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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2주의 선곡 - 2017년 5월 2회차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7.05.22 20:26추천수 3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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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2주의 선곡 - 2017년 5월 2회차


힙합엘이(HiphopLE)의 매거진팀은 격주로 일요일마다 오프라인 회의를 한다. 회의에서는 개인 기사에 관해 피드백하며, 중·장기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체크하기도 한다. 열띤 논의 끝에 회의를 마무리할 시점이 오면 그때부터는 특별하다면 특별한 시간을 갖는다. 지난 2주간 에디터 개인이 인상 깊게 들었고, 다른 팀 멤버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노래를 소개하고, 하나씩 감상한다. 처음에는 그저 각자의 취향을 공유해보자는 차원에서 시작했던 이 작은 습관은 실제로 서로 극명하게 다른 음악적 성향을 알아가며 조금씩 외연을 확장하는 효과를 낳았다. 그래서 우리들의 취향을 더 많은 이와 공유하기 위해 <2주의 선곡>이라는 이름의 연재 시리즈로 이를 소화하기로 했다. 가끔은 힙합/알앤비의 범주 그 바깥의 재즈, 훵크 등의 흑인음악이 선정될 수도 있고, 아니면 그조차도 아닌 아예 다른 장르의 음악이 선정될 수도 있다. 어쨌든 선정의 변이라 할 만한 그 나름의 이유는 있으니 함께 즐겨주길 바란다. 5월의 두 번째 매거진팀 회의에서 선정된 일곱개의 노래를 소개한다.





재규어중사, 기린, 제이슨 리 - 너만의 천사가 되어


이 곡은 1999년에 발표되었던, 보이스(Voice)라는 한국의 3인조 그룹이 발표했던 곡이 원곡이다. 보이스는 솔리드(Solid) 해체 이후 정재윤은 물론, 다른 솔리드 멤버들도 지원사격을 했던 그룹이며, 작품 대부분을 정재윤이 작업했다. 원곡은 솔리드 특유의 슬로우잼 넘버에서 조금 더 깔끔하고 섬세해진 발라드에 가깝다. 그리고 20년 가까이 지나 이 곡을 에잇볼타운(8balltown)의 세 사람이 함께 재해석했다. 감정의 표현은 더욱 선명하고 깊어졌으며, 특히 90년대 한국에서 나왔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향수에 젖어들 수밖에 없다. 제이슨 리(Jason Lee)의 색소폰도 신의 한 수다. 정재윤의 보컬 라인과 색소폰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원곡이 발표된 1998년 개봉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도 곡 분위기에 더없이 잘 어울리며, 듣고 있다 보면 괜히 우수에 찬 눈빛이 되어 따라 부르게 된다. 섬세함이 묻어나오는, 듣다 보면 젖어 들게 되는 그런 영상이다. - bluc







KOHH - 働かずに食う (I Don't Work) (IA-Vocaloid- Ver.)


발작을 유발할 요소가 있으니 재생하기 전 주의하자. 이 곡의 원곡은 코오(KOHH)의 "働かずに食う (I Don't Work)"다. 해당 곡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대신 페이지를 통해 공개됐었다. 이와 별개로 며칠 전, IA 리믹스가 이 곡의 오피셜 계정에 올라왔다. 힙합 안무를 충실히 구현하는 캐릭터, 글리치와 8 비트, 베이퍼웨이브를 넘나드는 아트워크도 아트워크지만, 제이코어와 칩튠을 적당히 배합한 곡에서 감탄을 터뜨렸다. IA로 만든 보컬의 완성도도 아카펠라만 따로 공개해줬으면 싶을 정도로 그 퀄리티가 높다. 컬트 요소를 제외하고 봐도 뜯어볼 만한 구석이 많은 곡과 뮤직비디오다. 마침 자막 뮤직비디오도 있기에 첨부한다. 자막 개꿀. - GDB(심은보)







Seramic - I Got You

너무나도 빨리 찾아온 무더위를 이겨내야 하기에 훵크(Funk) 곡을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세라믹(Seramic)의 "I Got You"다. 세라믹은 고전 소울이나 훵크 같은 음악들을 현대적인 사운드로 구현해 독특한 인상을 선사하곤 한다. 이전에 발표됐던 그의 EP [Found]는 일렉트로 소울(Electro Soul)에 가까웠는데, 이번 EP [I Got You]에서는 동명의 트랙인 "I Got You"에서 알 수 있듯 좀 더 타이트한 훵크 넘버들이 귀에 들어온다. 전설적인 훵크 그룹 훵카델릭-팔리아먼트(Funkdelic-Parliament)의 베이시스트였던 부치 콜린스(Bootsy Collins)를 앨범에 참여시킨 것만 보더라도 이미 게임 오버다. 아직 본격적으로 찌는 더위가 시작되려면 여유가 좀 있지만, 벌써부터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티셔츠를 펄럭이는 이라면 세라믹의 음악과 함께 봄 더위를 타파해보길 바란다. - Geda






