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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주: 다이나믹듀오 등

title: [회원구입불가]Beasel2015.11.23 10:58추천수 7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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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E (2015년 11월 3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11월 3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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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듀오 – [Grand Carnival]


다이나믹듀오(Dynamic Duo)가 넘어야 할 산은 다이나믹듀오다. 두 사람은 ‘결국 타이틀곡이 필요하’다는 것도, 그들에게 ‘야유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요즘 어때?’라는 질문에는 ‘도돌이표’ 인생이라고 답한다는 현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앨범에는 그루비룸(GroovyRoom)을 포함해 지금 가장 신선한 느낌의 사람들이 대거 참여했다. 또한, 최자는 기존의 자신을 이겨내 보고자 실험적으로 리듬을 타는 걸 강행했고, 개코는 여전히 안정적으로, 타이트하게 랩을 뱉어낸다. 그러나 아저씨들이 유행어를 배우려고 노력하듯 ‘꿀잼’을 외치는 곡이 누가 봐도 다이나믹듀오의 타이틀곡이고, “타이틀곡” 바로 다음에 나온다는 건 계산보단 변명처럼 들린다. 앨범의 진가는 “꿀잼”을 제외한 다른 곡들에 있다. 좀 더 솔직해진 두 사람의 모습도, 신인들의 기용도 좋았지만, 좀 더 신선한 피를 수혈했다면, 혹은 조금 더 내려놓고 다 드러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좀 들었다. 다이나믹듀오의 팬들은 두 손 들고 환호하며 반겨도 좋을 앨범이지만, 유독 ‘두 사람의 이야기’가 많이 담긴 이번 앨범이기에 개인적으로는 ‘조금만 더’라는 아쉬움이 있다. - bluc







허클베리피 - “Everest”

선과 악이 공존하는 곳, 위대함과 장엄함을 뿜어냄과 동시에 두려움과 공포가 서린 에베레스트, 우리는 이 산 앞에 목표와 도착지라는 비유를 덧댄다. 8,848m에 달하는 고도는 인생에 견주어지고, 이를 정복하기 위한 개개인은 고독한 등반가로 대입된다.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그간 경험한 여러 감정을 토로하듯 담아낸다. 정상에 대한 욕망,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목표에 대한 무력감, 어깨를 짓누르는 책임감, 떠나가는 이들에 대한 상실감 등은 4분이라는 러닝 타임 안에 복합적으로 상주한다. 허클베리피는 단순히 래퍼로서의 삶을 표하지 않는다. 정상을 향한 인간의 태초적인 갈망을 음악가라는 직업을 통해 조금 더 극적으로 표현할 뿐이다. 다소 냉소적인 표현이 주를 이루지만, 그는 정상에 오를 자신의 모습에 희망을 부여하며 짊어진 배낭을 더욱 움켜쥔다. 이는 후반부에 뱉어내는 서사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격정적인 랩은 가시권 안에 들어온 꼭대기를 향한 질주이며, 점차 떨어지는 산소에도 명확히 유지하는 생명력과 같다. 여기에 건반의 흐름으로 분위기를 이끌어낸 험버트(Humbert)의 프로듀싱과 AR 필름(AR Film)의 수준급 뮤직비디오가 더해지자 에베레스트라는 대주제가 가지는 웅장함은 더욱 배가됐다. 마치 영화 <Everest>의 롭 홀(Robert Edwin Hall)을 떠올리게 하는 허클베리피, “Everest”는 그가 가진 두터운 감정선과 극적인 표현력이 극대화된 곡이다. - Beasel







버벌진트 - "나대나"

티셔츠에 적힌 문구는 ‘GOHARD 올 가 을’이었지만, 결국 겨울이 온 후에야 발매일이 공개되었고, 그 며칠 전, 앨범의 열 번째 트랙, “나대나”가 공개됐다. 곡을 관통하는 ‘나 vs 나’는 목소리 톤이나 구성 면에서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에게서 영감을 받은 듯하다. 그의 가사는 그간 보여준 부드러움이 이번에는 없다는 선언처럼 다가온다. 이를 증명하는 것은 그의 단단한 랩이다. 또한, 곡에 쓰인 악기들이 과거 버벌진트(Verbal Jint)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세련되게 다듬어졌단 점에서 단순히 근 몇 년간 볼 수 없었던 낯선 모습 그 이상으로, '음악을 잘하는 사람이었지.'란 느낌이 들게 한다. “나대나”는 [GO HARD Part 1: 양가치]의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아직도 버벌진트가 다음에 또 무엇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되는 래퍼 중 한 명임을 상기시켜주는 곡이다. - GDB/ANBD







산이 x 매드 클라운 – “못 먹는 감”


두 사람은 아시다시피 공통점이 많다. 유독 욕을 많이 먹고 있고,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차트를 씹어먹었고, 그놈의 ‘발라드랩’에 있어서는 정말 ‘양대산맫’이다. 요즘 같은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이 노골적으로 뭉쳤을 때 무엇이 나올까 궁금했는데, 결과는 뻔하다면 뻔한데 신선한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발라드랩 정신’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매드 클라운(Mad Clown)은 이 곡에서 유독(사실 쓸데없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스피팅이 좋고, 산이(San E)는 예전만큼 복잡한 라임 구조는 아니지만 꽤 괜찮은 비유를 자연스럽게 써냈으며, [양치기 소년] 때의 랩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돌아왔다. 정면돌파가 무조건 좋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리얼한 척’을 하는 것도 웃기지 않은가. 어쩌면 이 곡 때문에 두 사람이 더 싫어질 수도 있고, 병맛이라고 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솔직히 나한테는 로꼬(Loco)와 유주의 “우연히 봄”을 꺾은 올해의 길티 플레저다. - bluc







