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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Common의 'uncommon'한 디스코그라피

title: [회원구입불가]GDB2014.08.11 01:24추천수 10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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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on의 'uncommon'한 디스코그라피

제이지(JAY Z)의 [Magna Carta… Holy Grail]은 발매 당시부터 삼성과의 100만 장 선계약이나 이에 따른 플래티넘 기준의 변경 등 여러 이야기를 만들어냈었다.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제이지가 처음으로 함께 한 프로듀서인 팀발랜드(Timbaland)에게 많은 곡을 맡겼다는 것이다. 여기에 제이지와 비슷한 커리어를 가졌지만, 정반대의 노선을 보여준 래퍼가 있다. 바로 커먼(Common)이다. 총 10장의 앨범을 발매한 이 시카고의 베테랑 래퍼는 앨범마다 한 명의 프로듀서에게 대부분을 맡겼다. 그렇기에 프로듀서의 변화에 따라 앨범의 색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감상하는 재미가 존재한다. 그의 커리어를 지켜본 사람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바뀌었는지 지켜봤다면, 우리는 스크롤을 따라가며 한번 살펴보자. 물론, 앨범 감상과 함께한다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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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No I.D.]

[Can I Borrow A Dollar?] (1992)
[Resurrection] (1994)
[One Day It'll All Make Sense] (1997)

새삼스럽지만 커먼은 첫 등장 때부터 이미 완성된 래퍼였다. 거기에 초창기부터 흔히 말하는 '컨셔스 랩'의 대표주자였던 그였기에 가사나 랩의 급격한 변화 같은 건 보기 어렵다. 그렇지만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 이때의 커먼은 확실히 지금의 모습보다 젊었다. "Take It Ez"나 "Heidi Hoe" 등의 곡을 들어보면 지금과는 사뭇 다른 패기 넘치는 젊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노 I.D.(No I.D.)는 재즈를 샘플링한 거칠고 단단한 음악으로 커먼의 패기를 뒷받침했다. 이렇게 탄생한 두 장의 앨범은 커먼의 랩과 노 아이디의 프로듀싱의 결합으로 생겨난 단단하고 강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비록 두 장의 앨범을 거치고, [One Day It'll All Make Sense]로 넘어가며 상업적으로 변모했단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래도 그의 의식 있는 가사는 여전하다. 개인적으로 커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곡인 "I Used To Love H.E.R."도 이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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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J Dilla]

[Like Water For Chocolate] (2000)
[Electric Circus] (2002)

이때의 커먼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소울쿼리언스(Soulquarians)다. 소울쿼리언스는 제이 딜라(J Dilla), 블랙 스타(Black star), 에리카 바두(Erykah Badu), 디앤젤로(D'Angelo), 커먼 등으로 이루어진 집단이다. 멤버들의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네오 소울과 힙합에 기반을 두고 있다. 커먼이 소울쿼리언스의 핵심 멤버였기에 자연스레 많은 멤버가 그의 앨범에 참여했는데, 그중에서도 제이 딜라의 비중은 가장 컸다. 재밌는 점은 제이 딜라가 프로듀싱한 두 장의 앨범의 색이 극명하단 것이다. [Like Water For Chocolate]는 재즈와 아프리카 음악 등을 사용한 제이 딜라의 비트 위에 의식 있는 가사를 올리며 듣기 좋은 부드러운 음악을 선보였다. 이 앨범으로 커먼은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치를 올리는 것에 성공했다. 하지만 [Electric Circus]는 신시사이저의 적극적인 사용과 계속되는 변주, 넵튠즈(The Neptunes)의 참여 등 예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고, 커먼조차도 예전과 다른 스타일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동안 보지 못했던 커먼의 모습과 제이 딜라의 작정한듯한 음악, 소울쿼리언스 멤버들의 꿈만 같은 목소리까지, 곳곳에 즐거움이 배치되어있는 앨범이다. 그래서 두 앨범 중 어느 앨범이 더 많이 팔렸냐고? 당연히 [Like Water For Chocolat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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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Kanye West]

