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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LE Playlist: 어딘가로 떠날 때 듣고 싶은 힙합/알앤비 6

Melo2014.07.02 03:48추천수 19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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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로 떠날 때 듣고 싶은 힙합/알앤비 6


매년 우리 인생의 1/4은 무조건 차지하는 여름. 우리는 지금 그 여름의 한가운데 서 있다. 최근에는 피서를 안 가는 사람들도 많이 생기는 추세라지만, 어쨌든 여름하면 피서고, 피서는 아니더라도 뭔가 떠나고 싶어지게 만드는 계절이 바로 여름이다. 오늘은 어딘가로 떠날 때 듣고 싶은 힙합/알앤비 6곡을 낭만적인 장소와 에피소드부터 다소 황당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장소와 에피소드와 함께 준비해봤다. 이 글과 함께 자신이 떠나고 싶은 장소와 떠날 때 듣고 싶은 노래를 생각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일 것이다.



#1 어딘가로 떠날 때 듣고 싶은 힙합/알앤비 '프랑스 파리'


▶ Who: Taco
▶ Where: 프랑스 파리
▶ Song: Lupe Fiasco - Paris, Tokyo


몇 년 전 홀로 찾은 프랑스 파리. 낮에는 관광객들이 가득하지만, 밤에는 연인들의 낭만이 가득한 도시라고 하는 그곳을 향하면서도 나는 파리를 전혀 알지 못했다. 이 도시를 찾은 수많은 사람 중 누군가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를 꿈꾸며 비행기에 몸을 맡겼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영화의 주인공이 내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만남은 우연히 이뤄졌지만, 이별은 이미 정해져 있는 이 시한부 만남의 끝이 다가올수록 우린 서로에게 더 솔직하고 담대하게 마주 설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린 이렇다 할 마지막 인사도 없이 서로를 떠났다. 물론 나의 경우에는 영화의 후속편인 <비포 선셋(Before Sunset)>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해 여름, 여행에 대한 설렘과 기대를 가득 품은 채 로마에서 파리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반복해서 들었던 이 노래.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그때가 생각나면서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고 싶어진다. 물론 우리네 인생은 이 노래의 가사처럼 파리에서 잠을 자고, 도쿄에서 눈을 뜨는 그런 삶과는 거리가 있겠지만, 가끔은 그런 상상에 잠겨 어디선가 나를 기다릴 우연한 낭만을 꿈꾸는 건 언제나 우리를 설레게 하니까 말이다.





#2 어딘가로 떠날 때 듣고 싶은 힙합/알앤비 '카리브 해 연안'



▶ Who: Kayla
▶ Where: 카리브 해 연안
▶ Song: D'Angelo- Cruisin'


겨울 끝자락에 만난 그는 18시간이 넘는 일과를 마친 새벽에도 '그냥 얼굴만 보고 갈게.'라고 하며 불쑥 집 앞에 찾아왔다. 한기가 도는 차 안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어 이 곡을 들으면서 다가올 여름에는 카리브 해 연안으로 향하는 크루즈 안에서 지금처럼 이렇게 기대어 있자고 몇 번이나 약속했었다. 바하마의 해변에 누워서 칵테일을 마시고, 산타크루즈 섬으로 향하는 배 안에서 수영하고, 마르티니끄에 도착해서는 크레올 음식을 먹자고… 그때는 차가운 겨울의 끝에 드디어 따뜻한 봄이 오고, 그토록 밝게 눈부시던 여름이 지속될 줄만 알았었다. 아니, 사실은 알았던 게 아니라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이겠지. 자라날 때 큰 강이나 바다가 없는 도시에서 살았던 나는 항상 물을 그리워했고, 그 때문에 지금도 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섬의 물가 근처에 살고 있다. 그런 내게 사랑하는 이와의 며칠 간 바다 위를 유영하는 크루즈 여행이란 단순한 여행 그 이상을 의미했지만, 아마 그는 알지 못했던 것 같다. 다행히도 그 해 나의 여름은 그 없이도 찬란하게 빛났고, 올해 여름에는 그보다 나를 훨씬 더 아껴주는 이와 카리브 해 연안으로 떠나며 이 곡을 들을 예정이다. 옆에 있는 이가 누구이든 간에 상관없이 카리브 해는 이제까지 상상해왔던 것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울 거라 믿으면서