Stéphane Grappelli - Andree
 
최근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은 늦은 밤에 들을 음반을 세 장 정도 골라 오디오에 틀어놓고 작업하는 것이다. 대개 보컬이 없는 연주 음악을 듣는다. 보컬이 있는 경우에는 관찰자 입장에 놓이지만, 연주 음악을 들으면 음악의 일부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새벽에 들으면 세상에 오로지 혼자 있는 듯한 짜릿한 고독함을 경험할 수 있다.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그라펠리(Stéphane Grappelli)의 [Le Toît De Paris]를 음반을 들으면 그 새벽의 고독한 분위기가 극대화된다. 종종 음반을 듣는 데에 '불편함이 수반된다’는 말을 듣는다. 나는 그 말에서 자의적인 희생이란 함의가 느껴져 싫어한다. 음반을 듣는 행위는 여러 측면에서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그 일련의 과정은 음악 감상의 즐거움을 배가시키지 않는가. - 류희성






Sean Paul (Feat. Migos) - Body

본인에게는 굉장히 미안한 말이겠지만, 션 폴(Sean Paul)은 드레이크(Drake)가 관뚜껑을 따준 덕에 관을 박차고 나올 기회를 얻었다고 본다. 사실 2000년대 초, 중반 레게·댄스홀 스타일로 나름대로 호성적을 거뒀던 때에 비하면 아직은 관의 못을 하나씩 빼고 있는 정도다. 하지만 그 못들 다 빼기에는 영 역부족이다. 다시는 트렌드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던 레게·댄스홀이 꽤 화려하게 돌아온 것과는 달리 션 폴의 움직임이 생각보다 고루하고 심지어 촌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신곡 "Body"에서 함께한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3인조 힙합 그룹 미고스(Migos)는 이 곡이 외려 션 폴이 훅을 쳐준 자신들의 노래처럼 보이게 한다. 이대로라면 예전처럼 부활하기는 글러 보이지만, 다 제쳐두고 최근 팝 음악 시장 동향을 고려했을 때 션 폴의 존재 자체가 새삼 생경하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아, 물론 지난해에도 골드를 기록한 싱글이 있었다는 건 함정. - Melo






Niia - Hurt You First


미국의 피아니스트이자 퍼포머, 그리고 알앤비 싱어인 나이아(Niia)를 보면 왠지 모르게 샤데이(Sade)가 떠오른다. 마른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묘한 분위기와 특정 부분에서의 보컬이 어느 정도 유사성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최근에 발표한 EP [I]의 수록곡인 “Hurt You First”는 단순히 샤데이를 떠올리는 것 하는 이상으로 자신만의 매력을 표출한 곡이다. 몽환적인 베이스가 돋보이는 곡 안에서 그는 불안정한 사랑을 노래하는데, 부드러운 나이아의 목소리가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파워풀하게 다가온다. 퇴근길이나 하교길 혹은 일과가 끝나고 침대에 눕기 전 이어폰을 꽂고 들으면서 나이아의 #캄성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아마 "Hurt You First"에서 끝나지 않고 앨범 전곡을 돌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 Loner





Slim 400 (Feat. YG & Sad Boy Loko) - Bruisin


하루하루 날씨가 뜨거워지고 있는 걸 온몸으로 느낀다. 뜨겁다는 표현이 아직 설익어 보이기도 하지만, 낮에 야외활동을 하다 보면 ‘여름이 다 왔구나.' 싶다. 그래서 더워지는 날씨에 맞춰 슬림 400(Slim 400)의 "Bruisin"을 가져왔다. 세 명의 갱스터 래퍼가 함께한 곡으로,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갱스터들과 야자수, 그리고 임팔라 로우라이더 차량은 여름에 너무나 잘 어울린다. 래퍼들이 각자 들려주는 랩도 흥미롭다. 제이지(JAY Z)의 "Show Me What You Got"에도 샘플링된 다키스트 라이트(Darkest Light)의 "Lafayette Afro Rock Band" 속 색소폰 소리가 반복되어 울려 퍼지는 룹 위에서 슬림 400(Slim 400)과 YG가 힘주지 않고 뱉어내는 래핑은 트랙을 더욱 여유롭게 만든다. 또한, 치카노 래퍼답게 찰진 스타일의 새드 보이(Sad boy)에게도 충분히 돋보인다. 한편으로는 최근 힙합 씬에 이렇다 할 치카노 래퍼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의 활동이 반갑기도 하다. 세 래퍼의 예상치 못한 하모니에, 몸이 들썩여지는 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 Urban hippie



글 | 힙합엘이 매거진팀

이미지 | 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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