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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 시대가 낳은 돌연변이, 블랙넛

Melo2015.09.01 09:38추천수 26댓글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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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가 낳은 돌연변이, 블랙넛

* 본 글은 오마이뉴스(ohmynews)에 8월 27일자로 먼저 게재된 바 있습니다. 필자의 의도가 곡해될 소지가 있는 몇몇 부분은 내용을 추가, 수정, 삭제하였으니 양해 바랍니다.

어느새 <쇼미더머니 4>가 끝났다. 2012년에 프로그램이 처음 시작했을 때, 티저 영상 속 “대한민국 힙합은 <쇼미더머니> 전과 후로 나뉠 수 있다.”라는 말은 프로그램이 4년째 접어든 지금에 와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발전에 힘썼다는 식의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했다는 건지, 파이만 커지고 속은 텅텅 빈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질하였다는 건지에 대해서는 각자 생각이 다를 것이다. 다만, 이번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도 한국힙합 씬이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시즌이었다. 모두가 스눕 독(Snoop Dogg) 앞에서 했던 싸이퍼라 부르고 난장판이라고 읽는 스테이지를 겪으며 지금 이 상황만 견디자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느냐며 “답답하면 니들이 뛰든가.” 식의 기성용 논리를 들이댈 수도 있겠다. 허나, 마이크를 잡으려 한 사람이 소수거나 없었다면 바보가 되는 건 제작진이었을 것이다. 물론, 처참한 상황을 견딤으로써 오를 몸값을 비롯한 래퍼들의 가치가 마지막에 남는 사람만 바보가 되는 눈치 게임의 승자만이 받는 리워드일지, 아니면 <데스노트> 속 수명의 절반을 내놓으며 얻는 사신의 눈처럼 문화를 갉아 먹으면서 미리 땡겨 받는 사채일지는 지금 당장 알 수 없다. 모든 건 시간이 알려줄 테지만, 아마 그 시간조차도 엠넷(M.Net)과 <쇼미더머니>는 힙합을 내버려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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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아~ 그 양아치 음악!

어쨌든 <쇼미더머니>가 계속됨과 동시에 이번 시즌에도 앞서 말한 ‘난장판 싸이퍼 스테이지’ 등으로 한국힙합의 민낯은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이번에는 송민호, 블랙넛(Black Nut)이 주범이 된 이른 바 ‘힙합 여성 혐오 사태’가 최고 이슈였다. 한국은 올해 들어 장동민이 과거에 했던 여성 혐오 발언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이제는 아예 여성 혐오 그 자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게 트렌드가 된 실정에 놓여 있다. 덕분에(?) 김성주가 아내를 굴복시킬 때는 아이를 빼돌린다는 라디오에서 한 발언도, 유재석이 <무한도전>에서 홍진경에게 한 “천생 여자네.”라는 말까지도 나름 크게 혹은 소소하게 회자되곤 했다. 그런 와중에 안 그래도 관심이 전혀 없는 몇몇 사람에게는 ‘사회 비판하면서 군대는 안 가는 가수가 많은 장르’, ‘욕하고, 마약하고, 돈 많다고 유세 떠는 양아치 음악’으로만 제멋대로 인식되고 있는 힙합이 도마 위에 올랐으니 이 얼마나 공격하기 좋았겠는가.

