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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하반기에도 주목할 만한 뮤직비디오가 많이 공개됐다. 자체적으로 판단하기에 비록 상반기만큼 충격적인 작품들이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한 건 아니지만, 제이지(JAY-Z)와 N.E.R.D를 비롯한 거장들의 묵직한 작업물이 인상적이었다. 한편, 크리에이티브 팀 AWGE는 에이셉 맙(A$AP Mob) 멤버들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며 씬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고, 콜 베넷(Cole Bennett)과 아미네(Amine) 같은 신인 아티스트의 등장은 활기를 더했다. 선정한 일곱 편의 뮤직비디오가 한 해의 흐름을 완벽히 대변할 순 없을 것이다. 다만, 분명 어느 정도 갈무리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2017 하반기에 가장 빛났던 뮤직비디오 일곱 편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





JAY-Z – Marcy Me

Director: Ben and Joshua Safdie


최근 몇 년 사이, 영화감독이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뮤직비디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두 영상 컨텐츠의 경계가 많이 흐려진 탓이다. “Marcy Me”를 작업한 사프디 형제(Safdie Brothers) 역시 각본가이자 영화감독이다. 마치 단편 영화를 제작하는 것처럼, 4분이 채 안 되는 러닝타임에 한 가지 스토리를 넣어 메시지를 전달한다. 상공에서 헬기를 타고 ‘높은 곳’에서 쳐다보는 백인과, ‘그 아래’에서 속수무책으로 감시당하는 유색인종들. 그리고 이 감시가 행해지는 지역은 제이지가 나고 자랐던 브루클린의 빈민 주택가 마시 하우스(Marcy Houses)다. 때문에 영상에 등장하는 아이와, 어린 시절 힘들게 자랐던 제이지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 보인다. 사프디 형제와 제이지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뚜렷하다. 감시와 폭력을 멈추고, 우리를 인간으로 대우해달라는 것. 마지막에 카메라를 응시하는 아이의 모습은 결국 지금 미국 사회를 바라보는 제이지의 우려 어린 시선과 닿아 있다.







Camila Cabello (Feat. Young Thug) – Havana

Director: Dave Meyers

 

데이브 마이어스(Dave Meyers)는 걸출한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로 유명한 디렉터다. 상반기 M/V 기사에서도 언급했지만아웃캐스트(Outkast)와 미씨 엘리엇(Missy Eliott)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고작년 상반기에는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HUMBLE” 뮤직비디오를 디렉팅하며 또 하나의 명작을 탄생시켰다그런 그가 카밀라 카베요(Camila Cabello)와 함께 했다유치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그래도 “Havana”의 뮤직비디오는 흥미로운 점으로 가득하다뮤직비디오는 인트로로 나오는 드라마와 카밀라 카베요가 자신의 사랑을 찾는 메인 스토리그리고 뮤직비디오 속 카밀라 카베요가 보는 영화, 총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속에서 그는 각기 다른 세 인물을 연기하며 매력을 발산한다라틴풍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영화 속 장면들과 신파적이지만 남녀 주인공의 비주얼이 커버하는 러브 스토리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라는 나름의 교훈까지, 미소 짓게 하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그 모든 것의 중심에는 카밀라 카베요의 탁월한 연기와 데이브 마이어스의 노련한 기획이 있었기에 또 하나의 잘 빠진 작품이 탄생했다이외에도 멋스럽게 랩을 시전하는 영 떡(Young Thug)을 비롯해 까메오로 활약한 SNS 스타르주안 제임스(LeJuan James)와 릴리 폰스(Lele Pons)의 출연도 흥미로우니 한 번씩 체크하길 바란다.







Young Thug & Carnage (Feat. Meek Mill) – Homie

Director: Oscar Hudson


오스카 허드슨(Oscar Hudson)은 올해 최고의 영상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영국 뮤직비디오 어워드에서 베스트 디렉터로 꼽혔는가 하면, 칸느 영 디렉터 어워드 골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외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상을 받았다. 대부분 보노보(Bonobo)의 뮤직비디오 “No Reason”을 작업해 수상한 것이지만, 지금 소개하는 “Homie” 역시 그에 못지않다. 오스카 허드슨의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간이다. 여러 공간이 아닌 ‘한 공간’이다. 그곳에서 카메라는 반복적인 무빙을 이어가거나, 시점은 고정된 채 움직이는 피사체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은 데는 짜임새 있는 구성 덕분이다. 오르간 치는 아이부터 영 떡의 식사를 위에서 촬영한 장면, 뒤집어져 있는 액자들과 마치 거꾸로 서 있는 것 같은 인물들의 연속은 큰 움직임 없이도 흥미롭다. 이 장면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화살은 ‘식사’다. 오스카 허드슨은 이 영상을 두고 ‘A FILM ABOUT EATING’이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식사는 식사를 부른다. 그저 식사하는 장면을 찍었음에도 이토록 흥미롭다.







