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를 제외하고도 상당히 많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래퍼들을 적어 봤다.이런 주제에 항상 치트키처럼 등장하는 Tablo, Verbal Jint 같은 사람들은 제외하고...
1. P-Type
" 누가 늙었는가 골라내 손가락으로 학살했지
망자 수에 예술가 수를 합산했지
제일 많이 당한 건 거리 악사랬지
그래... 내 아버지도 악사랬지... "
" 처음부터 난 팔자가 억센 종자
난 네안데르 계곡 마지막 생존자
절대 순종적으로 살긴 싫어 종적 감췄던 난
종족 마지막 생존자 "
< P-Type - 네안데르탈 ( feat. MINOS, Justhis ) 中 >
" 난 아직도 초라한 나그네. "
< P-Type - 돈키호테2 ( feat. 바버렛츠 ) 中 >
" 내 미제 잠바 주머니에는 담배 가루붙은 지폐 몇 장과
노트엔 늘어붙은 시궁창을 위한 찬가.
끊었던 술장과 다시 마주한 밤, 씨#... 이것도 팔자인가..."
< P-Type - 광화문 ( feat. 태완 ) 中 >
" 설움이 넘쳐 고이는 분노 위를 걷고 있는 MC들은 말하라.
불타는 가슴 속 타협하지 않는 의지를 말하라.
그대 혀 끝에 거듭되던 문장들을 이제 무대 위에서 더 크게 말하라."
< P-Type - 힙합다운 힙합) 中 >
P-Type 이라는 래퍼가 등장할 당시엔, Rhyme과 Message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해도 될 정도로, 한국어 Rhyme 체계는 다져지는 단계였으나, P-Type은 보란듯이 Rhyme과 Message를 전부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주장했듯이 자신의 Rap을 하나의 Drum으로 생각하듯, 투박하고 딱딱한 Flow를 보여주지만, P-Type의 Rap은 흡사 장인이 새긴 듯한 가사를 곱씹는 맛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에 따라선 Old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필자는 그 단어보다는 Classic이라는 이름으로 P-Type을 정의하고 싶다. P-Type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작업물들은 두고 두고 들어도 다른 느낌을 전해 주기 때문에. 실제로 ' 돈키호테 ' 나, ' 광화문 ' 같은 곡은 처음 들었을 때와, 몇 년이 지난 지금, 내게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곡들이기에.
2. Take One
" 이제는 잘난 체 할 때가 아닌 보여줄 때. "
< TakeOne - Fine ( feat. Ugly Duck ) 中 >
" 이건 디스 아닌 우리가 가진 공통된 문제
힙합 대중화. 힙합이 준비물이자 숙제.
다들 다 싱글, 인기 있는 여자 보컬을 써.
' 지네가 힙합이래, 따먹지도 못 하면서. ' "
< TakeOne - Recontrol 中 >
" 나는 방금 다른 랩퍼들과 차이 뒀지.
이런 말을 하는 나 역시 똑같아 졌지.
랩쟁이들
다, 거짓말 쟁이들. "
< New Champ - 쟁이들 ( feat. Basick, San E, Chillin Ovatime, Deepflow, Microdot, TakeOne ) 中 >
" 우리 똑똑한 고등학생 친구들아 대신 가사 적어줘.
어차피 몰라 중학교 2학년보다 수준 떨어져.
좋아요 숫자와 더 많은 추종자가
더 중요해졌어. 어쩔 수 없어.
행사가 밥 먹여줘.
나도 궁금해, 떡고물이 얼마나 떨어질까.
실력보다 연줄을 더 많이 값 쳐주니까.
대부분 대중은 내 박자도 전혀 못 느꼈으니까.
대부분 대중은 잘 생긴 얼굴 봐야만 느꼈으니까. "
< Jay Park - Who the F*ck is U ( feat. B-Free, TakeOne ) 中 >
" 아니, 전혀 다르지 않았지.
사실 나도 다르지 않았지.
나 역시 현실에 굴복, 침묵에 숨어,
내 단어들은 서서히 물들어.
더는 구별하지 못 할 것만 같아, 어떤 차이가
내 안에 남아있는 지 흐릿해져 가지만.
아직 변하기 전, 타협하기 전,
당신의 음악의 영향이 아직 나에게 남아있어. "
< TakeOne - 암전 中 >
필자가 TakeOne이라는 래퍼에게 크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다름 아닌 Control 대전 당시 나왔던 ' Recontrol ' 이라는 곡을 듣고 나서였다. 이 전의 나왔던 곡이 전부 공격성만을 갖고 있던 느낌이었다면, TakeOne의 Recontrol은 냉철한 태도로 ' Bar ' 를 올린 Swings 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기에 당시 한국 힙합 씬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점에 대해서 콕 집어 이야기하는 것부터 충격을 받았다. 한국 힙합에서 손 꼽을 만큼 거대한 이 디스전이 끝나고서 몇 안 되는 승자로 평가를 받기도 하며 부상한 그는, 이후 Keith Ape의 ' Korean Rap Sucks ' 에 대한 Diss 곡, ' Come Back Home ' 과 그 후 계속해서 예고만 하다 세상에 내보낸 1집, ' 녹색 이념 ' 까지 거치며 자신의 스타일이 확고해진 TakeOne은 여러 피쳐링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란 듯이 내뿜는다. 그렇기에 그가 예고한 2집 ' 상업 예술 ' 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TakeOne의 가사는 흡사 냉철히 이 바닥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밀고자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을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그 사람들과 거리를 두지 않는다. 과연 사랑 이야기를 위주로 담을 거라던 ' 상업 예술 ' 에서는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까.
