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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Kendrick Lamar X 10 Collaborators

Pepnorth2015.04.16 14:45추천수 13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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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Kendrick Lamar X 10 Collaborators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가 정규 2집 [To Pimp A Butterfly] (이하 [TPAB])를 들고 돌아왔다. [good kid, m.A.A.d city] (이하 [GKMC])를 2012년에 발표했으니 꼭 3년 만이다. 꽤 긴 시간이었지만, 켄드릭 라마는 조용히 앨범 작업에 매진했다. 그렇게 탄생한 [TPAB]는 평단을 단번에 매료시켰으며, 발매 첫 주 3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TPAB]가 이렇게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요소는 켄드릭 라마가 지닌 가치관과 구성이겠지만, 다양한 참여진의 도움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켄드릭 라마는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며 자기 머릿속에 담긴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풀어냈다. 이들이 없었다면 [TPAB]는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앨범에 참여한 아티스트 가운데 일부를 여러분에게 소개하려고 한다. 익숙한 인물부터 낯선 인물까지. 딱 10명이다.


*이 글은 빌보드의 <Kendrick Lamar’s ‘To Pimp A Butterfly’: 10 Collaborators>에 기초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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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psody


랩소디(Rapsody)는 나인스 원더(9th Wonder)가 이끄는 잠라 레코즈(Jamla Records) 소속 아티스트이다. 나인스 원더는 켄드릭 라마가 믹스테입을 낼 때부터 함께 작업했고, 이때의 연을 바탕으로 랩소디가 앨범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랩소디는 빼어난 실력을 지닌 여성 래퍼지만, 긴 시간 동안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앨범의 12번 트랙 “Complexion (A Zulu Love)”에서 ‘피부가 하얗다고 똑똑하지 않듯이 어둡다고 멍청하지도 않아 / 네가 좋다면 나도 너무 좋아. 땅의 색을 가진 넌 축복받은 거야’ 같은 가사를 통해 피부색의 무의미함을 논하면서도 다양한 워드 플레잉을 통해 인상적인 래핑을 선보였다. 덕분에 데뷔 이래 평단과 리스너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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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 Dogg


스눕 독(Snoop Dogg)은 켄드릭 라마를 보고 ‘서부의 차세대 리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같은 서부 출신에 늘 작업에 열심이고 앨범과 곡에 늘 특별한 이야기를 담으면서도 높은 완성도를 유지하는 켄드릭 라마가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켄드릭 라마의 앨범에 스눕 독이 참여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스눕 독이 이번 앨범에서 참여한 곡은 “Institutionalized”이다. 이 곡에서 스눕 독은 ‘옛날 옛적 어느 한 신성한 도시 / 서쪽 컴튼이라 불리운 그곳에, 우뚝 선 작은 소년이 잇었지’ 라며 켄드릭 라마가 전하는 이야기의 시점을 제공한다. 여기에 스눕 독은 목소리의 톤을 한껏 낮고 낡게 가꾸며 진짜 할아버지가 옛날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 같은 모습을 연출한다(스눕 독은 올해 초 진짜 할아버지가 됐다). 스눕 독과 켄드릭 라마는 지난 해 플라잉 로터스(Flying Lotus)의 앨범에 나란히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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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인물이 애나 와이즈이다.


Anna Wise


애나 와이즈(Anna Wise)는 일렉트로-팝 혼성 듀오 소니문(Sonnymoon)의 일원이다. 썩 유명한 편은 아니지만, 그녀는 켄드릭 라마의 지난 앨범 [good kid m.A.A.d city]의 “Real”에도 참여했을 정도로 켄드릭 라마와 인연이 깊다. 이번 앨범에 애나 와이즈가 참여한 곡은 “Insitutionalized”와 “These Walls” 이다. 올해 초에는 미국의 토크쇼 <Colbert Report>에서 켄드릭 라마와 함께 라이브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이때 켄드릭 라마가 부른 곡은 의식 있는 주제와 비형식적인 구성으로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으나, 아쉽게도 이번 앨범에는 수록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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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race Martin


테라스 마틴(Terrace Martin)은 LA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프로듀서 겸 래퍼이다. 지금까지 켄드릭 라마를 비롯해 스눕 독, 워렌 지(Warren G), 피트 락(Pete Rock), 하이 텍(Hi-Tek), 레일라 헤서웨이(Lalah Hathaway), 탈립 콸리(Talib Kweli), 빅 크릿(Big K.R.I.T.) 등과 함께 작업했다. 지난 2010년 데비 데브(Devi Dev)와 함께 EP [Here, My Dear]를 발표했는데, 이 앨범에 켄드릭 라마가 참여하며 처음으로 음악적인 연을 맺게 되었다. 이후 테라스 마틴과 켄드릭 라마는 자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켄드릭 라마의 모든 앨범에 테라스 마틴이 이름을 올리고 있을 정도다. 이번 앨범에서는 “For Free? (Interlude)”, “These Walls”, “How Much a Dollar Cost”, “You Ain’t Gotta Lie (Momma Said)”를 프로듀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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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lah Hathaway


