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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Thre3style - 월드 파이널

title: [회원구입불가]Bluc2015.10.12 11:04추천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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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Thre3style - 월드 파이널


둘째 날이 밝았다. 다섯 번의 결승 후 와일드카드 발표를 하고, 대망의 월드 파이널을 여는 날이었다. 와일드카드 발표가 예정보다 빨리 앞당겨졌기 때문에 시부야를 돌아다니던 걸 멈추고 레드불 건물로 갔다. 물론 취재를 하러 온 것이지만, 남은 시간은 일본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었다. 타워레코즈(Tower Records)에서 한참을 구경하다 슈프림(Supreme)을 비롯한 스트릿 샵을 둘러보는 등 코스 자체는 식상하지만, 그안에는 식상함이 없기 때문에 오래 구경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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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와일드카드 발표에 오니 참가자들과 심사위원들이 모여 있었다. 사실 와일드카드 후보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던 분위기였다. 워낙 월드 파이널에 들지 못한 참가자 중에서도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었고 단연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레드불 쓰리스타일이 디제이 신에 발전을 가져왔다. 참가자들이 각 국으로 돌아갔을 때 이 대회를 알려서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었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와일드카드가 발표되었다. 미국의 제이에스피노사(J. Espinosa)였다. 사실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하지만 다른 참가자에게 기회가 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렇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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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파이널은 밤에 시작했기 때문에 남는 시간에는 일본을 좀 더 구경할 수 있었다. 생소한 풍경도 많이 보고, 일본은 이런 곳이구나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우리는 아게하(ageHa)로 향했다. 일본 최대 규모의 클럽이라는 이 곳은 도쿄 외곽에 있었다. 앞에는 “Studio Coast”라고 써 있었고, 건물 하나가 약간은 이질적인 느낌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입구를 지나는 순간, 그야말로 신세계가 열렸다. 내부 규모는 엄청나게 컸고, 메인 스테이지도 컸지만 서브스테이지나 부대행사를 할 수 있는 곳도 꽤 컸다. 정말 서브스테이지 하나가 어지간한 클럽 하나 정도의 크기는 되었다. 클럽 내부에는 자체적으로 수영장도 있었고, 스크린 시스템도 굉장히 잘 되어 있었다.






아게하라는 클럽은 2003년에 만들어졌고, 이후 데드마우스(Deadmau5)를 비롯해 세계적인 DJ들을 초대해왔다. 이곳 역시 음향, 조명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많은 신경을 썼고, 유명 음악가의 라이브뿐만 아니라 브랜드 패션쇼, 뮤직비디오 촬영 등이 이뤄지기도 한다. 또한 푸드코트, 바, 야외 라운지, 언더그라운드 스테이지 등 정말 ‘어른들의 밤의 원더랜드’라는 그들의 모토에 걸맞게 많은 것을 갖추고 있다.






사실 이벤트의 초반을 디제이 누마크(DJ Nu-Mark)가 열어서 적잖이 충격이었다. 물론 이번 월드 파이널은 역대 우승자들과 심사위원들이 모두 나오는, 말 그대로 올스타 잔치였다. 하지만 누마크가 초반에 나오다니 그 뒤는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었다. 누마크는 주라식파이브(Jurassic 5) 멤버였던 시기를 지나 알로 블랙(Aloe Blacc) 등과 작업하더니 뜬금없이 론리 아일랜드(The Lonely Island)와 작업했다. 그가 최근 다시 유명해진 것은 자신의 토이 셋(Toy Set) 덕분이었다. 말 그대로, 정말 장난감과 함께 셋을 선보이는 짜는 것인데 원숭이 장난감의 심벌즈를 스네어 삼아 플레이하는가 하면 각종 장난감 소리를 연주하는 등 흥미로운 방식이다. 토이셋은 영상으로 볼 때보다 직접 볼 때 더욱 기가 막히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 그저 감탄사만 나올 뿐이었다.