실제로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래퍼들의 여성 혐오성 가사들을 모아 편집된 짤 안에는 힙합이라는 외래문화가 국내에서 제대로 로컬라이징되지 못함으로써 생겨난 경우가 많았다(뉘앙스가 조금 다른 몇 개의 케이스까지 싸잡히긴 했다). 그리고 송민호의 가사는 그에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힙합 웹진 리드머(Rhythmer)에 올라온 <’쇼미더머니’ 여성비하 랩 가사 논란, 왜 문제시해야 하는가>(링크)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길게 얘기할 필요 없을 듯하다. “힙합은 원래 그래.”라는 말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는 비교적 최근의 추세를 반영한 좋은 사례들이 열거되어 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앞서 말한 대로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표적은 단연 송민호와 블랙넛이었다. 허나 조금 더 세심하게 바라보면, 그 둘은 문제시되는 가사를 쓰게 된 배경이나 맥락이 확연히 다르다. 가사 전체를 놓고 보면, 당연히 블랙넛의 것에 더 경악을 금치 못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간 블랙넛에 관한 기사를 쓴 그 어떤 매체도 그가 가진 맥락을 파악하지는 못했다. 이윽고 다음 스테이지가 진행되면서 논란은 말 그대로 냄비처럼 사그라졌다. 이제는 블랙넛이라는 이름 앞에 ‘극혐’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거나 블랙넛의 본명 김대웅에 ‘갓’을 붙인 ‘갓대웅’이라고 부르는 두 파만이 생겼을 뿐이다. 그래서 본 글에서는 보다 심층적으로 힙합, 디시인사이드(dcinside)와 일베를 비롯한 한국의 인터넷 문화, 더 나아가 한국 전반을 아우르는 사회적 구조 등의 맥락을 블랙넛과 엮어 짚어보려 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 글은 '누가', '무엇을'보다는 '어떻게', '왜'에 집중하고 있으며, 블랙넛에 대한 아젠다 세팅이 조금 더 세심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에 연관된 여러 문화적 맥락을 짚어보려 한 글이다. 그러니 블랙넛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일치하든, 반하든 간에 스크롤을 휙 내리지 않고 각 파트의 내용을 읽어주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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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일베, 그리고 모쏠아다

이제는 세대가 많이 바뀐 만큼 지금 사람들이 얼마나 자세히 알지는 모르겠지만, 블랙넛의 과거는 MC 기형아였고, 또 보이스웨어를 이용하여 랩 비스름한 걸 구사하고, 그걸 비트 위에 올려 음원을 공개하곤 했던 김콤비였다. 그는 김콤비 시절부터 디시인사이드 합성 필수요소 갤러리에서 유행하는 요소를 사운드 소스로 활용하거나 소스를 배치하는 방법을 비슷하게 가져가며 해당 커뮤니티의 영향을 받았음을 드러내 왔다. 또한, 당시 디시인사이드의 몇몇 주요 갤러리의 주요 유행 코드였던 지역 차별, 성별에 무관하게 습관적으로 이뤄졌던 성적 희화화 등으로 가득 차 있는 가사를 선보였었다. 이는 당시 김콤비에 열광하고 있던 힙합 커뮤니티 유저들에게는 길티 플레져로 인식되고 있었다. 개중에는 현재 주로 문제시되고 있는 MC 기형아 시절의 곡 “졸업앨범”에 버금가는 말도 안 되는 수위를 선보이는 트랙들이 대다수였다.

근래 흐름만 보면, 도덕적 기준에서 가장 저질적인 커뮤니티로는 단연 일베가 꼽힌다. 하지만 일베가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전까지는 디시인사이드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일베에 비해 세분된 갤러리의 수를 자랑하고, 또 저질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건 유저가 많고 문제가 자주 야기되는 몇몇 주요 극성 갤러리(코갤, 스갤, 야갤 등)의 몫이었기에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불과 7, 8년 전까지만 해도 “너, 디시하냐?”라는 말은 경우에 따라 지금의 “너, 일베하냐?”와 거의 동급에 가까운 말이었다. 위의 두 집단은 시기나 결집력 등 몇몇 부분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전성기 시절 주요 유저들이 가진 '감성의 결'만큼은 어느 정도 흡사한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김콤비 시절의 블랙넛은 그러한 디시인사이드의 전성기 시절을 몸소 체험한 키드였다.

철저한 익명성을 바탕으로 한 인터넷 커뮤니티기에 웹상으로 디시인사이드와 일베 유저들의 성별, 나이, 출신 등 기본적인 정보를 알기란 불가능하다. 오로지 그들이 게시판에 올리는 글로만 유저들의 정보나 성향을 유추할 수 있었는데, '모쏠아다'는 그로써 알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감성 중 하나다. 이 해괴한 말이 무엇인고 하니, 모쏠은 한 번도 연애를 안 해본 사람을 뜻하는 모태 솔로의 줄임말이다. 아다는 한 번도 섹스를 안(못) 해본 사람을 뜻하는 말로 새롭다, 신선하다라는 뜻의 일본말인 아따라시이(あたらしい)에서 유래됐다. 커뮤니티의 골수 유저들이 현실에서 연애 혹은 섹스를 했는지 안 했는지를 알 길은 없다. 다만, 그들은 게시판에서 자신들이 모쏠아다인 상태라 주장하며 자조적인 말을 늘어놓고, 더 나아가 그 사실을 희화화시키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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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쏠아다들에게 광명을 찾아다 준 인터넷