3. 개코
" 야근을 밥 먹듯 아침은 안 먹듯,
하며 소화제를 달고 사는 더부룩한 날들.
약간의 조증. 폐쇄 공포증.
혼자 뿐인 넓은 집.
냉장고엔 인스턴트 식품.
혀 끝에 남은 조미료 맛이 너무 지겨워.
그가 간절하게 생각나는 건 바로. "
< Dynamic Duo - 어머니의 된장국 ( feat. Ra.D ) 中 >
" 내 Rap을 들으면 Jay-Z도 빡돌아.
초긴장 상태, 효도르도 바짝 쫄아.
북한은 핵 포기, 일본은 독도 포기.
이건 본보기, 잘 들어, 이 놈의 새싹들아."
< Dynamic Duo - Trust me ( feat. Supreme Team ) 中 >
" 난 훈민정음 Dribbling을 Messi처럼 잘해요.
깨달음이란 골대에다 랩이란 볼을 차네요.
느낄 수 없다면 무시란 칼을 가져와서
이 Scene에 족보에서 개코란 이름을 파네요."
< Bizzy - Movement 4 ( 꺼지지 않는 초심 ) ( feat. V.A ) 中 >
" 배고픈 거보단 아픈 게 문제인
이 바닥이지만 난 정치인이 아니야.
그저 영원히 내 삶이 사각팬티 안에 바람
같은 기분이길 바라. 뭐 하러 빡빡하게 살아."
< Dynamic Duo - 요즘 어때? ( feat. Dean ) 中 >
오늘의 힙합에서 좋은 랩 가사를 이야기할 때, Deepflow가 이야기한 것 중, ' 다수의 생각을 평균치로 압축해 표현한
것 같은 것이 다름 아닌 개코의 가사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필자 역시 그 생각에 굉장히 동의하는데, 특히 다이나믹 듀오
8집 ' Grand Carnival ' 에서는 이와 같은 개코의 장점이 극대화되었다고 생각한다. 비록 솔로 앨범이 2CD로 나왔으나 그 다지 좋은 평가를 듣지는 못 하였지만, 기회가 된다면 그의 2집이 꼭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필자에게 개코는 언제 든지 현역이고, 지금까지 보여줬음에도, 언제든지 더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 개인적으로 119 Remix에서 개코 부분도 상당히 잘 들었다. 여유로운 랩핑인 듯 하면서 그 짧은 8마디에 담은 Message는 워낙이 강렬했기에... )
4. Dok2
" 욕 안 한다더니 욕한다고 지랄.
그럼 어찌 되나 보자, 옛다, #까, 씨#.
이제 추락하냐, 이미지? 이제 활동 못 해?
니들이 띄워줬다며, 그럼 나 이제 #돼?"
< Dok2 - 말 조 심 中 >
" 여전히 나의 허리춤은 엉덩이 아래.
내 어릴 적 영웅의 부탁에 난 거절은 안해.
99년 나의 주머니 속 Drunken Tiger Tape.
들고 탔던 엘레베이터에서 마주 쳤던 때.
알아버렸지. Yeah, Imma Die legend.
돌아가신 외할머니 장례비를 다 내준
빈털터리 시절. 내게 처음 곡비를 준 건 바로 Him.
역사를 바로 손날에다 평생 새겨 버렸지.
오늘 날 우린 Beverly를 같이 걸어가.
오늘 난 롤스로이스 타고 의정부로 가.
That's Gangsta. That's that Real Hiphop Shit.
Feel Ghood, Ilibition, let's rock, shit."
< Drunken Tiger - 이름만 대면 ( feat. MC Meta, Dok2 ) 中 >
" 좋은 집에 살아도 내 빌딩은 없네.
좋은 차를 끌어도 다 리스라던데.
인기는 많아도 상위 차트엔 없대.
한 가지 확실한 건 Man, I came from Nothin.
언제부터 좋은 래퍼란 게 1위가 몇 개.
명성 따위로만 쉽게 가치가 적게 매겨지는 진
몰라도 그런 잣대로 여태,
잘 나가 보이기 위해 살지는 않았었네. "
< Dok2 - Rollercoaster ( feat. 조원선 ) 中 >
" 내 키와 나의 가방 끈은 비록 남들보단 짧아도
천재는 99프로의 노력, 잘 알아둬.
