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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LE's Taste : ADIEU 2016, 올해의 XXX

AILIE2016.12.30 22:21추천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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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LE's 
Taste : ADIEU 2016, 올해의 XXX


LE's Taste

말 그대로 엘이의 취향이다. 단순하게 우리의 취향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기삿거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기획으로, 라이프스타일팀의 스태프들이 매번 선정한 주제에 맞는 각자의 취향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닥 테이스트가 높은 사람들이 아니기에 위화감이나 거리감 같은 것은 전혀 없을 것이다. 참고로 앞으로 이 글에 실릴 모든 사진은 개인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 따라서 T.P.O를 무시하고 등장할 해시태그의 향연과 혹시 모를 오남용에 대해서도 너그러이 양해해주기를 바란다. 

#hiphople #lifestyle #taste #엘이의취향 #beasel #hrbl #mangdi #ailie #heman


오랜만에 엘이 테이스트를 준비했다. 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던 유저가 훨씬 많을 수도 있겠지만, 꿋꿋하고 굳세게 2016년 마지막을 위한 엘이 테이스트를 준비했다. 처음엔 누군가가 가볍게 던진 말이었다. '패션 파트로 연말 결산 같이 기획기사로 하나 나가보는 건 어떤가요??' 그렇게 그는 미끼를 던져분 것이고 나는 그것을 덥석 물어분 것이다. 물론, 미끼를 던진 누군가의 의도는 전혀 이런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냥 아이디어를 내면 누군가가 쓸 것으로 생각했지, 일이 이렇게 될 줄은(본인도 글을 써야 할 줄은) 몰랐다고. 물론 이것마저도 전해 들은 말이다. 보지는 못했지만, 얼마나 큰 짜증이 얼굴에 묻어있었을지 짐작이 간다. 그렇지만, 그래도 연말 결산인데, 누구 하나가 술술 평가하듯이 쓴 글로 내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럴만한 깜냥도 못 되고. 그냥 각자의 취향에 맡겨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하고 송년회 술자리에서처럼 가볍고 시시콜콜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누가 '병신년' 아니랄까봐 모든 세상일이 다 병신같고, 무겁고, 지치고, 사람 화딱지 나게 만드는데, 이 모호한 길이의 작은 글이 모니터 앞에 캔맥주를 들고 앉아있을 사람들에게 '오징어 땅콩' 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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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e Collaboration of 2016 - Supreme x Black Sabbath


