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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내맘대로 골라보는 2017 상반기 M/V 7

2017년, 올해 상반기에도 수많은 뮤직비디오가 쏟아져 나왔다. 영상이 텍스트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중요해진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제작되는 뮤직비디오의 수도 많아졌다. 전체적인 영상의 질 역시 좋아진 건 당연하다. 특히나 이번 상반기에는 유난히 멋진 뮤직비디오가 많이 공개됐었다. 기존의 트랩 문법을 유지하면서도 독특한 감성을 녹여낸 뮤직비디오가 있는 반면, 마치 패션 하우스의 필름을 연상시킬 정도로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도 있었다. 이렇듯 훌륭하고 다양한 뮤직비디오를 다시 조명해 보고자 상반기 힙합/알앤비 뮤직비디오 일곱 편을 뽑아 보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간 지난 후에도 기억 남을 뮤직비디오 일곱 편을 즐겨 주길 바란다.





Young Thug – Wyclef Jean
Director: Ryan Staake

모든 일이 생각대로만 진행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으나, 세상일이란 게 다 내 마음 같을 수가 없다. 뮤직비디오 촬영 때도 마찬가지다. 영 떡(Young Thug)의 앨범 [JEFFERY]의 수록곡 “Wyclef Jean” 뮤직비디오가 그랬다. 디렉터 라이언 스텍(Ryan Staake)과 공동 연출을 맡은 영 떡이 촬영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당시 라이언 스텍과 스태프들은 이미 연출과 콘티가 모두 짜여 있는 상황에서 뮤직비디오 전체 퀄리티를 좌지우지하는 주인공이 나타나지 않았기에  많은 고민했다고 한다. 결국, 라이언 스텍은 새로운 뮤직비디오를 즉석에서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그렇게 지금의 버전을 만들게 됐다. 뮤직비디오에는 왜 이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는지, 원래 어떤 식으로 전개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재치 있게 담겨 있다. 기존에 준비하기로 했던 소품, 배우를 최소한으로만 사용하여 제작한 점도 흥미로운 포인트다. 디렉터의 순간적인 기지가 돋보이는 역대급 임기응변이었다.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이 뮤직비디오는 2017 디자인&애드 어워즈(2017 D&AD Awards)를 비롯한 여러 어워즈에서 최고의 뮤직비디오로 뽑혔다. 아마 당분간은 라이언 스텍의 커리어 하이로 남지 않을까.






Migos – T-Shirt
Director: DAPS & Quavo

미고스(Migos)는 특별하다. 음악적으로는 물론이고, 비주얼적으로도 그렇다. 패션과 함께 그들 스스로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가 미고스를 특별하게 한다. 이에 뮤직비디오의 역할도 꽤 컸다. “T-Shirt”의 뮤직비디오는 “Bad and Boujee”의 뮤직비디오를 디렉팅했던 댑스(DAPS)가 다시 한번 맡은 작품이다. 나이지리아 출신이자 영국에서 자라고, 미국에서 활동하는 디렉터인 댑스의 영상은 그의 다사다난한 이력처럼 결코 평범하지 않다. 지난 1월 공개된 이 뮤직비디오는 공개되자마자 영상계의 주목을 받았다. 애틀랜타 출신의 세 래퍼가 눈밭에서 모피를 입고, 뮤직비디오에 으레 등장하는 아름다운 모델들과 함께 스노모빌을 타며 랩을 하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신선했다. 이는 기존 트랩 힙합 뮤직비디오의 정형화된 문법을 비튼 차별화된 것이었다. 한편으론 영화 <레버넌트>를 연상케도 한다. 댑스, 그리고 디렉팅에 참여한 콰보(Quavo)의 빛나는 아이디어가 만들어낸 수작.







Kendrick Lamar – HUMBLE.
Director: Dave Meyers & the little homies(Kendrick Lamar and Dave Free)

"HUMBLE."의 뮤직비디오는 최고의 뮤직비디오로 손꼽히는 아웃캐스트(Outkast)의 "B.O.B(Bombs Over Baghdad)", 미씨 엘리엇(Missy Elliott)의 “Lose Control” 등으로 전설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는 데이브 메이어스(Dave Meyers)가 디렉팅했다. 그런 그에게도 이번 작품은 커리어 사상 가장 완벽한 작품일 것이다. 영화, 포스터, 회화, 뮤직비디오 등 문화 전반에서 가져온 수많은 레퍼런스를 현대식으로 재표현한 장면들은 데이브 메이어스, 그리고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감각이 한발자국 앞서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특히,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의 포스터 레퍼런스를 흑인 버전으로 재표현한 장면(1:00~)과 명화 <최후의 만찬>을 레퍼런스로 한 장면(1:15~)이 켄드릭 라마가 뿜어내는 아우라 아래서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 외에도 전체적인 카메라 무빙과 편집 기술에서 신경을 많이 쓴 티가 역력하다. 그렇기에 "HUMBLE."의 뮤직비디오는 가사와 영상에 담긴 의미를 떠나서, 영상미적으로도 충분히 훌륭하다. 뭐 하나 해도 허투루 하지 않는 둘이 만났으니 이토록 훌륭한 결과물이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니었을까.






