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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투팍, 그에 관한 A to Z

MANGDI2016.03.18 11:26추천수 23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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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투팍, 그에 관한 A to Z


힙합 음악에서 매년 어쩌면 매 순간 언급되는 인물들이 있다면 그 몇 명의 언저리에 투팍(2pac)이 있을 것이다. 1996년 25세의 나이에 요절하였음에도 현재까지 힙합 음악의 중심에서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인데, 지금 서부를 대표하는 4번 타자가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라면 90년대는 명실상부 투팍이었다. 2016년, 펜이 아닌 키보드를 두드리며 음악계의 전설적인 인물에 대해 조금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지금, 우리는 항상 조심스럽다. 그만큼 그들이 가진 무게감과 영향력은 필시 막대하며 그 일생을 A4 몇 페이지 분량으로 담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어찌 보면 누군가에게는 읽기 어렵고 버겁기도 하다. 같은(부담감이 제일 컸으리) 이유는 아닐지라도 나에겐 얼마 전의 데이빗 보위(David Bowie)가 그랬고, 지금의 투팍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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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되고 한창 패션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시절, 어려운 디자이너 이름과 각종 패션 하우스 및 브랜드들을 자연스럽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다. 바로 A to Z(모든 것을 편람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까지 각각의 알파벳이 열거되어 순차적으로 해당 업계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실로 좋은 책을 발견한 것이다! 관련 정보들을 쉽게 습득하는 느낌이랄까. 투팍의 글을 준비하며, 문득 그 생각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조금은 친숙하게 그의 일대기를 가볍게 훑어보자. 26가지 대표 단어들 속 투팍 그의 패션, 라이프스타일, 음악 등 다양한 것이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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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or(배우)

그는 최고의 래퍼이자 뮤지션이었지만 배우이기도 했다. 10대 초부터 극단에서 활동했고 볼티모어 예술학교(Baltimore School For The Arts)에 진학해 전문적으로 연기, 발레 등을 배웠다. 댄 애크로이드(Dan Aykroyd) 감독의 1991년 영화 <난폭한 주말(Nothing But Trouble)> 단역으로 출연하며 영화배우로 데뷔했다. 어니스트 로스코 디커슨(Ernest Roscoe Dickerson) 감독의 1992년 영화 <돌아온 이탈자 2(Juice)>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며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1993년 영화 <포이틱 저스티스(Poetic Justice)>에서는 자넷 잭슨(Janet Jackson)과 주인공을 맡았다. 이후 여러 편의 영화에 참여하며 연기자로서도 이력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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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dana(반다나)

초기 반다나(Bandana)는 적색 또는 감색 바탕에 검정과 흰색의 독특한 무늬로 프린팅되어있는 목면 손수건을 말하는데, 후에 목이나 머리에 두르는 액세서리로 사용된다. 90년대 힙합 패션에서도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인데, 특유의 어둡고 거친 느낌으로 거리의 문화를 표현하기에 적절했다. 특히 투팍이 즐겨 착용하여 그의 시그니처 스타일로 각인된다.


Change(변화)

투팍이 살해된 이후, 스물 두 개의 히트곡과 네 곡의 신곡을 담은 베스트 앨범 [Greatest Hits] 가 1998년 11월에 발매되었는데, 그중에서는 유독 흑인 사회의 문제와 인종차별에 관한 내용을 담은 "Changes" 가 유럽의 몇몇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큰 히트를 거뒀다. 브루스 혼스비(Bruce Hornsby)의 곡 "The Way It Is"에서 샘플링하여 밝은 멜로디와 빠른 템포로 일반 팝 팬들까지 흡수해냈다. 또한 'Change', '변화'는 그의 최종 지향점을 뜻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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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Row Records(데쓰 로 레코드)

1991년 슈그 나이트(Suge Knight)와 닥터 드레(Dr. Dre)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90년대 초, 중반 가장 성공한 음악 레이블 중 하나였다. 1994년 성폭행 혐의에 휩싸인 투팍은 결국 수감 생활을 하게 되었고, 11주 4일이 되던 날 데쓰 로 레코드의 사장 슈그 나이트는 140만 달러의 보석금과 함께 레이블과의 계약을 제안한다. 제안을 받아들인 투팍은 후에 [All Eyez on Me]를 발매하며 큰 성공을 거둔다.


Effect(영향)

투팍은 힙합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에겐 음악적으로의 영감, 영향을. 90년대 스트릿 패션씬에선 그가 추구하는 시그니처 스타일이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그가 들려주는 흑인문화의 이야기는 정부 혹은 사회 전체로의 영향을 끼쳤다.


