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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LE Playlist: DJ Premier's Moments Of Truth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4.07.12 18:02추천수 4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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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Playlist] DJ Premier's Moments Of Truth

DJ 프리미어(DJ Premier, 이하 '프리모')가 한국에 온다고 한다. 그리고 직접 한국까지 와서 한국 아티스트와 작업을 한다고 한다. 힙합을, 그의 비트를 들어왔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한 일이다. 힙합을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프리모의 곡을 최소 몇 곡씩은 들어볼 수밖에 없고, 그의 팬이라면 앉은 자리에서 좋아하는 프리모 비트를 고르래도 열댓 곡은 술술 나올 것이다. 하지만 아직 그의 비트를 많이 들어보지 못한 이들을 위해! 그리고 그를 환영하기 위해! 필자들이 저마다 좋아하는 그의 곡들을 하나씩만 골라봤다. 마치 뷔페에서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 하는 억울한 상황처럼 모두가 아쉬움을 씹으며 고민 끝에 선택은 했지만, 당연히 안 실린 명곡들이 훨씬 많기에 "왜 이 곡이 없나요?", "이 곡은 왜 들어갔죠?" 같은 질문을 하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트랙도 함께 소개해 보자. 그리고 이 리스트를 통해 그의 음악을 더 접하고 싶다고 느꼈다면, 꼭꼭 더 많이 찾아서 들어보기 추천한다. 좋은 곡들이 너무나 많으니까 말이다.






Gang Starr - Work

갱스타(Gang Starr) 최고의 명반을 꼽으라면 역시 [Moment Of Truth]를 꼽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다. 프리모의 샘플링 작법은 이 앨범에서 가장 물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래서 [Moment Of Truth]는 골든 에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앨범으로 꼽히기도 한다. 앨범에는 "You Know My Steez", "Above The Clouds", "Moment Of Truth", "The Militia"와 같은 다른 명곡들도 존재하지만, 나는 "Work"를 이 앨범 최고의 명곡으로 꼽고 싶다. 3분이 채 안 되는 짧은 러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루프의 메인이 되는 짤막한 피아노 샘플은 충분히 중독적이고, 또 하나의 메인 샘플과 교차하는 구성을 통해 샘플링 작법만이 구현해낼 수 있는 그루브를 만들어낸다.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프리모 특유의 유일무이한 스네어도 여전하고 말이다. - Melo






Nas - Nas Is Like

나스(Nas)의 세 번째 앨범인 [I Am]의 첫 번째 싱글이다. 동시에 여러 가지 비하인드 스토리가 굉장히 잘 알려진 곡이기도 하다. 가만히 인스트루멘탈을 듣고 있으면 새가 짹짹거리는 인트로와 아웃트로, 기묘한 스트링을 지닌 루프만으로 이런 '개x명곡'을 탄생시켰다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 하필 새 소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잘 알려진 이펙트 소스나 퍼커션이 아닌 독특한 소리로 사운드의 공간을 채우는 것은 프리모의 전매특허이기도 하다. 스트링 샘플의 기묘한 출처도, 만들어지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도 놀랍다. 프리모는 루터교에서 나온 낡은 10인치짜리 레코드를 우연히 찾았고 곧 버리려고 했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그에게 해준 말, "버리기 직전에 턴테이블에 올려서 뭔가를 찾아봐라", 그 이야기를 듣고 그는 그 레코드를 다시 돌렸던 것이다. 원곡의 도입부의 단 8초만을 이용해 탄생시킨 "Nas Is Like"는 나스의 역량을 맥시멈에 가깝게 끌어올렸다는 점에서도 프리모가 최고의 힙합 프로듀서 중 한 명임을 새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 Bluc







