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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Common - Nobody's Smiling

Pepnorth2014.08.24 22:40추천수 9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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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on - Nobody’s Smiling


01. The Neighborhood (Feat. Lil Herb & Cocaine 80s)

02. No Fear

03. Diamonds (Feat. Big Sean)

04. Blak Majik (Feat. Jhene Aiko)

05. Speak My Piece

06. Hustle Harder (Feat. Snoh Aalegra & Dreezy)

07. Nobody’s Smiling

08. Real (Feat. Elijah Blake)

09. Kingdom (Feat. Vince Staples)

10. Rewind That

11. Out On Bond (Feat. Vince Staples)

12. 7 Deadly Sins

13. Young Hearts Run Free (Feat. Cocaine 80s)

14. City To City [Bonus Track for Target Deluxe Edition]


상식과 비상식은 서로 정반대의 가치를 지칭한다. 이를 나누는 기준은 사회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바뀐다고 하지만, 공동체라면 어느 정도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상식이라고 여길 법한 일이 오히려 비상식적인 일로 치부되는 경우가 있다. 무법이 법을 대신하고 불의가 정의를 대신한다. 미국 시카고(Chicago)의 빈민가는 바로 그 상식과 비상식이 뒤바뀐 공간이다. 주말에만 40여 명이 총에 맞아 다치거나 숨을 거둔다. 불법과 폭력이 규칙처럼 변해버린 세상에 비상식으로 남아있는 비상식은 찾기 어려워 보인다. 이처럼 불안한 기운으로 가득 찬 시카고에서 나고 자란 커먼(Common)은 과연 지금의 이 분위기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을까? 영어로 상식을 의미하는 Common Sense의 반쪽인 ‘Common’을 랩네임으로 쓰고 있는 커먼에게는 이런 상황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갔을 것이다. 커먼의 열 번째 앨범 [Nobody’s Smiling]은 바로 이 문제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앨범이다. 


커먼은 과장이나 미화를 통해 도시의 문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목소리의 감정은 적정선을 유지하고, 현재 시카고가 앓고 있는 문제의 해답이 될 수 있는 견해를 섣불리 내놓는 법도 없다. 그저 빈민가 한복판에 서 있다가 이곳저곳을 걸어 다니며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는 느낌만 전한다. 그렇게 그의 눈에 비친 시카고는 굉장히 현실적이면서도 다양한 삶의 태도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아버지와 여인과 아이들이 마주하는 현실이라는 벽. 커먼은 그 벽 앞에 서서 느낀 감정을 가감 없이 가사로 써내려간다. 


가사 속에서 그들은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도, 현실에 수긍해 그 안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도, 지옥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깊은 지옥으로 발길을 옮기다가도 간절한 마음으로 신에게 기도를 올리기도 한다. 이 모습이 바로 커먼이 바라본 시카고의 현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앨범 전반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건 “Kingdom”이다. 곡에서 그는 더욱 깊은 절망 속으로 침전해가는 상황에서도 현실에 처절히 매달리고, 한편으로는 항상 가슴 한쪽에 담아두고 있던 주님께 과연 구원은 존재하는 것이냐고 되묻는다. 미국 내 흑인의 약 80%가 개신교도라는 통계를 고려해보면, 이 곡이 가지는 상징성은 생각보다 남다르다. 커먼은 이 곡의 더욱 극적인 전개를 위해 가사 전반적으로는 예수 복음서를 인용하고, 곡의 배경으로는 '오 주여(My Lord)'를 외치는 가스펠을 계속 반복시키며 종교에 의문을 제기하는 곡의 분위기를 더욱 비장하게 연출한다. 




♬ Common (Feat. Vince Staples) - Kingdom


물론 그에 앞서 앨범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건 전반부에 삽입된 트랙들인데, 그 가운데서 돋보이는 건 바로 “No Fear”이다. 시카고의 빈민가 한복판에서 ‘나의 출신은 바로 이곳’이라며 현실에 맞서는 모습은 그들의 현실이라기보다는, 현실을 이겨내려는 빈민의 이상에 가깝다. 하지만 이들의 패기는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믿고 있던 종교에 구원받지 못하는 “Kingdom” 속의 빈민가에서 멈추고 만다. 