인터넷을 통해 모쏠아다 키워드가 자리 잡고, 또 그것이 커뮤니티를 크게 아우르는 몇몇 감성 중 하나가 된 것은 사실 우연이 아니다. 이에 가장 크게 기인한 요소로는 성 경험을 기준으로 권력관계가 구축된 한국 남성 커뮤니티를 꼽을 수 있다. 한국 남성들에게 성 경험은 마치 훈장 혹은 면허증 같았다. 남성들의 대화 속에서 자신의 섹스 경험은 마치 무용담 같았고, 성관계를 맺은 여자의 얼굴과 몸매는 전장에서의 싸움을 위한 무기와도 같았다. 그 속에서 여성들은 그저 남성들의 성적 욕망을 풀어주는 단순 성적대상으로 전락한다. 정서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본질 없이 쓸데없는 싸움에 열을 올리는 남자들의 괜한 자존심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그 사이 서로의 몸을 공유하며 상대방의 애정을 느끼는 섹스의 정서적 기능은 삭제된다. 이는 곧 군대 가기 전에 섹스는 해봐야 할 것 같아서 클럽에 가서 원나잇을 시도해보거나 성매매 업소를 가서 총각 딱지만 떼고 오는 식의 추한 행동까지 낳는다. 남자의 첫사랑은 무덤까지 간다면서.

하지만 모쏠아다들은 조금 특별하다. 과하게 마초적인 마인드를 갖거나 남성들끼리 정립해놓은 정상성에 부합하지 못하는 걸 용납하지 못하는 남자들과 다르게 그들은 클럽에 가지도, 성매매 업소에 가지도 않는다. 키나 얼굴 같은 신체적 조건이나 자존감, 자신감 같은 정서적 조건, 지역적 조건, 경제적 조건 등 몇몇 조건에서 결핍된 상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핍 상태는 오랜 기간 유지되어오던 가부장적 사회 구조 속 아버지 세대들이 표방해오던 전형적인 남성의 이미지와 합치되지 않으며 모쏠아다들을 인지 부조화 상태에 빠뜨린다. 지금의 아버지들은 자신의 성향이 어떻든 간에 한 가정을 짊어지는 가장의 노릇을 해야 했고, 가족에게만큼은 자랑스러운 존재가 되어야만 했다. 즉, 남자는 기본적으로 자신감 있어야 하고, 울지 않아야 하며, 매사에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학습 받아온 셈이다. 그러나 모쏠아다들은 아버지 세대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자신을 보면서 괴리감과 박탈감을 느낀다. 남자라고 다 그러란 법도 없는데 말이다.

이렇듯 인지 부조화 상태에 빠진 그들을 구원해준 건 다름 아닌 인터넷이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에서라면 현실 속 자신의 못난 모습을 지워낼 수 있었고, 아무렇게나 행동해도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2000년대 초반, 당나귀, 프루나(Pruna)와 같은 P2P를 시작으로 토렌트(Torrent)와 각종 웹하드에 올라오는 음란물 및 각종 컨텐츠들은 여성은 물론, 세상과 만나게 해주었다. 무엇이 먼저였는가는 개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쏠아다들은 현실 세계로 당당히 나오지 못해 인터넷 뒤로 숨거나 인터넷 뒤로 숨으면서 더욱더 현실 세계로 나오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몇몇 모쏠아다들은 실생활에서 쌓인 풀지 못한 분노를 인터넷을 통해 풀게 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대화에 기본적으로 지역, 성별, 학력 등 이미 사회에 존재하고 있던 여러 종류의 차별을 전제로 깔아놓곤 했었다. 이러한 커뮤니티 내에서의 차별적 전제는 일종의 룰처럼 작용하기도 했다.