살아온 환경이 그리 부유하진 않아도.
단 한번도 절대 난 부모님 탓하지 않았고."
< Dok2 - That's me ( feat. Rado ) 中 >
Dok2의 단점 중 하나로 몇몇 사람들이 꼽아왔던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일관된 주제로만 랩을 한다는 말이 많았다. 하지만 내가 아는 Dok2는 그 어떤 래퍼들 보다 리얼한 가사를 써왔고, 자기 자신을 전혀 가릴 것 없는 가사를 써온 리얼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래퍼이며, 예전 1집에선 사회적 문제를 다루기도, 사랑 노래도 앨범에 담기도 했고, 심지어 ' Love & Life, The Album ' 이라는 앨범은 랩 주제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의견과는 전혀 반대되는 주제로 담은 앨범이었다. 이 후로도 Hustle하는 래퍼의 대표 주자답게 다량의 작업물을 뽑아내던 그는,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진화해서, 지금에 와서는 ' 완전체 래퍼 ' 가 되었다. 쇼미더머니에서 Code Kunst가 했던 이야기처럼 그냥 래퍼. 다른 수식어는 필요없을 정도로.
물론 이건 필자의 주관적인 기준이고, 이 4명의 래퍼들을 제외하고도 랩 가사를 잘 쓴다고 생각하는 래퍼들은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사들을 뽑으며 이 래퍼들을 꼽았으며, 최근 추세가 가사의 의미보단, 곡의 분위기에 맞추어 가사를 짜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되어 비교적 가사의 내용의 중요도가 많이 내려간 것에 대해 ( 비록 유행에 못 맞추는 꼰대스러운 말이지만 ) 아쉽기에 이러한 글을 남긴다.
또 버벌진트 설명생략
특히 테이크 원 가사가 정말 묵직해요. 유머 하나도 없이 사실을 적나라하게 전부 까발리는 듯한 내용이라서 더 그런 것 같은 느낌이죠.
개인적으로 저기에 타블로 이센스
그리고 뱃사공 재달 가사가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숨을 언제 쉬나 할 정도로...
코스모스 앨범 낸 일리닛, 말조심에서 제대로 클래스 건재를 입증한 도끼, 비와이도 전달하는 가사 잘 쓰는거 같구요. 저스디스도 가끔 너무 꼬아서그렇지 직설적으로 가사 쓰는거 보면 천재
도끼는 그다지 공감이 가진 않네요 그래도 잘쓰긴함
딱 듣자마자 소름이 돋져.
그래서 5집은 언제....
화지랑 던말릭도 가사 진짜 잘 쓴다고 생각해요.
요즘 트렌드에 어울리는 번뜩이는 센스 측면으로 보면 수퍼비나 해쉬스완도 잘 쓰는 것 같고
수퍼비야 워낙 순간적인 센스가 살아있는 가사를 잘 쓴다는 건 알았지만, 진짜 모든 능력치가 평균적으로 대폭 상승해서 어떤 부분에서도 부족한 점을 따질 수가 없는 것 같아요. 해쉬스완 가사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자랑도 평범하지 않게 하는 것 같아요, 해쉬 스완은.
엄마에겐 음악소리가
얼마나 슬펐을까
재키와이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가장 관심 깊게 보는 래퍼 중 한 명인데, 주제도 그렇고 스타일이 가사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사 하나하나에도 뭘 담아내려는 흔적이 보여서 좋아요.
화나의 껌을 듣고 " 와, 진짜 가사 잘 쓰는구나. " 라고 감탄했던 기억이 나네요. Harmony에서도
나와 너, 남과 여, 아이와 노인, 마음과 몸, 가까움과 멈, 시간과 공간,
땅과 공중, 달과 볕, 안과 겉, 다음과 전, 시작과 정지,
칭찬과 멸시, 참과 거짓, 앎과 모름, 잘 잘못, 감과 고, 다와 소,
악과 선, 아와 적, 반과 정, 암과 명, 야와 여, 짝과 홀,
탄과 멸, 만남과 결별, 차가움과 열, 세상은 천차만별.
상반성의 공존을 위해 알아야 할 건 다양성.
이 라인듣고 처음에 소름이 돋았어요. 이런 가사는 화나니까 쓰는 가사라고 생각했구요.
또 버벌진트 설명생략
녹색이념 다시 들으러 갑니다
저는 화지랑 이센스가 꾸준히 잘쓰는거 같네요.
취향은 다르지만 김태균 저스디스도 잘쓴다고 느껴요
개코만큼 일상적인 언어와 표현, 다양한 주제로 재치있고 공감을 일으키는 가사를 쓰는 아티스트가 드물죠
동세대 최고의 리릭시스트인 버벌진트가 항상 진짜배기 한국힙합이라고 극찬했고, 다음세대의 리릭시스트인 넉살도 (본인이 항상 다듀가 최고라고 밝혀왔으니 당연하지만) 가사를 보면 개코의 영향이 엄청나게 느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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