Katy Perry (Feat. Migos) – Bon Appétit
Director: DENT DE CUIR

비주얼적인 예술은 시각적으로 어떤 형태를 가졌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내면에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케이티 페리(Katy Perry)의 최신곡인 “Bon Appétit”의 뮤직비디오는 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낸 결과물이다. 우선, 페미니즘에 관한 메시지를 뚜렷하게 담고 있다. 영상 속 케이티 페리의 다리는 길어지고, 머리카락은 잘리며 손님의 입맛에 따라 조리된다. 이는 미디어가 원하는 이미지에 따라 여성이 현실 속에서 어떻게 조리되는가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후반부에 케이티 페리가 일어나서 자신을 주문한 사람들을 되려 요리하는 부분에서는 저항의 의미를 담았다고 볼 수 있다. 판타지 영화 같은 연출 중에 갑자기 머니 스웩을 얘기하는 미고스가 등장하는 장면은 흐름상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만큼이나 견실하게 메시지와 연출 모두 훌륭한 뮤직비디오는 찾기 쉽지 않다. 아, 디렉팅은 파리와 몬트리올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영상 크루 덩 드 퀴흐(DENT DE CUIR)가 맡았다.






The Weeknd – Reminder
Director: Glenn Michael of Kid. Studio

지금 가장 트렌디한 영상 팀을 꼽으라고 한다면, 개인적으로 키드 스튜디오(Kid. Studio)를 꼽고 싶다. 지난해 말 공개되어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빅 션(Big Sean)의 “Bounce Back” 뮤직비디오를 만든 것도 바로 이들이다. 키드 스튜디오는 캐나다 토론토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영상 팀으로, 주로 로이 우즈(Roy Woods), 마지드 조던(Majid Jordan) 같은 캐나다 아티스트들과 협업해왔다. 올해 초에는 또다른 캐나다 출신의 슈퍼스타 더 위켄드(The Weeknd)의 “Reminder”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이들이 만드는 영상들은 항상 물 흐르듯 급하지 않게 흘러간다. 차분하지만 영상의 구도나 색감, 사물을 독특하게 활용하면서 되려 트렌디한 느낌을 낸다. “Reminder”에는 이러한 특징 외에도 재미있는 요소가 더 있다. 주인공 더 위켄드를 포함해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드레이크(Drake), 에이셉 라키(ASAP Rocky), YG, 브라이슨 틸러(Bryson Tiller) 등 힙합/알앤비 스타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러면서도 결코 그들을 간판으로 세우는 식으로 영상 전면에 배치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곡의 속도와 분위기에 맞게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등장할 뿐이다. 연출 할 수 있는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가장 느리지만 세련된 방법을 택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낸다.






Joey Bada$$ - Land of the Free
Director: Nathan R Smith & Joey Bada$$

조이 배대스(Joey Bada$$)의 첫 번째 앨범 [B4.DA.$$]와 올해 발매된 소포모어 앨범 [ALL-AMERIKKKAN BADA$$]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전반적인 사운드부터 랩 스타일,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까지, 모든 면에서 그렇다. 그에 따라 뮤직비디오의 톤도 많이 변화했다. 조이 배대스와 영상 아티스트 네이선 스미스(Nathan R. Smith)가 디렉팅한 “Land of the Free”가 대표적이다. 기존에 자신의 래핑과 후드에 관한 소재가 주로 등장했다면, 이번 뮤직비디오에서는 미국 내 인종차별과 흑인 인권에 관한 내용을 비유적으로 풀어냈다. 자신들이 느끼는 현재 흑인의 삶을 허허벌판에서 쇠사슬에 묶여 있고, 경찰에게 총격당하는 흑인들을 통해 나타낸다. 또한, 성경 속에 등장할 법한 잔디밭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통해 미래의 이상향을 그려 내기도 한다. 이 같은 시각적 대비는 조이 배대스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한다. 그러면서도 음악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고, 부담스럽지 않아 올 상반기 기억에 남는 뮤직비디오로 손색이 없다.






Kendrick Lamar – ELEMENT.
Director: Jonas Lindstroem & the little homies(Kendrick Lamar and Dave Free)

"ELEMENT"의 뮤직비디오는 마치 패션 하우스의 브랜드 영상을 보는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실제로 유수의 브랜드 영상을 작업한 조나스 린스트럼(Jonas Lindstroem)이 디렉팅을 담당했다. 영상 속에는 말 그대로 ‘Element’, 즉 고통과 아름다움, 평화와 폭력 같은 요소들이 담겨 있다. 많은 요소를 담아내면서도 결코 복잡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한 장면 한 장면을 영상이 아닌 사진으로 찍어내듯 촬영했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움직이지 않고, 그 속에 등장하는 요소들만 움직일 뿐이다. 영상미뿐 아니라, 각각의 장면이 의미하는바 또한 인상적이다. 물속에서 손이 올라오는 장면은 예수의 부활을, 아이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유독 흑인 아이만 총을 들고 있는 장면은 현재 미국의 현실을, 스킨헤드의 등장은 여전히 인종차별이 만연하고 있음을 말한다. 이조차도 대표적인 예시일 뿐, 더 많은 장면에 은유가 숨어 있으니 하나하나 탐구해가며 더 재밌게 즐겨보길 바란다.


글ㅣUrban hip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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