♬ 블랙넛 (Feat. Verbal Jint, San E) - M.I.L.E.(Make It Look Easy)
(모바일에서는 재생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상 링크)


바닥에서 정상으로, 나약함을 강함으로

긴 인터넷 커뮤니티 이야기를 지나 다시 블랙넛 이야기로 돌아오면, 그 역시 제 버릇 남 못 준다는 듯 김콤비 시절부터 지금에 오기까지 모쏠아다를 주된 캐릭터로 삼아 왔다. 더불어 앞서 말했던 PC함(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과는 거리가 먼 위험한 수위의 발언으로 점철된 가사를 뱉어대 왔다. 물론, 블랙넛이라고 이름을 바꾸고 나서 발표한 “양아치”, “100”, “배치기”와 같은 트랙들은 과거 무료로 마구 공개했던 노래들에 비해 그 수위가 낮고, 감성의 결이 잘 다듬어져 있는 편이다(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감성을 어느 정도 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의 주 무기인 ‘최약자의 호전성’은 그대로인 채로 말이다.

힙합에서의 호전성은 보통 자신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부분을 강조하며 나타난다. 래퍼들은 경쟁적인 속성을 지닌 랩배틀에서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고, 자신의 장점(혹은 상대보다 나은 점)을 부각한다. 배틀랩 스타일의 노래에서도 자신의 랩스킬이 얼마나 뛰어난지 다양한 표현법으로 과시한다. 반면, 블랙넛은 자신이 얼마나 한없이 약한 지를 드러내면서 ‘잃을 게 없는 사람은 무서울 게 없다.’와 같은 마인드로 호전성을 드러낸다. 적절한 희화화도 물론 섞여 있다. 그의 노래들과 <쇼미더머니 4>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블랙넛은 실제로 서울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호남 촌구석 출신의 고졸 백수이고, 170을 간신히 넘는 키와 깡마른 체격의 소유자다. 평범하게 생긴 데다가 친화력도 부족하며, 부모님의 부채를 먼 미래에 대물림받을 운명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사회에서, 또 힙합 씬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모두가 알고 있듯 다소 극단적이었다. 그저 랩을 잘하는 것 그 이상으로 충격을 가져다줄 수 있는 요소가 음악에 필요했고, 결국 블랙넛은 그 수단으로 나약함 속에서 피어나는 호전성을 선택한 것이다.

몇몇 곡을 통해 그의 호전성을 알아보면, 우선 데뷔 싱글 “100”에서는 100명의 프로 래퍼들을 거론하며 모두 이길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내지만, 끝내 마지막엔 농담이고 죄송하다는 말을 연신 내뱉는다. <쇼미더머니 4> 1차 경연곡인 “M.I.L.E. (Make It Look Easy)”에서도 “나 X나 멋있지?”라고 관객에게 자신 있게 말하지만, 곧바로 죄송하다고 사과한다. “빈지노”에서는 소재로 쓰인 래퍼 빈지노(Beenzino)에게는 모욕적일 수도 있는 말을 노래 내내 늘어놓지만, 자신은 그렇게 될 수 없음을 강조하며 닿을 수조차 없는 존재에 대한 헌사(?)를 보내는 걸로 마무리한다. 또한, 호전성이란 코드와는 다른 결일 수도 있지만, “양아치”에서는 자신에게 눈길도 주지 않는 여자들을 욕했지만, 사실은 자신이 문제가 있는 사람이며, 찌질하고 더러운 양아치라고까지 묘사한다. 그의 호전성은 대체로 이렇게 자신의 위치를 각인시키며 성립된다.

어쩌면 그가 내뿜는 특유의 호전성은 지금에 와서 다소 위협적으로 변모했을 수도 있다. 이제 그는 단순히 힙합 커뮤니티 속 자작 녹음 게시판에 자신의 녹음물을 올리는, 래퍼가 되겠다고 설치는 백수가 아닌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준결승 진출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모쏠아다임을 자처한다. 메이크업과 카메라 마사지를 받고도 딱히 잘생겨지지도 않았다. 그저 딱딱한 국어책 플로우를 자랑하는 랩만 할 줄 안다. 응원하는 팬들이 늘어난 만큼 비난하는 대중들도 는 건 덤이다. 세상에 욕만 했던 어제를 부끄러워하면서도 오늘을 떳떳하게 살기 위해 이제 겨우 세상에 한 발짝 나선 이런 그가 과연 진정으로 위협적인지는 다소 아이러니이긴 하지만, 대중 중 일부가 그런 인상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배제할 순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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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편집 Part.2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넛이 부끄러워하는 세상에 욕만 했던 어제 그 자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의 지점이 남는다. 우선, 예술, 그리고 음악에서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어느 정도 선에서 이뤄지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졸업앨범”을 비롯한 과거 믹스테입의 가사들은 하나같이 현재 한국 사회 분위기상 용인될 수 없는 지경이다. 중학교 짝꿍과 그의 남자친구를 강간, 살해하고, 친구의 엄마를 탐하고 싶다는 등의 내용은 사회적으로 다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하지만 이 역시 트랙 안에 담긴 내용 그 자체가 아닌 믹스테입 전체에 다른 어떤 맥락이 있다고 보면 판단은 달라질 수도 있다.