#3 어딘가로 떠날 때 듣고 싶은 힙합/알앤비 '스페인 이비자 섬의 클럽'


▶ Who: Justplay
▶ Where: 스페인 이비자 섬의 클럽
▶ Song: Nelly - Hot in Herre


주말만 되면 침대와 하나가 되어 올레 티비 다시보기를 하는 것도 좋고, 남산에 올라가서 서울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여름이 오면 가끔은 과감한 드레스를 입고 클럽에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스페인의 이비자(IBIZA) 섬을 선택한 이유도 24시간 클럽이 유명한 것도 있지만, 제일 핫한 클럽에서 핫하게 놀아보고 싶은데 가장 먼저 떠오른 여행지가 이비자 섬이었기 때문이다. '클럽 안은 더우니, (겉) 옷을 벗어. (It's getting hot in herre, so take off all your clothes)'라는 가사처럼 클럽에서 놀다 지치면 겉옷, 혹은 비치웨어를 벗고 해변에서 놀면 된다. 어쨌든 클럽에서 놀고 새벽이 돼서 해변에 누울 수 있는 곳이라면 큰 무리 없이 광란의 밤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4 어딘가로 떠날 때 듣고 싶은 힙합/알앤비 '뉴욕'


▶ Who: TExt
▶ Where: 뉴욕
▶ Song: Ja Rule (Feat. Fat Joe & Jadakiss) - New York

힙합 문화를 좋아하는 여러분과 나의 입장에서 뉴욕을 떠나고 싶은 곳으로 뽑는 것은 식상하고 뻔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국을 여행 갈 국가로 정했다면 뉴욕은 언제나 고민 하나 없이 첫째로 꼽는 곳이다. 일단 좀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퀸즈브릿지(Queensbridge)를 방문하고 싶다. 말리 말(Marley Marl), 빅 노이드(Big Noyd), 해벅(Havoc of 맙딥(Mobb Deep)), 그리고 특히 나스(Nas)! 이들을 키워낸, 어쩌면 힙합을 키워낸 곳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 이어서 이름난 전시관을 다 가보고 싶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미국 자연사 박물관, 솔로먼 구겐하임 미술관. 예술의 도시까지, 그 명성을 실감하고 싶어서이다. 그리고 자리를 옮겨서 브로드웨이(Broadway)로 가는 거다. <모타운 더 뮤지컬(Motown The Musical)>, 모타운 레이블의 역사와 그 쟁쟁한 소속 가수(다이애나 로스(Diana Ross), 스모키 로빈슨(Smokey Robinson), 마빈 게이(Marvin Gaye),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들의 음악을 듬뿍 담았다는 이 뮤지컬을 제대로 보고 온다. 록펠러센터(Rockefeller Center)의 옥상전망대도 빼놓을 수 없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을 포함한 맨해튼(Manhattan)의 야경을 나의 눈에 팍팍 담는 거다. 이곳저곳을 쏘다닌 후, 마무리는 타임스퀘어(Times Square)에서 한다. 타임스퀘어의 중심에서 힙합을 외치는 거다. 싸이(Psy)처럼 국제 가수는 못 되고, 잠깐 '국제 미친놈'이 되겠지만 뭐 어떤가? "New York"에서 제이다키스(Jadakiss)가 '당연한 듯이 받아들이면 안 돼, 삶은 너무 짧잖아. (And you can't take shit for granted, because life is too short)'라고 말하듯이 인생은 짧다. 즐기자.





#5 어딘가로 떠날 때 듣고 싶은 힙합/알앤비 '인적이 드물고 한적한 산'


▶ Who: Pepnorth
▶ Where: 인적이 드물고 한적한 산
▶ Song: Epik High (Feat. MYK) - Map The Soul


