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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이크, 에이셉 라키, 제이콜의 후임은 누구?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8.11.07 03:15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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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바뀌는 트렌드 속에서 신선함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몸집을 키운 래퍼들은 시대의 흐름을 이끄는 젊은 거장으로 거듭났다. 장르 팬들에게 꾸준히 언급되는 드레이크(Drake), 에이셉 라키(A$AP Rocky), 제이 콜(J. Cole),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가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이들은 풋풋함이 묻어나던 2010년대 초 커리어 초기를 벗어나 이제는 새로운 세대의 래퍼들에게 귀감이 되는 위치로 올라섰다. 또, 그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어린 별들을 서포트하고 있다. 어느덧 멘토가 된 선임 격의 래퍼들, 그리고 그들의 총애를 받고 있는 후임 래퍼들을 함께 소개해본다. 단, 켄드릭 라마의 주변에는 동반 입대자들만 수두룩한 관계로 아쉽게도 리스트에서 제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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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VO 사단 - Drake & Roy Woods

매일같이 기록을 갈아치우며, 세계를 무대로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드레이크. 이제 따라올 자가 없을 정도로 체급이 굉장하다. 그런 그의 떡잎을 알아봐 준 고마운 스승(?)이 있으니 최근 [Tha Carter 5]로 오랜만에 씬에 돌아온 YMCMB의 간판 릴 웨인(Lil Wayne)이다. 릴 웨인은 레이블 계약 전부터 드레이크의 재능을 알아봤다. 드레이크의 데뷔 초부터 2015년 [If You’re Reading This It’s Too Late]까지, 꾸준히 앨범에 직접 참여하며 전폭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드레이크 역시 릴 웨인의 수많은 히트 싱글 위에 목소리를 보태며 은혜에 제대로 보답했다. 둘이 함께한 “Right Above It”, “The Motto”, “Love Me” 같은 트랙들이 전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으니 무서울 것이 없었다. 릴 웨인의 보살핌 아래 명성을 한껏 끌어올린 드레이크는 점차 독립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2016년 네 번째 정규 앨범 [Views]를 발표할 즈음, 그는 자신이 설립한 레이블 OVO 사운드(OVO Sounds)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Views]는 OVO 사운드 특유의 어스레한 분위기가 가득 묻어난 앨범이었는데, 이후 비슷한 무드를 만들어내는 아티스트들이 레이블에 합류하며 OVO 사운드의 색깔을 점차 굳혔다. 인하우스 프로듀서인 나인틴85(Nineteen85)가 전면에 나서는 알앤비 듀오 디비전(dvsn), 얼마 전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앨범에 참여하기도 한 파티넥스트도어(PARTYNEXTDOOR) 등이 드레이크의 지휘 아래 놀라운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듯 서로 다른 색채를 가진 소속 아티스트들이 차례로 빛을 발하니, 이제는 OVO 사운드가 완성형 레이블이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중에서도 드레이크의 직접적인 지지를 받으며 천천히 성장 중인 ‘기린아’가 있다. 가녀린 음색과 함께 당장이라도 누나 팬들의 품에 안길 것 같은 소년 로이 우즈(Roy Woods)다.

♬ Roy Woods (Feat. Drake) - Drama

로이 우즈는 2015년, 드레이크와의 레이블 계약을 따내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 또한 많은 신인 아티스트들과 마찬가지로 사운드클라우드에 개인 작업물을 공개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방식은 같았으나, 확연히 월등했던 깜냥은 감출 수 없었다. 피비알앤비 사운드를 골격으로 한 그의 음악은 여느 아마추어들과 비교해도 짙은 색깔을 가지고 있었고, 끝내 드레이크의 눈에 들며 OVO 사운드와 손을 잡는다. 이후 로이 우즈는 OVO 사운드 라디오(OVO Sound Radio)의 첫 회차에서 데뷔 싱글 “Drama”를 선보이는 기회를 얻었다. 자신 있는 작업물이었던 만큼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레이블의 색깔이 묻어나는 서늘한 사운드 위에서 로이 우즈만의 가느다란 보컬이 제철 새우처럼 펄떡였으니, 드레이크의 피처링을 보고 찾아온 팬들도 그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었다. 성공적으로 씬에 데뷔한 로이 우즈는 각각 한 장의 믹스테입과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선임 드레이크처럼 루키 시절을 넘어 이제는 기성 아티스트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드레이크는 늘 주변 후임들에게 아낌없이 도움을 주는 편이다. 아이러브마코넨(iLoveMakonnen), 블락보이 제이비(Blocboy JB), 릴 베이비(Lil Baby) 같은 신예들은 그와 작업하며 단숨에 인기 대열에 올랐었다. 그럼에도 로이 우즈는 드레이크에게 가장 큰 총애를 받는 아티스트다. 수많은 신인 중 드레이크가 직접 스카우트에 나선 아티스트는 로이 우즈가 유일하다. 2016년에 이어 올해 진행한 드레이크와 미고스(Migos)의 투어에서도 그에게 오프닝을 전적으로 맡긴 점이 이를 방증한다. 단발적인 인기를 얻게 해준 다른 신예들과 달리 멀리서 천천히 지켜보며 로이 우즈의 성장을 돕고 있는 드레이크. 로이 우즈에게 '아빠 군번’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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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WGE 사단 - A$AP Rocky & Playboi Carti

