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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도 서서히 끝이 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 번 생각해보자. 어떤 아티스트들이 어떤 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가?. 아마 어느 정도는 쉽게 답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는 소리를 꽥꽥 지르고, 누구는 중얼중얼 대는 멈블랩을 한다. , 누구는 랩과 노래를 적절히 섞고, 누구는 생각이 없는 듯 아무말대잔치 랩으로 한 곡을 채운다. 현재 유행이라 할 수 있는 스타일은 대략 이 정도다. 이들은 각자 다르면서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중독성'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각을 드러내며 더 높은 레벨로 거듭나고 있는 아티스트로는 21 새비지(21 Savage)와 릴 펌프(Lil Pump)가 있다. 대체 사람들은 그들의 어떤 매력에 중독되고 있는 걸까? 힙합엘이의 두 에디터가 각각 한 명씩 맡아 그 이유를 나름대로 파헤쳐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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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Savage


정치적으로 올바르진 않지만, 약도 팔아본 놈이 더 잘 알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중독성만을 놓고 본다면, 릴 펌프보다 21 새비지다. 우선 이름부터 말도 안 된다. 'Savage'가 미국에서 '오졌다'와 비슷하게 쓰이는 만큼, 이름이 '21 오졌다'인 사람을 어떻게 지나칠 수 있을까. 더군다나 목소리를 까뒤집고, 오토튠을 덕지덕지 바르고, TR-808의 서브 베이스를 피크가 뜰 정도로 어그러뜨리는 놈들이 즐비한 힙합 씬에서, 21 새비지처럼 잔잔하고 여유로운 목소리는 진귀하다. 여기에 진짜 갱스터 출신으로서, 미국 빈민가가 어떤 현실에 처해있는지, 그들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이야기하는 그의 가사는 미국의 사회적 문제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만행, 더 나아가 세계 평화를 다시 한번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 21 Savage & Metro Boomin - No Heart



21 새비지도 처음부터 잔잔했던 건 아니다. 월드스타힙합(WORLDSTARHIPHOP)에서 공개한 "Air It Out"은 잠시 제쳐두고, 첫 믹스테입 [The Slaughter Tape]로 넘어가 보자. 꽤 많은 곡에서 21 새비지는 언성을 높인다. 그렇지만 중독성은 이때부터 이미 돋보였다. "Skrtt Skrtt"를 듣는 순간, 입에는 '쓰컱 쓰컱'이 붙고, 어느새 CL마냥 '투애니원'을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렇게 [Slaughter King]을 지나 21 새비지의 음악을 주욱 따라가다 보면, [Savage Mode]라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제목의 믹스테입에 도달한다. '오지는 상태'인 21 새비지는 진짜 오진다. 영혼의 단짝 메트로 부민(Metro Boomin)의 비트 위에서 죽이는 소리를 입으로 낸다. "No Heart"에서 래퍼 놈들이 다 센 척만 한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친구인 척하는 헤이터를 쏴 죽이는 순간은 21 새비지의 음악의 모든 걸 보여주는 하이라이트다.



♬ 21 Savage - Nothin New



그의 쿨함은 [Issa Album]에서 절정에 다다른다. 리드 싱글 "Bank Account"는 일반적으로 힙합 트랩 뱅어가 지녀야 할 모든 문법을 무시한다. TR-808 서브 베이스가 터져 나와야 할 순간에도, 래퍼가 강세를 줘야 하는 순간에도, 21 새비지와 메트로 부민의 비트는 평상심을 유지한다. 자신의 통장에 0이 몇 개 있든지 간에, 그는 놀랍도록 솔직하다. "Numb"에서 약이나 팔던 자신이 차트에 오른 점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하고, "FaceTime"에서 연인 앰버 로즈(Amber Rose)를 향한 사랑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결코, 한 순간도 가볍지 않다. '음반이나 싱글을 많이 내는 건 음악가의 창작에 방해가 된다'라고 인터뷰하는 등, 음악을 대하는 태도만 봐도 21 새비지는 언제나 진정성으로 가득하다. 누군가는 'Savage', 'Slaughter Gang' 같은 수식어를 컨셉이라 말하고, "Close My Eyes"에서 '눈을 감으면 죽은 친구가 보여'라고 말하는 순간을 비웃겠지만, 21 새비지는 음악 안에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을 다 표출했을 거다. 그런 그의 진정성에 우리는 더 깊게 중독되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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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 Pump