N.E.R.D – Lemon

Director: Todd Tourso and Scott Cudmore

 

N.E.R.D 7년여 만에 컴백한다는 소식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동시에 많은 이들의 기대를 자아냈다그 기대 속에는 그동안 “Lapdance”나 “Hypnotize U”와 같은 뮤직비디오로 보여준 세련스러운 맛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었다지난 11, 이들은 “Lemon”의 뮤직비디오로 컴백의 문을 열었고, 7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 세련됨은 유효했다뮤직비디오는 리한나(Rihanna)가 댄서 메테 토우레이(Mette Towley)의 머리를 미는 파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한다그리고는 메테 토우레이의 댄스를 집중적으로 담는다춤 하나로 뮤직비디오의 몰입도을 유지하는 데다, 때로는 역동적으로또 때로는 클로즈업으로 그녀의 몸짓을 담으며 강렬한 인상을 준다. 더불어 중간중간 홈레코딩 비디오를 연상케 하는 저화질 화면을 적절히 삽입해 신선함과 노련함을 두루 보여준다여러 매력적인 요소가 있지만가장 인상적인 건 뮤직비디오 초반에 나온 ‘TUTORIAL No. 1 LEMON’이라는 문구다관점에 따라 문구의 튜토리얼은 음악적으로 혹은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을 텐데이는 N.E.R.D가 여전히 트렌디하면서도 세련된 비주얼을 구현할 수 있음을 알리는 시그널과 같다.







A$AP Ferg – Plain Jane

Director: AWGE


최근 AWGE만큼 뚜렷한 색깔을 가진 크리에이티브 팀이 또 있나 싶다. 키치함과 트렌디함, 그 어딘가를 넘나드는 AWGE의 작업물은 작년 한 해를 강타했다. 2016년 공개했던 “Yamborghini High”를 시작으로 가장 최근 공개한 “Pick It Up”까지, 매번 센세이션을 일으킨 건 물론이다. 에이셉 퍼그(A$AP Ferg)의 “Plain Jane”도 마찬가지다. 비트만큼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 속에서 화면의 비율은 시시각각 바뀌고, 동시에 색감과 질감 역시 일정하지 않다. 모두 ‘날 것’에 가까운 모습이고, 그것들이 에이셉 퍼그의 보이스와 너무나 잘 어우러진다. 사진을 배치한 감각적인 연출이나, 사이버 펑크를 연상케 하는 그래픽은 말할 것도 없다. 무질서한 듯하지만, “Yamborghini High” 같은 초기 작업물과 비교했을 때 많이 정제됐고 그만큼 더 세련되어졌다. AWGE의 틀을 깨는 색깔에 한 번, 그 색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기술과 노력에 두 번 찬사를 보낸다.







Amine – Spice Girl

Director: Adam Amine Daniel

 

어김없이 여러 신인 아티스트가 나온 2017년이었다. 그 속에서 유난히 눈에 띈 아티스트 중 한 명은 바로 래퍼 아미네. 멈블 랩의 홍수 속에서 본인만의 스타일을 선보이고, [Good For You]로 음악적 역량까지 증명했기에 더욱 돋보인 것이 사실이다. 그런 그가 “Spice Girl”의 뮤직비디오를 직접 디렉팅하며 또 하나의 재능을 보여줬다. “Spice Girl”의 뮤직비디오를 요약하면, 기괴함과 우스꽝스러움이다. 나체로 있는 여성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넣은 것으로 시작해, 장난감처럼 생긴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하는 장면, 발에 넣은 자신의 얼굴, 거대한 바디워시로 씻는 장면 등 웃기면서도 약간은 그로테스크한 요소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단순히 괴짜스럽지만은 않은 게, 원색이 주가 되는 색감을 잘 사용해 깔끔한 맛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진짜 스파이스 걸스(Spice Girls)의 멤버 멜 비(Mel. B)를 출연시키는 등 중간중간 아미네만의 센스를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있다. 또한영화 크레딧을 떠올리게 하는 “STFU”를 삽입한 마지막 장면으로 깔끔한 마무리까지 보여주며, 그는 자신이 하나의 비디오 작품을 완성도 있게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아미네의 취향과 센스, 그리고 유쾌함까지 모두 엿볼 수 있는 작품.







JAY-Z - The Story of O.J.

Director: Mark Romanek & JAY-Z


상반기에 켄드릭 라마의 뮤직비디오가 씬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쳤다면, 하반기에는 제이지의 작업물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뮤직비디오들은 그의 최신작 [4:44]와 상당히 닮아 있다. 편집에 기교가 많이 들어간 것도 아니고, 유명한 배우가 등장한 것도 아니다. ‘잘 해보겠다’는 느낌도 크게 들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풀어낼 뿐이다. “The Story of O.J.”가 이를 잘 나타낸다.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됐을 뿐, 어떠한 색채도 사용하지 않은 채 인종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풀어낸다. 자극적인 요소들이 판치는 세상 속에서 캐릭터 제이보(JAYBO)의 탄생은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닌다. 제이지를 닮은 그가 반쯤 감긴 눈으로 랩을 하는 모습에선 유색 인종으로서 느끼는 삶의 애환이 드러난다. 그저 하나의 애니메이티드 뮤직비디오라기엔 품격 있고 묵직하다. 이런 게 거장의 품격일까.



글 | Urban hippie, Lo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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