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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주: 빈지노 등

Melo2015.10.11 21:21추천수 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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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E (2015년 10월 1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10월 1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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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노 - “Break”


재지팩트(Jazzyfact)부터 첫 EP [24:26]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빈지노(Beenzino)의 작품은 ‘솔직함’이라는 키워드로 압축해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솔직하기만 한 건 아니다. 다양한 주제를 솔직하게 노래하면서도 포장을 아주 세련되게 한다는 점이 그의 음악을 특별하게 한다. 이는 신곡 “Break”에서도 마찬가지다. 정해진 틀을 깨고 싶다는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데, 이를 표현하고 포장하는 방식이 그간의 작품과는 사뭇 다르다. 빈지노의 이름 하면 떠오르던 재즈의 문법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일리네어 레코즈(Illionaire Records) 특유의 트랩과 닮은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밴드 사운드에 가깝다. 덩달아 빈지노의 래핑도 그간의 정갈함과는 거리가 멀다. 라이브 세션처럼 발음이 새고, 숨소리가 들리고, 다듬어지지 않은 파열음이 난무한다. 하지만 그 어떤 요소도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틀을 깨고 기준에 따르지 않겠다는 가사와 잘 어우러지며 곡의 주제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어렸을 때나 쓰던 수박 헬멧에 깃털과 끈을 달고 그 누구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커버 속 마네킹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단순히 커버를 위한 커버가 아닌, 이야기를 위한 커버이기 때문이다. 곡에 관한 것이라면 모두 일맥상통하게 표현하고 싶다던 빈지노. 그 발언은 절대 겉멋 어린 이야기가 아니었다. - Pepnorth







와비사비룸 - [물질보다정신]

첫 번째 EP 앨범은 말 그대로 콜라주의 형태에 가까웠다. 당시에는 에이뤠(ARwwae)의 색, 짱유 혹은 일랍(Illap)의 색, 제이플로우(Jflow)의 색이 말 그대로 뒤섞였지만, 각각의 색은 별도의 형태로 어느 정도 남아 있었다. 그래서인지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좀 아쉬웠는데, 빠르게 다음 앨범이 나왔음에도 이번엔 확실히 다르다. 음악적인 결이나 각자의 스타일은 어느 정도 하나의 느낌으로 모였고, 꽤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냉소와 분노, 그걸 잘 묶은 사운드는 와비사비룸만의 매력이 되었다. 기대했던 '위험한' 면모는 시너지 효과를 내는 동시에 이제는 더 큰 설득력이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공격적이고 원초적인 면, 혹은 실험적인 부분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밥말리"나 "물질보다 정신"을 들어보면 내가 이야기한 것들을 바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영상, 음악 말고 랩에서 제이플로우의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 bluc






효린 (Feat. 박재범, 지구인) - "사랑할 때 아니야 (Money)"


지금까지 <언프리티 랩스타 2>를 통해 발표된 노래들은 하나같이 철저히 성공적인 전례가 있는 음악적 문법만을 지켜낸 채로 만들어져 큰 감흥을 주지 못했었다(1 때도 마찬가지였다). 차차말론(CHASE VINCENT MALONE)이 만들고, 박재범(Jay Park)과 지구인이 참여해 AOMG 특유의 트렌디함이 담긴 효린의 "사랑할 때 아니야 (Money)"라고 크게 다를 바 없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트랙은 재미있는 감상 지점을 꽤 많이 가지고 있다. 우선, 두 번째 벌스에서 박재범과 지구인이 서로 랩을 주고받으며 선보이는 다양한 플로우 디자인, 또 그에 맞게 변칙적으로 운영되는 비트 구성이 인상적이다. 이윽고 등장하는 브릿지 파트에서 효린은 제 옷을 입었다는 듯 유려한 움직임을 보이며 분위기를 다 잡기까지 한다. 한편, 주제를 풀어내는 방식에서는 사랑이란 정서와 돈이라는 가시적인 사물의 가치를 양자택일하듯, 등가교환 하듯 동일 선상에 놓고 '허슬'을 논한 점이 흥미롭다. 이들이 사랑을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고 믿는 건 다소 순진할 수도 있다. 다만, 나름대로 새로운 해석을 해보면, 이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을 '투자'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현대적인 시각이 담긴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심지어 마초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니 여러 측면에서 그간 사람들이 끊임없이 정립해온 사랑에 의존적인 여성의 전형에 부합하지 않는 이미지를 가진 효린이 빛을 발할 수밖에.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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챈시 더 글로우 - [Overcome]


