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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018.03.26 01:22

i’m lovin’ it, Legit Goons

조회 수 6228 추천 수 3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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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출한 오후, 푸짐하게 즐기자! 행복의 만찬팩' 최근에 맥도날드(McDonald's)에 가 이 카피를 봤다면 한 번쯤 혹했을 것이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햄버거 둘, 감자튀김 둘, 콜라 셋, 스낵랩 하나가 9,900원이라니! 이런 '개이득'이 또 없다. 당장 내일 가까운 매장으로 뛰어가야겠다 싶겠지만, 미안하게도 실은 어제가 행사의 마지막 날이었다. 만약 놓쳤다면 다음을 기약하길 바란다. 무튼, 버거, 감튀, 콜라가 여럿 모여 있는 걸 보다 보니 문득 패스트푸드, 특히 햄버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리짓군즈(Legit Goons)가 생각났다. 리짓군즈의 멤버들은 가사에도 쓸 만큼 꽤 자주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듯하고, 뱃사공은 실제로 패스트푸드점 배달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올해 세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 [Junk Drunk Love]로 <KHA 2018> 올해의 힙합 앨범 부문을 수상하고,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랩/힙합 앨범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결실을 본 리짓군즈의 래퍼 네 명을 각각의 개성에 걸맞게 햄버거와 매칭해보았다. 혹 생각이 다르다면 기사를 보며 멤버별로 더 잘 어울리는 메뉴를 골라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여기에 리짓군즈에는 프로듀서, 뮤직비디오 디렉터, 포토그래퍼, 그리고 오락부장까지, 다양한 이들이 속해 있으니 역시나 각양각색의 맥도날드 메뉴들과 매칭해보며 그들의 활동에 다시금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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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사공 - 빅맥

빅맥은 맥도날드의 얼굴이다. 오랜 세월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대표 메뉴로, 심지어 빅맥만 먹고 다른 메뉴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마니아들도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마냥 구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기본만 하는 거 같으면서도 빵이든, 고기든, 야채든, 갖출 건 웬만큼 다 갖춘 게 빅맥이다. 리짓군즈에서는 붐뱁이 유독 잘 어울리는 스탠다드(?)한 랩을 타이트하게 뱉는 뱃사공이 가장 제격이다. 그는 유행을 좇으며 스타일을 바꾸지 않는다. 리짓군즈를 그저 재미있게 음악하는 집단으로 정의하고, 멋진 음악을 하는 걸 가장 우선시하며, '쇼미 알러지'에도 끝까지 백신을 맞지 않으며 자신만의 소신과 지조를 지킨다. 그래서 음악적 스타일뿐만 아니라 뱃사공이라는 래퍼, 사람이 가진 클래식한 멋은 빅맥처럼 경험해보지 않을 수는 있어도 한 번만 경험해보기는 어려운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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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랭타임 - 슈비버거

블랭타임(Blnk Time) 하면 리짓군즈 안에서 가장 이것저것 섞었다는 인상이 강하다. 아무래도 재지하다고도 할 수 있는 칠함, 레게를 슬쩍 머금은 것만 같은 걸쭉함 등이 한데 뒤섞인 첫 정규 앨범 [Color Unique] 때문이리라. 그래서 그가 보여준 다양한 정서와 무드의 혼합은 마치 새우+소고기 패티 조합에 새콤매콤한 소스까지 더해진 풍부한 맛의 슈비버거 같다. 기본기 탄탄한 래핑을 번으로 깔고, 그 위에 올린 특유의 싱랩 퍼포먼스는 마치 패티를 씹는 중에 옆에서 톡톡 씹히며 존재감을 어필하는 새우 같다. 그런 블랭타임이 가장 최근 포텐을 터뜨린 순간이라면 단연 <마이크스웨거(MICSWAGGER III)>에서라고 생각한다. 듣고 있다 보면 CF에서 어색하게 '세워! 세우라고!'라며 고함을 치는 이정재보다 훨씬 생생한 새우가 펄떡펄떡 뛰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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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호 -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

'두꺼운 번에 육즙 넘치는 패틸 얹어 / 토마토 양상추 빼고 더블치즈 앤 베이컨 온잇'이라며 "Junk Drunk Love"에서 느끼한 버거 취향을 드러냈던 제이호(Jayho). 하지만 막상 그의 랩과 음악은 토마토와 양상추는 물론, 칠리소스와 마요네즈까지 곁들여 적절히 맛을 잡아주는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 같다. 쭉쭉 늘어지는 치즈 같은 능글맞음과 부드러움 속에서도 얄상한 보이스 톤으로 파고드는 랩 스타일이 부담스럽지 않다고나 할까? 또, 리짓군즈 단체작과 [르망]을 비롯한 개인 작품 모두에서 밝고 어두운 면을 가장 무리 없이 오간다. 신선함과 빈티지함, 묵직함과 가벼움, 단맛과 짠맛, 그리고 매운맛까지, 그 모든 게 제이호의 가사와 음악 안에 차곡차곡 담겨 있다. 그처럼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 같이 하나씩 뜯어서 봐도, 전체적으로 봐도 풍부한 매력을 지닌 멤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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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달 - 맥모닝

맥모닝은 다른 버거들에 비해 들어간 재료가 적고, 덜 자극적이다. 그렇지만 아침에 간편히 배를 채우는 데에는 안성맞춤이다. 진솔한 가사를 담백하게 풀어내는 재달(JaeDal)의 랩과 음악은 그런 맥모닝과 닮았다. 밝은 톤으로 록적인 요소를 녹여가며 씬에 좋은 기운을 전달했던 첫 솔로 EP [Adventure]를 들어보면 대번에 이해할 것이다. 막내라 그런지 어딘가 귀엽기만 하고, 마냥 개구쟁이 같아 보일 수도 있을 텐데, 그렇다면 리짓군즈 단독 콘서트에서 선보인 "눈꺼풀" 라이브를 감상해보자. 진정성 어린 퍼포먼스에 은은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힘든 이른 아침,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의 배를 든든히 채워주는 맥모닝처럼 듣는 이를 가볍게 토닥여주는 재달. 종종 자극적인 가사와 과잉된 랩 스타일로만 승부를 보려는 신예들 사이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 중 하나다.




누구보다 2018년 시작이 좋았던 리짓군즈였다. 최근에는 각 멤버들이 개인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왠지 어떤 맛인지 알 것 같으면서도 또 새로운 음악들로 하루빨리 팬들의 허기짐을 달래주길 기다리고 있다. 또 다음 달 열리는 힙합플레이야 페스티벌에서는 신선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아마 <내일의 숙취>를 오프라인 라이브로 현장에서 만나볼 수 있을 듯하다. 페스티벌에 가는 사람들이라면 그날만 있을 ‘오늘의 숙취’도 함께 즐겨보도록 하자. 아, 그리고 하나 더. 행복의 만찬팩 행사가 끝났으니 아쉬운 대로 다음을 기약하라 했는데, 희소식이 하나 있다. 오는 목요일 29일 하루 동안 오전 10시 30분부터 새벽 12시까지 한국 맥도날드 30주년을 기념해 빅맥을 그 시절 가격인 2,400원(!)에 판다고 한다. 이번엔 정말 놓치지 말자!


글 | 7HEJANE
이미지 | 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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