올해에도 수많은 콜라보레이션이 발매되었다. 꾸준히 힙합, 알앤비 스타와 협업한 푸마(Puma)도 있었고 퍼렐(Pharrell)과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의 콜라보레이션도 눈에 띄었다. 게스(Guess)와 에이셉 라키(A$AP Rocky)의 만남도 새로웠다. 하지만 모두 슈프림(Supreme)과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의 협업 앞에서 한 수 접어야 한다고 본다. 그 누가 스트릿 씬을 이끄는 브랜드와 전설적인 메탈 밴드가 만난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 슈프림은 이를 실행에 옮겼다. 그들은 신선함과 새로움은 유사하지만 다르다는걸 블랙 사바스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증명했다. 여기에 더해 슈프림은 자신의 주 고객층과 블랙 사바스 팬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는 프로덕트를 만들었다. 이는 블랙 사바스의 이미지가 담긴 청재킷 등을 통해 잘 드러난다. 비록 블랙 사바스에 관해 알지 못하는 어린 연령층의 슈프림 팬이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관해 일부 자존심 강한 블랙 사바스 팬이 온라인에서 불쾌함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이 또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해프닝이다. 더불어 몇몇은 슈프림과 블랙 사바스의 만남이 이해할 수 없다고들 하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점 또한 협업을 예상하지 못했고 그렇기에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얘기할 수도 있다. 블랙 사바스와의 협업은 슈프림이 지금의 폭발적인 인기에 머무르지 않고 여전히 쿨하고 새로운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음을 알게 했다.  - HR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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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e Collection of 2016 - FENTY by Rihanna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근 한 세기를 견뎌낸 쟁쟁한 럭셔리 패션 하우스들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들은 오랜 시간 고착화되며 올드하고 지루해진 브랜드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시도에 주저함이 없다. 몇 해 전, 버버리(Burberry)가 그랬고 지방시(GIVENCHY)가 그랬다. 그리고 올해는 구찌(GUCCI)가 새로운 대세로 떠올랐다. 그래서 올해의 컬렉션을 선정하기에 앞서 고민이 많았다. 더군다나, 펜티(FENTY)는 리아나(Rihanna)의 브랜드가 아니라 리아나와 퓨마(PUMA)의 콜라보레이션이기 때문에 더욱 고민스러웠다. 그럼에도 펜티를 올해의 컬렉션으로 꼽은 이유는 컬렉션에서 ‘팝스타’ 리아나가 아닌 ‘디자이너’ 리아나를 보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라기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가까운 리아나는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완성해냈다. 실제로 지난 2월 뉴욕에서 첫 번째 컬렉션을 선보인 직후, 그녀는 보그(Vogue)를 비롯한 많은 매체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하루 앞서 컬렉션을 공개했던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컬렉션이 세 번째였음에도 여전히 혹평이 주를 이룬 것과는 상당히 비교되는 모습이다. 펜티의 첫 번째 컬렉션은 트렌드를 충분히 반영했고, 각 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었다. 무엇보다도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이 잘 발현되었다고 느낀 것은, 컬렉션을 보는 내내 다른 브랜드나 디자이너가 떠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리아나가 가진 디자이너로서의 ‘곤조’가 잘 드러난 컬렉션이었다. 그리고 지난 9월, 리아나의 펜티는 뉴욕에서 파리로 무대를 옮겼다. 여전히 퓨마와 함께였지만, 디자이너 리아나의 색깔은 더 강해졌다. 도시가 바뀐 만큼 컬렉션의 느낌도 변했지만, 그녀는 이번에도 호평을 받아냈다. 2016년, 리아나는 팝스타가 아닌 디자이너로서의 가능성을 제대로 증명해냈다. 제아무리 날고 기는 패션 하우스가 덤벼도 지지 않을 신인 디자이너가 나타난 것이다. 이것이 내가 펜티를 올해의 컬렉션으로 선정한 이유다. 그리고 리아나의 펜티가 퓨마라는 꼬리표를 떼고 하나의 독립된 컬렉션으로서 계속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도 조금 넣었다. - Ai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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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he Rip-off of 2016 - Supreme Brick


올해의 창렬 중 베스트는 당연히 이 벽돌이 아닐까 싶다. 슈프림(Supreme)의 2016년 F/W 룩북 중 악세사리 제품으로 공개된 이 갈색 사각형은 이미 많은 패션 커뮤니티에서 분노와 경악을 일으키며 화제가 됐다. 사실 처음에는 벽돌을 가장한 장식품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무리 슈프림이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충성도 높은 타겟층을 갖췄다고 하지만, 설마 진짜 공업용 벽돌을 떡하니 판매할 줄은 몰랐다. 가격 마저 30달러(한화 약 35,000원)에 달했으니 그 충격은 더 어마어마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반 벽돌의 약 30배에 달하는 가격이니 말 다했다. 슈프림 브릭(Supreme Brick)의 실제 구매 후기를 살펴보니 벽돌답게 비규칙적인 구멍과 상당한 무게감을 자랑한다고 한다. 하나 장점이 있다면 누구라도 가지고 싶은 슈프림 로고 박스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유일한 메리트가 아닐까 싶다. (벽돌을 만지고 난 뒤, 갈색 가루가 짙게 손에 묻는다고 하니, 화이트 박스를 지키고 싶다면 꼭 유의하자) <가로 21 X 세로 10 X 높이 5.7>의 스펙을 갖춘 이 벽돌은 실제 현장에서도 사용 가능할 정도라고 한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시는 큰아버지에게 선물하면, 등짝 스매싱과 폭풍 잔소리를 들을 것 같지만, 훗날 부자가 되어 하나 근사하게 선물해 드리고 싶다. - Be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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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he Fashion Look-book of 2016 - GUCCI <Wild Days and Nights in Rome>


