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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주: 도끼, 프라이머리 x 오혁 등

Melo2015.03.30 12:27추천수 5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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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E (2015년 3월 4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3월 4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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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 – "Multillionaire"

 

DJ 머스터드(DJ Mustard)와의 콜라보를 미리 알렸을 때, 사실 대단하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고, 그냥 '올 게 왔구나.' 싶었다. 뚜껑을 열었을 때도 예상했던 그림이 그대로 나왔다. 건반 세 개면 해결된다는 농담이 현실로 구현되는 DJ 머스터드의 트랙 역시 평소 하던 대로였고, 도끼 역시 특별히 뭔가를 시도하기보다는 하던 대로 랩을 뱉었다. DJ 머스터드의 곡이라고 해서 농담을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단순함은 따라 한다고 구현되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 느낀다. 더불어 그냥 늘 잘해서 불감증이 올 것 같았던 도끼의 랩은 최근 “이리와봐” 전후로 물이 올랐다는 느낌을 주는데, 이 곡에서도 멋진 리듬감과 가사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미국 시장 트렌드에 강하고 그걸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게 도끼의 장점 중 하나였기 때문에 이 곡은 특별히 새롭거나 기발하진 않지만, 그 그림이 워낙 자연스럽기에 충분히 멋있다. - Bluc







프라이머리 x 오혁 - [Lucky You!]


표절 논란을 빚었던 프라이머리(Primary)의 컴백작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실제로는 협업 아티스트 오혁의 활약이 두드러진 앨범이다. [Lucky You!]에는 오혁이 밴드 혁오(Hyukoh)를 통해 선보였던 분위기와 정서가 짙게 녹아있다. 전곡을 공동 작곡한 프로덕션에서도 마찬가지다. 프라이머리가 최근 몇 년간 선보였던 레트로 사운드가 적절히 배어 있는 “eTunnel”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곡에서 오혁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가 가미된 인디 록 향기가 더 눈에 띈다. 더불어 오혁의 호소력 짙은 보컬이 입혀지니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프라이머리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의 색이 더 진했든 간에 가장 중요한 점은 긍정적인 결과물로 완성되었느냐이다. 답을 하자면 "그렇다."이다. [Lucky You!]는 외로움을 정서로 한 섬세한 단어선택과 보컬로 감상을 이끈다. 몽환적인 분위기로 통일성을 부여한 프로덕션에서는 하나의 악기를 통해 각 곡에 특징을 부여하고 있다. “공드리”에서는 드럼이, “Bawling”에서는 브라스가 그렇다. 이질감 없이 감상을 가능하게 한 구성 요소 간의 하모니도 적절하다. 그래서 [Lucky You!]는 프라이머리에겐 성공적인 복귀작으로, 오혁에겐 자신의 색을 온전히 담으면서도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로 기억될 것이다. - HRBL







자이언티 - "무중력"

 

여러 방송에서 음악감독으로 활동해온 강승원. 음악감독이기 이전에 그는 밴드 우리 동네 사람들의 멤버로 활동했었다. 그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작곡한 것도 이 시기다. 강승원은 그 이후에도 아주 가끔은 음악가들에게 곡을 써주며 작곡가로서의 행보를 이어갔지만, 이렇다 할만한 성과는 없었다. 솔로 데뷔 앨범을 기획하기도 했으나, 결과물로 완성하진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후배 음악가들의 전폭적인 지원사격을 받고있다. 강승원은 자신이 쓴 곡에 가수의 목소리를 얹어 곡을 하나씩 발표하고, 그것들을 모아 앨범으로 완성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게 바로 <강승원 1집 만들기 프로젝트>. 작년 3월부터 지금까지 이적, 존 박(John Park), 윤하, 박정현, 장기하가 차례대로 그와 합작했다. 아주 오랫동안 준비해온 앨범인 만큼, 그는 대중적 입지와 음악 마니아들의 지지를 고르게 확보한 이들을 기용하는 신중한 선택을 해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대열에 자이언티(Zion.T)가 합류했다강승원은 자이언티에게 신스 패드 사운드를 통한 몽환적인 운용이 돋보이는 미디엄 템포의 알앤비 곡을 내주었다. 과거에도 자이언티와 합작과 협연을 했던 피아니스트 윤석철이 건반을 담당했고, 배선용(트럼펫), 하범석(기타), 정영준(베이스), 김영진(드럼), 깐(Quandol·퍼커션)이 세션맨으로 참여했다. 국내 재즈 씬에서 내로라할 연주자들로 채워진 것이다. 자신을 전면에 내세우려는 연주자는 없음에도 각자의 존재감과 매력은 또렷하게 느껴진다. 자이언티 역시 억양에 강세를 주기보단 절제하는 창법을 통해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와의 조화를 이끌어낸다. 이런 스타일의 곡이 앨범의 다른 수록곡들과 얼마나 잘 어우러질지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하나의 독립적인 곡으론 빠지는 데 없이 훌륭하다. 강승원은 타이틀 급 수록곡을 얻었고, 자이언티는 멋진 곡으로 디스코그래피 한 켠을 또 채웠다. - greenpla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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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덥 - [Let's Talk About]