[Be] (2005)
[Finding Forever] (2007)

위에서 판매량에 관한 이야기로 문단을 끝낸 이유가 있다. 바로 이 이야기를 위해서다. 새로운 모습에 도전했던 [Electric Circus]의 판매 부진을 맛본 커먼은 당시 가장 잘 나가던 프로듀서인 칸예 웨스트(Kanye West)와 손을 잡는다. 이러한 행보에 몇 장의 앨범을 거치며 생성된 골수 팬들, 특히 [Electric Circus]와 같은 도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팬들은 실망감을 표출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을 제외한다면 모든 이들이 즐길 수 있는 명작임은 확실하다. [Be]를 통해 커먼은 처음으로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자신의 칩 멍크 작법을 절정까지 끌어올린 칸예 웨스트와 전보다 조금 더 소프트한 사고방식을 갖고 과한 은유 등을 줄이면서 좀 더 이해하기 쉬운 가사와 여전히 날카로운 스킬을 보여준 커먼의 랩 덕이었다. 다음 발매된 [Finding Forever]에서도 이런 부분은 이어졌다. 다만, [Be]에 비하면 조금 부족한 프로덕션으로 그만한 성적을 내진 못 했다. 그래도 빌랄(Bilal)과 디앤젤로와 같은 소울쿼리언스의 멤버와 팝스타인 릴리 알렌(Lilly Allen)과 윌.아이.엠(Will.I.Am)이 함께하는 모습은 감상에 있어서 즐거운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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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The Neptunes]

[Universal Mind Control] (2008)

칸예 웨스트와 함께하며 커리어상 최고의 성공을 거둔 커먼은 다시 한 번 변화를 시도했다. 전자음의 적극적인 사용과 조금 더 소리치는듯한 래핑 등 변화의 노선은 [Electric Circus]와 비슷했다. 다만, 차이점은 이미 고인이 된 제이 딜라가 아니라 넵튠즈와의 협업이었다. 넵튠즈와의 호흡은 이미 [Electric Circus]에서 "Come Close"의 성공으로 이미 증명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앨범은 참패했다. 우선, [Electric Circus]에서의 넵튠즈는 앨범의 흐름을 위해 자신들의 색을 어느 정도 포기했고, 그 결과 탄생한 곡이 "Come Close"였다. 하지만 이번 앨범의 주도권은 넵튠즈에게 있었기에 자신들의 스타일로 돌아왔지만, 커먼의 랩은 그에 어울리지 못했을뿐더러 날카로움 역시 떨어져 있었다. 더불어 넵튠즈 역시 예전의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총체적인 난국에서 좋은 앨범이 탄생할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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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No.I.D.]

The Dreamer/The Beliver (2011)
Nobody's Smiling (2014)

칸예 웨스트와 넵튠즈를 거치며 온탕과 냉탕을 경험한 커먼이 다시 찾은 사람은 노 아이디였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노 아이디는 커먼에게는 몇 번의 노선 변경으로 잃어버린 팬들을 찾아오기에 최적의 선택이었다. 그렇게 돌아온 둘의 조합은 [The Dreamer/The Beliver]란 앨범을 발표하게 된다. 아마도 둘은 과거의 모습을 제대로 한번 보여주고 싶었던 듯하다. 더욱 세련된 노 아이디의 프로듀싱과 커먼의 힘이 실린 랩, 더불어 당시 논란이 되었던 "Sweet"의 가사 등에서 그러한 의도를 유추할 수 있다. 이후 최근에 발표한 [Nobody's Smiling]에서의 노 아이디는 더욱 단단해졌고, 커먼은 시카고의 상황을 폭력에 대한 미화나 과한 호소 없이 풀어낸다. 그러면서도 "Rewind That"에서의 감상적인 모습은 커먼에게 왜 아직도 사람들이 기대를 품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갈수록 나아지는 노 아이디에 비해 커먼의 랩은 안타깝게도 점점 무뎌졌다. 그래도 [Nobody's Smiling]은 시카고의 현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두 사람이 직접 짚어준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는 앨범이다. 