음란물에 관한 영미권 사회의 판결 사례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히클린 판결과 율리시즈 판결은 이에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히클린 판결은 1868년대 영국에서 내려진 엄격한 규제의 효시가 된 판결로, 받아들이는 주체를 청소년과 같은 정서적 취약체로 지정하고 음란물을 판단한 사례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부분적으로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음란한 지점이 있으면 무조건 음란물로 간주했었다. 그와 다르게 1934년, 미 연방 대법원에서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의 소설 <율리시즈>를 두고서 내린 판결은 음란한 지점이 부분적으로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이 어떤 의도에서, 왜 쓰였는지와 같은 큰 그림까지 보는 판결이었다. 이는 히클린 판결이 있고 나서 100년간 지속하여 오던 음란물에 대한 기준을 확 뒤바꿔놓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는 미국에서 내려진 판결이라지만, 율리시즈 판결은 지금까지도 표현의 자유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자주 거론되는 사례다.

문제시되고 있는 블랙넛의 믹스테입 [기형아 : Malformed]에는 그가 <쇼미더머니 4> 준결승에서 불렀던 “내가 할 수 있는 건”의 원 버전이 수록되어 있다. 이 곡에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랩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얼마나 어두운 인생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잘 담겨 있다. 그런데 대중들은 서두에서 말했던 웹을 돌아다니고 있는 여성혐오의 소지가 있는 래퍼들의 가사를 편집해 놓은 짤 안에 있는 “졸업앨범”의 가사만을 본다. 믹스테입의 다른 수록곡들이 워낙 저질적이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만으로 그 모든 내용을 퉁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이는 명백히 모두에게 공개된 맥락 중 일부분만을 편집한 것이다. 만약 “졸업앨범”뿐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건”까지 함께 웹을 돌아다녔다면 대중 중 일부분은 지금의 히클린 판결과 같은 판단이 아닌 율리시즈 판결과 같은 판단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블랙넛이 아무 행동도 하지 않으면서 “나 그런 사람 아니에요.”라고 했으면 모르겠다. 그는 자신의 모든 걸 공개적으로 풀어놨을 뿐만 아니라 <쇼미더머니 4> 내부에서는 믹스테입 정도 수위의 문제 될만한 가사를 뱉은 적이 없다. 문제시됐던 곡을 통해 벌어들인 금전적 수익도 당연히 없다. 이러한 생략된 맥락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쇼미더머니 4> 준결승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대를 보고 감동한 사람 중 한 달 전 쯤에는 편집된 짤 속 가사를 기반으로 그를 신랄하게 욕하던 이율배반적인 사람들도 아마 있을 것이다. 편집된 정보만을 본 대중들의 판단은 늘 그렇다.


♬ 블랙넛 (Feat. Jessi) - "내가 할 수 있는 건"
(모바일에서는 재생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상 링크)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돌연변이

누군가는 말한다. 그런 극악무도한 내용의 가사를 쓰지 않고도 충분히 잘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고. 실제로도 블랙넛과 같이 극단적이지 않고도 역경을 딛고 일어난 케이스는 당장 찾아봐도 꽤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가 가진 맥락은 한 번 더 짚어볼 만하다. 한국에서 지방 출신, 고졸, 빚쟁이의 자식, 찌질이, 모쏠아다와 같은 타이틀을 가진 채로 완벽하게 절망하는 사람이 밝은 이야기를 하며 희망을 꿈꾸는 게 과연 쉬울까? 선뜻 쉽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부정하며 블랙넛을 싸이코 성향이 다분한 또라이로만 낙인 찍는 건 곧 가부장제, 남성 커뮤니티 내의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등 우리 사회 전체가 가지고 있던 구조적 모순을 외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블랙넛에게 이 모든 구조적 모순을 타파하는 방법은 그저 발발대며 자신이 그나마 가장 잘하는 랩을 과격한 가사와 함께 하는 등의 극단적인 방법 뿐이었다. 정확히 맞아떨어지지는 않지만, 마치 마약이 창궐하는 빈민가에서 랩 아니면 농구만이 가난의 굴레를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었던 가난했던 흑인들처럼 말이다.