크루 로열 클래스(Royal Class)의 수장, 챈시 더 글로우(Chancey The Glow)는 그간 그 누구보다 꾸준히 작업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4년 10월 현 이름으로 첫 싱글 앨범 [Boyeo]를 발표한 이후 약 1년이 된 지금까지 싱글 세 장과 믹스테입 한 장을 발표했고, 크고 작은 오프라인 무대에서 꾸준히 공연했다. 게다가 믹스테입 [Cynergy 0.5]는 이름만 믹스테입일 뿐, 실질적으로 들인 공은 EP에 준하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빼어난 활동량과는 달리 결과물의 완성도는 늘 조금씩 아쉬운 면이 있었다. 매 작품마다 의욕적으로 다른 장르와 바이브를 담았지만, 구체적이면서도 뚜렷한 그만의 정체성은 구축하지 못한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 싱글 앨범 [Overcome]은 그간의 부진을 어느 정도 씻어낼 수 있는 안타 같은 작품이다. 우선, 재즈를 바탕으로 한 비트가 특유의 하이톤과 기대 이상으로 잘 어우러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라는 가사만큼, 챈시 더 글로우 자신도 전작들보다 훨씬 편한 느낌으로 랩을 소화해낸다. 쉽게 지루해질 수 있는 게 재즈 힙합이지만, 여유롭게 비트를 밀고 당기며 공간을 만들고 흐름을 다양하게 가져가며 그 문제 역시 잘 극복해낸다. 시행착오를 겪던 챈시 더 글로우가 드디어 본인의 목소리와 랩에 알맞은 옷을 챙겨 입은 느낌이다. 곧 나온다는 EP 앨범을 한 번 기대해본다. - Pepnorth







올티 - “올라” (Theoria Remix)


영기획(Young, Gifted & Wack)의 프로듀서, 띠오리아(Theoria)는 “올라” 리믹스 트랙을 통해 원곡이 가지고 있던 경쾌함을 극대화한다. 지슬로우(G-Slow)의 손에서 탄생한 원곡의 프로덕션은 트렌디한 트랩의 문법을 따르면서, 곡의 주인인 올티(Olltii)를 부각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반면에 띠오리아의 리믹스는 한 곡으로서 뚜렷한 기승전결에 초점을 두기보다 더욱 강하고, 격정적으로 전개되면서 청자를 들뜨게 한다. 리믹스 트랙에서 올티의 랩이 빌드업 구간과 드랍 구간을 매끈하게 만드는 역할에 한정된 것을 보면, 원곡과는 확연히 다른 지점이 있다는 걸 쉽게 알아챌 수 있다. 띠오리아가 이번에 공개한 리믹스는 오리지널 트랙과 뚜렷한 공통점이 있으면서, 차이점 또한 있기에 이를 비교해가며 감상한다면 더욱 즐겁게 즐길 수 있을듯하다. - HRBL



글 | Pepnorth, bluc, Melo, HRBL

이미지 |  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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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10.12 10:51
    이번 빈지노 싱글 엄청 재미있게 들었어요 기존의 스타일과는 다른 실험적인 면이 강한 곡이랄까...근데도 어색하지 않고 어울리는거 보면 역시 빈지노라는 말밖에...b
  • 10.12 13:15
    저도 이번 빈지노 싱글 좋게들었어요,

    기존에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그리고 자기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과 틀을 깨겠다는 메세지를 아주 까리하게 표현한거 같아 멋지고

    그런 메세지를 통해서 제 자신의 삶과 생각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네요.ㅎㅎ
  • 10.12 18:08
    올라 리믹스 좋네요!
  • 10.12 22:55
    빈지노 노래 그냥 가사 전부가 맘에들음 ^0^
  • 10.15 22:48
    저도 올라 리믹스 좋네여
  • 10.16 09:19
    빈지노 정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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