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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The Isley Brothers - Go For Your Guns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4.07.24 13:36추천수 3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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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The Isley Brothers - Go For Your Guns

01. The Pride
02. Footsteps In The Dark
03. Tell Me When You Need It Again
04. Climbing Up The Ladder
05. Voyage To Atlantis
06. Livin' In The Life
07. Go For Your Guns


아이슬리 브라더즈(The Isley Brothers)는 형제들로 구성된 그룹임에도, 잦은 멤버 교체로 60여 년 동안 숱하게 많은 해체의 위기를 겪어 왔다. 하지만 여전히 건재하게 성공적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는 론 아이슬리(Ronald Isley)와 어니 아이슬리(Ernie Isley)가 듀오 체제로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이 그룹의 전성기는 여기에 창단 멤버 루디(Rudolph Isley)와 오켈리(O'Kelly Isley) 그리고 마빈(Marvin Isley)과 형제들의 처남 크리스 재스퍼(Chris Jasper)까지, 총 여섯 명으로 이루어져 있던 시기다. 이런 멤버 구성으로 활동을 한 것은 조금 더 앞섰지만, 공식적으로 이 여섯 명이 정식 멤버로 구축된 것은 1973년 작 [3 + 3] 때부터였다. 이 앨범으로 그룹은 최초로 플래티넘을 경험했다. 2년 뒤에는 [The Heat Is On]으로 더블 플래티넘의 달성과 함께 빌보드의 앨범 차트와 알앤비 앨범 차트에서 동시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해보려는 [Go For Your Guns]는 이로부터 2년 뒤에 발표된 앨범으로, [The Heat Is On] 때의 싱글 "Fight The Power"와 같은 차트 킬러 트랙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다채롭고 수준 높은 곡들이 수록되어 있는 명반이다. 다시 말해, 아이슬리 브라더즈가 음악계의 최정상에 있었을 때의 좋은 흐름을 훌륭하게 이어갔던 작품이라는 이야기다.
 
앨범의 싱글 "The Pride"를 먼저 살펴보자. 표면적으로는 당시의 아티스트들이 흔히 연주했던 훵크(funk)의 전형이지만, 내용은 사뭇 진지하다. 정치인들에게는 비판을 가하고 사람들에게는 자부심을 가질 것을 당부한다. 재미있게도 이 곡은 사회정치적 메시지를 담았던 60년대와 70년대 소울/훵크 음악들의 콘셉트를 합쳐놓은 듯한 형상이다. 60년대까지는 불합리한 세상에 억눌려 있던 흑인들에게 희망을 주며 스스로를 존중하라는 메시지를 설파했던 한편, 70년대에는 조금 더 주체적으로 행동하길 권고했다.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이 불러 더 유명해진 오티스 레딩(Otis Redding)의 "Respect"라든지 샘 쿡(Sam Cooke)의 "A Change Is Gonna Come"은 전자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고, 마빈 게이(Marvin Gaye)의 [What's Going On]과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Innervisions]는 후자를 대표하는 앨범으로 꼽을 수 있겠다.
 


♬ The Isley Brothers - Voyage To Atlantis
 
그렇다고 이 앨범이 무거운 내용을 다룬 것은 아니다. "Livin' In The Life"와 "Climbing Up The Ladder"는 훵크와 하드 록을 접목시킨 강렬한 곡이었고, "Voyage To Atlantis"는 아름다운 발라드 넘버였다. 특히, "Voyage To Atlantis"는 몽환적인 소리가 미세하게 흐르는 서정적인 슬로우 잼으로, 강렬한 록, 훵크 수록곡들로 느꼈을 피로를 덜어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단순히 이런 기능 정도로 "Voyage To Atlantis"를 분석한다면, 이 곡의 본질적인 즐거움을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 요즈음의 노래에선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소리의 탐미주의로 인도하는 이 곡은 우리를 순식간에 60, 70년대로 회귀시킨다. 60년대의 아름다운 멜로디와 기술의 발전으로 소리가 한층 다채로워진 70년대 말의 음향이 더해지면서 쉽게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환상적인 결과가 만들어졌다. 후렴구 등 특정 부분에 자극적인 소리를 활용해서 인위적으로 곡에 집착하게끔 유도하는 게 아니라, 소리에 본질적인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활용해 청자들로 하여금 더할 나위 없는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이 곡의 매력이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가장 애호하는 곡이다.
 
아마도, "Footsteps In The Dark"는 힙합 팬들이 [Go For Your Guns]에서 가장 주목하는 곡이 아닐까 싶다. 아이스 큐브(Ice Cube)의 정말 몇 안 되는 밝고 긍정적인 곡인 "It Was A Good Day"의 샘플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곡은 싱글로 채택된 적이 없다. 과거에 "Groove With You" 싱글 앨범의 비사이드(B-Side)에 수록되었을 뿐이었다.(심지어 "Groove With You"는 [Go For Your Guns]의 수록곡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 곡은 아이슬리 브라더즈의 대표곡으로 꼽히고 있으며, 수많은 곡에 샘플링되면서 다시 한 번 조명을 받을 수 있었다. 스럼 빌리지(Slum Village), 어셔(Usher), 라임패스트(Rhymefest), 앨리샤 키스(Alicia Keys), 제이 딜라(J Dilla) 등등, 많은 힙합·알앤비 곡에 "Footsteps In The Dark"의 멜로디가 사용되었다. 펑키한 연주 리프가 속도감을 뽐내기보다는 멜랑콜리한 서정성을 앞세웠고, 여기에 팔세토를 포함한 다양한 기교로 감정을 극대화하는 론 아이슬리의 가창까지 더해져 명곡이 되었다.
 
공식적인 기록만 쳐도 60여 년 동안 활동한 아이슬리 브라더즈는 시도해보지 않은 대중음악 장르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스타일을 섭렵했다. 그 다양한 스타일 중에서도 우리가 기대하는 아이슬리 형제들의 대표적인 사운드는 보컬 하모니를 중시한 훵크일 것이다. 본작은 소울, 알앤비, 록에 훵크 사운드를 균등하게 접목시키면서 다채로운 소리를 들려주지만, 그 다양함은 훵크라는 하나의 중심축에 연결되어 있어 유기적인 통일성을 형성한다. 이렇듯, 대중들이 원하는 음악을 완벽하게 이해하면서도 자신들의 색채를 잃지 않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관철시켰던 아이슬리 브라더즈의 [Go For Your Guns]는 그룹의 정점을 찍는 앨범이며, 흑인음악에 내재된 강렬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 조화를 동시에 이뤄낸 진정한 의미의 명반이다.


♬ The Isley Brothers - Footsteps In The Dark


글│greenplaty
편집│soulit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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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7.26 22:02
    명반 그 자체..아이슬리 브라더스의 존재는 음악을 직접 들어보지 않고서는 체감하기가 어렵다는 걸 알았습니다..아 진짜 최고!!
  • 7.29 02:26
    쏘울넘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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