Fire(불)

투팍 그의 생을 여러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나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단어는 ‘불(Fire)’이다. 그만큼 뜨겁고 밝았으며, 짧지만 불같은 생애를 보냈음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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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ant(거인)

그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힙합 음악계의 큰 거인이며, 전문가와 대중에게 인정받는 현재의 많은 뮤지션들에게도 큰 귀감이자 본보기이다. 그의 앨범은 지금도 여전히 클래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Heal(치료)

투팍 그의 음악은 많은 흑인, 빈민계층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이고 어찌 보면 그들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치료사'였을지도 모른다.


Insubordination(반항)

블랙 제임스 딘(Black James Dean)이라고도 불린 투팍은 어떻게 보면 기득권층에는 '반항아'로 비칠 수 있었겠다. 허나 제임스 딘(James Dean)이 이유 없는 반항이라면 투팍 그의 삶은 '이유 있는 반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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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di(제다이)

투팍은 생전에 영화 <스타워즈>의 팬이었다. 그는 1996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이 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오디션을 보러 갔다. 그가 탐냈던 역은 제다이의 마스터 '메이스 윈두(Mace Windu)’였다. 하지만 투팍의 이런 꿈은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해당 역이 사무엘 L. 잭슨 (Samuel Leroy Jackson)에게 돌아갔고 투팍은 얼마 후 라스베이거스에서 차량 총격을 당해 숨졌으며, 그렇게 영화가 개봉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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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drick Lamar(켄드릭 라마)

켄드릭 라마는 웨스트 코스트 힙합의 계보를 이으며 투팍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그의 앨범 [To Pimp A Butterfly] 수록곡 "Mortal Man"에서는 투팍과 자신이 대화를 나누는 듯한 구성으로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강력한 힘을 싣는다.


켄드릭 라마의 곡 "Mortal Man" 중


[Kendrick Lamar]

In my opinion, only hope that we kinda have left is music and vibrations, lotta people don’t understand how important it is. Sometimes I be like, get behind a mic and I don’t know what type of energy I’mma push out, or where it comes from. Trip me out sometimes

제 생각에 우리가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음악과 교감인 것 같아요. 많은 사람이 얼마나 이게 중요한지 모르죠. 가끔 마이크 뒤에 서면 어떤 기운이 흘러나올지, 어디서 그런 기운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가끔 저도 놀라워요.


[2pac]

Because the spirits, we ain’t even really rappin’, we just letting our dead homies tell stories for us

영혼이 이야기하는 거야. 우리는 랩을 하는 것도 아니지, 그냥 죽은 우리 친구들이 우리 대신 이야기를 하도록 두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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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 Vegas(라스베이거스)

비기와의 디스전 이후 1996년 9월, 투팍은 마이크 타이슨(Mike Tyson)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다. 경기를 관람하고 돌아가던 투팍은 한 외곽도로에서 의문의 총격을 받아 사망하게 된다.


Meditate(사색)

그는 억압 속에서 자신들끼리 죽고 죽이는 흑인사회의 이야기를 사색적인 표현을 더불어 신랄한 가사를 통해 전달하며, 많은 래퍼들의 본보기가 된다. 90년대 그가 뱉는 랩은 어찌보면 힙합이 가장 힙합다웠던 시기로 누군가에게는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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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otorious B.I.G.(노토리어스 비아이지)

사상 최고이자, 최대의 비극으로 손꼽히는 투팍과 노토리어스 비아이지(The Notorious B.I.G.- 이하 비기) 디스전은 투팍의 일대기에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출소 후 발매된 앨범 수록곡 “Hit 'Em Up”에서 비기와 그의 부인 그리고 배드 보이(Bad Boy)를 디스한 것인데, 그 후 개인과 개인에서 레이블과 레이블, 이윽고 동부와 서부 래퍼들 간의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97년 비기 또한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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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ama(버락 오바마)

2009년, 버락 오바마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다. "아직 우린 흑인 대통령을 볼 준비가 되지 않았어("Change"의 가사)"라고 말했던 투팍이 2016년 현재 살아있다면 무슨 말을 남겼을까? 또한, 버락 오바마의 많은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에서도 'Change'라는 단어를 자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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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ts(바지)

90년대는 오버사이즈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현재의 베트멍(Vetements)을 연상케 하는 루즈한 핏의 후드, 팬츠 등은 90년대 힙합 패션의 상징적인 트렌드였다. 투팍 또한 루즈한 후드, 빅사이즈의 통의 데님 팬츠와 작업복으로 주로 착용 되었던 서스팬더 등을 즐겨 입었다.


Question(문제)

투팍 그가 가지는 래퍼로서의 경쟁력은 아마 문제의식이 아니었나 싶다. 그는 흑인사회, 미국의 사회문제, 인종차별, 부조리 및 병폐 등 뿌리 깊게 내재되어 있고 만연하게 인식되는 일상적 문제들을 항상 질문하였다. “왜 우리는 그들과 달라야 하는가?”