레일라 헤서웨이(Lalah Hathaway)는 소울 음악의 전설 도니 헤서웨이(Donny Hathaway)의 딸이다. 그녀는 스무 살도 채 되기 전에 음반사와 계약을 맺었을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두각을 나타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2년 연속으로 그래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가 열 살 무렵 도니 헤서웨이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아빠에게서 음악적인 무언가를 특별히 배웠다고 하기는 어렵다. 레일라 헤서웨이는 이번 앨범의 수록곡 “Complexion (A Zulu Love)”,  “Momma”, “The Blacker The Berry”에 백그라운드 보컬로 참여했는데, “Momma” 같은 경우는 프로듀서로도 이름을 올렸다. 그녀가 2008년 직접 작곡하고 부른 “On Your Own”의 일부분이 쓰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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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al


빌랄(Bilal)은 힙합 곡에 자주 참여하기 때문에 힙합 보컬리스트로 인지하기 십상이지만, 사실 흑인 음악이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잘부른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도 초반까지 독보적이고 독창적인 흐름을 선보였던 집단인 소울쿼리언스(Soulquarians)의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빌랄은 인터스코프 레코즈(Interscope Records)소속으로 1집 앨범을 발매했으나, 2집 앨범의 음악적 색깔을 두고 마찰을 빚다가 인디펜던트로 전향, 다른 회사와 함께 새 앨범을 발표했다. 물론 인디펜던트로 전향한 이후에도 다양한 아티스트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빌랄은 이번 앨범에 “Institutionalized”와 “These Walls”에 보컬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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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ing Lotus


‘L.A. 비트 씬의 전설’ 플라잉 로터스는 켄드릭 라마와 찰떡 같은 호흡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 둘이 함께 음악 작업에 착수한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TPAB] 발표 전까지는 플라잉 로터스가 지난해 발표한 정규 앨범에 수록된 “Never Catch Me”가 유일했다. 하지만 플라잉 로터스는 켄드릭 라마가 [GKMC]를 작업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할 정도로 켄드릭 라마의 음악을 마음에 들어했다. 이후 둘은 많이 친해졌는데, 켄드릭 라마가 신보를 작업한다며 플라잉 로터스의 비트를 모조리 들고 가버렸다고 한다. 플라잉 로터스는 ‘해볼 테면 해봐라’ 라는 마음에 비트를 내줬는데, 실제로 켄드릭 라마가 전곡에 녹음을 해버려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곡이 이번 앨범에 수록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잔여곡들은 플라잉 로터스의 얼터 이고인 캡틴 머피(Captain Murphy)의 정규 앨범에 수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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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ndercat


썬더캣(Thundercat)은 싱어송라이터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베이스 연주자다. 빼어난 연주 실력을 가진 덕에 지금까지 에리카 바두(Erykah Badu)의 앨범 두 장에 참여했고, 다양한 작품에서 플라잉 로터스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현재는 플라잉 로터스의 레이블 브레인피더(Brainfeeder)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 썬더캣이 이름을 올린 건 “Wesley’s Song”을 비롯해 총 네곡 밖에 되지 않지만, 사실 더 많은 곡에 세션으로 참여하고 앨범의 프로덕션에 관여하는 등 [TPAB] 특유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일조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앨범이 지닌 창조성의 근원에 썬더캣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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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n Isley


론 아이즐리(Ron Isley)는 전설적인 그룹 아이즐리 브라더스(The Isley Brother)의 멤버이다. 아이즐리 브라더스는 1959년 데뷔 앨범 발표 이후 숱한 명곡과 명반을 뽑아냈는데, 그 중심에는 론 아이즐리가 있었다. 론 아이즐리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약 3년 동안 UGK, 스눕 독, 넬리(Nelly), 나스(Nas) 등의 힙합 아티스트와 함게 작업했으며, 2010년에는 커리어 처음으로 솔로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론 아이즐리가 켄드릭 라마를 알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켄드릭 라마가 아이즐리 브라더스의 명곡 “Who’s That Lady”를 샘플링 해 “i”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론 아이즐리는 켄드릭 라마의 샘플링을 흔쾌히 승낙했으며, “i”의 후렴에 등장하는 ‘나는 나를 사랑해(I love myself)’를 직접 불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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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Pac


[TPAB]의 마지막 곡 “Mortal Man”에서 켄드릭 라마는 투팍(2Pac)을 인터뷰한다. 둘은 흑인의 정체성에 대해 진중한 태도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너무나 자연스러워 죽은 투팍이 진짜 살아나 켄드릭 라마와 이야기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켄드릭 라마와 투팍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렇다면 “Mortal Man”은 어떻게 탄생한 곡일까? 사실 이곡에 등장하는 투팍의 음성은 그가 스웨덴의 한 라디오와 했던 인터뷰에서 직접 따온 것이다. 켄드릭 라마는 한동안 이 인터뷰에 푹 빠져 지내면서 앨범의 방향과 정체성을 고민했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한 부분이 이 곡의 마지막에서 켄드릭이 읊는 시구이지만, 투팍은 대답하지 않고 사라진다. 어쩌면 이 내용은 켄드릭 라마가 투팍의 인터뷰를 들으며 끊임 없이 자문했던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음성을 통해 전해지는 투팍의 의식은 켄드릭 라마의 생각과 이번 앨범의 콘셉트, 서사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앨범의 타이틀도 투팍의 스펠링인 ‘Tu, P, A, C’을 딴 [Tu Pimp A Caterpillar]로 지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앨범 발매 직전 ‘애벌레(Caterpillar)’에서 ‘나비(Butterfly)’로 타이틀을 바꿨다고 하는데, 이는 ‘매춘하다(Pimp)’라는 단어가 지닌 어두운 면을 더 강조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번역, 글│Pepnorth

원문Bill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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