Evidence - You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프리모는 더는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당연하게 여겨졌다. 이런 이야기는 이 곡이 수록된 에비던스(Evidence)의 앨범 [Cats & Dogs]가 나올 당시인 2011년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적어도 이 곡만큼은 그의 전성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리모의 곡이기도 하다. 이 곡에서 에비던스의 실력이야 두말하면 입이 아프고, 프리모도 그의 명성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미 힙합 신(Scene)에서 잔뼈가 굵을 대로 굵었고, "Clockwork"라는 명곡을 만든 경험이 있는 조합인 만큼 장르와 곡, 그리고 서로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여주는데, 무엇보다도 프리모의 샘플링과 에비던스가 서로 주고받는 듯한 형식을 유치하지 않게 풀어낸 부분이 가장 즐겁다. 최근에 이 둘은 다일레이티드 피플스(Dilated Peoples)의 이름으로 "Good As Gone"이라는 곡을 함께 하기도 했으니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GDB/ANBD







Joey Bada$$ - Unorthodox

1993년 발매된 KRS-원(KRS-One)의 앨범 [Return Of The Boom Bap]에서 프리모는 6개의 트랙에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이 앨범이 발매된 지 2년 후에 태어난 조이배대스(Joey Bada$$)는 2013년에 프리모의 프로듀싱으로 "Unorthodox"라는 제목의 첫 싱글을 발표했다. 트랩이 힙합 신을 장악하고 있던 시기이자 [Return Of The Boom Bap]이 발매된 지 20년이 된 해 발표된 이 '전통적으로 비전통적인' 곡은 지금 세대의 청자들에게는 '붐뱁의 귀환'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또한, 프리모가 직접 출연한 뮤직비디오도 재미있다. 사진과 영상을 섞고 그 위에 색을 입히고 그림을 그려 만든 듯한 이 뮤직비디오는 샘플을 골라 자르고 가공하여 비트를 만들고, 그 위에 래퍼들의 아카펠라를 스크래치하여 새로운 가사를 만들어 내는 프리모의 작업 방식 자체를 담은 듯하다. - Twangsta







Christina Aguilera - Ain't No Other Man

프리모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 이 둘만큼 쉽게 연결되지 않는 조합이 또 있을까 싶다. 한 명은 거리의 삶이 담긴 무수한 노래를 만들어 온 비트 장인이고, 다른 한 명은 디즈니 프로그램 출신의 아이돌 스타이다. 그러나 "뿌리로 돌아가겠다. (Back to basics)"라는 일념이 이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1940년대의 음악을 재현하고 싶었다거나 심장이 있는 음악이 그리웠다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당시 발언들은 그만큼 프리모의 음악에서 올드 스쿨의 생생함을 느끼고 있으며, 또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프리모는 "Ain't No Other Man"에서 자신의 방식으로 이 기대에 완벽히 부응해 보인다. 기발한 샘플 선택, 깨알 같이 들어간 스크래칭도 프리모스럽지만, 무엇보다 단단한 드럼 소리와 거기서 나오는 공간감이 새삼 감탄스럽다. - kwamedabust







Termanology - Watch How It Go Down

나는 프리모가 마치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의 상징적 인물인 스탠 리(Stan Lee)처럼 자신이 작업한 곡의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특히 라킴(Rakim), 나스 등과 함께했던 “Classic" 뮤직비디오에서 악기를 만지는 모습을 제일 좋아하는데, 이번 기회에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곡을 소개해 보고자 이 곡을 골랐다. 이 곡에서 프리모는 언제나처럼 턴테이블로 자신의 실력을 뽐내는 한편, 인트로에서는 터매널로지(Termanology)와 정겨운(?) 전화 통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 곡이 나온 배경도 멋지다. 프리모가 터매널로지의 이전 싱글 "This Is Hip Hop"의 팬이어서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것인데, 이처럼 프리모는 어느 정도 위치가 있는 프로듀서임에도 때가 맞고 마음이 맞을 때면 누구와든 함께하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 이 곡은 프리모 특유의 '두께'가 돋보이는 드럼을 기본 뼈대로, 그 가운데 뭔가 뭉클하게 하는 음률이 자리를 잡고 반복된다. 터매널로지 또한 당시 주목을 받던 래퍼답게 "나는 나 자신을 빅 펀(Big Pun)의 성스러운 부활이라고 생각해."라는 가사가 너무 허세가 아닐 정도의 좋은 랩을 했다. 좋음과 좋음이 곱하기가 되어서 '훌륭함'이라는 값을 낸 경우가 아닐까? - TExt