무드슐라 (Feat. PNSB) - “천국행급행”


프로듀서 무드슐라(Moodschula)와 딥코인(Dipcoin)의 래퍼, PNSB가 힘을 모아 탄생한 “천국행급행”은 제목에서 풍기는 독특함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는 트랙이다. 무드슐라가 제작한 괴기스러운 분위기의 프로덕션과 독특한 세계관의 가사를 내뱉는 PNSB는 하나가 되어 “천국행급행”을 완성한다. 트랙은 랩과 프로덕션, 전반적인 구성 모두 안정적이다. 그러나 이와는 관계없이 “천국행급행”에선 곡의 주인인 무드슐라보다 PNSB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물론, 무드슐라는 비교적 간소한 구성을 유지한 채, 적절한 구간에 알맞은 샘플이나 악기를 첨가하며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기는 한다. 그럼에도 PNSB가 곡의 중심이 되는 이유는 그가 그만큼 개성 넘치는 면모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일반적이지 않은 태도의 가사를 포함해서 거친 딕션을 포함한 PNSB의 랩 스타일에서 느껴지는 날 것의 향기는 래퍼로서 그를 신선한 존재로 만든다. 무드슐라의 안정감도 좋았지만, PNSB의 특질이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곡이었다. - HRBL







블루 - "7 Gold Chains"


곡에 사용된 드럼, 기타, 브라스가 주는 느낌은 사람들이 흔히 힙합의 황금기라 부르는 90년대의 색채를 훌륭히 재현해냈다. 블루(Bloo)의 목소리와 플로우 역시 비트와 어울리며, 하나의 듣기 좋은 곡을 완성한다. 돈에 대한 이야기를 'I Wish'로 풀어내는 것 역시 곡에 멋과 맥락을 부여하는 요소다. 다만, 아쉽게도 이런 점들은 딱 1절까지다. 한영혼용과 같은 이야기를 빼더라도, 그의 가사와 플로우 디자인은 2절부터 급격히 촌스러워지며, 예고 없이 훅으로 넘어가는 구성은 부실하기까지 하다. “Bud Light”와 같은 곡에서도 같은 문제를 노출하는 걸 보면, 이는 앞으로 블루가 넘어야 할 산으로 보인다. 그래도 그의 목소리가 멋진 무기라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 GDB/ANBD







양양 - “Munsta”

42 크루(42 Crew) 소속 양양(Yangyang)의 신곡이다. 같은 크루인 블루와 영 웨스트(Young West), 그리고 오왼 오바도즈(Owen Ovadoz)가 목소리를 더했다. “Munsta”의 감상점은 각각의 벌스로 이어지며 점차 더해지는 속도감이다. 다소 정적인 형태인 블루의 랩과 약간 어눌하지만 자연스럽게 퍼지는 양양의 랩, 찍어내며 기어를 올리는 오왼 오바도즈의 랩으로 이어지는 삼각 형태는 유연하며 준수하다. 각 벌스를 지나며 곡의 텐션은 점차 끌어 오르고, 중간중간에 더해지는 반복적인 후렴구 역시 포인트 역할을 적절히 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모양새와는 별개로 각 래퍼가 표하는 서사의 연관관계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내부적인 맥락이 끊어지다 보니, 톤과 스킬에만 집중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외부적인 멋과는 별개로 내실을 조금 더 명확히 꾸렸다면 한층 유려하게 맞물려 흘러가는 트랙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 Be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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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이 – [8908]


앨범의 가장 큰 장점은 프로덕션이다. 인트로에서 많은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스스로 밝혔듯이 앨범은 붐뱁부터 댄서블한 트랙, 얼터너티브 알앤비까지 다양한 결을 담아내고 있다. 이처럼 버라이어티한 프로덕션이지만 앨범은 얼라이(Alllie)라는 한 사람의 작품인 만큼 감성의 결이 뚜렷하며 “I Know”, “Let It Be”를 비롯한 몇 트랙에서는 그러한 분위기를 십분 살려내는 목소리를 담았다. 특히 얼터너티브한 트랙을 선보일 때 얼라이는 더욱 빛을 발하는 듯하다. 앨범의 조력자 중 한 사람인 케이온(Kayon)의 바이브도 곳곳에서 느껴지지만, 이는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XXXYYY라는 크루의 색이자 동시에 앨범이 가진 특징으로 통한다. “8908”은 얼라이가 주행하는 가상의 버스 번호다. 산뜻하게 시작해 깊이 있게 끝나는 앨범의 흐름은 그러한 컨셉과도 분명히 연관 있어 보인다. – bluc



글 | bluc, Beasel, GDB/ANBD, HRBL

이미지 |  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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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11.23 11:39
    아 진짜 못먹는감은 진짜 못 들어주겠더라고요
  • 11.23 15:57
    이번주도 감사합니다
  • 11.23 20:41
    이번주도 잘 읽었습니다 !!!
  • 11.24 00:34
    양대산맫ㅋㅋ
  • 11.24 14:15
    guilty pleasure ㅋㅋㅋㅋㅋ

    매번 윅엘이 보러 힙합LE 오네용~ 감사합니다
  • 11.25 08:31
    예고 없이 훅으로 넘어가는 구성?
    여러번 들어봤는데 잘 모르겠음
  • 11.28 21:51
    ㅋㅋㅋ양대산맫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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