일상의 언어를 활용해 주제 의식을 풀어내는 것과 그냥 하고 싶은 말을 자신의 음악 안에서 마음대로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어떤 음악이든 간에 어떤 표현 방식을 활용할지, 또 그 표현 방식에 걸맞게 어떤 단어나 표현을 골라 쓸지에 대한 고민은 충분히 수반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아티스트만의 독창적인 음악이 탄생할 수 있다. 그 점에서 앤덥(Andup)은 첫 정규 앨범 [Let's Talk About] 안에서 단순히 하고 싶은 말을 어떠한 정렬도 없이 다소 식상하게 풀어놓고 있다. 그는 단어 선정, 서술 방식 등의 래퍼가 고민해야 하는 지점을 간과했으며, 그래서 이번 앨범은 정규임에도 불구하고 2년 5개월 전에 발표했던 [20]과의 차별점이 크게 없다. 오히려 자신만의 문법 없이 단조로운 플로우와 단순 모음 맞추기 식 라이밍으로 힘겹게 이야기를 끌고 가고 있어 퇴보했다는 인상까지 들 정도다. 그에 가장 대표적으로 타이틀곡 "괜찮아"는 그의 전작인 "상자 속 젊음 Pt.2"와 "20"의 23살 버전보다는 앞서 말한 '어떻게'에 대한 고민이 없는 채로 최근 한국의 10-20 세대 담론을 재생산해내는 정도에서 그치고 있다. 담론의 재생산 측면에서 다르게 해석해보면, 그 역시 입시와 취업 등을 이뤄내기 위해 경쟁 사회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청년층에 속해 있는 사람이기에 그간 앨범에 담아낸 걱정과 고민, 그것들을 잊기 위한 음주와 사랑 말고는 할 얘기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면 앤덥이 몇 년간 발표해온 두 장의 EP 앨범과 한 장의 정규 앨범은 창의성이 거세된 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기에 급급한 우리 20대들의 온상이 다소 아쉬운 방식으로 드러난 예술적 결과일지도 모른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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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즈 - “Hangover”

서사 능력이 물올랐다. 일상에 비유와 상징을 적절히 대입하는 묘사는 지극히 사실적이다. 자메즈(Ja Mezz)는 [나의 하루] 시리즈를 통해 스토리텔러로서의 역량을 확실히 입증한다.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다. “아우디 (Audi)”와 “Drinks Up”이 서론과 본론이었다면 “Hangover”는 결말에 가깝다. 전작에 심어져 있던 열등감과 패배감은 이번 곡에서 해소된다. 자메즈는 부정적 감정선을 숙취에 비유하고 이를 무던하게 털어낸다. 그가 구현하는 표현법은 과하지 않다. 오히려 무덤덤하다. 특별히 의지를 내세우지도 않고 도전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저 ‘새로 시작해볼까?’라는 메시지를 툭 던질 뿐이다. 그래서 굉장히 현실적이다. 해장국으로 전날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묵묵히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일 뿐이다. 자메즈가 구현한 ‘나’의 하루는 모든 청자의 하루이기도 하다. 월요병을 극복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의 오늘 말이다. Beasel
Viewer
★ 출처 - 흑인음악 매거진 '힙합엘이' ( http://HiphopLE.com ) (복사 시 출처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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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O - [PTED (Remix Edition)]


본 작은 지난해 11월, 애드밸류어(Addvaluer) 소속의 래퍼 B.A.C와 비트메이커 사일러밤(Sylarbomb)이 TFO라는 팀을 결성하며 발표한 앨범 [PTSM]의 수록곡인 "PTED" 리믹스들을 모아놓은 소품집이다. 원곡부터 로보토미(Lobotomy), 션만(SyunMan), 미카 엘 & 배드 로(Mika L & Bad Law), 요한 일렉트릭 바흐(Johann Electric Bach) 리믹스까지, 각 곡은 각양각색의 매력을 품고 있다. 로보토미는 보이스 샘플을 완벽히 변조하고, 다채로운 신스와 각종 클랩 배치로 전자음악의 특성을 살렸으며, 션만은 훵키 베이스 하나만으로 곡 전체를 이끌고 있으며, 요한 일렉트릭 바흐는 전자음으로 구성한 뽕짝 리듬을 뽐내고 있다. 미카 엘 & 배드 로 리믹스의 경우에는 어떠한 의중으로 'PTED'라는 제목을 붙여 본 소품집에 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 바나나는 길어 like 리무진", "오르가즘 한 잔 주세요"와 같은 외설적인 라인이 인상적이다. 분명 각자 취향에 맞는 곡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며, 또 각 프로듀서가 어떤 방식으로 원곡의 아카펠라를 재해석했는지를 중점으로 두면 아마 모든 곡을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 Melo