글 ㅣ GDB/ANBD
신고
댓글 19
  • 8.15 15:32
    잘읽고갑니다
  • 8.15 15:59
    UMC ㅠㅠㅠ

    글 잘읽고 갑니다!!!
  • 8.15 17:12
    umc는 자켓만이쁨
  • 8.15 18:14
    좋은글이네요! 아직 전체 앨범 감상 못했는데 들어봐야겠어요
  • 8.15 18:39

    .

  • title: [회원구입불가]GDB글쓴이
    8.15 18:53
    @chlghwns
    헛... 수정했습니다. 감사해요ㅠㅠ 매번 틀리는 에리카 바두인데 신경쓰지못햇네여..
  • 8.15 19:43
    be는 정말 커먼 커리어사상 최고의 앨범
  • 8.15 19:52
    커먼의 랩이 무뎌진 건가요?전 잘 모르겠는데..
  • 8.15 20:27
    리절렉션 - 초콜릿 - 서커스 라인이 정말 역대급이었죠
    진짜 이 형의 커리어는 레전설급인듯 ㄷㄷ
  • 8.15 20:52
    전 최근게더좋네요 ㅋㅋ 딜라는제취향이아니고 넵튠즈는좋아하는데 저앨범은 망...
  • 8.15 22:07
    커리어에 오점이 없는 MC
  • 8.15 22:26
    Clap For'Common Sense!
  • 8.16 17:55
    정말 잘 읽었습니다
  • title: Kanye Westido
    8.16 18:48
    앨범 다 갖고있긴한데 개인적으로 umc도 즐겁게 들었어요. 물론 커먼 앨범들중에 제일 후달리긴 합니다만ㅎㅎ
  • 8.21 20:46
    언제나 믿고듣는 커먼
  • 9.7 18:17
    어느 앨범을 집어 들어도 믿고 들을 수 있다는 커먼과 루츠
  • 1 10.3 02:52

    글 잘읽었습니다.
    기사자체가 판매량과 눈에 보이는 참여 뮤지션들을 나열하는 너무 겉핧기 식은 아닌가 하여 몇글자 적어봅니다.
    최근에 갈수록 랩이 점점 무뎌진다는 것은 동의하기가 매우 어려운 부분이며 like water for chocolate 는 jay dilla와 quest love, james poyser가 key가 되어 크게 끌고가는 앨범이라고 생각됩니다.
    electronic circus의 전체적인 중심을 잡아준것도 quest love라 생각되고요. 전혀 다른방향으로 앨범자체의 key를 잡고 계신것 같습니다.
    이또한 제 개인적인 의견일수 있으나 음악에 대한 태도나 깊이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깊어지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무뎌졌다고 치부해버리기엔 그가 뱉어내는 이야기들은 가벼운 손으로 받치기엔 굉장히 무겁다고 생각합니다.
    The Dreamer/The Beliver도 과거의 답습처럼 여겨지는 평을 쓰셨는데
    과거의 답습보다는 이당시에 나왔던 무분별한 음악들 사이에서
    뿌리를 다시 잡는것이였다고 생각이 들고요.
    기사를 보다가 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어서 이렇게 댓글을 쓰네요.

    판매량만 가지고 판단을 하는 기사에 Common 의 Uncommon한 디스코그라피 라는 간판을

    달기에는 기사가 정말 Uncommon 하네요.

    이 기사가 전달하고자 하는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저 또한 이것들이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또 다른 의견들도 들어보고 싶네요.

  • 12.28 14:15
    @계왕군
    전 이 댓글에서 지적하신 부분에 좀 더 동의하게 되네요.. 큰 틀에서는 원글도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 11.15 08:18
    언커먼한 커먼.... 제목이 넘나 아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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