한편으로는 시카고라는 도시 자체는 커먼의 음악 커리어에 시발점이 되어준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Kingdom”이 끝난 뒤 울려 퍼지는 “Rewind That”에서 커먼은 음악적 동료이자 친구인 노아이디(No I.D.), 트와일라잇 톤(Twilite Tone), 그리고 세상을 떠난 제이 딜라(J Dilla)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하며 커리어를 돌아보고, 그들의 모습에서 다시금 시카고로 돌아와야 하는 동기를 얻는다. 멀리 떠났던 그가 다시 돌아와야 했던 이유, 다시금 시카고에 대한 이야기를 써야 했던 이유, 그리고 그 이야기로 앨범을 만들어야 했던 이유를 명백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커먼의 눈에 비친 시카고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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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커먼의 시선에서 바라본 시카고는 다양한 현실이 뒤엉켜 구구절절 꼬리를 물고 따라다니는 공간이다. 이런 현실을 음악적으로 담아내는 데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요소는 노아이디의 프로듀싱이다. 이미 몇 차례 커먼과 호흡을 맞춘 바 있어 그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분명히 한몫했겠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전작 [The Dreamer/The Believer]와 비교했을 때 노아이디는 더욱 노련하게 앨범을 조율한다. 특히, 노아이디는 2번 트랙 “No Fear”부터 7번 트랙 “Nobody’s Smiling”으로 이어지는 부분에서 일관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한편, “Speak My Piece”에서는 곡의 절반가량을 비트로만 구성하고, “Blak Majik”에서는 제목에 걸맞게 살짝 비틀린 프로듀싱을 선보이는 등 각 곡마다 특유의 바이브를 부여하며 흐름을 더욱 극적으로 이끈다. 이처럼 앨범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 올린 노아이디의 프로듀싱은 그간 커먼과 함께 작품을 만들었던 프로듀서들의 실험적인 태도를 고스란히 체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물론 소화하기 어려울 만큼 깊은 지점까지 비트를 몰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이를 절묘하게 소화하는 커먼의 랩은 노련하고 탄탄하다. 여기에 릴 허브(Lil Herb), 드리지(Dreezy) 등 시카고의 폭력성을 온몸으로 느끼며 자란 신예들이나 롱비치(Longbeach) 출신의 빈스 스테이플스(Vince Staples)가 들려주는 목소리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관점에 다양성을 부여한다. 앨범의 이야기가 더욱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면 바로 이런 요소 때문일 것이다.


한 인터뷰에서 커먼은 이번 앨범을 작업하며 [Be]를 작업할 때와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만큼 앨범 준비를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했으며, 결과물에 만족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앨범이 전하는 주제 의식이나 비장함, 각 트랙을 통해 완성된 결과물의 통일성 등을 고려해보면 음악적으로도 꽤 일리 있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와 같은 요소 때문에 오히려 이 작품이 [Like Water For Chocolate]와 더 닮았다고 느끼기는 하지만, 이는 앨범을 듣고 받아들이는 리스너의 몫으로 남겨두겠다. 



글│Pepnorth

신고
댓글 11
  • 1 8.24 22:45
    제기준 커먼형의 1등앨범
  • 8.24 23:05
    예전의 시카고는 시카고 불스의 시카고였지만 커먼을 알고 난 뒤 시카고는 커먼의 고장
  • LE
    8.25 01:12
    이봐C-Town..
    요커먼요
  • 8.25 01:18
    시카고의 과거,오늘,그리고 어쩌면 미래에 대한 서사적인 서술이 커먼의 목소리로 정제된 작품입니다.. 아무도 웃지 않는 저 모습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부분이 아직까지도 짠하면서도,진중하게 느껴지네요..
  • 8.25 14:25
    존좋.
  • 8.25 22:33
    별점 4.5 ㄷㄷㄷ
  • 8.26 00:08
    흑.화.
  • 8.26 02:49
    이제 시카고 하면 커먼밖에 생각안나네요 ㅋㅋ
    아무리 칸예라도 커먼만큼 시카고를
    대표할순 없을듯
  • 8.26 18:15
    좋았죠 이번앨점 ♥
  • 8.27 01:41
    짱좋
  • 3.1 17:34
    Classic No Dou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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