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yana Taylor - VII
Standard Version
01. Outta My League (Interlude)02. Just Different
03. Request
04. Do Not Disturb (Feat. Chris Brown)
05. Broken Hearted Girl (Feat. Fabolous)
06. It Could Just Be Love (Interlude)
07. Put Your Love On
08. Maybe (Feat. Pusha T & Yo Gotti)
09. Dreams
10. Sorry
11. Business
12. In The Air
Deluxe Edition
13. Outta My League
14. It Could Just Be Love
티야나 테일러(Teyana Taylor)의 음악 커리어는 꽤 순탄할 것으로 예상됐다. 어린 나이에 MTV 채널 쇼 프로에 출연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았고, 퍼렐(Pharrell)이 이끄는 레이블인 스타 트랙(Star Trak)에 입단했기 때문이다. 스타 트랙 소속으로 믹스테입 [From A Planet Called Harlem]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녀의 데뷔 싱글 "Google Me"가 수록된 믹스테입이다. 하지만 퍼렐식 후크송인 "Google Me"에서 티야나 테일러가 선보인 보컬은 미숙했으며 뮤직비디오에서의 몸짓도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퍼렐이 직접 곡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치명적이었다. 이후에 그녀는 그룹 U.G.L.Y.를 결성해서 활동하려 했으나 이 역시 흐지부지되어 버렸다.
그녀에게 간절했던 것은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확실한 기회였다. 그리고 그 기회는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눈에 들면서 가시화되었다. 패션 문제로 만나게 된 자리에서 티야나 테일러는 재생되고 있던 칸예 웨스트의 신곡 비트에 즉흥적으로 멜로디를 붙여 노래했다. 이를 본 칸예 웨스트는 그녀를 자신의 앨범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에 참여시켰고, "Dark Fantasy"와 "Hell Of A Life"에서 비트와 조화되는 목소리로 노래한 그녀는 그 까다롭다는 칸예 웨스트에게서 오케이 사인을 받아냈다. 티야나 테일러는 굿 뮤직(G.O.O.D. Music)의 프로젝트였던 굿 프라이데이(G.O.O.D. Friday) 시리즈 중 "Christmas In Harlem"에도 참여하기에 이른다.
스타 트랙과의 계약이 만료된 2012년에는 굿 뮤직과 계약하며 본격적으로 자신의 재능을 펼칠 기회를 잡는다. 마침 그 해에 굿 뮤직은 레이블 컴필레이션 앨범 [Cruel Summer]를 발표한다. 이 앨범에서 티야나 테일러는 "To The World"와 "Sin City"에 참여한다. 평단의 찬사를 이끌어낸 "Bliss"는 존 레전드(John Legend)와의 듀엣곡으로 그녀가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주목받게 됐던 실질적인 데뷔곡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Cruel Summer]에 몇 개월 앞서 티야나 테일러는 믹스테입 [The Misunderstanding Of Teyana Taylor]를 발표했다. 빈틈없이 깔끔한 녹음 상태는 물론 수준 높은 비트 선별과 유명 피처링진까지 갖춘 이 믹스테입은 정규 앨범으로도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보일 기회가 없음을 한탄했던 티야나 테일러는 그간 삭혀놨던 열정과 아이디어를 이 작품에 모두 쏟아냈다. 그녀는 90년대 힙합 소울과 네오 소울 풍의 악센트를 강조한 창법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비트를 소화해냈다. 독기가 서려 있었다고 해야 할까. 믹스테입을 장악해가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비커 안의 물을 순식간에 물들이는 한 방울의 고농축 색료를 보는듯했다.
그로부터 정확히 2년 만에 첫 데뷔 앨범 [VII]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로마자 VII는 숫자 7을 의미한다. 그녀는 이 7이란 숫자가 음악계에 뛰어들었지만 정작 음악 활동은 제한적이었던 7년의 세월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티야나 테일러의 인터뷰를 보면서 나는 그동안 그녀가 겪었을 마음고생을 가늠해봤다. 그런 동시에 그녀에게 자신이 발표했던 믹스테입은 음악 활동으로 여기지 않는가 하는 물음이 생겼다. 그 인터뷰는 나로 하여금 [VII]에 많은 기대와 관심을 두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 모든 장점에도 앨범에는 신선한 면모가 부족하다. 창의성은 결여됐고, 과감한 시도는 부족하다. 다른 알앤비 보컬리스트들이 줄기차게 선보인 스타일을 답습했기 때문이다. 모든 곡의 준수한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감상하는 맛은 있지만, 본 작에서 '티야나 테일러가 이런 아티스트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곡은 찾기 힘들다. 이런 태도는 데뷔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려는 의도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면 지금과 같이 구성이 깔끔하고 뚜렷한 앨범으로 만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게는 2년 전에 발표했던 믹스테입에 모든 아이디어를 쏟아낸 탓에 이번 앨범에 와서 창의성이 고갈된 것으로 보였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번 작품이 '7년 만의 작품'이라는 티야나 테일러의 생각과는 다르다. 지난 믹스테입이 그녀의 데뷔 작품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이번 작품은 2집 앨범의 역할을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실제로 이번 작품에서 드러나는 창의성의 결여는 많은 아티스트가 겪는 소포모어 징크스의 주된 증상 중 하나기도 하다.
티야나 테일러는 다양한 스타일의 비트에 수월하게 적응하고, 각각의 분위기를 살려 그루브 있는 보컬 라인을 만들어내는 걸 장점으로 하는 아티스트다. 칸예 웨스트도 바로 그 점에 주목했었을 것이다. 실제로 이번 작품에서도 티야나 테일러는 그러한 자신의 매력을 선보인다. 하지만 다양하지 못한 앨범 프로덕션은 티야나 테일러의 장점을 살리기에는 다소 한정적이다. 게다가 대부분 알앤비 아티스트들의 음악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정도에서 그칠 뿐이다. 차기 작품에서는 좀 더 폭넓은 시도를 통해 그런 부분을 보완하기를 기대한다.
워낙 어린 나이에 데뷔한 탓에 망각하고 있었는데, 티야나 테일러는 90년 12월생으로 아직 어린 가수다. 그만큼 자신의 능력을 펼칠 시간과 기회가 많다. 무엇보다도 이번 앨범 [VII]은 썩 괜찮은 트랙들로 채워졌다. 강렬한 인상을 주지는 않지만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앨범이다. 그녀에게도 나쁘지 않은 시작이다.
글 | greenplaty
리뷰잘봤습니다.
앨범 전체 흐름도 좋고 아주 좋게 잘 들었던 앨범
처음들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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