 작성된 내용입니다.)


? : 모해? 잘 지내?

앞서 말했듯 시작은 위켄드의 짧은 트윗 ‘?’부터였다. 그를 좋아하는 이라면 그 짤막한 물음을 해석하려 했을 것이다. 그러던 중, 그가 인스타그램에 한 사진을 포스팅했고, 사진에는 금요일에 내는 것이 그렇게 잘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뉘앙스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약속된 30일이 되자 [Starboy] 이후 1년 4개월여 만의 새 앨범 [My Dear Melancholy,]를 정말로 깜짝 공개했다. 사실 위켄드는 [Starboy]에서 내면의 무질서함을 조금은 감추고, 성공한 팝스타가 된 자신의 모습을 그려낸 전적이 있었다. 이번 앨범도 그럴 거라는 추측이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 반대였다. [Trilogy]와 [Kiss Land] 때처럼 한없이 불안하고 우울했던 위켄드의 모습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별다른 기대를 안 했던 팬들은 생각과 다른 내용물에 흥분했고, 그의 가사가 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와의 지난 일을 각색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각종 밈(meme)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모두가 알 듯 셀레나 고메즈는 위켄드의 전 연인으로, 몇 해간 루푸스병으로 인해 활동을 잠시 중단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았는데, 위켄드는 이를 앨범의 첫 트랙 "Call Out My Name"에서 'I almost cut a piece of myself for your life(널 위해서 내 삶의 일부를 바칠 준비도 됐었는데)'라는 구절로 풀어낸다. 이처럼 앨범에는 마치 새벽에 온 구남친의 찌질한 메시지를 연상케 하는 가사들이 가득 들어 있다. "Try Me"의 가사를 보라.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와 셀레나 고메즈의 아홉 번째 재결합 소식을 듣고 '그 남자 진짜 잘 해줘? 돌아오면 안 돼?'라고 묻는 것 같은 뉘앙스가 저절로 마음속 ‘ㅠ’를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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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가튼 사람 업엇는데 말이야…

[My Dear Melancholy,]는 프로덕션적인 측면에서 [Starboy]와 분명하게 다른 결을 지니고 있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기도 하다. 트래비스 스캇(Travi$ $cott)이 위켄드의 앨범을 미리 들어 보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인상을 받았다는 트윗을 올렸기 때문이다. 트래비스 스캇의 ‘스포(?)’처럼 이번 앨범은 실제로 피비알앤비 음악의 전형을 따른다. 신디사이저를 기반으로 무드를 만들어내고, 정말 열심히도 부른 화려한 보컬은 에코를 가득 안고 있다. 아마 "Can't Feel My Face"처럼 뇌리에 팍 꽂히는 짜릿한 EDM 팝 넘버를 기대했던 이들은 머릿속이 ‘…’으로 가득했을 것이다. 그래도 초기작을 잊게 하는 지점을 하나 짚어 보자면 샘플 운용의 차이를 들 수 있겠다. 팝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위켄드는 이번에 자신의 곡을 샘플링 재료로 삼았다. 가령 "Call Out My Name"에서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로 우리에게 제법 익숙한 "Earned It"의 피아노 라인과 초창기 곡인 "The Bird Part. 2"를 샘플로 가져와 리듬 파트를 구성한다. 과거 "The Hills"가 표절 및 무단 샘플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일련의 분쟁도 '…'하게 하는 모습이다. 뿐만아니라 가사에도 '…'한 순간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Wasted Times”에서 위켄드는 전전여친이자 재결합설이 돌고 있는 벨라 하디드(Bella Hadid)에게 셀레나 고메즈와의 만남이 시간 낭비였다고 작게 토로하는 듯한 가사를 선보인다. 대화체로 풀면, '너만한 여자 없었는데… 다시 시작해보면 안 될까…'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 : 답장 안하네 피료 업어!!