기록에 드레이크가 있다면, 트렌드에는 에이셉 라키가 있다. 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인데, 그는 데뷔 이래 남다른 감각으로 항상 유행의 최전선에서 추종자들을 거느렸고, 그 영향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세상 혼자 사는 듯한 멋을 뽐내니 그냥 어디선가 툭 떨어진 건 아닐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에이셉 라키에게도 영향을 준 멘토는 존재한다. 맙 딥(Mobb Deep), UGK와 우탱클랜(Wu-Tang Clan) 등 그가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선배들은 미국 동부와 남부에 고루 퍼져 있다. 내로라하는 레전드들 사이에서도 쓰리 식스 마피아(Three 6 Mafia)의 쥬시 제이(Juicy J)가 에이셉 라키에게 의미하는 바는 유독 커 보인다. 2014년 발매된 싱글 “Multiply”를 기점으로 쥬시 제이는 에이셉 라키의 디스코그라피 안에서 지금까지도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공동으로 참여한 피처링까지 합치면 함께한 트랙만 총 여덟 곡이다. 개중에는 쥬시 제이의 추임새나 나레이션만 들어간 곡도 있다. 그런데도 크레딧을 꼬박꼬박 챙겨주는 걸 보면, 쥬시 제이를 향한 에이셉 라키의 ‘선임 사랑’이 유별나게 다가온다. 그렇다면 에이셉 라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후임은 누구일까? 에이셉 맙(A$AP Mob)이 새롭게 런칭한 레이블 AWGE에서 그 주인공을 찾을 수 있다. 에이셉 맙의 이름을 버리고 설립된 데다 유일한 규정이 'AWGE가 무슨 뜻인지 밝히지 말라'일 정도로 쿨함을 자랑하는 이 신생 레이블에서는 굳이 ‘A$AP 타령'을 하지 않는 아티스트들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중 현재 AWGE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한 폭 더 넓혀주는 래퍼가 있다. 이름 앞에 ‘A$AP’을 붙이지 않아도 에이셉 맙 계열 멤버들이 알아서 홍보해주는 남자, 멈블 래퍼들 사이에서도 넘볼 수 없는 위치를 사수하고 있는 플레이보이 카티(Playboi Carti)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 Playboi Carti (Feat. A$AP Rocky) - New Choppa

2015년 발표한 “Broke Boi”로 처음 이름을 알린 플레이보이 카티. 선임 에이셉 라키가 약과 관련한 테마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돕함을 주 무기로 내세웠다면, 후임인 그는 한 단계 더 진보한 음악을 자랑한다. 에이셉 라키의 ‘약쟁이’ 음악을 넘어 ‘약’ 그 자체라고 하면 꼭 맞겠다. 맥 없이 특정 구절을 반복하는 그의 랩 스타일이 청각적 마약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제 갓 들어봤다면 이게 음악이냐면서 역정을 낼 수도 있다. 그러나 2017년 최고의 랩 앨범 리스트에서 뛰노는 영광은 절대 운으로 거머쥔 게 아니다. 플레이보이 카티는 이내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기 시작했고, 우린 그저 그를 진작 알아본 에이셉 라키의 안목에 박수를 보내면 될 뿐이다. 에이셉 라키의 지원은 2017년 발표된 플레이보이 카티의 메이저 데뷔 믹스테입 [Playboi Carti]의 발매 전후로 뚜렷하게 드러난다. 플레이보이 카티는 2016년, 에이셉 맙의 이름으로 발표된 첫 단체 앨범 [Cozy Tapes, Vol. 1: Friends]에서 두 곡에 참여했다. 이후 솔로 작품과 함께 이름을 널리 알린 그는 두 번째 단체 앨범 [Cozy Tapes, Vol. 2: Too Cozy]의 발매 시점엔 AWGE의 핵심 멤버로 성장하며 일곱 곡에 이름을 올렸다. 에이셉 라키와 함께 싱어송라이터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의 “Summer Bummer”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곡은 특히 플레이보이 카티를 향한 에이셉 라키의 사랑이 가장 사무치게 느껴지는 트랙이라고 볼 수 있다. 곡 안에서 플레이보이 카티는 놀랍도록 '여!'라는 소리와 '웻!'이라고 들리는 특유의 추임새만을 반복할 뿐이다. 그 외에는 딱히 비중이 없어 녹음실에 들어가긴 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럼에도 에이셉 라키는 피처링 목록에 당당히 그의 이름을 올렸고, 동등한 크레딧을 나눠 가지기로 선택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에이셉 라키는 후임 플레이보이 카티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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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Dreamville 사단 - J. Cole & Bas