치열하게 시험기간을 보낸 뒤 방학이 찾아오는 이맘때면 나는 늘 불안하다. 돈과 시간을 투자하며 경쟁을 거듭하던 3개월은 성적표가 돼서 나의 수준을 가늠하려 들고, 그저 숫자에 불과했던 목표를 잃은 나는 희미해진 길 위를 정처 없이 거닌다. 그러다 보면 시간을 의미 없이 소비하기 마련이다. 언제부턴가 방학의 초입에는 항상 이런 작업을 반복했다. 나도 방학이 마냥 즐겁던 때가 있었다. 두 달이 넘는 자유 시간 동안 일은 간단히 하고 남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놀았다. 그래도 남는 게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나와 관련이 없는 이야기다. 학생이라는 신분과 취업이라는 의무 사이를 위태로이 줄타기하는 대학생에게 방학은 마냥 유쾌하거나 즐거운 시간이 아니다. 이렇게 위기감과 무력감을 동반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조금씩 똬리를 틀기 시작할 무렵, 더는 이렇게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지금껏 한 일과 앞으로 해야 할 일 사이에서 나란 사람에 관해 정리하고 싶어진다. 그럴 때 내가 찾는 곳이 바로 인적이 드물고 한적한 산이다. 어떤 산이든 상관없다. 낮이든 밤이든 비가 오든 말든 상관없다. 조용하고 한적해서 생각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괜찮다. 그렇게 찾아간 곳에서 책을 읽거나 이 노래를 들으며 생각에 잠긴다. 그러면 어느새 앞으로 그려야 할 지도가 서서히 눈앞에 떠오르기 시작한다.





#6 어딘가로 떠날 때 듣고 싶은 힙합/알앤비 '남양주'



▶ Who: GDB/ANBD
▶ Where: 남양주
▶ Song: YG (Feat. Jeezy, Rich Homie Quan) – My Nigga


누가 나한테 '니 할머니 어디 사시는데, 인마'하고 물으면 '남양주시 화도읍이요.'라고 답한다. 물론, 내가 남양주를 지배하지는 않지만, 여하튼 남양주가 내 고향이라는 이야기다. 낯선 곳으로 떠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탓에 내 여행지는 대부분 친가나 외가 등의 '할머니 댁' 선으로 굳혀지는데, 그중에서도 남양주가 짱인 이유는 가면 내 친구들이 존나 많기 때문이다. 애초에 지하철 한 번 타면 대성리고, 버스 한 번 타면 아무도 모르는 우리만의 피서지가 있는데, 굳이 멀리 갈 필요가 없다. 물놀이할 기분이 아니라면 친구들을 불러서 축구를 하면 된다. 걔네들은 축구를 존나 열심히 하니깐. 돈 없으면 내기 축구해서 따면 되고, 누가 골을 넣고 잘했든 간에 다 같이 나누고 말이다. 총이랑 여자, 돈만 없지 "My Nigga"의 YG 가사 그대로다. 다른 점이라면 여자랑 잘 해보려고 그러면 응원해주는 것 정도?



글 | 힙합엘이
신고
댓글 21
  • 7.28 16:18
    감사합니다 좋은 플레이 리스트!
  • 7.28 19:44
    마석우으리!
  • 7.28 23:11
    나태하다느껴질때 산올라가서 냉수한잔마시고 속차리면 좀 나아짐ㅋ
  • 7.29 00:50
    떠나진 못하겠지만 ㄸㅓ나고 싶으니 당장 들어봐야겠군요
  • 7.29 06:51
    잘 봤습니다!! 스웩!
  • 7.29 09:05
    남양주 스웩
  • title: [회원구입불가]GDB
    7.29 13:00
    남양주 최고 존나 짱
  • 7.29 13:23
    남양주와 My Nxxxx라니 ㅋㅋㅋㅋㅋ 스웩
  • 808
    7.29 15:50
    남양주에 사는 저는 my nigga를 듣겠습니다 털ㄴ업!
  • 7.29 20:23
    남양주스웩ㅋㅋㅋㅋㅋㅋ
  • 7.30 15:22
    남양주 보고 소름돋앗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스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7.30 19:36
    남양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7.31 13:23
    기승전 마 니거 ㅋㅋㅋㅋㅋㅋㅋ
  • 8.1 12:53
    남양주 스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title: MiguelHAE
    8.2 01:54
    남양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8.2 16:50
    맵더소울진짜오랜만..
  • 8.4 01:31
    파리는 mos def - im leaving 괜찮을듯
    대신 울적할꺼 같네요 ㅠ
  • 8.4 20:13
    뉴욕하면 제이지의 Empire of state mind..
  • 8.5 21:20
    진짜 멀리 떠날때는 devlin의 runaway도 괜찮을꺼 같네여
  • 8.10 13:07
    기차 하면 아웃캐스트의 더 트레인을 빼놓을수 없죠
  • 11.30 01:24
    새벽에 혼자차타고 흰색밝은가로등있는고속도로에서는 partynextdoor 노래들으면 진짜 개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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