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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 ⑪17/18 시즌을 이끌 스타일 트렌드

MANGDI2017.08.26 17:16추천수 2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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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디의 ‘패션 부적응자’

‘정석’이라는 말은 나에게 항상 불편한 존재였다. 학교에 다닐 때나 사회에 나온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공부, 대학에서 시작해 전혀 어울리지 않는 패션에 관해서도 그렇다. 천편일률적인 것이 싫었다. 재미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 글은 ‘패션’에 대해 삐딱하게 보는 내 시선이 담겨있다. 결코 부정적인 면이 화두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틀에 박힌 패션관을 조금은 '틀어서' 보자는 취지이다. 그게 또 재밌기도 하고. 우리는 어쩌면 비정상 안에서 정상인으로 잘 버텨내며, 오히려 부적응자라는 낙인을 얻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이어질 이야기는 이런 부적응자들의 지옥에서 작은 공감을 갈구하는 소심한 끄적임이다.


*한 달에 한 번 연재될 연재물임을 알려드립니다.


패션계가 늘 '트렌드'란 대상에 주목해온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디지털과 정보의 홍수 속에 현대의 스트리트웨어는 과거에 비견될 수 없을 만큼 발 빠르게 변하고 또 되돌아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패스트 패션의 성행을 그리고 트렌드에 민감한 사회적 상황을 일으켰다. 패션 산업 및 각종 비즈니스에서 사용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라는 단어 역시 이 시기와 얼추 맞닿아있다. 이렇듯 우리는 유행의 소용돌이 속에 살고 있다.


일부 트렌드 분석가들은 유행 스타일이 20년 주기로 돌아오고 있다고 예측한다. 트렌드를 이끄는 소위 트렌드 세터들이 20대의 영역에서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주기가 짧아지리라는 것 또한 우리는 예측할 수 있다. 현대의 라이프 스타일, 패션은 그 특성이 더욱 다각화되어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상반된 트렌드가 복합적으로 드러나고 있기도 하다. 화려하고 대담한 스타일부터 오늘날의 미니멀리즘까지, 17/18 시즌 감각의 최전선에 있는 스타일 트렌드를 분석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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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클렁키 스니커즈

2000년대 초부터 레트로 스니커즈의 붐은 헤리티지 제품에 기반을 둔 스니커즈 브랜드에 호재로 작용했다. 온갖 기술로 무장한 스포츠 스니커즈 대신 원형에 가까운 클래식 스니커즈가 조명되기 시작했던 것인데 17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번 이 오리지널(Original) 트렌드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 17년 풋웨어 트렌드, 스포티한 디자인을 중심으로 투박함을 보여주는 ‘클렁키 스니커즈(Clunky Sneakers)’가 여전히 유행할 전망이다. 클렁키 스니커즈의 유행에는 ‘트랙 팬츠’가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헐렁한 팬츠나 맥시스커트에 무심한 듯 얹는 스니커즈 스타일은 편안함과 스타일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가져간다. 발렌시아가의 스피드 트레이너, 나이키 에어 베이퍼맥스, 아디다스 프라임니트 등이 그 트렌드의 정확한 예이고 라프 시몬스의 오즈위고 시리즈 역시 그러하다. 그리고 최근 공개된 이지 시즌 6의 러너까지! 이 정도면 현재 풋웨어 시장은 투박한 ‘아저씨 스니커즈’가 대세인 것은 확실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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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계 방향으로) 

발렌시아가 스피드트레이너, 아디다스 X 라프시몬스 오즈위고 2, 

이지 시즌 6 러너, 우드 우드 X 아식스 젤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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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단색 컬러 블록


한때 패션 씬에 자주 등장했던 단어인 ‘비비드(Vivid)’가 다시 돌아왔다. 단색 더 적확히 말하면 8비트 컬러인데 빨간색, 노란색, 주황색, 파란색, 초록색과 같은 기본 색상 및 보조 색상을 의미한다. 선명하고 강렬한 색의 성질 때문에 레트로 무드에 많이 차용되는데 최근의 쓰임새는 좀 다르다. 없어서는 안 될 아이템이 된 트랙 슈트와 레이싱 재킷, 90년대 스포츠 웨어의 교차는 단색 컬러 사용의 진부함을 끊어냈다. 강렬한 색과 함께 볼드한 액세서리, 다양한 헤어 컬러를 섞어 스타일링한다면 더 조화로운 느낌을 자아낼 수도. 블랙, 화이트, 그레이, 모노크롬 등 시크함으로 대변되는 트렌드에 반기를 드는 비비드 컬러는 더 이상 촌스러운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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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그래퍼 Julen Boudet/HYPEBEAST의 스트리트 스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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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해체 디자인