(찰리 허슬의 본선 셋. 아쉽게 결승 셋은 찾지 못했다)


이후 여섯 명의 셋이 차례로 공개되었다. 여섯 명이 셋을 선보이는 그 순간만큼은 정말 짧게 느껴질 정도로 모두 타이트한 전개와 쇼를 제공했다. 첫 번째는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제이에스피노사였다. 그는 미스티칼(Mystikal)을 포함해 여러 래퍼들에게 샤라웃을 받아와 초반부터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능청맞게 여러 장르를 섞어버리는가 하면 트워크 트랙으로 많은 이들을 열광시켰다. 다음은 칠레에서 온 디제이 바이트(DJ Byte)였다. 바이트는 초반 일본 전통 음악과 함께 일본어 소개로 현지 분위기를 휘어잡는가 하면 다양한 장르의 결을 그대로 살리면서, 말 그대로 하나의 셋이 하나의 쇼라는 걸 제대로 보여줬다. 완급조절은 물론 쇼맨십과 호응 유도, 엄청난 저글링 실력까지 누가 봐도 그가 최고였다. 그 큰 공간을 장악하는 게 눈에 단번에 보였을 정도다.





(아쉽게 탈락한 디제이 테즈(DJ Tezz)의 본선 셋)


다음에 나온 디제이 라이드(DJ Ride)는 초반부터 화려한 스크래치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쓰리스타일 참가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덕목에 충실했다. 또한 세가(Sega) 사의 소닉(Sonic The Hedgehog) 게임 소리를 소스로 가져오는 센스를 선보였다. 쿨리오(Coolio)의 “Gangsta’s Paradise”부터 리아나(Rihanna)의 “Bitch Better Have My Money”까지 익숙한 곡을 많이 가져오면서도 폭넓게 사용하기도 했다. 뒤에 등장한 캐나다의 찰리 허슬(Charly Hustle)은 위트 가득한, 그리고 욕설도 가득한(!) 셋을 선보였다. 하지만 특유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반면 다른 의미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독일의 댄저러스(Dan Gerous)였다. 좋게 표현하면 관객의 눈높이에서 그들과 호흡할 줄 아는, 나쁘게 이야기하면 헤드라이너에 나오는 사람 같았다. 불쇼, 망원경 퍼포먼스 등 그는 정말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고, “CoCo”를 비롯해 익숙한 최근 곡을 많이 틀며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마지막에 등장한 스위스의 디제이 위즈(DJ Wiz) 역시 퍼포먼스로는 뒤지지 않았다. 곡에 맞게 옷을 갈아입는가 하면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곡을 틀 때는 그의 대표적인 무대 의상 중 하나였던 장갑을 끼고 플레이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타이트하게 전개했기 때문에 많은 이의 환호를 받았다.






월드 파이널에서는 수많은 이의 셋을 볼 수 있었지만, 단연 인상 깊었던 것은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인 인비저블 스크래치 피클즈(Invisibl Skratch Piklz)의 신보 “The 13th Floor” 쇼케이스 셋이었다. 믹스마스터 마이크(Mix Master Mike), 에이트랙(A-Trak) 등 사상 최고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던 팀이 이번에는 큐버트(DJ Qbert), 디스타일스(D-Styles), 숏컷(Shortkut) 세 명의 라인업으로 긴 공백을 깨고 부활한 것이다. 세 사람은 팀워크, 노련함, 턴테이블리스트의 색채 등을 뚜렷하게 보여줬고, 비장하고 어두우면서도 깊이 있는 소리를 들려줬다. 정말 파이어니어들인 만큼 자신들의 색채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줬고, 스타일 자체가 살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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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자는 칠레의 디제이 바이트가 차지했다. 사실 현장 분위기로나, 셋 자체로 보나 압도적으로 뛰어났으며 누가 봐도 쓰리스타일이 원하는, 그리고 이 게임을 가장 잘 이해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준 디제이였다. 이번 쓰리스타일을 경험한 것은 나에게도 값진 재산으로 남았다. 다음 해에는 직접 갈 수 없더라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꼭 볼 것이고, 여유가 된다면 정말 사비로라도 다시 가고 싶은 대회였다. 글로 전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니, 믹스클라우드나 라이브 영상을 통해서라도 그 즐거움을 함께 했으면 한다.




관련 링크 | 

레드불 쓰리스타일 2015 월드 디제이 챔피언십 [링크] 

디제이 테즈 인터뷰 [링크]

레드불 쓰리스타일 홈페이지 [링크] 

레드불 쓰리스타일 일본 페이지 [링크]




글 | bluc

사진 | Red B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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