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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류 The Golden Flow EP. 1

title: [회원구입불가]Mr. TExt2011.04.29 15:18조회 수 2303댓글 0


 

* 2006년 11월 18일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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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ere Comes The "Nu Muzik"

  여름밤은 그 것을 느끼는 사람에게 자신의 오만한 손을 내밀어 그 손에 입맞추는 것을 허락했다. 그야말로 요녀에 매료된 한심한 사내들처럼 군중은 천천히 밤에 취해갔다. 하지만 Herc는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이 곳의 여름밤이 고향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봐, 다음 차례야, 준비해.”


   잠시 아련하게 고향의 드럼소리가 퍼지고 있다고 느끼며, 백일몽에 빠져있던 Herc는 스탭이자 친구인 Kirk "fatso" Atkins의 재촉에 정신을 차렸다.


   “Hey, Fatso, 여동생이 곧 결혼한다고 했지?”
   “역시 친구 밖에 없군. 이 달 28일이야. 피로연 파티를 좀 부탁해도 될까?”
   “You got my word, bro. 있다가 더 얘기하자고.”


   흥겨운 리듬이 안개처럼 뿌옇게 퍼지고 있는 마당 안에 마련된 무대, 다음 파티주관자(DJ)의 이름이 불리자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드디어 Kool Herc인가?’
   ‘요즘 주가가 높다지? 많이 궁금했었는데...’


    Herc는 잠시 눈을 감았다. 홀 안의 리듬이 그의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이윽고 확신에 찬 손이 턴테이블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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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rc는 독특한 방법으로 파티의 흥을 돋구어 명성을 쌓아가고 있었다. 근원적인 리듬rhythm의 성지라 하여도 무리가 없을 ‘자메이카Jamaica' 출신답게 Herc는 말 그대로 ’The Ruler Of The Party(파티의 지배자)‘ 라 불릴만 했다. 혹자는 동의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그를 초청하기를 바라는 파티가 줄을 서고 있다는 점이 그러한 그의 호칭이 어느 정도 사실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오늘도 역시 그의 Playlist에는 그가 엄선한 레게트랙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가 곡의 선정을 잘 하여 명성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그의 명성은 독특한 ’새로운 소리의 창조‘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곡 중의 보컬이 끝난 후 비트만이 반복되는 곡 중반부의 짧은 부분을 잘라내어 그 것을 더 길게 연주되게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그는 똑같은 두 개의 레코드판을 구입하여 두 개의 턴테이블에 각각 올려놓고 동일한 부분을 번갈아 틀면서 뉴욕의 파티 문화의 지배자로 부상 중이었다. 자신의 파티에 필요한 어떠한 소리의 소스라면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가리지 않고 ’Gold Rush(19세기 미국에서 금광이 발견된 지역으로 사람들이 몰려든 현상) 때의 광부‘ 처럼 소리를 파내고 있었다.(Diggin') 그에게 필요한 것은 곡 전체가 아니라 자신의 맘에 드는 짧은 부분이었다. 그야말로 ’인종과 문화의 용광로‘ 라는 미국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소리의 창작법이라 후세 사람들에게 평가받을만한 내용이었다.


    슬슬 파티장 안의 Kool Herc는 ‘소리의 메를린(아더 왕의 마법사)’이 되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절정을 향해 질주하는 파티의 분위기에 숨을 못 쉴 정도가 되어갔다. 흥겨운 분위기는 마치 바닥에 구름이 깔린듯한 느낌을 주었고, 그 구름 위에서 흔들고 있는 그 누구도 자신의 어깨와 엉덩이가 계속해서 들썩이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엉덩이가 들썩이는 음악이라...’


    Kirk는 Herc의 뒤에서 파티장을 훑어보면서 그의 친구가 걸고 있는 마법을 음미하고 있었다. 사실 그는 Herc가 창조해내고 있는 ‘소리’의 가장 큰 이해자기도 했다. 파티장을 가득 채운 음악소리가 별이 빛나는 밤하늘로 솟구쳐 오르고 있다고 느낀 Kirk는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보았다.


   ‘언젠가는 이 친구가 만들어낸 소리가 미국 전역에 통할 거야.’

   어디까지나 이것은 또 하나의 ‘흐름’의 시작이었다. 과거의 소리에서 새로운 소리를 창조하는 것. 역사가 언제나 그렇듯 끊이지 않고 흘러가는 속에서 인간의 삶을 또 한번 풍요롭게 할 흐름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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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 중에 광부가 파내는 듯이 소리를 파낸다는 표현을 통해 Diggin'을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Diggin'은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습니다.

[비트 메이커들은 남들보다 새로운 비트를 만들기 위해, 남들이 많이 접하지 못 한 곡들을 찾아다닌다. 이것을 디깅(Diggin') 이라고 함]

음악으로 인해 행복하시길^^

 

 *본 저작물은 Triggaeffect(방아쇠효과)에게 그 권리가 있습니다. 타 사이트 이동 시에는 출처(http://triggaeffect.tistory.com/ 와 http://hiphople.com/ )를 반드시 표기해주세요^^

*본 저작물은 조아라닷컴(http://www.joara.com/)에도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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