Big L (Feat. Big Daddy Kane) - Platinum Plus

빅 엘(Big L)의 두 번째 앨범인 [The Big Picture]의 네 번째 싱글 "Platinum Plus". 프리모는 인트로를 제외하면 이 곡과 "The Enemy"에 참여한 것이 전부지만, 그가 선사한 비트는 역사적인 앨범의 한 축을 담당하기에 충분하다. 이 곡에서 프리모의 간결하고도 날이 바짝 선 비트는 빅 엘과 빅 대디 케인(Big Daddy Kane)이 화려한 라임을 맘껏 뽐낼 수 있는 훌륭한 놀이터가 된다. 그와 동시에 '거리와 랩'이라는 주제를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논하는 두 래퍼를 완벽하게 포용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재미있는 사실은 다소 거친 주제를 담고 있는 이 곡의 바탕으로 쓰인 원곡이 감미로운 재즈 넘버 "My Funny Valentine"과 아이작 헤이즈(Isaac Hayes)의 부드러운 소울 넘버 "A Few More Kisses To Go"라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기도 하면서 멋지다. 프리모가 만든 비트 위에서 탄탄한 라임을 뽐내며 달리는 빅 엘과 빅 대디 케인. 이런 광경을 과연 어디서 다시 볼 수 있을까. 불후의 명곡이라는 찬사를 받는 곡은 아니지만, 그 누구도 쉽게 지나칠 만한 곡은 아니다. - Pepnorth







Capone-N-Noreaga - Invincible

프리모가 골든 에라의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셀 수 없는 명곡을 탄생시킨 것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그중에 독특한 기억이 남아 있는 곡을 골라보기로 했다. 바로 "Invincible! Untouchable! CNN!"으로 시작되는 이 노래, "Invincible"이다. 이 곡은 2000년 발매된 캐폰 앤 노리에가(Capone-N-Noreaga)의 2집에 수록된 트랙으로, 앨범에 대한 평은 전작만 못했지만 이 트랙 하나만큼은 굉장하다. 어떤 농구 동영상에서 이 비트를 처음 들었는데, 시원시원한 플레이 화면과 목소리, 비트가 굉장히 잘 어우러져 신 나게 봤던 기억이 난다. 프리모의 전매특허 드럼 루프는 때로 지루하다는 이야기도 듣는데, 이 곡은 들썩이는 BPM에 심플한 베이스와 소스들, 소울풀하게 치고 빠지는 보이스 샘플의 완벽한 조화 때문에 금방이라도 듀렉 쓴 흑형이 튀어나와서 농구공으로 간지 드리블을 펼칠 것 같은 경쾌한 느낌을 준다. 운동할 때 들어도 좋다. - soulitude




글ㅣ힙합엘이

편집ㅣsoulitude,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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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7.12 19:33
    전부 노래들이 구우웃
  • LE
    7.12 19:34
    나스라잌나스라잌
  • 2 7.12 20:10
    Common - The 6th Sense
    Jeru The Damaja - Come Clean
    Royce da 5'9" - Boom
    Classic (DJ Premier Remix)
    JAY Z - So Ghetto
    Rakim - When I be on the Mic
    Mos Def - Mathmatics
    Notorious B.I.G. - Ten Crack Commandments
    등등
    수 많은 전설들과 작업을 해온 프리모의 주옥같은 명곡들이니 만약 프리모를 이번계기에 접하신다면 스텝분들의 추천곡과 더불어 같이 들어보세요!
  • JWY
    7.12 20:59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곡들 다 즐겨 듣는 곡이네요.
    개인적으로 dj cam의 voodoo child (dj premier remix)를 제일 좋아합니다.
  • 7.12 22:53
    캬 진짜 미치는곡들
  • 7.13 19:45
    터마널러지는 진짜 리얼
  • 7.13 22:40
    Reks 25th hours도 정말 괜찮게 들었었던..
  • 7.14 08:48
    프로듀싱하고도 까인
    kick in the door도요 ㅋㅋㅋ
  • 8.3 09:49
    터매놀로지 진짜 미친 랩 보인다;
    커리어의 전체를 저런 랩으로만 가득채웠다면 나스랑 어깨를 견줬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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