[My Dear Melancholy,]가 ‘빈티지 위켄드’를 연상케 하는 음악들을 담고 있는지라, 으레 오랫동안 위켄드와 함께한 프로듀서 일란젤로(Illangelo)가 참여했을 거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어디서도 그의 이름을 발견할 순 없었다. 대신 [Starboy]에서처럼 팬들의 마음속에 ‘!’를 자아낼 화려한 프로듀서진과 호흡을 맞춘다. 주로 전자음악 계열의 프로듀서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스크릴렉스(Skrillex)와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기마누엘 드 오멩크리스토(Guy-Manuel de Homem-Christo)가 있다. 또한, 프랭크 듀크스(Frank Dukes)가 총괄 프로듀싱을 맡았는데, 그는 고스트페이스 킬라(Ghostface Killah)와 배드배드낫굿(BadBadNotGood)의 합작 앨범 [Sour Soul]처럼 신선한 조합을 한 앨범에 균형 있게 담아내는 재능이 있다. 단적으로 앞서 언급한 "Wasted Times"는 스크릴렉스 주로 선보이는 브로스텝(Brostep)이 아닌 UK 개러지(UK Garage)에 가까운 사운드가 담고 있다. 이렇듯 앨범은 전반적으로 EDM에 치우치지 않고 위켄드가 이전에 전자음악적 요소를 빌려와 주조했던 피비알앤비의 전형을 띄는 편이다. 유일하게 피처링 아티스트로 이름을 올린 프랑스의 테크노 뮤지션 게사펠슈타인(Gesaffelstein)이 참여한 "I Was Never There", "Hurt You" 역시 마찬가지다. 두 곡에서 위켄드는 '이 모든 상황이 셀레나 고메즈 너 때문이야!', '이제 너 필요 없다고!'라고 외치는 것만 같다. 절절한 외침이 통한 건지, 위켄드 고유의 색만을 담은 덕분인지, 앨범은 별다른 홍보 없이도 차트에서 ‘!’하고 있다. [Starboy]에 이어 발매 첫 주 빌보드에서 앨범 차트 1위를 하고, 전곡이 싱글 차트에 진입했다.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위켄드의 위용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위 본문의 내용은 PC에서는 드래그, 모바일에서는 드래그 후 메모장에 붙여넣어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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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말 이제 안녕. 아 근데 잠깐만,
 
모든 문장이 마침표로 끝맺음을 짓듯, 위켄드가 들려주는 가슴 시린 이야기도 "Privilege"로 끝을 맺는다. 'I got two red pills to take the blues away(너의 슬픔이 가실 수 있도록 내가 솔직히 이야기해줄게)'라는 가사에서 빨간 약은 영화 <매트릭스>의 네오가 가상 공간을 잊고 현실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먹는 약이다. 위켄드의 지난 방탕한 삶을 뜻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다시 "Call Out My Name"로 잠시 돌아와 뮤직비디오를 볼까. 위켄드는 뮤직비디오에서도 SF 영화를 연상케 하는 우주 공간을 마지막 장면으로 담아내며 "I Feel It Coming"의 뮤직비디오가 생각나게끔 한다. [Starboy] 시절로 돌아가는 모습을 그리려 했던 걸까. 여러 단서를 통해 알 수 있듯 위켄드는 마음속에 사무친 셀레나 고메즈와의 관계를 끝내 정리하고, 팝스타이자 '스타보이'인 현실로 돌아가기를 선택한 거로 보인다. 마치 미련을 버리지 못하다 이내 체념하고 ‘이젠 정말 안녕.’이라고 하는 것만 같다.



끝인 줄 알았겠지만, 아직 아니다. 지난 4월 9일, 위켄드는 쉼표 하나만을 찍은 트윗을 올렸다. 또다시 올라온 짧은 트윗에 의아한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그는 아무렇지 않게 <He Was Never There>이라는 앨범 제작 다큐멘터리와 <Another You>라는 코첼라(Coachella) 준비 다큐멘터리를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이윽고, 4월 14일 코첼라 무대에서는 "Call Out My Name"을 부르며 눈물을 쏟아냈다. 코첼라 애프터 파티에 위켄드와 벨라 하디드가 함께 있었다는 목격담이 있는지라, 한편으론 그의 눈물이 아이러니하게도 다가온다. 아무래도 셀레나 고메즈와의 관계는 정리했어도 감정은 덜 정리한 모양이다. 앨범의 타이틀에 찍힌 ‘,’도 그 끝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 싶다. 마치 수많은 전 남친들이 헤어진 상대에게 '이제 진짜 안녕. 그런데,'라고 보내는 것처럼.




글ㅣGeda
이미지ㅣATO


Comment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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