기록에는 드레이크, 트렌드에는 에이셉 라키. 제이콜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젊은 거장으로 불릴 수 있는 무기는 무엇일까? 유행하는 사운드를 좇지도, 갖가지 프로모션을 펼치지도 않는 그에게 세상이 열광하는 건 진정성 덕분일 것이다. 2007년 발표된 제이콜의 데뷔 믹스테입 [The Come Up]에서부터 그가 바라보는 방향은 일찌감치 드러났다. 나스(Nas), 칸예 웨스트, 컨세퀸스(Consequence), 커먼(Common), 제이지(JAY-Z) 등 묵직한 아티스트들의 비트 위에 랩을 뱉은 제이콜에게는 그들의 대를 이을 만한 가능성과 야망이 엿보였다. 놀랍게도 그중 제이지가 그에게 직접 러브콜을 보냈고, 제이콜은 제이지의 레이블인 락 네이션(Roc Nation)에 합류한다. 2013년부터는 칸예 웨스트의 [Yeezus]와 정면으로 맞붙은 [Born Sinner], 음악적 방향을 견고히 다진 [2014 Forest Hills Drive]같은 굵직한 수작들을 발표하며 현재 힙합 씬을 이끄는 핵심 인물로 올라섰다. 이 번듯한 성장 스토리 안에는 어떠한 사건도, 불화도 존재하지 않는다. 제이콜의 굳건한 의지와 진정성만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였을 뿐이다. 그가 설립한 레이블 드림빌(Dreamville)은 그런 제이콜의 모습을 꼭 빼닮았다. 드림빌은 돈보다는 낭만을, 순간의 이익보다는 나아진 세상을 꿈꾸는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행보는 단순히 음악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자선 사업을 펼치고 독서 클럽을 운영하는 등 드림빌은 손수 움직이며 세상을 밝혀가고 있다. 이는 제이콜의 선한 면이 오버랩되는 아티스트들이 그의 곁을 지키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단적인 예로는 서서히 이름을 알려가는 중인 J.I.D, 코즈(Cozz), 어스 갱(Earth Gang)이 있다. 여기에서 제이콜의 맞후임을 꼽자면 아무래도 '인생 살 줄 아는 녀석' 바스(Bas)가 아닐까 싶다.

♬ Bas (Feat. J. Cole) - Tribe

프랑스 태생이자 수단 계열의 미국인 바스는 독특한 배경만큼이나 오묘한 스타일을 자랑한다. 요즘 세대의 다른 래퍼들이 눈에 힘을 풀고, 칠함을 뽐내는 것과 달리 꾸미지 않은 나른함이 음악에 자연스럽게 묻어난다고나 할까. 이런 그의 강점은 여유로운 세션 사운드 위에서도, 촘촘한 트랩 비트 위에서도 각각 모습을 달리하며 발휘된다. 바스만의 그 재능을 단번에 알아본 이가 제이콜이었다. 바스의 친형은 제이콜의 매니저이자 드림빌을 함께 세운 공동 설립자였다. 자연스레 만남을 자주 가질 수 있었던 제이콜과 바스는 음악으로 통하게 된다. 바스의 말에 따르면, 제이콜은 음악을 막 시작하려 하는 그에게 아낌없이 피드백하고 칭찬해줬다고 한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처음 말해준 이가 바로 제이콜이었다고. 말뿐만이 아니었다. 마치 제이지가 무명 시절의 자신을 믿고 거둬준 것처럼 제이콜은 바스의 가능성을 높게 사 그를 드림빌에 초대한다. 실제로 바스가 발매한 세 장의 앨범에는 제이콜이 모두 참여했다. 2집 [Too High to Riot]과 얼마전 발매된 3집 [Milky Way]에 수록된 싱글 "Night Job"과 "Tribe"에서는 둘의 시너지가 어느 때보다 돋보인다. "Night Job"은 긴장감 도는 트랩 사운드를, "Tribe"는 칠함이 돋보이는 기분 좋은 사운드를 품고 있다. 이에 두 래퍼의 시원시원한 발성과 솔직한 가사가 어우러지며 앨범의 하이라이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만약 "Tribe"의 긍정적 에너지에 이끌렸다면 바스의 앨범 전체에도 귀를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싶다. [Milky Way]는 아티스트로서의 바스를 정의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궤도에 오른 수작으로, 그가 받았던 기대에 부응할 만한 훌륭한 작품이다. ‘꿈동네’ 드림빌에서 [Milky Way]로 꿈을 이루게 해준 제이콜과 꿈을 이룬 바스의 선후임 관계, 이 정도면 동화책으로 나와도 베스트셀러 감이 아닐까?


CREDIT

Editor

snob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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