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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 ⑦칸예 웨스트 vs 퍼렐 윌리엄스

MANGDI2017.03.31 19:55추천수 2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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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 ⑦칸예 웨스트 vs 퍼렐 윌리엄스


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정석’이라는 말은 나에게 항상 불편한 존재였다. 학교에 다닐 때나 사회에 나온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공부, 대학에서 시작해 전혀 어울리지 않는 패션에 관해서도 그렇다. 천편일률적인 것이 싫었다. 재미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 글은 ‘패션’에 대해 삐딱하게 보는 내 시선이 담겨있다. 결코 부정적인 면이 화두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틀에 박힌 패션관을 조금은 '틀어서' 보자는 취지이다. 그게 또 재밌기도 하고. 우리는 어쩌면 비정상 안에서 정상인으로 잘 버텨내며, 오히려 부적응자라는 낙인을 얻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이어질 이야기는 이런 부적응자들의 지옥에서 작은 공감을 갈구하는 소심한 끄적임이다.


*한 달에 한 번 연재될 연재물임을 알려드립니다.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것에서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는 쏠쏠하다. 대동소이한 결과물을 내놓으면서도 그 과정이나 모양새가 다른 경우 조금 더 흥미롭다. 힙합계의 많고 많은 패션 스타 중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두 사람이 있다.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 씬에 거대한 골자를 이루고 있는 칸예 웨스트와 퍼렐 윌리엄스. 더는 말해 입이 아플 만큼 각자 어마어마한 패션 파워를 자랑하는 스타들이다. 곰곰이 그들을 떠올려보면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데, 그 미묘한 차이를 얘기하면 재밌지 않을까 싶다. 정점에 서 있는 두 아티스트. 칸예 웨스트 vs 퍼렐 윌리엄스, 퍼렐 윌리엄스 vs 칸예 웨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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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티스트의 영역을 허물어 버리다


현시대는 경계의 종말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크리에이터(Creator), 인플루언서(Influencer)라 불리는 이들이 등장했고, 그들은 보란 듯이 우리 생활 저변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한 영향력이 분야의 영역을 허물기 시작했다. 패션의 영역도 마찬가지이다. 뮤지션이 디자이너가 되고 디자이너가 뮤지션이 되곤 한다. 그 중심에 칸예 웨스트(Kanye West)와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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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예 웨스트 그는 뮤지션으로 시작해 아트 디렉터로 예술적 역량을 발휘했고, 자신의 개인 브랜드를 런칭하고 패션의 성지 뉴욕에서 당당히 자신의 컬렉션 이지 컬렉션(Yeezy Collection)을 선보이고 있다. 스트릿 씬에 이지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자신의 아내를 패션계의 신데렐라로 만들었으며, 잘 짜인 패션 비즈니스 체계는 많은 브랜드에 영향을 주고 있기도 하다. 퍼렐 윌리엄스 또한 서브 컬처의 기반 아래 베이프(BAPE)의 니고(NIGO)와 함께 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Billionaire Boys Club)을 런칭하며 현재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의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퍼렐 윌리엄스는 최근 장편 영화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2016)’ 제작에도 참여했다(관객의 평 대부분이 칭찬 일색이라고 하니 영화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놓치지 마시길)아티스트로서 그들의 인장은 이미 곳곳에 박혀있다.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군가의 방향타 구실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들은 이미 대표적 크리에이터이며 인플루언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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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단순함 vs 화려함

 

