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전곡

Black Country, New Road - Live at Bush Hall

title: [로고] Odd FutureMadlIbb2024.03.20 15:07

640x640.jpg

 

  2집 "Ants from Up There" 발매 직전 결정된 리더 아이작의 갑작스러운 탈퇴. 이는 당시 음악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밴드로 불리던 BCNR의 수많은 지지자들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일단 필자가 구독하고 있는 여러 유튜브 채널들과 웹진들은 전부 이 사건을 대서특필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그들의 공통된 반응은, 너바나와 같은 많은 안타까운 밴드들에게 일어난 비극이 BCNR에게는 일어나지 않게 된 것에 대한 안도, 또 용기있는 결정을 내린 아이작과 밴드 멤버들에 대한 치하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도 BCNR이 한순간에 음악계의 가장 흥미로운 밴드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밴드가 되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모두의 걱정을 한몸으로 받기 시작한 밴드는 역시 리더의 부재를 안고 새 정규 앨범을 작업하기는 힘들 것이라 판단, 대신 여태까지 작업해놓은 곡들 몇을 다듬어 공연해내기로 한다. 고뇌 끝에 아홉 개의 곡을 엄선한 이들은 영국의 유서 깊은 부쉬 홀에서 이틀에 걸쳐 이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는데, 그 공연들의 녹음이 바로 이 “Live at Bush Hall”이다.

  그렇게 아이작 없는 BCNR이 음악을 계속할 수 있기나 할까 걱정하던 팬들에게 갑작스럽게 안겨진 것은, 라이브 앨범이란 게 본래 그런 것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실되고 흡인력 있는 본 작이었다.

  즉 본 작에는 떠나보낸 동료에 대한 미안함. 또 벌써 두 번째로 위기에 빠진 밴드의 존속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을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BCNR 곡들의 테마가 되는 실패한 인간관계, 또 이에 따른 절망과 불안 정도까지가 본 작의 핵심을 이루는 주제들이다(이번 가사해석을 읽으면서도 이 주제들을 계속해서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어쨌든 본 작은 급변한 상황 속에서 여러모로 달라진 BCNR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들의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가사에서 어떤 상징과 은유를 사용하건 간에 그건 상기한 몇 가지 주제들의 조합으로 환원되기 때문에 본 작의 해석이 그리 복잡치 않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BCNR은 소통과는 담을 쌓으며 자신들만의 세상에 갇혀 음악을 만들어내는 여타 폐쇄적인 밴드들과는 다르게, 음악을 만드는 과정 뿐만 아니라 음악을 매개로 청자들과 소통하는 것에서까지 재미를 찾는, 다소 유쾌한 젊은 밴드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본 작의 발매 후 평론지를 대신, 그들의 서브레딧에서 댓글을 통해 유저들과 본 작에 대해 인터뷰를 한 바도 있을 정도로 청자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에 진심인 편이다.

  그렇다면 청자인 우리에게는, 밴드가 음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이며 그들의 소통을 위한 노력에 응답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즉 BCNR의 이 라이브 앨범을 들으며 우리가 취할 행동은, 우선 다가오는 2월의 내한 공연과 몇 년 안에는 나올 것으로 보이는 정규 3집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 또 무엇보다 이 가사해석을 열심히 읽으며 그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보는 것이겠다.

 

1. Up Song

2. The Boy

3. I Won't Always Love You

4. Across the Pond Friend

5. Laughing Song

6. The Wrong Trousers

7. Turbines/Pigs

8. Dancers

9. Up Song (Reprise)

댓글 1

댓글 달기 WYSIWYG 사용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검색

이전 1 2 3 4 5 6 7 8 9 10... 74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