Rico - "Do It All Night (Unsinkable Remix)"

 

리코가 발표했던 앨범 [The Slow Tape]의 수록곡 “Do It All Night”을 애드밸류어의 언씽커블(Unsinkable)이 리믹스했다. 원곡이 가진 리코의 보컬 라인을 그대로 놔뒀다는 것이 약간 의외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곡이 나왔다. 나른하게 침대 위를 묘사하는 원곡과는 달리 리믹스는 좀 더 밝은 느낌을 준다. 곡 전체를 감싸는 신디사이저의 톤은 물론, 분위기를 좌우하는 각종 소리들이 원곡 이상의 매력을 들려준다. 곡은 섹스라는 소재를 메인 테마로 가져가더라도 슬로우 잼 넘버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의 풀이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동시에 리코의 앨범이나 원곡이 가진 단점을 돌파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리믹스이기도 하다. 섹스에 대한 상상력을 넓히면 가사든 곡이든 그만큼 구현할 수 있는 방법도 많아지는 법이다. - Bluc







gok - "Song" 


곡(gok)은 지난 2010년, 기파랑이란 이름으로 프리스타일 타운(Freestyle Town)이 주관한 프리스타일 랩 배틀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당시 결승전 상대는 지조였다). 그가 이름을 바꾸고 처음으로 선보이는 결과물, "Song"에선 5년 전과 비교해 음악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곡은 몽환적인 분위기의 얼터너터브 알앤비 트랙이다. 프로덕션은 전자 피아노와 기타, 베이스, 드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곡은 이러한 특성을 가진 트랙을 기타리스트 조명근과 함께 프로듀싱했다. 그는 트랙에서 래퍼가 아니라 보컬리스트로 활약하는데, 뛰어난 테크닉을 갖췄다고 하긴 어렵지만, 프로덕션의 특성에 알맞은 소리를 낼 줄 안다. 또한, 보컬에 에코와 같은 이펙팅을 씌워 습한 프로덕션의 분위기를 더한다. 무엇보다 프로덕션과 보컬이 공통적인 무드를 형성하면서, 평균 이상의 매무새를 갖췄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 HRBL



글│ Bluc, HRBL, greenplaty, Melo, Beasel

이미지│ 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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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3.30 21:19
    알찬 소식들 잘 읽었습니다 !!
    자이언티 노래 너무 좋네요 !!!!!!
  • 3.30 22:02
    도끼행보가 워낙 글로벌하다고 하지만 이번 콜라보가 그냥 올게 왔다고 생각하신점은 개인적인 생각인데 전체적으로 대단하지 않다고 폄하되는 거 같아 댓글 씁니다 충분히 대단하고 엄청난 일입니다.
  • 4.2 17:32
    @이기적
    저도 도끼가 머스타드랑 작업한다는 소식 들었을 때 '이야 대단하다'보단 '할 때 됐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 1 3.30 22:34
    오히려 올게 왔구나 라고 느끼는게 더 좋은거 아닌가요 ㅋㅋ 잘나가는 프로듀서의 곡을 받았지만 당연하듯이 자기것을 해낸 도끼가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 1 3.31 19:43
    잘 읽었습니다. 요번 Lucky you 앨범을 통해서 오혁 정말 좋게 들었어요 ㅎㅎ
  • 4.1 17:29
    @CHUDIS
    이터널 노래 엄청 좋은듯싶네요
  • 4.2 19:33
    @J.Park
    오혁 보컬이 진짜 . ㅎㅎㅎ 새로운 아티스트 알게됐네요 ㅎㅎ
  • 4.2 22:21
    @CHUDIS
    저는 island여 짱..
  • 1 4.1 21:01
    개인적으로 프라이머리&오혁 앨범 굉장히 좋게들었는데, 차트에 오르지 못해서 아쉽네요
  • 4.2 23:24
    전 무중력 되게 좋던데 ㅋㅋㅋ
  • 4.7 02:22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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