지금도 블랙넛은 어느 커뮤니티에서 욕을 먹고 있을지 모르며, 그의 고향 집 앞에는 누군가가 그와 그의 가족을 욕하기 위해 서 있을 수도 있다. 또, 송민호처럼 무대에 태양을 섭외할 수도, 멋들어지게 핸드폰 CF를 찍을 수도 없다. 그래도 블랙넛의 선전은 값지다. 시쳇말로 ‘일반인 코스프레’하며 잘된 게 아닌 자기고백적인 노래 “내가 할 수 있는 건”을 부르며 모쏠아다인 자신의 서사를 꾸밈없이 선보였고, 그로써 앞서 언급한 구조적 모순에 갇혀 있지 않고 알을 깨고 나왔기 때문이다. 그의 과거가 정당한 것도 아니고, 사회적으로 용인되어도 괜찮은 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이로써 그는 모쏠아다인 채로 계속 주저앉아 있기보다는 과거를 반성하고 현재를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피력한다. 

이 긴 글에 많은 말을 담았지만, 결론적으로는 이 말을 가장 하고 싶었다. 블랙넛은 싸이코도, 싸이코패스도, 또라이도 아닌 주변에 있지만 잘 보이지 않는, 우리 시대가 낳은 돌연변이라는 걸. 그리고 남들과 똑같이 온당한 방법으로 성공하고 싶었던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글│Melo
신고
댓글 44
  • 9.1 12:11
    1빠~
  • 9.1 18:36
    @참외귀신
    등수놀이 재밌음?
  • 1 9.1 12:38
    정말 캐릭터를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블랙넛은 돌연변이지만 one&only는 아니죠.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그러니까 소외된 부분을 잘 건드렸어요.
    물론 그 바탕에 있는건 근 10년 음악 해오면서 쌓은 내공이긴 하지만요.
  • 9.2 22:56
    @MoveCrowd

    ㅇㄱㄹㅇ

  • 9.3 20:26
    @MoveCrowd
    222222222222222222
  • 9.1 12:57
    잘보고갑니다.
  • 9.1 13:20
    날 포함해서 누구나 다 감동 보다는 자극에 눈길을 돌리게 되죠
    그런데 자극이란건 야동보면서 딸 치는것과 같이 그순간 뿐이란거죠
    좀더 그사람이 말하고자 하는걸 알기위해선 위에 말씀하신것 같이 전체적인 맥락을 봐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는 전체적인 블랙넛이란 책을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선 판단 해야할등ㅇㅇ
  • 9.1 16:39
    @bobyoong
    전체적인 블랙넛이란 책을 읽어야한다
    이 표현 좋네요
  • 9.1 13:54
    믹스테잎전체의 구성과 흐름은 파악할 생각도 않은채 그저 단편적인 자극적 부분만 보고 판단하는꼴에 속터질뻔 했는데 제발 이글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네요
  • 9.1 15:10
    힙알못이지만 블랙넛 멋있네요
  • 1 9.1 15:59
    메이크업과 카메라 마사지를 받고도 딱히 잘생겨지지도 않았다. 그저 딱딱한 국어책 플로우를 자랑하는 랩만 할 줄 안다. ㅋㅋㅋ
  • 이렇게 보니까 블랙넛 멋있네 ㅋㅋ
  • 9.1 16:48
    그러나 이 글도 블랙넛을 위한 변명이고. 그렇다고 극단적이고 반사회적인 블랙넛의 모습이 사라지는건 아니죠
  • 9.1 18:58
    @비르지르노
    이 글에서 그런 얘기는 없죠
  • 9.1 22:37
    @비르지르노
    ㅋㅋㅋ 혼자 변명이라고 판결내리고 딴소리함 ㅋㅋㅋㅋ
  • 9.1 17:28
    까놓고 본질은 관심과 화제성을 얻어서 뜨고 싶다. 이거 아닌가요? 떠서 더 많은 페이를 받고 싶은거....그러기 위해서는 더 자극적이고 극적으로 가야하고.... 블랙넛은 영웅도 아니고 그냥 관심 받고 싶어하고 행사 많이 돌아 jm 다른 랩퍼들과 같이 좋은 명품 운동화 사고 싶고 부모님 빚갚아 드리고 싶어하는 그냥 평범한 욕망을 지닌 사람일 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그냥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끌어낸거고요. 뭐 일베가 어떻고 디시가 어떻고 다 필요없는 분석 같은데요.
  • 9.2 23:11
    @DWNTWN
    "통해서" 보면이죠. 아니 그런식이라면, 마르크스의 사생활을 보아하니 자본론이란 책도 결국 지적허영심을 위한 도구아니냐 라는 식으로 해석되죠....그냥 궤변임..
  • 9.3 00:34
    @DWNTWN
    그렇게 치기엔 이미 너무 오래전부터 방구석에서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 모든 게 계획이었을까요 김콤비 시절부터 생각하면 훨씬 전부터 자기가 하던 것인데
  • 9.1 18:33
    거품인지 아닌지 일단 정규 기대...
  • 9.1 20:0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9.1 21:20
    뭐가 돌연변이지