하지만 비슷해 보이기도 하는 이 두 사람에게 확연한 스타일의 차이 역시 존재한다. 초기의 스포티한 스타일링과 볼드한 명품 액세서리를 휘감고 나오던 칸예 웨스트는 미니멀리즘으로 그의 패션 방향을 선회한다. “심플함은 패션의 최고의 미학이며, 그 심플함은 색깔로 극대화 시킨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다.”라는 그의 유명한 말은 현재의 이지를 만들었다. 지방시(Givenchy)의 남자로 불렸던 그의 스타일부터 많이 바뀌었다. 스타일링에 불필요한 액세서리를 배제하고 톤 다운된 모노톤 컬러를 중심으로 루즈한 실루엣과 활동성을 강조한 스타일링을 보여준다. 그가 최근 컬렉션과 더불어 발표하고 있는 파블로(Pablo) 머치와 이지 투어의 화려한 마르지엘라 룩 또한 그 저변에 미니멀리즘이 깔려있다. 이러한 그의 방향이 대표적으로 잘 드러난 이지 컬렉션은 올리브, 베이지, 카모 플라주로 포인트를 준 비교적 가벼운 스타일인 이지(Easy) 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는 미니멀리즘을 기반으로 다섯 번째 시즌을 이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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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렐 윌리엄스의 스타일 행보는 칸예 웨스트와는 확연히 다르다. 스케이트 및 서브 컬쳐를 기반으로 한 그의 스트릿 스타일과 베이프의 만남은 많은 패션 마니아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그는 항상 손과 팔목에 여러 개의 반지와 브레이슬릿(Bracelet)으로 포인트를 주었고, 목걸이 또한 빠지지 않았으며 톡톡 튀는 컬러감으로 스타일을 마무리한다. 그의 패션 센스가 가장 잘 드러난 일례로 201456회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를 들 수 있겠다. 다프트 펑크(Daft Punk), 나일 로져스(Nile Rodgers)와 함께한 라이브 무대에서 착용하고 나왔던 외계인 모자는 큰 이슈를 낳았다. 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며 조롱 아닌 조롱(?)을 받기도 했던 그의 모자는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05 AW 제품으로 마운틴 햇(Mountain Hat)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얼굴의 곱절은 되는 큼지막한 실루엣에 손으로 누른 듯한 그랩은 독특하면서도 스타일리시했고 패션 씬에 한창 유행이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얼마 전 퍼렐 윌리엄스는 샤넬(Chanel) 핸드백의 최초의 남자 모델로도 발탁되며 남성 또한 백을 들 수 있다!’라는 새로운 패션 전언을 외치고 있다. 퍼렐 윌리엄스 그는 그만의 화려함으로 여전히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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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들과 아디다스

 

패셔니스타로서의 칸예 웨스트와의 퍼렐 윌리엄스의 위치는 많은 브랜드와의 작업을 연계했다. 수많은 브랜드 중 그들과 절대 떼려야 뗄 수 없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거대 스포츠 기업 아디다스(adida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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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예 웨스트는 나이키(Nike)와의 오랜 작업을 뒤로하고 아디다스와 파트너쉽을 맺고 2015212일 첫 이지 컬렉션을 발표한다. 개인 레이블의 실패와 더불어 디자이너로서의 갈망을 모두 해소하지 못한 듯 보였던 칸예 웨스트에게 결과적으로 사이다 같은 선택이었다. 여전히 카피, 컬렉션의 정체성 등 많은 논란에 휩싸이고 같은 이유로 패션계 전문가들에게 질타를 받기도 하지만, 이지 컬렉션은 비교적 성공 그래프를 무난히 그리고 있다. 지금도 메가 히트 콜라보레이션으로 손꼽히는 명품 패션 하우스 루이비통(Louis Vuitton)과의 슈즈 콜라보레이션과 2009년 처음 발표했던 나이키와의 에어 이지(Air Yeezy) 시리즈의 성공에 비견될 만큼 아디다스와 함께한 이지 부스트(Yeezy boost)는 그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거대 스포츠 기업의 노련한 생산공정과 스타와의 만남의 성공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아닌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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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렐 윌리엄스 또한 아디다스의 남자로 불리기 충분하다. 자신의 컬렉션을 패션 위크에 발표한 적은 없지만 아디다스와의 작업을 캡슐 형식 또는 시리즈로 이어나가고 있다. 슈퍼스타를 50가지 색상으로 구성한 슈퍼스타 컬러링 팩 시리즈, 무광 단색의 끝을 보여준 솔리드 팩(Solid Pack) 시리즈, 비치 웨어 컬렉션인 핑크 비치(Pink Beach) 컬렉션, 휴먼 레이스(HUman Race)라는 카테고리로 발표한 ‘HU’ 컬렉션 등이 그 예이다(NMD모델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어쩌면 최고의 패션 파트너로 불릴 수 있는 두 사람과의 성공적인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아디다스가 놀랍게 보이는 부분인데, 얼마 전 방대한 프로모션에 비해 정체성이 결여 된 이도 저도 아닌 컬렉션을 보여준 지드래곤(G-DRAGON)과 에잇 세컨즈(8Seconds)의 아쉬움이 더 절실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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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 시대의 패션 아이콘

 

디자인 아이콘으로 불린 70년대의 데이빗 보위(David bowie)의 뒤를 이어 그들은 스타일 아이콘이자 패션계를 쥐락펴락하는 패션 아이콘이다. 사실 스트릿, 하이앤드, 펑크, 록 다양한 스타일이 혼재한 그들을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하고자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분명 그들 각각이 대표하는 스타일과 감성이 존재하며, 그것들은 현재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음악, 패션, 예술을 아우르며 경계를 허무는 크리에이터이자 인플루언서인 그들은 이 시대의 새로운 패션 아이콘이다. 그들의 존재는 여전히 어딘가에 남아있고 증명하며, 상징이 된다. 그것은 분명 무척 아름다운 것이며 거창한 것임이 틀림없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칸예 웨스트와 퍼렐 윌리엄스. 당신은 누구를 더 지지할 것인가?



글 l MANG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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