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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아티스트 열전 - Ty Dolla $ign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7.10.29 03:59추천수 8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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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이마에 긴 머리, 큰 눈에 푸른빛 눈동자. 타이 달라 사인(Ty Dolla $ign / 본명 Tyrone William Griffin Jr.)의 특징 뚜렷한 외모는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했다. 그러나 꽤나 많은 이가 외모가 아닌 중독적인 목소리를 들었을 때 그에게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처음 모습을 보였을 때, 구수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독특한 보컬 스타일과 귀를 단번에 사로잡는 독특한 보이스 톤은 그에 대한 궁금증을 촉발시켰다. 본인 스스로를 래퍼가 아닌 싱어이자 송라이터, 프로듀서라 말하는 이 남자. 어느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고 본인의 매력을 끼 흘리듯 계속해서 발산하는 이 남자. <XXL FRESHMAN CLASS 2014>로도 선정되고, 이후 꾸준히 상승가도를 달리는 이 남자. 타이 달라 사인이 그간 어떤 길을 걸어온 아티스트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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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로 음악을 시작한 아이


LA 출신의 타이 달라 사인은 많은 아티스트가 그랬듯 어린 나이에 음악을 접했다. 음악 조기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밴드 레이크사이드(Lakeside) 출신의 아버지 타이론 윌리엄 그리핀(Tyrone William Griffin)의 영향이 컸다. 그는 아버지가 속한 밴드와 어울리며 소울 음악에 처음으로 흥미를 가졌다. 실제로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자신에게 영향을 준 아티스트로, 투팍(2Pac), 제이딜라(J Dilla), 모스 데프(Mos Def), 탈립 콸리(Talib Qweli)와 같은 힙합 아티스트의 이름도 꺼냈지만, 더 나아가 프린스(Prince)나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 Fire) 등도 이야기하며 다양한 음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흥미로운 건 지금이야 독특한 보컬의 소유자로 인식되지만, 어릴 적 그의 모습을 보면 오히려 연주자나 프로듀서의 모습에 가까웠다는 점이다. 타이 달라 사인은 굉장히 많은 악기를 다룰 줄 안다. 베이스를 가장 먼저 배우며 음악을 시작했고,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베이시스트였던 루이스 존슨(Louis Johnson)에게 베이스를 배운 적이 있다고. 이외에도 키보드, 기타, 드럼, 등을 다룰 줄 알며, 14살 때는 아버지가 사준 MPC로 처음 비트를 만들었다고 한다.


♬ YG - Toot It And Boot It


초기 커리어 때도 마찬가지다. 그는 2010년 YG와 함께한 "Toot It And Boot It"에 프로듀서 겸 보컬로 참여해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다. 당시 "Toot It And Boot It"은 빌보드 차트 핫 100에서 67위, 핫 랩 송 차트에서 12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둔다. 두 뮤지션이 함께 출연한 뮤직비디오는 3,300만이라는 꽤 큼지막한 조회수를 기록한다. 후에 타이 달라 사인은 프로듀서로서 훌륭한 면을 보여서인지, 프로듀싱 작업으로 여러 아티스트들과 협업하게 된다.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의 히트 트랙인 “Loyal”을 작업했고칸예 웨스트(Kanye West)와는 “Only One”, “FourFive Seconds”로 인연을 맺는다영원한 호미 YG와의 꾸준한 콜라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 같은 초기 행보는 프론트맨으로 나서는 프로 뮤지션으로서 나아가는 초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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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머스타드와의 다작 행진


타이 달라 사인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결과물을 내놓기 시작한 건 2011년이다. 당시 첫 믹스테입 [House On The Hill]이 공개됐었는데, DJ 일 윌(DJ Ill Will)과 DJ 머스타드(DJ Mustard)가 호스트로 참여하며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다른 노선을 조금씩 선보이고 있지만, 본래는 '래칫(Ratchet) 장인'인 DJ 머스타드뿐만 아니라 윌아이엠(will.i.am), 스눕 독(Snoop Dogg), YG 등 쟁쟁한 아티스트들의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그의 크루 D.R.U.G.$의 멤버들도 힘을 보탰다)래칫 사운드 속에서 유연하게 싱랩과 보컬을 구사하는 믹스테입 속 타이 달라 사인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고이를 기점으로 그는 믹스테입 [Back Up Drive Vol. 1], [Back Up Drive Vol. 2], [Whoop!]을 발표하며 래칫 뱅어라는 포지션을 확실하게 잡는다.