스포일러라면 미안하지만, 잠시 영화 얘기를 하자면 <킹스맨골든 서클>에는 마약을 한 수많은 사람이 자신도 모르는 새에 특정 성분을 복용해서 죽을 위기에 처하는 상황이 등장한다영화를 보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2000년생 래퍼릴 펌프의 빌보드 핫 100 차트 14빌보드 200 차트 3위라는 결과는 우리도 모르는 새 그의 음악에 중독되어서 나온 결과가 아닐까?’ 흥미로운 건 그 과정에서 어느 국가에 사는 누구의 음악이라도 쉽게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사운드클라우드와 유튜브 같은 편리한 플랫폼의 덕을 많이 봤다는 것이다. 그것도 무진장 많이. 물론, 인터넷 음악가는 차고 넘치는 데다 단지 채널의 특성에만 기대 빌보드까지 정복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니 릴 펌프만의 중독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무엇이 수많은 이를 릴 펌프라는 약에 빠지게 한 걸까?



♬ Lil Pump - Gucci Gang



바로 그의 음악에서 이유들을  찾아보도록 하자커리어가 짧긴 하지만, 데뷔작 [Lil Pump]와 “LIL PUMP”, “ELEMENTARY”, “Drum$tick”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건 많다감칠맛 나게 하는 짧은 러닝 타임부터 시작해동어 반복쉽고 반복적인 훅멍청하다고 생각될 만큼 딱히 뭐가 없는 내용트레이드마크인 추임새가 잡탕 같이 섞여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사실 다 치워버리고 간단하고도 좋게 말하자면 직관적이고 본능적이다. 끊임없이 ,,릴 펌!’을 외치고, 싸구려 불량식품을 연상케 하는 과장된 프로덕션 속에서 심플한 자기 과시를 선보인다. 여기에 영어 영역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0.5초 만에 캐치할 수 있는 가사가 더해지며 부담감의 질량은 거의 공기 수준이다.



♬ Lil Pump - D Rose



단편적으로만 봐도 릴 펌의 매력은 충분하지만, 그 이면을 파고들면 또 다른 부가적인 요소들도 찾을 수 있다. 일단 인성이 제대로 터졌다. 월마트 직원에게 막말을 하는 건 기본제이콜(J. Cole)에게 ‘X!’ 시전길거리에서 총 쏴대기, 인스타 스토리에 구강성교 받으면서 대마초 피우는 영상 당당히 올리기관객과 맞짱 뜨기 등 쌩양아치 같은 행동들로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그냥 그것만 했으면 빌보드가 아니라 지역 신문 사회 면에 나오는 게 더 어울렸을지도 모른다. 그는 놀랍게도 이 괴팍한 캐릭터를 자신의 음악과 매칭시키며 청자들을 더욱 확실하게 자극한다. 뮤직비디오는 그 정체성의 연장선상에 놓인 또 하나의 흥미 요소다.  벤 그리핀(Ben Griffin)을 비롯해 정신 나간 뮤직비디오의 대가 콜 벤넷(Cole Bennett), 'RAHEEMXP'와 함께한 뮤직비디오들은 그의 캐릭터를 시각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자, 어떤가? 음악이 멍청한 거 같고 사람이 못된 거 같아 맘에 들지 않은가? 그렇지만 현재 빌보드 차트에는 그의 이름이 걸려 있다. 기존의 규칙과도 같은 많은 구분과 기준에서 벗어나 탑 티어로 올라가고 있는 릴 펌프. 음악성이니, 예술성이니 이런 건 몰라도 이 정도면 적어도 차트 상단까지 갈 수 있게끔 크게 한몫한 중독성만큼은 인정해줄 만하지 않은가?



글ㅣ심은보(GDB), Lo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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