    솔직히 겉으로만 안들어낼뿐

    블랙넛 같은 정상적인 생각 아닌 사람들 많음
  • 9.2 16:57
    @심할

    블랙넛한테 기형아라는 타이틀이 있어서 돌연변이라 한듯요..?

  • 9.3 00:35
    @심할
    이 글도 동의하는 관점일 겁니다. 돌연변이란 건 기존의 래퍼 혹은 사람들이 겉으론 드러내지 않는 현실 탓에 블랙넛이 변종인 것처럼 보인다는 걸 말하는 것 아닐까요
  • 9.19 17:09
    @심할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과 다르기때문에 돌연변이라고 하는거죠
  • 9.1 21:45
    블랙넛 자체가 문제라기보단 블랙넛이 선보이는 컨텐츠가 용인되고 좋아해주는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염. 공연장에서 여자애들도 "대들보지~" 이러는 거 보면, 어떤 인식에 기인해서 용인되는지 접근할 필요가 있을 듯 싶네염.
  • 9.1 22:48
    이때까지 작업물만봐도 거품은아님 정규기대하겠음
  • 9.2 02:16
    잘 읽고 갑니다
  • 내가 할 수 있는 건
  • 9.2 18:32
    잘 읽었습니다
    참고로 블랙넛 믹스테이프라고 돌아다니는 건 그냥 팬이 만든 팬메이드믹테더라구요
    오피셜믹테는 없고
  • 9.2 18:39
    @HIPHOPPLAYA