이윽고, 타이 달라 사인은 2012년 아틀란틱 레코즈(Atlantic Records)와 계약한다. 익히 알려져 있는 믹스테입 시리즈 <Beach House>가 발매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때도 [House On The Hill]과 마찬가지로 DJ 일 윌과 DJ 머스타드가 호스트로 참여하고, D.R.U.G.$ 멤버들이 일부 프로덕션에 참여한다. 그는 “My Cabana”, “Mi$$ion”같은 트랙들이인기를 얻으며 좀 더 큰 성과를 거둔다. 반면 DJ 드라마(DJ Drama)가 호스트를 맡은 [Beach House 2]는 위즈 칼리파(Wiz Khalifa), 쥬시 제이(Juicy J), 투 쇼트(Too $hort) 등 기성 아티스트들이 참여했음에도 전작에 비해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 달라 사인이 래칫 알앤비 싱어로서 가진 입지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커지며 전체적인 인지도를 서서히 올린다.


여기까지, 슥 지나갈 수도 있겠지만, 놓쳐서는 안 될 인물이라면 단연 DJ 머스타드다. 그는 타이달라 사인의 믹스테입 다섯 개에서 메인 프로듀서 역할을 맡으며 초기 포지셔닝에 크게 공헌한다. 래칫 장인답게 그가 구현한 래칫 넘버들은 중독적이라는 점에서 타이 달라 사인의 보이스 컬러와 잘 맞아 떨어졌다. 둘의 콤비네이션은 싱랩이라는 보컬 방식은 이미 존재했지만, 래칫 비트에 랩이 아닌 노래를 얹는다는 게 익숙하지 않았던 시점이었기에 새로울 수밖에 없었다. 비슷한 시기에 DJ 머스타드와 콜라보한 아티스트가 많긴 하나, 누군가는 DJ 머스타드의 시그니처 사운드인 'Mustard On The Beat Ho!' 이후 타이 달라 사인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거나 타이 달라 사인의 괜찮은 트랙이 DJ 머스타드가 만든 게 아니라면 무언가 이상하다 싶다고 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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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탕함과 진중함 그 사이에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더니, 다작 활동은 곧 위즈 칼리파의 레이블 테일러 갱 레코즈(Taylor Gang Records)로 입단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입단 후, 그는 자신의 믹스테입 시리즈의 연장선 격인 [Beach House EP]를 발표했고, 이때부터 더욱더 대중들에게 자신을 어필한다. EP가 발표되기 전부터 기대는 이미 큰 상태였는데, 선공개 싱글 "Paranoid"는 이를 충분히 충족한다. 비오비(B.O.B)의 피처링, DJ 머스타드 협업이 빛나는 곡이었다. 이어 두 번째로 공개한 싱글 "Or Nah" 역시 관능적인 무드의 래칫 넘버로 좋은 반응을 얻는다. [Beach House EP] 자체도 기대에 걸맞은 퀄리티였다. 리믹스 트랙을 비롯해 여러 트랙에서 래칫 알앤비라는 기존의 정체성이 돋보였고, 타이 달라 사인의 포부까지 느낄 수 있어 상업적 성공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얻어낸다. 그간 성실히 구축해왔던 아이덴티티가 더 큰 시장에서 빛을 본 순간이었다.


