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뉴욕 컬렉션에서 공개된 세 번째 Yeezy Season
현지 시각으로 2월 11일 오후, 뉴욕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Madison Square Garden, 이하 MSG)에는 18,000명쯤 되는 인파가 몰렸다. 전부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이지 시즌 3(Yeezy Season 3)을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었다. 지방시(Givanchy)의 지난 컬렉션에 800명 정도가 찾아왔으니 18,000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큰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다 들어갈 수는 없으니, 암표상이 활개를 쳤다. 이번 축제(해외 뉴스에서는 본 컬렉션을 ‘extravaganza’라 칭했다)에 모인 사람은 모두 그의 패션에 대한 기대와 함께 ‘SWISH’도 ‘WAVES’도 아니었던 그의 새로운 앨범 [The Life of Pablo]에 대한 큰 기대를 품고 MSG를 찾았다. 자꾸만 앨범 명을 바꾸면서 ‘칸종’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냈던 그는, 결국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데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지 시즌 3도 성공했다.
‘YEEZUS’가 적힌 모자를 쓰고, ’I FEEL LIKE PABLO’가 적힌 붉은색 맨투맨을 입은 칸예 웨스트는 예정된 시각보다 30분 정도 늦게 나타났다. 그가 착용한 맨투맨은 한 편에 마련된 머천다이즈부스에서도 판매했다. 아내인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을 포함한 그의 가족 뿐만 아니라 푸샤 티(Pusha T)와 트래비스 스캇(Travi$ Scott), 키드 커디(Kid Cudi), 왈레(Wale), 닉 영(Nick Young), 빅 멘사(Vic Mensa), 빅 션(Big Sean), 투 체인(2 Chainz)도 현장에 함께 있었다. [The Life of Pablo]의 첫 번째 트랙 “Ultra Light Beams”와 함께 쇼는 시작되었고, 이어서 “Wolves,” “Father Stretch My Hands, Pt. 1 & Pt. 2,” “Freestyle 4,” “Famous,” 가 차례로 공개되었다. 지난 시즌과는 달리, 이번 쇼는 그의 앨범 전체가 플레이 되면서 패션쇼와 음악을 동시에 즐기는 새로운 형태의 경험을 제공했다. 물론 여전히 캣워크는 없었고, 모델들은 석고상 같은 자세를 유지해야했다(이에 관해서는 칸예 웨스트가 모델들에게 서른 개가 넘는 가혹한 조항을 요구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칸예 웨스트가 “Real Friends”를 부를 때에는 모든 모델들이 차례로 주먹을 들어 올렸다. 기존의 패션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칸예 웨스트는 이번에도 역시 바네사 비크로프트(Vanessa Beecroft)와 쇼의 모든 연출을 함께했다. 이지 시즌 1부터 계속해서 등장하는 스킨톤의 바디수트만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번 쇼는 충분히 ‘웨어러블’했다. 말 그대로 ‘파괴’ 수준이었던 디스트로이드 형태의 니트는 그 수위가 적당히 약해졌고, 바디수트 외에는 거의 헐벗은 수준이었던 모델들은 옷을 완벽하게 갖춰 입었다. 여전히 블랙과 뉴트럴 컬러가 주를 이루지만, 트렌드 컬러인 파스텔톤의 핑크와 블루계열의 컬러 역시 적절하게 사용했다. 이지 시즌의 ‘곤조’(어쩌면 바네사 비크로프트의 것일 수도 있는)를 잃지 않으면서도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지 부스트(Yeezy Boost) 시리즈의 신발이 주가 되었던 지난 컬렉션과는 달리 의상이 훨씬 돋보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두 차례의 컬렉션을 거치면서 그는 이제 제법 ‘디자이너’ 다운 면모를 갖췄다고 해도 될 것 같다. 물론 그는 아직도 발망(Balmain)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 것 같지만, 이제는 디자이너 ‘칸예 웨스트’의 스타일을 어느 정도 찾은 느낌이다. 아래는 앨범 공개를 끝낸 후, 그가 무대에 올라 남긴 말을 번역한 것이다.
"다들 알다시피 나는 유명하고, 돈도 많고, 랩도 하니까. 내가 이런 걸 되게 쉽게 한다고 생각할 거다. 가장 힘들었던 건 컬렉션을 함께 할 재능있는 사람을 찾는 일이었다. 내 비전에 믿음을 갖고 래퍼와 컬렉션 작업을 함께 할 만큼 재능있는 사람을 찾는 일. 지금 여기 서서 인터뷰를 하는 미친놈 앞에 서 있는 모든 형제들, 음악 식구들, 내 아내, 그녀의 가족들, 뉴욕 시민들. 여러분 모두를 볼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
“정말이지 엄청나게 힘들었지만, 너무 행복하다. 나를 욕하는 사람들 없이 내 꿈을 쫓고 아티스트로서 창작할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정말 큰 기쁨이다.”
글 | AILIE
미국 흑인들의 고달픈 삶때문에 생긴 빈민가 패션을 예술로 승화시키려고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뭐랄까 신념이 묻어나는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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