브랜드 고유의 정취와 향기를 불특정 다수가 느낄 수 있는 효과적인 장치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중 이미지의 이미지를 그려내는 룩북(look-book)이 가장 직접적이고 적확한 수단이 아닐까 싶다. 2016년 역시 각종 컬렉션을 뒤따라오는 다양한 룩북들이 등장했는데 그중 나는 구찌의 17 S/S 캠페인 룩북을 한 해 최고로 꼽겠다. 이번 연도는 구찌에게 매우 특별하다. 몇 해 전 지방시의 영광을 재현하듯 고리타분한 기성세대의 이미지를 벗고 한층 젊어졌다. 이러한 구찌의 성공 주역에는 2015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부임한 알렉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가 있다.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로맨틱’을 기본으로 빈티지와 르네상스를 혼재시킨다. 이렇게 그는 최근 2년 간 ‘낭만’의 대명사로 거듭났다. 구찌의 룩북이 다른 룩북과 다른 점 및 주목할 점은 야생의 사자, 호랑이, 기린 등이 구찌의 의류를 착용한 모델들과 함께 등장하며 생생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다. 귀여운 동물을 이용한 룩북은 기존에 이미 여러 차례 시도 되었지만, 이번 구찌의 룩북은 그들과는 차원이 다른 와일드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야생 동물들은 캐스팅된 모델들과 함께 낭만적인 도시를 아무렇게나 돌아다녔고, 그들이 야외에서 식사하는 동안 기린에게 포도를 먹였으며, 사자와 호랑이들은 그들이 텔레비전을 보는 동안 집으로 들어와 환영을 받았다고(영상 링크). 이번 캠페인 룩북은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초현실주의가 전혀 딴 세상스러운 동화가 아닌 일상의 진보임을 보여준다(실제로 그의 집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상시키듯 옛 그림들과 원단 조각, 보석 등이 채우고 있다). 그리고 패션 비즈니스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다는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더 잘 팔리는 구찌를 만들었다. 인디 매거진인 A 매거진에 직접 컨택하여 구찌의 콘텐츠를 피력했다는 점 또한 놀랍다. 깊은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에 안주하지 않는 참신함은 구찌를 정상에 올려놓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있으며 그가 만드는 옷과 이미지는 낭만적이며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MANG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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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Artist's Merch of 2016 - '3' Snapback by Chance the Rapper


올해 대중적으로, 또 음악적으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래퍼는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가 아닐까 싶다. 3년 전 발매한 첫 믹스테입 [Acid Rap]은 그를 '가장 기대되는 루키'의 반열에 올려놓았고, 챈스 더 래퍼의 팬들은 정규 앨범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올해 그는 정규가 아닌 믹스테입 [Coloring Book]을 내놓았는데, 전작에 버금가는 호평을 이끌어내더니, '믹스테입으로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 노미네이트 된 첫 번째 래퍼' 타이틀까지 덤으로 가지게 되었다. 탄탄한 실력과 더불어 마치 슈퍼마리오(Super Mario)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캐릭터,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퍼포먼스는 수많은 골수팬을 양산시켰고 이 여세를 몰아(!) 시그니처 머천다이즈까지 출시하게 된다. 그중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뉴에라(New Era)와 함께 만든 '3' 스냅백. 자신의 시그니처를 바탕으로 앞면에는 '3', 뒷면에는 'CHANCE'라는 단어로 구성된 이 스냅백은 비교적 단순한 디자인임에도 그의 인기를 방증하듯 기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검은색, 흰색, 카키색, 빨간색, 이렇게 총 4종의 컬러로 그의 웹사이트에서 판매 중이다.) 이후 챈스 더 래퍼는 시상식, 공연장, 심지어 광고 속에서도 착용하고 나왔고 이제는 '챈스 더 래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아티스트들에게는 자신의 음악을 하나의 프로덕트로 나타냄과 동시에 쏠쏠한 수익원으로, 팬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그것'을 소장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머천다이즈. 그리고 그것이 2016년을 통틀어 가장 매력적이었던 래퍼의 상품이라면, 누군가에게는 음악만큼이나 값진 가치를 선사하지 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그럴듯한 합리화로 난 오늘도 이렇게 지갑을 연다... - heman



글| HRBL, AILIE, Beasel, MANGDI, he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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