그런 타이 달라 사인이 래칫 뱅어로서 늘어놓는 이야기의 주제는 주로 여자와 약, 그리고 자신의 삶이었다. 이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기조인데, 그렇다고 늘 일변도였던 건 아니다. 2015년부터 발표한 좀 더 규모가 큰 작품들에서는 타이 달라 사인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다. 그는 첫 번째 정규 앨범 [Free TC]와 오피셜 믹스테입 [Campaign]에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며 의외의 구석을 내보인다. 우선, [Free TC]부터 살펴보면, 앨범 타이틀부터 동생 빅 티씨(Big TC)가 받은 부당한 유죄 판결과 그로 인한 감옥 생활을 알리기 위한 목적을 띤다. 이전에 공개한 믹스테입의 몇몇 트랙에서도 간간히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한 바 있긴 하지만, 첫 정규작이다 보니 그 메시지가 가지는 파급력은 훨씬 컸다. 제목 자체에 메시지가 있는 건 [Campaign]에도 공통으로 적용되는 부분이다. 앨범은 실제로 단순한 믹스테입 그 이상으로 실질적으로 캠페인의 성격을 띠었고, 당시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과 도날드 트럼프(Donald Trump)의 대결로 뜨거웠던 미 대선 구도에 대한 타이 달라 사인의 정치적 견해는 청자들에게 물음을 던졌다.

 

두 앨범을 두고 좀 더 자세히 들어가 보면, 타이 달라 사인은 이런 자신의 메시지에 무게를 두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인다. [Free TC]에서는 “Miracle/Whatever”와 같은 트랙에서 빅 티씨의 실제 목소리를 삽입하며 메시지에 더욱 힘을 준다(수록곡 전부가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앨범 발표 이후에는 다큐멘터리 <Free TC>를 공개했었다. [Campaign]에서도 동생 빅 티씨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나아가 사회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단적인 예로 “No Justice”를 만든 특별한 이유가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이 세상에 정의가 없어서"라고 답한 바 있다. 덧붙여 세상이 더 나아진 것 같고, 많은 이들이 사회 문제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인종 문제를 포함한 우리 사회 속 문제는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타이 달라 사인이 [Free TC]와 [Campaign], 두 장의 앨범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작업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Ty Dolla $ign (Feat. Fetty Wap) - When I See 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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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Blood) 갱 출신의 꼬마 아이에서 이제는 트렌디한 프로듀서이자 싱어, 래퍼로 성장한 타이 달라 사인. 이제 그는 상업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아티스트가 됐다. 그간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동했고, 또 그 속에서 래칫이라는 굵직한 노선 하나를 성실히 밀어붙였다. 그 결과, 장르와 관계없이 많은 피처링과 프로덕션 참여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지금도 이어나가고 있다. 솔로 커리어라고 게으르게 챙기는 건 아니다. 지난 27일에는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Beach House 3]를 발표하며 오랜 시간 기다려 온 팬들의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시켰다. “Solid”를 연상케 하는 기타 파트와 보컬을 보여준 "Famous", YG와 함께하며 웨스트 코스트의 향기를 가득 뿜어내는 "Ex", 전형적인 트랩 사운드를 기존의 장기인 싱랩으로 채운 "In Your Phone"까지, 타이 달라 사인은 여전히 가장 트렌디한 힙합/알앤비 아티스트다. 물론, 대단히 특별한 변화를 꾀한 건 아니지만, 노래와 랩, 그 경계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계속해서 확고하게 구축하고 있다는 점만은 고무적이다. 그렇기에 타이 달라 사인만의 바운더리는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마치 그의 맑은 눈과 중독성 넘치는 목소리가 잊히지 않는 것처럼.



글 | Lo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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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뉴올Best베스트
    3 10.29 18:40
    잘봤습니다. 정말 음악 잘 하는 아티스트죠.
  • 3 10.29 18:40
    잘봤습니다. 정말 음악 잘 하는 아티스트죠.
  • 10.29 22:11
    Beach house 3는 정규아닌가요
  •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글쓴이
    10.29 22:44
    @Masterpis
    정보 확인 과정에서 약간의 착오가 있었습니다. 재확인 후, 수정 완료하였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 1 10.30 12:48
    Stealing 도 가사보면 굉장히 뭉클함..ㅠ
  • 10.31 01:04
    타달싸 진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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