Racial discrimination(인종차별)

인종차별은 그의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이자 부분이며, 그의 가사에 녹아든 메시지는 투팍을 검은 시인이라고 불리게 했다.


Street fashion(스트릿 패션)

90년대는 빅사이즈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옷, 신발 모든 것의 오버사이즈화가 이루어졌던 시기에 투팍은 특유의 스킨헤드와 반다나, 스냅백, 후디, 데님 팬츠 등을 러프(Rough)하게 걸치며 그가 들려준 거리의 음악과 상응하는 멋진 이미지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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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g life(터그 라이프)

'Thug Life'는 투팍의 삶의 컨셉이자, 후에 그는 [Thug Life]라는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하기도 한다.


Unfortunately(불행하게도)

25살의 젊은 나이에 불행하게도 세상을 떠난 그가 요절하였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 가중되는 것일까, 아니면 그가 산 짧은 인생 자체가 전설로 남을만했던 것일까. 스마트폰이 우리 손에 있고 세계 각지의 소식을 집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지금. 그가 살아 있다면 과연 어땠을까? 확실한 것은 그의 25년은 전설로 남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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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견해)

2009년 투팍의 라이벌 비기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노토리어스>에서 투팍은 다혈질의 성격을 과도하게 표출해내는 캐릭터로 비치는데 견해의 차이(비기를 중심으로 영화화)로 생각된다. 여담이지만 영화 <8마일>에서 에미넴(Eminem)의 배틀 상대로 "원팍, 투팍, 쓰리팍!"의 랩 공격을 받은 안소니 마키(Anthony Mackie)는 <노토리어스>에서 진짜 투팍의 역할로 등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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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 Coast(웨스트 코스트)

미국 서해안(West Coast of the United States)은 미국에서 태평양에 접한 지역이다. 좁은 의미로는 캘리포니아 주, 오리건 주, 워싱턴 주를 가리킨다. 넓은 의미로는 서해안에 인접하고 경제적, 문화적으로도 연결이 가능한 애리조나 주와 네바다 주를 포함하기도 한다. 투팍은 웨스트 코스트를 대표하는 힙합 아티스트였다.


X-file(엑스파일)

94년 11월 투팍은 뉴욕의 한 녹음실에서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당한다. 이 사건에 비기와 퍼프 대디(Puff Daddy) 등을 관련 인물로 지목했으나 정확한 정황은 밝혀지지 않았고, 이후 이들은 대립 관계를 이루게 된다. 96년 투팍의 죽음 또한 비기, 슈그 나이트 등이 관련되어 있다는 설이 있지만, 확실히 밝혀진 바 없다.


You gotta be able to smile through the bullshit.

당신은 개 같은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어야 한다. - 투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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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ne(지역)

웨스트 코스트의 달을 맞이해 'A to Z'로 알아본 투팍의 삶. 투팍 그는 웨스트 코스트라는 지역을, 힙합이라는 음악을, 흑인들의 삶을 모두 대표하였던 그리고 전설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아티스트이지 않을까.



글 l MANGDI







신고
댓글 17
  • hp
    3.18 12:54
    Unfortuneately -> Unfortunately (e가 추가 되어있어서요)
    수정 부탁드립니다.
    전체적으로 좋은 글이었습니다. 잘 읽었어요 :)
  • MANGDI글쓴이
    3.18 13:11
    @hp
    수정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3.18 13:00
    간지끝판왕
  • 3.18 13:35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대박 글!!!
  • 3.18 16:52
    재밌게 읽었습니다.. 중학생때 처음 changes 듣고 힙합에 빠지게 되었는데, 지금은 캘리포니아에 있는데 가 끔 투팍씨디 돌리며 드라이브를 즐깁니다ㅎㅎ
  • 3.18 20:12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3.18 20:38
    집중하며 읽다가 마지막에 xy로 끝나니깐 소름 돋았네요 swag
  • 3.18 21:32
    와 xy부분에서.............
    역시 투팍성님은 이런역경에서도 잘 견디는 나의 롤모델이죠
  • 3.18 21:40
    A to Z
    시인에서 갱스터까지
  • 3.19 00:21
    R.I.P 만약 살아 있었다면 너무 아쉬움 전기 영화 빨리 나왔으면...
  • 3.19 02:04
    Thug life
  • 3.19 17:38
    You gotta be able to smile through the bullshit...........
  • 3.20 19:43
    투팍 ㅠㅠ rip
  • 3.20 23:13
    글 재미있게 봤습니다 :)
  • 3.25 21:24
    2Pac의 삶은 짧지만 강렬했다. 저도 지금 2Pac이 살아있었으면 어떤 사람으로 남아있을지 너무 궁금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 MCA
    3.30 07:53
    성격은 솔직히 좋지는 않았다고 들었어요. 당시 sns가 있었다면 현실은 또 바뀌었겠죠
  • 5.15 23:07
    좋은글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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