우리는 마르지엘라(Margiela)로 대표되는 디자인의 형태를 ‘해체주의’라 일컫는다. 물론 마르지엘라 역시 실생활에 직접 맞닿아있는 소재로 많은 것들을 끌어낸 터라 마르지엘라 = 해체주의라 보기는 어렵다. 일종의 전위적인 퍼포먼스로 해체 디자인의 대표 딱지를 받은 것에 가깝다. 그러나 옷의 기본적 형태를 자유롭게 변형하며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을 보여줬다는 것은 대중에게 큰 충격이었다. 이처럼 멀쩡한 옷에 구멍을 내고 올을 풀고 한쪽 팔을 없애는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스타일이 구조를 허무는 해체주의의 틀 안에 만들어지며 패션 씬을 강타하고 있다. 시즌이 바뀌며 니트웨어는 브랜드의 가장 큰 수익을 내는 품목 중 하나인데, 이런 니트웨어에 더욱 격렬하게 마모를 가한 낡은 느낌의 제품이 더욱 잘 팔리고 있다. 티셔츠나 셔츠의 끝부분을 일부로 마감을 하지 않는 것도 또한 같다. 어떻게 보면 개인의 표현 수단인 의복으로 복잡한 삶, 내면의 불안정이 외면으로 표출되는 것일지도, 그리고 그것을 우리는 공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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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2017 S/S 라프시몬스 컬렉션, 2017 S/S 메종 마르지엘라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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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S/S 아크네 컬렉션


4. 에스닉 무드


최근 2017 S/S 컬렉션을 필두로 2018 리조트 컬렉션까지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는 무드는 ‘에스닉’이다. 2017 S/S 시즌, 아크네(Acne Studios)는 올인원 빅 니트, 페이즐리 패턴, 비즈 드라이빙 슈즈, 스카프를 활용한 팬츠 스커트 등 아크네식 에스닉을 풀어내며 좋은 평을 끌어냈다. 그리고 구찌(Gucci), 디올(Dior), 루이비통(Louis Vuitton) 등 하이앤드 및 명품으로 일컫는 브랜드들 또한 2018 리조트 컬렉션에서 에스닉 무드를 기반으로 한 컬렉션을 전개하며 트렌드의 방향을 제시했다. 스타일 아이콘이자 트렌드 세터인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 트랜스젠더 모델이자 배우, 작가인 해리 네프(Hari Nef) 또한 구찌의 뮤즈답게 보헤미안의 에스닉과 그로테스크한 다크 앤젤 스타일을 혼합한 룩을 자주 보여주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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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계 방향으로) 2018 S/S 폴 스미스 컬렉션, 2018 S/S 루이비통 컬렉션, 

2018 구찌 리조트 컬렉션, 2018 디올 리조트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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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라곰


라곰(lagom)은 스웨덴어로 ‘적당한, 균형’ 즉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개념을 뜻한다. 이 ‘라곰’은 최근 몇 년 동안 균형된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북유럽의 큰 트렌드로 부상했다. 북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이러한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는데, 패션 업계에서는 많은 브랜드가 리조트 시즌을 맞아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편안함과 균형을 중시한 룩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라곰은 패션에 국한되지 않는다.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서 ‘라곰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데, 국내에 한창 열풍이었던 ‘심플라이프’ 또한 이와 같은 개념이다. 미국의 킨포크, 유럽의 휘게 등을 이을 라곰 트렌드에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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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l MANG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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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8.27 00:31
    항상 잘보고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8.28 09:25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Swag
  • 1 8.28 10:06
    저기 첫짤스타일의 신발은 아무리봐도 동네 뒷산 올라가시는 할아버지들이 신으시는 신발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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