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딱 이 느낌입니다.
어떤 사색적인 고민이나 가치 있는 담론, 화두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라기보단 그냥 혐오와 비웃음을 생산하는 일로 먹고 사는 친구들. 웃음거리를, 욕할 대상을 찾고 그걸 욕하고 비웃으면서 자기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나타난 친구들.
디스 자체는 본인의 자유고 진흙탕인 걸 알면서도 기꺼이 나선 pH-1의 태도는 정말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용기에 대한 존중과는 별개로 저 스스로는 맨스티어에 대한 디스가 의아합니다. 이분들은 그냥 뭐든 깎아내리고 웃음거리로 내세우는 게 컨텐츠고, 그분들의 표적 중 하나가 힙합이 된 거지 이분들이 진지하게 힙합 씬에서 뭘 하다가 나와서 환멸감에 힙합 씬을 풍자한다든가 그러는 게 아니잖아요? 막말로 이분들은 타인의 이슈를 끌고 와 불태우는 렉카들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자신이 주제로 삼은 대상에 대한 고민을 배제하고 그저 욕할 대상으로 전락시켜 대중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요.
제대로 디스전을 주고받기도 뭣할뿐더러 이분들은 이기든 지든 그것만으로도 또 하나의 소재를 만드는 셈이니 좋기만 할 겁니다. 그쪽 유튜브 시청하시는 분들은 pH-1이 맨스티어 선에서 정리된다느니, pH-1이 디스곡에 담은 의미 따윈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긁혔다'느니 '이찬혁 1승'이라느니 그 채널에 어울리는 저열한 조소를 쏟아내실 테고요.
이분들은 설령 힙합이 정말 멋지더라도 (힙합이 만약 채널에서 비웃음의 대상으로서 당첨되었다면) 어떻게든 경멸받을 부분을 찾아내 소재로 삼으셨을 분들입니다. 그분들께서 자신들의 디스곡에서 pH-1의 잘못이나 결점과 하등 상관없는 검머외를 소재 삼아 pH-1을 공격했던 것처럼요. 왜 검머외를 소재로 삼았을까요? 그걸 듣고 힙합을 비웃으시는 분들은 검머외 세 글자만 보고 그의 전부를 규정짓는 분들이니까.
이런 채널과 이런 채널의 영상을 즐기시는 분들께 무슨 얘기를 합니까? pH-1은 이런 분들이랑 엮이기 너무 아까운 래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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