    오피 믹테있어요 많아요 본문에 있는 것도 그 중 하나고

    님이 말하는 믹테는 아마 계란맨배포 버전일거에요

  • 9.2 18:45
    @달리D달님
    블랙넛 본인이 배포한 믹테는 없지 않나요?
    그냥 그것들 다 무료공개곡일뿐이고
    제가 말한건 계란맨배포버젼을 말한게 맞아요
  • 9.2 18:46
    @달리D달님
    제가 알기론 현재 떠돌아다니고 있는 것들
    전부 자녹게에 있는 곡들을 팬들이 모아서 쑤셔넣을 것들 밖에 없는 걸로 알고있어요
  • 9.7 00:52
    @HIPHOPPLAYA
    이분말이 맞습뉘다 오피셜 믹테는 없습니다 김콤비시절엔 없었지만 기형아란 랩네임으로 힙플에서 추천수 100개씩 받을때 저도 자녹게에서 활동하던 시절이였거든요 그때부터 쭉 지켜봐온 리스너인데 기형아 본인이 직접 믹테낸적은없었습니다 녹음물은 이글루스와 싸이월드 힙플에 한두달 주기로 계속 올라오긴했습니다.
  • 9.2 18:39
    졸업앨범같은 노래는 전체적인 맥락을 두고봐도 너무 자극적이고 반사회적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블랙넛이 그만큼 자신의 분노와 열등감을 나타낼곳이 힙합가사밖엔 없다는걸 여실히 드러내고 있죠
  • 9.2 23:18
    그냥 한마디로 블랙넛은 기존 사회잣대로 보면 패배자들인, 인터넷 속 '모쏠아다' 들을 대표하며, 이를 여과없이 드러낸 랩퍼, 즉 현대사회가 낳은 돌연변이다. 이거네요. 추가로는 세부 내용 및 몇줄 가사에 눈돌아서 앵앵대는 게 아닌 전체적 흐름을 봐야된다. 라는 사족이 붙었고. 솔직히 전부 맞는 말 하신것같은데..
  • 과연....
  • 9.3 21:18
    근데 그냥 힙합에대해 관심없거나 모르는사람들은 뭐 싫어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하고 그냥 그러려니하고 신경끄시라고 하면되는걸테구..취향에 차이니깐요 또한 그들은 관심이 없는 문화이기에 금방 사그라들테고 근데 중요한건 힙합을 알거나 좀 듣는다고 생각하던 사람이 만약 욕을한다면?? 솔직히 그냥 한마디로 너 lose yourself 한창 듣고 나 에미넴 너무좋아라고 했었지 ?? 라고 하면 정리될 듯 하네요 ㅋㅋ 그뒤에 뭐 어떻게 블랙넛을 변호하면 될지는 당연히 아실테구요 ㅋㅋ
  • 블랙넛이 문제가 되었던 이유는
    그가 수면위로 올라와 방송에 출연한 것이겠죠.
    언더와 오버의 차이는 활동영역이기도 하며
    표현할 수 있는 자유영역의 크기도 다르게 존재한다고 봅니다.
    언더에서 블랙넛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어요.
    하지만 그는 오버의 영역에서 대중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싶어 방송을 출현한거죠.
    그가 말하듯 돈도 벌고 유명해 지고 싶었으니까요.
    방송으로 유명해진 그를 대중들은 궁금해 할 수 밖에없었고
    그동안의 그의 행보와 음악들을 궁금해 하는건 당연한 수순이에요.
    어쩌면 그가 방송출연을 결심한 순간부터
    그가 욕을 먹는건 정해져 있었던 시나리오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에미넴과 블랙넛을 비교하고 

    그 둘을 동일선상의 시각으로 말하는건

    너무 1차원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미넴의 언터처블을 봐도 그렇고
    그의 가정사와 과거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의 그런 가사가 망상이 아닌 진심으로 튀어나온
    저질스럽지만 거짓없는 진심임을 알게되니까요.

    하고 싶은 말을 눈치안보고 하는게 스웩이지만

    그 스웩이 허무맹랑한 찌질이의 강간드라마나 

    하소연도 포함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뭐 이건 개취이니까 저도 할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전 

    차라리 별뜻없는 쌍욕라임이 훨씬 더 간지라고 봅니다.

    호불호를 따지자면 저는 호입니다.
    블랙넛이 맘에 들어요. 그의 찌질함도 그렇고
    그 찌질함을 감추지 않는 똘끼도 좋아요.
    그렇지만 블랙넛을 욕하는 대중들에게는 할말없습니다.
    일반 대중들에게는 욕먹을만한 과거 행적이니까요.
    그리고 블랙넛때문에 힙합=저질문화라는
    이미지가 생길까봐 우려가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 9.5 13:13
    블랙넛 사랑해요..
  • 9.13 15:47
    블랙넛 싫어요..
  • 9.14 16:15
    잘봤습니다 ㅎㅎ
  • 1 9.15 00:36
    사실 자기 어두운 부분을 이 정도로 까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전혀 해롭지 않아요
  • 9.18 14:42

    에미넴을 비롯해서 본토랩퍼들은 단물 빠지게 빨아제끼면서 국내랩퍼들은 조금만 과격하게 표현해도 사회에서 매장을 못 시켜 안달임. 본토에서 리스펙받는 랩퍼들 가사들 하나하나 살펴보면 산부인과는 그냥 애들 장난수준인데. 한국씬에서 리스펙 받으면서 랩하고 싶으면 핑크빛 사랑노래나 써재끼는게 정답. 

  • 6.13 17:44
    뭔 김치녀 듀렉스 이딴건 그냥 수준이 낮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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